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같은 교통사고의 보험금이라도 청구권자별로 소멸시효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다

핵심 결론 보험사고 발생이 객관적으로 불분명하여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했다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사고 원인을 안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의 인식 시점은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어머니에게 귀속된 사망보험금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0다31168

해당판결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31168 판결〔양수금〕
원고 패소 부분 중 5,890,23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였다.
파기환송 후 확정된 사례이다. 다만 파기환송심 판결문은 확인되지 않아, 환송심의 구체적인 판단 이유와 최종 인용금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아래에서는 대법원 판결에서 확인되는 사실관계와 판단 범위를 기준으로 정리한다.
하급심

가. 제1심

창원지방법원 98가단39100 판결
첨부된 사건 경과 자료에는 원고 승소로 표시되어 있다. 선고일과 판결문은 확인되지 않는다.

나. 환송 전 원심

창원지방법원 2000. 5. 12. 선고 99나5693 판결
원고가 양수한 자기신체사고 및 자기차량손해 보험금청구권 27,407,140원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원고가 별도로 보험자대위에 따라 청구한 10,960,000원은 인정하였다. 이 부분은 피고가 상고하지 않아 대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 파기환송심

창원지방법원 2001나5115 사건
첨부된 사건 경과 자료에서 환송심 사건번호와 확정 표시가 확인된다. 다만 환송심 판결문과 선고일은 확인되지 않으므로, 대법원이 환송한 금액 전부가 최종적으로 인용되었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관련판례

가. 보험금청구권의 시효 기산점에 관한 선행판례

보험금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 발생일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지만, 보험사고 발생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청구권자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인식 가능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나. 앞서 정리한 소멸시효 기산점 판례와의 관계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
위 판결은 권리의 존재나 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상의 사정만으로 소멸시효 기산점이 늦춰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도 단순히 보험금청구권을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기산점을 늦춘 것은 아니다. 보험사고 발생 여부 자체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하고, 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이를 알 수 없었던 경우에 한하여 예외를 인정하였다.

관련법령

가. 상법 제662조 —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

상법 제662조

이 사건 판결의 참조조문 표기는 “상법 제662조”이며, 당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2년이었다.
현재 조문과 구별하여 연혁을 설명하면, 구 상법(2014. 3. 11. 법률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2조는 보험금청구권의 시효기간을 2년으로 정하였고, 위 개정으로 3년으로 연장되었다. 이 괄호 표시는 현행법과의 구별을 위한 연혁 설명이며, 이 사건 판결 원문의 표기는 아니다. law.go.kr

나. 민법 제166조 제1항 — 소멸시효의 기산점

민법 제166조 제1항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이 사건에서는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다. 민법 제174조 — 최고와 시효중단

민법 제174조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최고한 1998. 9. 12. 이전에 시효가 완성되었는지가 원심의 판단 대상이 되었다.

사실관계

가. 원고와 피고는 서로 다른 사고 차량의 보험회사였다

당사자지위
원고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승용차의 보험회사. 승합차 측에 배상금을 지급하였다가, 이후 승합차 측의 보험금청구권을 양수한 회사
피고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승합차의 보험회사. 양도된 자기신체사고·자기차량손해 보험금청구권의 채무자
승용차 운전자사고 당시 사망한 사람
승합차 운전자실제로 중앙선을 침범한 사람이며, 두 아들의 아버지
승합차 운전자의 아들들사고 당시 7세와 5세. 5세 아들은 사고 다음 날 사망
두 아들의 어머니사망한 아들의 보험금 중 절반을 받을 권리자
이 사건에서 원고 보험회사는 다른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양수한 채권자의 지위에서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실제 사고 원인과 수사기관의 결론이 달랐다

1993. 9. 18., 승합차 운전자는 앞서가던 트럭을 피하려고 중앙선을 침범하였다가 반대편에서 오던 승용차와 충돌하였다. 승용차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반대로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사망한 승용차 운전자를 입건한 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따라 승합차 운전자와 가족들에게 126,782,53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였다. 별도로 승용차 운전자의 유족들에게 자기차량손해 보험금 합계 10,960,000원도 지급하였다.

다. 후속 민사소송에서 승합차의 중앙선 침범이 인정되었다

승용차 운전자의 유족들은 수사 결과에 불복하여 승합차 운전자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95가단21290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소송에서는 승합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것으로 인정되어 승합차 운전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1998. 3. 25. 확정되었다.
그 결과 승합차 측은 원고로부터 받은 배상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라. 반환할 자력이 없는 승합차 측이 자신의 보험금청구권을 양도하였다

승합차 운전자와 가족들은 원고에게 배상금을 반환할 자력이 없었다.
대신 자신들이 가입한 피고의 자동차보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자기신체사고 보험금과 자기차량손해 보험금 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 원고는 1998. 9. 12. 그 양수 사실을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양수한 보험금청구권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보험금의 내용금액
사망한 5세 아들의 보험금11,780,470원
부상한 7세 아들의 보험금5,300,000원
승합차 운전자 본인의 보험금7,500,000원
승합차 자기차량손해 보험금2,826,710원
합계27,407,140원

마.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은 부모에게 절반씩 귀속되었다

피고의 약관은 피보험자가 상해의 직접적인 결과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사망한 아들의 상속인은 아버지와 어머니였으므로, 대법원은 사망보험금 11,780,470원이 부모에게 각각 절반인 5,890,235원씩 귀속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것은 이 중 어머니에게 귀속된 보험금청구권을 원고가 양수한 부분이다.

법리

가. 보험금청구권의 시효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고 발생일부터 진행한다

보험금청구권은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추상적인 권리이고,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구체적인 권리로 확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사고 발생일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다만 실제 기산점을 판단할 때에는 약관상 보험사고와 청구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 약관도 사망보험금, 부상보험금, 후유장해보험금, 차량손해 보험금의 청구 가능 시점을 각각 규정하고 있었다.

나. 보험사고의 발생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면 예외가 인정된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기산점을 달리 보았다.
  •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않을 것
  • 보험금청구권자가 과실 없이 그 발생을 알 수 없었을 것
이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단순한 법률 지식의 부족이나 주관적 착오만으로 인정되는 예외는 아니다.

다. 이 사건에서는 ‘교통사고를 알았는지’보다 ‘자손보험금을 청구할 사고였는지’가 중요하였다

이 사건 약관은 상대방 차량의 대인배상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약관 아래에서는 어느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하였는지가 보험금청구권의 존부에 영향을 주었다.
사고 원인에 대한 판단이 사건 약관에 따른 보험금 관계
수사 결과처럼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승합차 측은 상대 차량의 대인배상으로 보상받고, 해당 금액 공제로 피고에 대한 자손보험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
실제처럼 승합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승합차 측은 피고에 대한 자손보험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
즉, 가족들이 교통사고와 사망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문제를 끝낼 수 없었다. 피고 보험회사에 자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언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살펴야 했다.

라. 실제 사고 원인을 알고 있던 아버지는 예외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승합차 운전자인 아버지는 자신이 중앙선을 침범하였다는 사실을 사고 당시 알고 있었다.
수사기관이 반대의 결론을 내렸더라도, 아버지에게는 보험사고 발생을 과실 없이 알 수 없었던 사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아버지가 자신의 중앙선 침범을 감추고 상대 차량의 잘못이라고 주장하여 배상금을 받은 사정을 들어, 그로 인해 피고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을 것이라는 사정도 기산점을 늦추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마. 미성년 아들의 청구권과 어머니의 청구권은 구분하였다

아버지는 사고 당시 7세였던 아들의 법정대리인이었다. 따라서 대법원은 아버지가 사고 원인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부상한 아들의 보험금청구권에도 반영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버지와 별개의 보험금청구권자이다. 남편이 사고 원인을 알고 있었다고 하여 아내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어머니는 수사기관의 결론을 믿고, 후속 민사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피고에게 자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어머니에 대해서는 실제 사고 원인을 언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바. 대법원은 어머니의 기산점을 민사판결 확정일로 확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가장 주의할 부분이다.
대법원은 어머니의 보험금청구권에 관하여 1998. 3. 25.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다.
민사판결 확정 전까지 어머니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았을 개연성이 있으므로, 사고일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단정한 원심에 심리미진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청구 부분대법원의 판단
아버지 본인의 자손보험금시효 완성을 인정한 원심 판단 유지
7세 아들의 자손보험금법정대리인인 아버지의 인식을 반영하여 원심 판단 유지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 중 아버지 몫사고 원인을 알고 있었다는 전제에서 원심 판단 유지
사망한 아들의 보험금 중 어머니 몫 5,890,235원어머니의 인식 시점을 별도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부분상고 기각

실무적 유의점

가. 같은 사고라도 청구권자별로 기산점을 검토해야 한다

하나의 보험사고에서 여러 사람에게 보험금청구권이 발생하더라도, 예외적 기산점의 요건은 각 청구권자별로 판단해야 한다.
배우자라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의 인식을 그대로 귀속시켜서는 안 된다. 반면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 관계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나. 보험사고에 해당하는지는 약관의 지급·공제 구조와 함께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은 단순히 사고 원인을 잘못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산점을 늦춘 사례가 아니다.
상대 차량의 대인배상 가능액을 자손보험금에서 공제하는 약관 구조 때문에 사고 원인의 오인이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 발생의 인식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다른 보험상품이나 현재의 약관에 적용할 때에는 지급사유와 공제 조항을 확인해야 한다.

다. 채권양수와 보험자대위를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는 서로 다른 두 청구가 있었다.
구분권리취득의 근거금액
승합차 측 자손·자차 보험금청구승합차 운전자와 가족들로부터의 채권양수27,407,140원
승용차 자차손해 관련 청구원고의 보험금 지급에 따른 보험자대위10,960,000원
대법원에서 주로 문제 된 것은 채권양수 부분의 소멸시효이다. 양수인이 보험회사라는 이유로 이 부분까지 모두 보험자대위에 따른 청구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라. 파기환송 범위와 환송심의 최종 결과를 구분해야 한다

확인되는 대법원 판단은 어머니 몫 5,890,235원과 지연손해금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다.
사건은 파기환송 후 확정되었지만, 환송심 판결문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어머니가 실제 사고 원인을 안 시점이나 최종 인정금액까지 대법원 판결만으로 확정하여 서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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