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의 절반만 소유해도, 전세금 반환책임은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판결입니다.
형에게서 건물의 1/2 지분을 받은 동생이 빚을 많이 지자, 그 지분을 다시 형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로 보았습니다.
다만 채권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그 지분에서 전세권자 등에게 먼저 지급해야 할 돈을 뺀 나머지입니다. 동생도 전세금 전액을 반환할 책임이 있으므로, 전세금 10억 5,000만 원을 절반이 아닌 전액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환송심은 여기에 근저당채무 부담액과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보증금도 공제하여, 형이 공단에 배상할 금액을 245,443,045원으로 정했습니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12566 판결 [사해행위취소]
- 원고: 채무자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등 환수채권을 가진 국민건강보험공단
- 채무자: 피고에게서 건물의 1/2 지분을 취득하였다가 합의해제로 돌려준 피고의 동생
- 피고: 합의해제로 건물 지분을 돌려받은 채무자의 형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사해행위의 성립은 인정하면서 전세금 공제 범위를 다시 판단하도록 하였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1가합49532 판결
- 환송 전 원심: 부산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나56678 판결
- 파기환송심: 부산고등법원 2025. 11. 12. 선고 2025나5560 판결
환송 전 원심은 합의해제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채무자가 건물의 1/2 지분만 소유하였다는 이유로 전세금 합계 10억 5,000만 원 중 절반인 5억 2,500만 원만 공제하여, 770,443,045원의 범위에서 합의해제를 취소하고 가액배상을 명하였다.
대법원은 지분을 취득한 채무자도 공동 전세권설정자로서 전세금 전액의 반환의무를 불가분적으로 부담하므로, 지분가액에서 전세금 전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이에 따라 합의해제를 245,443,045원의 범위에서 취소하고, 피고에게 같은 금액과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환송 전 원심과 비교하면 가액배상액이 525,000,000원 줄었다. 이는 전세금 공제액을 절반에서 전액으로 변경한 차액과 같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다6072 판결 전세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은 전세권 관계의 당사자가 되어 전세권 소멸 시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43137 판결 공유자들이 건물을 공동으로 임대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도 불가분채무라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 공유자 중 한 사람이 처분한 지분의 책임재산을 산정할 때,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보증금은 지분비율로 나누지 않고 전액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3. 7. 18. 선고 2012다5643 전원합의체 판결 공동저당 목적물에 채무자 소유 재산과 물상보증인 소유 재산이 섞여 있는 경우에는 구상권과 변제자대위를 고려하여 피담보채무 부담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 법령
- 민법 제303조 제1항 전세권의 내용과 전세금의 우선변제권을 규정한다.
- 민법 제411조 여러 사람이 불가분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의 법률관계를 규정한다. 이 조항이 준용하는 민법 제413조에 따라 각 채무자는 채무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한다.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를 해하는 재산상 법률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규정한다.
- 민법 제368조 공동저당 목적물 사이의 피담보채권 분담에 관한 규정으로, 공동담보가치를 계산할 때 고려된다.
- 민법 제481조, 민법 제482조 물상보증인의 변제자대위와 그 행사 범위를 규정한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5조 제2항 상가임차인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에 따른 보증금 우선변제권에 관한 규정이다. 환송심에서 1층 임차인의 보증금 공제와 관련된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대법원이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보증금의 전액 공제 법리를 설명하면서 참조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환송받은 법원이 상고심의 파기 이유가 된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는 규정이다.
사실관계
형제의 공동사업과 건물 지분 이전
피고와 동생인 채무자는 토지를 각 1/2 지분씩 소유하고 있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신축하였는데, 신축자금은 주로 토지를 담보로 한 대출금과 임차인·전세권자에게서 받은 보증금 및 전세금으로 마련하였다.
신축 건물은 2009년 1월 14일 피고 단독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다만 피고와 채무자는 건물 신축 무렵부터 공동임대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피고는 2019년 7월 23일 채무자에게 건물의 1/2 지분을 이전하였다. 매매계약서에는 거래대금 10억 원과 함께 부동산 관련 대출금 및 임대보증금을 지분에 따라 승계한다는 특약이 기재되어 있었다.
당시 건물에는 이미 다음 전세권들이 설정되어 있었다.
이 전세권들은 이후 합의해제 당시까지 유지되었다.
또한 피고와 채무자는 2019년 9월 30일 건물 1층 일부를 보증금 3,000만 원에 공동으로 임대하였다. 해당 임차인은 확정일자와 사업자등록 등을 갖추어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였다.
환수채무와 합의해제
채무자는 약사 자격 없이 약사의 명의를 빌려 건물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요양급여비용 등을 지급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형사 유죄판결이 확정되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급여비용 등의 환수처분을 하였다.
환송심이 인정한 2021년 9월 23일 기준 환수금 및 연체금 체납액은 15,541,895,648원이었다.
채무자는 2020년 2월 25일 피고와 건물 지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고, 자신의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였다. 이에 따라 건물 지분은 다시 피고에게 돌아갔다.
공단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채무자가 사실상 유일한 책임재산인 건물 지분을 형에게 돌려주었다며 합의해제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하였다. 법원은 합의해제 이후 발생한 일부 요양급여 지급사유에 따른 채권을 제외한 환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인정하였다.
피고의 매매대금 미지급 주장
피고는 동생이 매매대금 1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을 합의해제한 것이므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실제 거래는 채무자가 건물 관련 대출금과 보증금 등의 절반을 부담하면서 지분을 이전받은 것으로 보였다.
- 그와 별도로 현금 10억 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증명이 부족하였다.
- 계약서의 계약금·중도금란은 비어 있었고, 잔금란에는 계약 당일 지급되었다는 취지의 기재와 피고의 날인이 있었다.
- 피고가 매매대금 지급을 독촉하였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었다.
- 합의해제의 시기와 다른 재산처분 경위 등에 비추어 환수처분에 대비한 행위로 보였다.
합의해제 이후에는 건물에 새로운 전세권까지 설정되었다. 법원은 원물반환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아 가액배상 방식으로 원상회복하도록 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25나5560 불가분채무_사해행위(대법원…
법리
지분을 취득한 사람도 공동 전세권설정자가 된다
전세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전세권은 새로운 소유자와의 관계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존속한다. 새로운 소유자는 전세권 관계의 당사자가 되어 전세권 소멸 시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
이 법리는 부동산 전체를 양수한 경우뿐 아니라 일부 공유지분을 양수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전세권설정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가 아니었다는 사정만으로 전세금 반환의무를 부정할 수 없다. 채무자는 건물의 1/2 지분을 취득하면서 피고와 함께 공동 전세권설정자의 지위에 서게 되었다.
전세금 반환채무는 지분비율에 따른 분할채무가 아니다
공유자들이 건물을 공동으로 임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자의 지분만 따로 임대한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를 공동으로 임대한 것이다. 그 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이다.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거나 일부 지분을 취득하여 기존 임대인과 함께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에도 같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공동 전세권설정자의 전세금 반환의무에도 적용하였다. 채무자의 지분이 1/2이라고 하여 전세권자에 대한 반환의무가 전세금의 절반으로 제한되지는 않는다.
공유자 사이에서 비용과 채무를 절반씩 부담하기로 한 내부 약정과 전세권자에 대한 대외적 반환책임은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2024다312566 불가분채무
사해행위취소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 부분이다
사해행위취소는 재산처분이 없었다면 일반채권자들이 변제받을 수 있었던 책임재산을 회복하는 제도이다. 일반채권자들에게 원래 제공되지 않았던 담보가치까지 회복시킬 수는 없다.
이 사건 채무자는 전세금 전액의 반환의무를 불가분적으로 부담하였다. 따라서 그가 처분한 1/2 지분의 책임재산을 계산할 때에도 전세금 10억 5,000만 원 전액을 공제해야 한다.
계산 순서는 건물 전체 가액에서 전세금을 뺀 뒤 절반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먼저 채무자의 1/2 지분가액을 산정한 후 그 지분가액에서 전세금 전액을 공제한다.
다만 임차보증금에 관하여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지가 중요하다.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임차보증금을 책임재산에서 공제하는 것은 아니다. 환송심도 우선변제권 취득이 증명되지 않은 다른 임차인들의 보증금은 공제하지 않았다.
공동근저당채무는 구상관계까지 고려하여 부담액을 정한다
토지와 건물에는 피고를 채무자로 하는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피담보채권액은 합계 17억 5,000만 원이었다.
공단은 대출채무자가 피고이므로 동생인 채무자의 지분에서는 이를 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채무자는 지분을 취득하면서 건물 관련 대출금채무를 지분비율에 따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 따라서 자신이 부담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구상할 수 없었다.
환송심은 이러한 내부 부담관계를 고려하여 다음 순서로 공제액을 계산하였다.
- 공동근저당채권액을 토지와 건물의 시가에 비례하여 안분한다.
- 그중 건물에 배분된 금액의 1/2을 채무자 지분의 부담액으로 산정한다.
즉, 이 사건에서 공동근저당채무를 안분한 것은 채무부담 약정과 구상관계를 반영한 결과이다. 공유부동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근저당채무를 지분비율로 나눌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환송심의 구체적인 계산
환송심은 변론종결 당시 토지 시가를 6,183,090,000원, 건물 시가를 3,254,344,940원으로 인정하였다.
공동근저당채권 공제액은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1,750,000,000원 × 건물 시가 3,254,344,940원 ÷ 토지·건물 시가 합계 9,437,434,940원 × 1/2
= 301,729,425원
= 301,729,425원
따라서 가액배상액은 다음과 같다.
1,627,172,470원 − 301,729,425원 − 1,050,000,000원 − 30,000,000원
= 245,443,045원
= 245,443,045원
환송 전 원심은 전세금 중 525,000,000원만 공제하였지만, 환송심은 1,050,000,000원 전액을 공제하였다.
합의해제라는 형식만으로 사해행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적법한 해제로 발생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와,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재산을 되돌리는 경우는 구별해야 한다.
피고는 매매대금 미지급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해제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도 사해행위 성립과 피고의 선의 항변 배척에 관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환송심에서는 공단이 전세금 전액 공제 법리 자체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에 따른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무상 유의점
- 지분만 매수하더라도 기존 전세금 전액에 대한 반환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지분 취득가액과 전세금 반환책임의 범위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사해행위의 성립과 취소·가액배상 범위를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사해행위가 인정되어도 선순위 권리를 공제하면 실제 배상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 공동근저당채무와 전세금·임차보증금은 공제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전자는 담보 배분과 구상관계, 후자는 불가분채무의 성질과 우선변제권을 각각 살펴야 한다.
- 임차보증금을 공제하려면 우선변제권의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뿐 아니라 인도, 주민등록 또는 사업자등록, 확정일자 등 해당 요건의 증거가 필요하다.
- 공유자 사이의 내부 부담 약정만으로 전세권자에 대한 책임이 지분비율로 줄어들지는 않는다. 지분매매계약에는 내부 정산·구상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되, 대외적 반환책임과 구별해야 한다.
-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여 재산을 되돌릴 때에는 실제 미지급대금, 독촉 내역, 해제 경위와 정산자료가 중요하다. 계약서에 매매대금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채무불이행 해결 목적의 합의해제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