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채무자가 별도 소송에서 소멸시효를 주장하면 채권자대위소송도 각하될 수 있다

핵심 결론 제3채무자는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독자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 그러나 채무자가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하고 실제 시효완성이 인정되면, 채권자는 대위할 당사자적격을 잃으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은 각하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다64471, 2001다10151, 2010다80930, 2023다240299, 2024다254387

해당판결

가. 대법원 파기환송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64471 판결
사건명: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대법원은 제3채무자가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독자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였다.
다만 채무자가 별도의 양수금청구소송에서 이미 소멸시효를 원용하였다면, 대위소송에서도 피보전채권의 시효완성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제3채무자의 단순한 시효원용으로만 보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나. 환송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8. 5. 14. 선고 2008나20500 판결
사건명: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결과: 제1심판결 취소, 소 각하
확정 여부: 2008. 6. 5. 상고 없이 확정
환송심은 원고가 주장한 피보전채권을 두 가지로 나누어 판단하였다.
  1. 28.자 합의에 기한 채권은 이후의 경개계약으로 소멸하였고, 1995. 7. 24.자 합의에 기한 채권 중 원고가 양수한 부분은 별도의 양수금청구소송에서 시효로 소멸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보았다.
이에 원고에게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다.

다. 관련 심급 및 별소

  • 제1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05. 11. 11. 선고 2005가합1506 판결
  • 환송 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07. 8. 30. 선고 2005나111436 판결
  • 피보전채권에 관한 별소: 서울고등법원 2008. 5. 14. 선고 2008나20517, 2008나20524(병합) 판결
환송심은 위 별소의 심리결과를 근거로 양수금채권의 시효소멸을 인정하였다. 별소의 확정 여부와 이 사건 환송심의 확정 여부는 구분해야 한다.

관련판례

가. 제3채무자의 독자적인 시효원용 제한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10151 판결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행사할 수 있는 소멸시효 항변을 독자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 피보전채권의 시효소멸로 직접 이익을 받는 사람은 채무자이기 때문이다.

나. 이 사건 이후 제기된 대위소송과 시효중단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다80930 판결
이 사건 소각하판결이 확정된 후, 다른 채권자들이 같은 채무자를 대위하여 같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순차적으로 청구한 후속 사건이다.
대법원은 각 소송의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후속 소송이 제기된 사정을 고려하여,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가 최초 대위소송 제기 시점에 중단된 것으로 보았다.
이는 이 사건 원고의 피보전채권 소멸과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피대위채권의 시효중단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다.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에 관한 판례 변경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추정하던 종전 법리를 변경하였다.
채무승인과 시효이익의 포기는 구별해야 하며, 시효이익을 포기하려는 의사는 구체적인 사정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

라.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도 유지된 제3채무자의 지위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4다254387 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을 적용하면서도,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독자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는 법리를 다시 확인하였다.
반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수익자는 피보전채권의 소멸로 직접 이익을 받으므로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다고 구별하였다.
관련법률
법률관련 내용
민법 제404조 제1항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채권자대위권
민법 제162조 제1항일반 채권의 10년 소멸시효
민법 제166조 제1항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소멸시효 진행
민법 제500조채무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하는 경개계약에 따른 구채무의 소멸
민법 제170조 제1항·제2항소 각하 등에 따른 시효중단 효력 상실과 6개월 이내 후속 권리행사에 의한 효력 보전
민법 제184조 제1항시효이익의 사전 포기 금지 및 시효완성 후 포기에 관한 해석의 기초
민법 제170조는 이 사건 이후의 순차적인 대위소송과 관련된 규정이고, 민법 제184조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과의 관계를 검토하는 데 관련된다.

사실관계

가. 동업과 금전거래를 반복한 E와 C

E와 C는 주유소 사업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동업자금의 출자, 대여 및 채무변제 등의 거래를 계속하였다.
E는 C에게 주유소 동업자금을 빌려주고, C가 서울 마포구 소재 부동산에 건물을 신축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대여하였다. 해당 부동산은 C의 장모인 피고 B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다.

나. 두 차례의 정산합의

E와 C는 1995. 2. 28. C가 E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4억 9,500만 원으로 정산하였다.
이후 1995. 7. 24. 다시 합의하면서 C가 공동사업에 제공된 자금의 원금 5억 원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이자 감면과 다른 채무의 처리방법도 조정하였다.
두 번째 합의에는 종전 계약서와 대금지급 관련 증빙서류를 소각하고, 종전 금전관계를 정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 원고의 채권양수와 대위소송

E는 자신이 원고 A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C에 대한 채권 중 2억 2,500만 원을 원고에게 양도하였고, 그 양도 사실이 C에게 통지되었다.
원고는 피보전채권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주위적으로, 1995. 2. 28.자 정산금채권 4억 9,500만 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수하였다는 주장
  • 예비적으로, 1995. 7. 24.자 정산금채권 5억 원 중 2억 2,500만 원을 양수하였다는 주장
원고는 C가 피고 B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하였고 B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05. 2. 25. C를 대위하여 B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C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라. 채무자 C가 별소에서 소멸시효를 원용

원고는 대위소송과 별도로 C를 상대로 양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C는 그 별도 소송에서 원고의 양수금채권이 10년의 소멸시효기간 경과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였다.
대위소송의 환송 전 원심은 제3채무자인 B가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원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시효완성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채무자 C가 이미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한 사정을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법리

가. 피보전채권과 피대위채권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의 두 권리는 다음과 같다.
구분권리의 내용이 사건에서의 의미
피보전채권원고 A의 채무자 C에 대한 양수금채권원고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초
피대위채권채무자 C의 제3채무자 B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원고가 C를 대신하여 행사하려는 권리
이 사건에서 소각하의 원인이 된 것은 원고의 C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C의 B에 대한 부동산 반환청구권 자체가 없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한 사건은 아니다.

나. 제3채무자는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독자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

제3채무자 B는 원고 A의 채무자 C에 대한 양수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더라도 그 시효이익을 직접 받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C가 시효를 원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B가 독자적으로 “원고의 C에 대한 채권은 오래되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피보전채권의 시효소멸을 인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는 피보전채권에 관한 제한이다. B 자신이 C에게 부담하는 피대위채무에 관한 항변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다. 채무자가 이미 시효를 원용했다면 대위소송에서도 심리해야 한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채무자가 피보전채권에 관한 별도 소송에서 소멸시효를 원용하였을 것
  • 그 사실이 채권자대위소송의 심리자료로 나타났을 것
  • 대위소송에서 심리한 결과 실제로 피보전채권의 시효완성이 인정될 것
이 요건이 충족되면 채권자는 더 이상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할 지위를 갖지 못한다.
이는 제3채무자에게 새로운 독자적 시효원용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채무자가 행사한 시효항변을 전제로 피보전채권의 존부와 대위채권자의 당사자적격을 판단하는 것이다.
채무자가 시효를 주장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소를 각하하는 것도 아니다. 적용되는 시효기간, 기산점, 중단사유 등을 심리하여 실제 시효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라. 환송심은 두 피보전채권을 서로 다른 이유로 부정하였다

원고가 주장한 피보전채권환송심의 판단
1995. 2. 28.자 합의에 기한 채권1995. 7. 24.자 경개계약으로 소멸
1995. 7. 24.자 합의에 기한 채권 중 양수한 부분별소의 심리결과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한 것으로 인정
첫 번째 채권에 관하여 환송심은 단순히 채무액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채무의 내용과 금액이 변경되고, 종전 계약서 등을 폐기하며, 새 합의에 따른 채무만 남기려는 의사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경개계약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미 소멸한 종전 정산금채권을 양수하였다는 주장으로 대위자격을 확보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채권에 대해서는 별도의 양수금청구소송에서 시효소멸이 인정된 사실을 근거로 피보전채권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마. 피보전채권이 없으면 청구기각이 아니라 소각하의 문제가 된다

채권자대위소송에서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원고에게 채무자의 권리를 소송상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
그러므로 법원은 피대위채권의 실체적 존부를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소를 각하한다.
이 사건 대법원은 시효완성을 직접 확정한 것이 아니라 심리 누락을 이유로 환송하였고, 환송심이 피보전채권의 부존재를 인정하여 소를 각하하였다.

바. 후속 대위소송에서 시효중단이 인정된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

후속 사건인 2010다80930 판결에서는 다른 채권자들의 순차적인 대위소송을 통하여 C의 B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중단이 인정되었다.
반면 이 사건에서는 A의 C에 대한 양수금채권이 인정되지 않아 A의 대위소송이 각하되었다.
권리의 주체와 상대방이 다르므로 두 판단은 양립한다. 이 사건의 소각하를 C의 B에 대한 반환청구권까지 소멸하였다는 판단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사.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과 충돌하는지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변경한 것은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만으로 시효이익의 포기를 추정하는 법리이다.
이 사건은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한 경우 그 결과를 대위소송의 당사자적격 판단에 반영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시효이익의 포기를 추정하여 결론을 내린 사건이 아니다.
더욱이 2025. 9. 25. 선고된 후속 대법원판결도 제3채무자의 독자적인 시효원용을 제한하는 원칙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 법리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의 변경 내용과 충돌하지 않는다. 다만 유사 사건에서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이나 일부 변제를 근거로 시효이익의 포기를 주장한다면 변경된 법리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시효를 주장한 사람과 그 주장의 취지를 특정해야 한다

제3채무자가 자신의 지위에서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원용하는 것인지, 채무자가 이미 원용한 결과 피보전채권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채무자가 제출한 답변서·준비서면과 관련 재판자료를 대위소송에 제출하여, 원용 사실과 시효완성의 근거가 심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 피보전채권의 존재가 소송요건이라는 이유만으로 시효완성을 자동 반영해서는 안 된다

피보전채권의 존부를 법원이 심사한다는 점과, 적법한 원용 없이 피보전채권의 시효완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실제로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하였다는 사정이 핵심이었다.

다. 정산합의가 반복되었다면 현재 존속하는 채권부터 확인해야 한다

종전 채무의 잔액을 확인한 합의인지, 기존 채무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채무를 성립시킨 경개계약인지 검토해야 한다.
채권양수인은 양도계약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정산합의와 채무변경 문서를 함께 검토하여 양수 대상 채권이 실제로 존속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라. 두 채권의 시효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채무자의 재산을 회복하기 위한 대위소송과, 채권자 자신의 피보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는 구분하여 관리해야 한다.
피대위채권에 대한 시효중단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피보전채권의 시효까지 당연히 보전되는 것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마. 소각하의 확정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피보전채권이 없다는 이유로 대위소송이 각하되었다고 하여,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권리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채권자가 대위요건을 갖추어 후속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그 채권자의 피보전채권과 시효중단 요건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선행 소송의 종료일과 후속 권리행사일 사이의 기간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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