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가발행 배임죄의 성립을 가르는 가격과 손해의 입증

핵심 결론 전환사채 등을 제3자에 저가로 발행한 배임죄는 공정한 가격과 회사 손해가 증명되어야 한다. 실제 거래로 최소 가격이 확인된 사건은 유죄였지만, 부실회사의 자금조달 여건을 고려한 공정한 가격과 손해 발생이 증명되지 않은 사건은 무죄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1도3191, 2013도9767

해당 판례

  •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3191 판결 전환사채 저가발행으로 인한 회사 손해 14억 원을 인정하여 배임 유죄. 원심: 부산고등법원 2001. 5. 30. 선고 2001노189 판결.
  •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9767 판결 신주인수권부사채의 현저한 저가발행과 회사 손해 발생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여 배임 무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3. 7. 26. 선고 2013노540 판결.
두 사건 모두 경영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사안이다. 결론을 가른 것은 공정한 가격보다 현저히 낮게 발행하여 회사에 손해를 주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는지였다.

사실관계

유죄 사건: 최소 10,000원의 주식을 3,000원에 취득
2001도3191 사건의 대표이사는 비상장회사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주식 전환가격을 1주당 3,000원으로 정하고, 전처 명의로 이를 인수하였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그 무렵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약 36만 주를 평균 10,000원에 실제로 매도한 사실이 있었다. 다른 투자자들의 거래는 더 높은 가격에 이루어졌고, 이후 일반공모도 성공하였다.
회사는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다.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시세차익을 얻으려 하였다.
법원은 실제 거래사례와 공모 결과 등을 종합하여 발행 당시 주식가치가 최소한 10,000원은 된다고 인정하였다.
회사 손해: (10,000원 − 3,000원) × 20만 주 = 14억 원
제1심은 주당 25,000원을 기준으로 손해를 44억 원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그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 증명된 최소 가격인 10,000원을 적용하여 손해를 14억 원으로 줄였다. 대법원은 이를 유지하였다.
무죄 사건: 2,700원을 공정한 가격으로 볼 근거가 부족
2013도9767 사건에서는 회사가 기존 주식 10주를 1주로 합치는 감자를 추진하면서도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1주당 500원으로 유지하였다.
검사는 행사일 주가 270원에 감자 비율 10을 곱한 2,700원이 공정한 행사가격이라고 주장하였다.
검사가 주장한 손해: (2,700원 − 500원) × 198만 주 = 43억 5,600만 원
그러나 회사는 심각한 자본잠식과 상장폐지 위험에 놓여 있었다. 과거 전환사채 발행도 투자금이 납입되지 않아 실패한 적이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회사의 공정한 행사가격을 판단하려면 주가뿐 아니라 재무상태, 영업전망, 실제 투자자를 구할 수 있는 조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주가에 감자 비율을 곱한 2,700원을 곧바로 공정한 가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증거로도 실제 행사가격 500원이 공정한 가격보다 현저히 낮아 회사에 손해를 주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이는 500원이 적정가격이라고 확정한 판단이 아니라, 저가발행과 손해 발생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법리

공정한 가격이 먼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가발행에 따른 회사 손해를 계산하려면 실제 전환·행사가격과 비교할 공정한 가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상적인 실제 거래가 있다면 중요한 가격자료가 된다. 다만 거래시점과 수량, 거래의 정상성, 회사의 재무상태와 투자유치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2001도3191 사건은 상당한 수량의 실제 거래 등으로 최소 10,000원이라는 가격이 확인되었다. 반면 2013도9767 사건은 회사의 부실과 자금조달 여건을 고려할 때 2,700원이라는 기준가격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증명된 범위에서만 손해를 인정해야 한다
주식가치를 정확히 하나의 금액으로 확정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그 범위에서 손해를 인정할 수 있다.
2001도3191 사건에서 법원은 25,000원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소 10,000원은 인정하였다. 따라서 3,000원과의 차액에 해당하는 14억 원의 손해는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반대로 공정한 가격과 저가발행 여부 자체가 불분명하다면, 계산식만 제시한다고 손해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손해액의 불확실성과 손해 발생의 불확실성을 구별해야 한다
구분배임죄 판단
최소한의 적정가격과 손해액이 증명된 경우증명된 범위에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
손해 발생은 증명되지만 정확한 액수만 불분명한 경우일반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이득액에 따른 가중처벌에는 해당 금액의 증명이 필요하다.
손해 발생 자체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경우막연히 ‘액수 미상의 손해’를 인정하여 처벌할 수 없다.
인수인의 이익이 곧바로 회사 손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경영자가 나중에 주식을 비싸게 팔아 차익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 발행 당시 회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회사의 손해는 발행 당시의 공정한 조건과 실제 조건을 비교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후 주가 상승에는 경영성과나 시장 상황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절차의 하자나 차명 인수도 임무위배와 고의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공정한 가격과 회사 손해에 관한 증명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실무적 유의점

  • 가격자료를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실제 거래계약, 대금 지급자료, 거래수량과 시점, 공모 결과 등을 통해 정상적인 거래가격을 뒷받침해야 한다.
  • 회사 사정을 가격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 자금난과 투자유치의 어려움은 공정한 발행 조건을 판단하는 요소이다. 다만 자금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저가발행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 높은 거래가격 하나를 전체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처럼 높은 가격의 증명이 부족하더라도, 입증된 최소 가격을 기준으로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
  • 손해 발생과 손해액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손해액 일부의 증명 실패는 인정 범위를 줄이는 문제이지만, 손해 발생 자체의 증명 실패는 배임죄 성립을 부정하는 문제이다.
  • 가격 차이 외에 임무위배와 고의도 확인해야 한다. 자금조달 목적, 가격 결정 과정, 경영자의 이해관계, 발행절차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같은 또는 유사한 사안을 다룬 다른 글
제3자에 대한 전환사채 저가발행과 실제 거래가격에 따른 배임죄 인정 함께 인용한 판례 2001도3191 전환사채 저가발행과 회사 손해의 입증 함께 인용한 판례 2001노189 신주인수권 저가발행과 배임죄의 손해 입증 함께 인용한 판례 2013노540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