칼럼

가장임차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익비에 기한 유치권을 부정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임대차가 가장행위로 인정되더라도 사용대차에 기한 유익비상환청구권과 유치권은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 비용을 지출할 당시의 점유관계에 따라 상환청구의 근거와 상대방이 달라진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1다101209, 2001다64752, 2008다34828, 2018다206707

해당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다101209 판결
사건명: 건물명도
구분사건판단 및 진행
제1심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1. 5. 3. 선고 2010가단1515 판결원고 일부승소
원심전주지방법원 2011. 11. 8. 선고 2011나4172 판결피고들의 유치권 주장을 배척하고 건물인도청구 등을 인용
대법원2011다101209 판결피고 1에 대한 건물인도청구 부분 파기환송,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의 상고 각하, 피고 2의 상고 기각
환송심전주지방법원 2014나3385화해 종결
파기환송된 부분은 환송심에서 화해로 종결되었다. 구체적인 화해 조건은 확인되지 않으므로, 유치권의 성립이나 특정 금액의 상환의무가 판결로 확정된 사례로 보아서는 안 된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1다64752 판결

임차인이 적법한 임대차관계에서 유익비를 지출하였다면 임대인에게 계약관계에 따른 상환을 청구해야 한다. 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에게 민법 제203조 제2항을 근거로 별도의 상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다만 임대인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을 기초로 매수인의 인도청구에 유치권으로 대항하는 문제는 별개이다.

나.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34828 판결

형식상 임대차가 가장행위이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한 묵시적 약정이 인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유익비상환청구권과 그 변제기는 실제 사용대차관계에 관한 약정과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다.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다206707 판결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유익비의 상환범위는 실제 지출금액과 현존하는 가치 증가액 중 회복자가 선택하는 금액으로 정해진다. 실제 지출금액과 현존 증가액은 모두 상환을 구하는 점유자가 증명해야 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203조 제2항·제3항 유익비로 인한 가치 증가가 현존하는 경우, 회복자의 선택에 따라 지출금액 또는 증가액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은 회복자의 청구에 따라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
  • 민법 제611조 제2항 및 제594조 제2항 사용대차의 비용상환에 관한 준용 규정이다. 사용차주의 유익비상환청구에는 이 규정들을 통하여 민법 제203조가 적용된다.
  • 민법 제626조 제2항 임차인이 지출한 유익비는 임대차 종료 시 그 가치 증가가 현존하는 경우 임대인에 대한 상환청구의 대상이 된다.
  • 민법 제320조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사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고 있고 변제기가 도래하였다면,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을 유치할 수 있다. 다만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관계

가. 건물의 경매와 인도청구

원고는 경매절차에서 토지와 건물을 매수하고 2009. 3. 6. 매각대금을 완납하였다. 당시 피고들은 건물 일부를 점포·주택·사무실 등으로 점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건물의 인도와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건물에 지출한 유익비를 돌려받기 전까지 유치권에 기하여 점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 실제 지출된 공사비

피고 1은 2006년 4월부터 5월 사이에 지붕 차양, 옥상 방수, 지붕 강판, 전기설비, 수도·보일러, 창틀 및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시행하였다.
원심은 총 공사비 3,400만 원 중 인테리어 공사비 450만 원을 제외한 2,950만 원의 공사비가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는 유익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다. 가장임차인이라는 판단과 사용대차 주장

피고들은 부자관계였고 종전 소유자도 이들과 인척관계에 있었다. 원심은 경매개시 후 사업자등록상 사업장을 이전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은 사정, 보증금 지급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피고들을 가장임차인으로 판단하였다.
원심은 이를 이유로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청구권과 그에 기초한 유치권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피고 1은 소송 과정에서 사용대차에 기초한 유치권도 주장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주장을 별도로 심리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법리

가. 유익비를 지출할 당시의 점유관계가 기준이다

건물에 비용을 지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소유자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비용을 지출할 당시 어떤 법률관계에 따라 점유하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비용 지출 당시의 점유관계비용상환의 법적 근거원칙적인 청구 상대방
임대차민법 제626조 등 임대차 법리임대인
사용대차민법 제611조 제2항·제594조 제2항을 통한 제203조 준용대주, 즉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계약 상대방
계약관계 등 적법한 점유권원 없이 점유하여 소유물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민법 제203조 제2항점유를 회복하는 당시의 소유자
따라서 적법한 계약관계에서 비용을 지출한 사람이 소유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소유자에게 민법 제203조 제2항에 따른 직접 상환을 청구할 수는 없다.

나. 가장임대차의 부정과 실제 사용대차의 심리는 구별된다

임대차계약이 가장행위라는 판단은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당사자 사이에 실제로 무상사용을 허락하는 관계가 있었는지까지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 1이 사용대차에 기초한 유치권을 주장하였고 실제 유익비 지출도 인정되었다면, 법원은 다음 사항을 살펴야 한다.
  • 종전 소유자와 피고 1 사이에 사용대차관계가 있었는지
  • 그 관계에 기초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성립하는지
  • 그 채권을 기초로 유치권이 성립하는지
대법원은 가장임차인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사용대차에 관한 판단을 빠뜨린 채 건물인도를 명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다. 비용을 지급할 의무와 유치권에 의한 인도거절은 별개의 문제이다

종전 소유자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있다고 하여 경매매수인이 곧바로 그 채무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 그 채권에 기한 유치권이 적법하게 성립하고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면, 점유자는 매수인의 인도청구에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에게 비용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와 누구의 인도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를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의 파기환송은 이러한 권리관계를 추가로 심리하라는 취지이며, 피고 1의 유치권 성립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판단은 아니다.

라. 비용을 지출한 사람과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공사비를 지출한 사람은 피고 1이었다. 대법원은 피고 2에 대해서는 자신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에 기한 유치권도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가족관계이거나 함께 건물을 점유한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사람이 지출한 비용에 관한 상환청구권을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공사 당시의 사용관계와 비용 부담 약정을 확인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의 존재뿐 아니라 실제 보증금·차임 지급 여부, 무상사용에 관한 합의, 공사에 대한 소유자의 동의, 비용을 누가 부담하기로 하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실제 관계에 맞춰 상환청구권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공사비 지출과 현존하는 가치 증가를 각각 입증해야 한다

공사계약서·견적서·세금계산서·이체내역은 실제 지출을, 감정 등은 현재 남아 있는 가치 증가를 뒷받침한다. 이 사건에서 2,950만 원이 유익비로 인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전액의 상환의무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 유치권의 성립과 경매매수인에 대한 대항 가능성을 따로 검토해야 한다

유익비상환청구권의 존재 외에도 변제기, 목적물과 채권의 관련성, 점유관계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경매사건에서는 이러한 요건이 갖추어진 시점과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도 검토해야 한다.

라. 불복 범위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피고 1은 제1심의 부당이득반환 부분에 항소하지 않았다. 원심에서도 그 부분이 제1심보다 불리하게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대법원은 해당 부분을 상고로 다툴 이익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각하하였다. 건물인도청구와 금전청구가 함께 제기된 사건에서는 각 청구에 대한 불복 필요성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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