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24. 9. 26. 선고 2024나2029862 판결〔부당이득금〕
환송판결
환송 전 원심판결
제1심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9. 7. 선고 2021가합25858 판결
관련판례
-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 소멸시효의 진행을 막는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의 구별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 권리의 존재나 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한 사정과 소멸시효의 진행
-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6307 판결 — 권리행사에 관한 법률상 장애사유의 의미
-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두24289 판결 — 무상양도 대상인 정비기반시설의 범위
-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5다41671 판결 — 정비기반시설 무상양도 규정의 강행규정성과 이에 위반한 매매계약의 무효
-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두6663 판결 — 정비기반시설 무상귀속·무상양도 제도의 취지
- 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두53075 판결 — 용도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변동 시기
-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두11851 판결 — 도시관리계획결정의 효력과 지형도면에 따른 범위 확정
관련법령
-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41조
-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제2항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호, 제28조 제1항, 제30조 제2호·제9호, 제65조 제2항·제4항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18. 2. 9. 대통령령 제28628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2항 제11호
-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5. 6. 22. 법률 제133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3조
-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2. 11. 대통령령 제269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1호 다목
-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6. 12. 30. 국토교통부령 제3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2호
-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제29조
- 구 주차장법(2015. 8. 11. 법률 제134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조 제1항
※ 구법의 개정 기준과 조문 표시는 파기환송심 판결문에 따른 것이다. 정비기반시설의 무상귀속·무상양도에 관한 현행 대응 규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97조이다.
사실관계
원고는 서울특별시 성북구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2009년 4월 21일 설립인가를 받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다. 피고는 서울특별시 성북구이다.
원고는 2013년 4월 11일경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인가조건에는 사업구역 내 국공유재산에 관하여 착공 전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각대금을 완납하여 소유권이전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4년 12월 26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원고는 2015년 8월 20일 피고로부터 사업구역 내 토지 4필지와 건물을 합계 4,174,198,220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5년 10월 16일까지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그중 이 사건 토지에 해당하는 매매대금은 2,887,771,500원이었다.
이 사건 토지와 지상 건물은 피고가 설치하여 위탁 운영하던 노외주차장 형태의 공용주차장이었다. 대지면적은 합계 915.3㎡이고, 2층 구조인 주차장 건물의 연면적은 1,261.06㎡였다. 이 주차장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되어 있었다.
원고는 2015년 10월 21일과 2015년 12월 29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성북구청장은 2020년 11월 3일 정비사업에 관하여 준공인가를 하고, 같은 달 5일 공사완료를 고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토지가 정비사업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이므로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를 유상으로 매수한 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피고가 지급받은 토지 매매대금 2,887,771,500원은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면서 2021년 8월 27일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주차장이 무상양도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매매계약이 무효이더라도 대금 지급일부터 5년이 지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하였다.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환송 전 원심의 판단
1. 이 사건 주차장은 무상양도 대상에 해당한다
환송 전 원심은 이 사건 주차장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공용주차장으로서 무상양도 대상인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할 수 있는 1,000㎡ 미만의 주차장인지 판단할 때에는 건물 연면적이 아니라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 주차장의 대지면적은 915.3㎡이므로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도 설치할 수 있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사건 토지를 유상매매의 대상으로 삼은 계약은 무효이다
환송 전 원심은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의 무상양도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무상양도 대상인 이 사건 토지를 유상으로 매수하도록 한 매매계약 부분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3. 준공인가 전에는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
환송 전 원심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이 확정되기 전에는 무상양도 대상과 범위, 매매계약의 무효 범위 및 반환금액을 확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준공인가 전까지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2020년 11월 3일 준공인가일부터 5년 이내에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에게 2,887,771,5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법리 / 대법원의 판단
1.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대법원은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라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이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있다는 것은 기간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으로 권리행사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권리자가 권리의 존재나 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한 사정은, 그에 과실이 없더라도 원칙적으로 법률상 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
2. 무효인 매매계약의 대금반환청구권은 대금을 지급한 때 발생한다
매매계약이 무효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대금을 지급한 때 성립하고, 성립과 동시에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소멸시효도 각 대금을 지급한 때부터 진행한다.
대법원은 원고가 계약보증금과 잔금을 지급한 때부터 각각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고, 준공인가 전이라는 사정만으로 법률상 장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소멸시효 기산점을 잘못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각 대금 지급일부터 5년이 지난 후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따라서 대법원 단계에서는 매매계약의 무효 여부 자체에 관한 최종 판단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다302920 판결
법리 / 파기환송심의 판단
1. 이 사건 주차장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할 수 있는 정비기반시설이다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주차장이 무상양도 대상인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구 국토계획법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는 1,000㎡ 미만의 주차장에 대하여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환송심은 여기에서 말하는 면적을 대지면적으로 해석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도시관리계획은 토지의 이용과 공간구조에 초점을 맞춘 행정계획이다.
- 건물의 구체적인 규모는 도시관리계획 결정 이후 실시계획 작성과 인가 단계에서 확정될 수 있다.
- 건물 연면적을 기준으로 삼으면 도시관리계획 결정 단계에서 계획결정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 해당 규정은 주차전용건축물이 있는 주차장과 없는 주차장 모두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 주차장의 대지면적은 915.3㎡이므로,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할 수 있는 기반시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 피고의 도시관리계획 누락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할 수 없다
환송심은 추가로, 설령 건물 연면적을 기준으로 보아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한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차장을 무상양도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공용주차장은 관할 관청의 관여 없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고 주차장을 설치하였다면 그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그런데 피고가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면 무상양도되었을 시설을 피고 자신의 절차 누락 때문에 유상매매 대상으로 삼는다면, 원고가 관여할 수 없었던 손실을 원고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된다.
환송심은 이러한 결과가 사업시행자의 정비기반시설 설치에 따른 재산상 손실을 합리적으로 보전하려는 무상양도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이는 이 사건 공용주차장의 설치 경위와 성격을 고려한 판단이다. 도시관리계획 결정 없이 설치된 모든 시설을 무상양도 대상으로 인정한 것으로 확대하여 이해해서는 안 된다.
3. 매매계약 중 주차장 토지와 건물 부분은 무효이다
환송심은 이 사건 주차장을 용도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하더라도, 그 전체 가액이 원고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미달한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주차장을 매수하기로 한 약정은 무상양도를 강제하는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2항 후단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무효로 판단한 범위는 주차장 토지와 그 지상 건물에 관한 매매계약 부분이다.
다만 해당 부분은 나머지 목적물과 구분할 수 있고, 당사자들이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매매계약은 유효하다고 보았다.
원고가 이 사건에서 반환을 청구한 금액은 그중 토지 매매대금인 2,887,771,500원이었다.
4. 정비기반시설의 범위와 가액은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특정할 수 있다
환송심은 구 도시정비법령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 정비기반시설의 설치계획
- 용도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조서 및 도면
- 용도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감정평가서
- 새로 설치할 정비기반시설의 조서 및 도면
- 새로 설치할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 계산서
이에 따라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신설 시설과 용도 폐지 시설의 내역 및 범위가 확정되고, 양자의 설치비용 또는 가액도 특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가액평가의 기준 시점 역시 원칙적으로 사업시행계획인가 시점이라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사업시행인가 당시 각 시설의 내역과 감정가액 또는 설치비용이 특정되어 있었다.
또한 이 사건 주차장이 용도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포함되어 있었고, 주차장을 포함한 무상양도 시설의 가액보다 신설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이 더 컸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준공인가가 이루어져야만 무상양도 대상과 매매계약의 무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5. 소유권 귀속 시점과 매매계약의 무효에 따른 반환청구권 발생 시점은 구별된다
구 도시정비법 제65조 제4항은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 정비기반시설이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환송심은 이 규정이 정하는 것은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 귀속 시점이라고 보았다.
반면 무상양도 규정을 위반한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는 시점은 별개의 문제이다. 준공인가통지에 관한 규정이 그 매매계약의 무효 시점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을 아직 무상으로 취득하지 않았더라도, 무효인 매매계약에 따라 이미 지급한 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준공인가나 준공인가통지를 기다려야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6. 대금 지급일부터 지방재정법상 5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환송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대금 지급일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판결문은 매매대금을 최종 지급한 2015년 10월 16일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설시하였다.
이 사건 반환채권에는 지방재정법 제82조 제1항·제2항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그런데 원고는 최종 지급일부터도 5년이 지난 후에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환송심은 원고의 반환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상 분할 지급한 대금의 시효를 계산할 때에는 대법원이 밝힌 각 지급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환송심이 이 사건에서 최종 지급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는 이유로, 먼저 지급한 대금의 시효까지 최종 지급일부터 시작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7.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이라는 주장도 배척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환송심은 원고가 제시한 사정만으로 다음과 같은 피고의 행동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시효완성 전에 원고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 행동
- 원고에게 권리행사나 시효중단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믿게 한 행동
그 밖에 피고의 시효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볼 사정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매매계약이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사정과 별개로,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결론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공용주차장이 무상양도 대상인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고, 이를 유상으로 매매한 계약 중 주차장 토지와 건물 부분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무효인 계약에 따라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청구권은 대금 지급 당시부터 행사할 수 있었고, 준공인가에 따른 소유권 귀속 시점까지 소멸시효의 진행이 늦춰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원고는 매매대금을 최종 지급한 날부터도 5년이 지난 후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피고의 시효항변이 권리남용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환송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의 결론을 유지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 총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