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319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뇌물공여]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전환사채를 저가로 발행하여 차명으로 인수함으로써 14억 원의 이익을 얻고 회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01. 2. 9. 선고 2000고합910 판결
- 부산고등법원 2001. 5. 30. 선고 2001노189 판결
제1심은 주식가치를 1주당 25,000원으로 평가하여 저가발행에 따른 이득액과 회사 손해액을 44억 원으로 인정하였다.
항소심은 25,000원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정상적인 거래사례 등에 비추어 최소한 10,000원의 가치는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배임액을 14억 원으로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대표이사에게 선고된 징역 2년 및 벌금 1억 원은 다른 범죄까지 포함한 형이다.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대표이사에 대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두1287 판결 비상장주식이라도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정상적인 거래사례가 있으면 그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법리. 대상 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8502 판결 정상적인 거래가격과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의 관계에 관한 판례로, 원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9767 판결 비교할 후속 판례이다. 공정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과 회사 손해 발생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경우, 막연히 액수 미상의 손해를 인정하여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아래는 대상 판결과 원심이 인용·적용한 조문이다. 판결문에 개정 전 법률을 특정하는 괄호 표기가 없어, 확인되지 않은 개정일이나 법률번호를 덧붙이지 않고 원문 법령명을 유지하였다. 세법상 평가규정은 사건 당시 규정을 전제로 한다.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의 업무상배임죄.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제2항 원심이 저가발행 배임에 적용한 가중처벌 및 벌금 병과 규정.
- 상법 제513조 전환사채 발행 및 주주 외의 자에 대한 발행절차에 관한 규정.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상속세및증여세법시행령 제54조 재산의 시가 평가와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방법에 관한 규정. 이 사건에서는 세법상 평가액이 곧바로 배임죄 판단의 기준가격이 되는지가 문제 되었다.
사실관계
비상장 벤처기업의 주식에는 실제 거래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F회사는 컴퓨터시스템 통합사업을 하다가 인터넷 보안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던 비상장 벤처기업이었다.
대표이사 A는 1999년 12월 중순부터 2000년 1월 초순 사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 약 36만 주를 투자자 등에게 1주당 평균 10,000원에 매도하였다.
이후 매수인 중 한 명은 취득한 주식 일부를 제3자에게 15,000원에서 25,000원 사이의 가격으로 다시 매도하였다. 2000년 2월에도 22,500원, 25,000원, 27,000원의 실제 거래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회사 주식의 가격을 판단할 자료가 전혀 없었던 사안이 아니었다. 특히 대표이사 자신이 상당한 수량을 평균 10,000원에 매도한 사실이 있었다.
대표이사는 3,000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를 차명으로 인수하였다
대표이사와 주식담당 임원은 회사 주식을 1주당 3만 원에서 4만 원에 일반공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회사에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도 없었다.
그런데 이들은 전환가격을 1주당 3,000원으로 정한 전환사채를 발행하였다. 이미 퇴사한 이사들의 이름을 이용하여 이사회 결의서를 임의로 작성하는 등 적법한 발행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대표이사는 전처 명의로 6억 원을 대출받아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 이후 2000년 3월 30일 전환권을 행사하여 20만 주를 취득하고, 그중 10만 주는 자신이 보유하고 나머지 10만 주는 임직원들에게 배분하였다.
일반공모와 후속 매각도 주식가치 판단을 뒷받침하였다
회사는 2000년 3월 말 1주당 40,000원에 10만 주를 일반공모하였다. 청약경쟁률은 30 대 1이었고 모집대금도 전액 납입되었다.
모집주선회사는 당시 회사의 결산자료 등을 토대로 주당 본질가치를 8,156원으로 전망하였다. 다만 이는 모집대금 전액 납입을 전제로 한 분석이었다.
대표이사는 자신이 보유한 10만 주를 2000년 5월경 주당 35,000원, 합계 35억 원에 처분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자료들을 종합하되, 나중의 공모가격이나 매각가격을 그대로 배임액 계산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법리
정상적인 거래사례가 있다면 비상장주식도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비상장주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객관적인 가격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정상적인 거래사례가 있으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주식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피고인들은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계산하면 주당 가치가 986원 또는 1,261원이므로 전환가격 3,000원은 적정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산출한 금액이 곧바로 주식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정상적인 실제 거래가격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더 낮게 계산되는 세법상 평가액만을 근거로 저가발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최소 10,000원’이라는 가격의 근거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
원심이 고려한 자료와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법원은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 가격을 정하지 않았다. 거래의 실태·수량·가격과 다른 평가자료를 종합하여, 적어도 10,000원은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다고 인정하였다.
입증된 가격 범위 안에서만 회사 손해를 인정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항소심이 인정한 계산은 다음과 같다.
(10,000원 − 3,000원) × 200,000주 = 1,400,000,000원
주가가 정확히 얼마인지 모든 범위에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10,000원이라는 가격은 증명되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14억 원의 회사 손해는 인정하되, 25,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초과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원심은 14억 원을 넘는 이득과 손해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회사 손해는 적정한 전환가격과 실제 전환가격의 차액이다
이 사건에서 인정된 손해는 대표이사가 나중에 주식을 매도하여 얻은 차익 자체가 아니다.
회사가 적정한 가격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였어야 하는데, 대표이사의 사익을 위하여 현저히 낮은 전환가격을 정함으로써 회사에 귀속되어야 할 경제적 가치를 인수인에게 이전하였다는 것이 판단의 구조이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후속 매각가격인 35,000원을 기준으로 손해를 계산하지 않고, 발행 당시 인정되는 주식가치와 전환가격의 차액을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저가발행의 고의와 임무위배도 구체적인 사정으로 인정되었다
법원은 가격 차이 외에도 다음 사정을 확인하였다.
- 회사에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없었다.
- 대표이사는 자신의 기존 주식 매도 등을 통해 실제 거래가격을 알고 있었다.
- 이미 훨씬 높은 가격의 일반공모를 추진하고 있었다.
- 적법한 의사결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의서를 임의로 작성하였다.
- 대표이사가 전처 명의를 이용하여 전환사채를 인수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회사의 자금조달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 결정이 아니라 주식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저가발행이라고 판단하였다.
직원들에게 일부 주식을 배분해도 이미 성립한 배임죄에는 영향이 없다
대표이사는 취득한 20만 주 중 10만 주를 직원들에게 전환가격 상당의 돈을 받고 배분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임무에 위배하여 전환사채를 발행·인수하고 그로써 회사에 손해를 가한 이상 배임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후 직원들에게 주식을 배분한 사정으로 이미 발생한 회사 손해나 배임죄의 성립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실무상 유의점
- 가격자료의 존재보다 정상성과 대표성이 중요하다. 거래시점, 수량, 당사자 관계, 실제 대금 지급 여부 등을 확인하여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거래인지 검토해야 한다.
- 일부 높은 거래가격을 전체 주식에 곧바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도 주당 25,000원의 일률적 적용을 배척하고, 입증된 최소 가격 10,000원만 인정하였다.
- 세법상 평가액은 형사상 적정가격의 안전기준이 아니다. 실제 정상거래가 있는데도 보충적 평가액만으로 발행가격을 정하면 위험하다.
- 앞선 2013도9767 판결과의 차이는 손해 입증에 있다. 그 사건은 공정한 가격과 손해 발생 자체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정상거래 등으로 최소 가격이 인정되어 저가발행과 14억 원의 손해가 구체적으로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