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일한 부동산을 팔아 일부 채권자에게 빚을 갚았어도 사해행위가 부정된 사례

핵심 결론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을 팔았더라도, 상당한 가격을 받고 대금을 실제 채무변제에 사용했다면 사해행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일부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하려 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환송심에서 취소·가액배상청구가 모두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첫째, 부동산 매매의 취소를 구하는 것인지 개별 변제의 취소를 구하는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 사건 원고가 취소를 구한 대상은 C와 피고 사이의 부동산 매매계약입니다. G회사와 H에 대한 변제는 그 매매의 사해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검토되었습니다.
둘째, 자금흐름은 실제 채무와 연결하여 정리해야 합니다. 매매대금 입금내역, 채권자별 송금내역, 채무 발생자료, 변제확인서, 담보권 말소자료 등을 대조해야 합니다. 회사 계좌를 거쳐 지급됐다면 개인 채무 또는 보증채무가 어떤 경로로 소멸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일부 채권자에 대한 우선변제 사실만으로 통모 주장을 마쳐서는 안 됩니다. 허위채무인지, 채무액을 넘는 금원이 지급됐는지, 특수관계인에게 자금이 돌아갔는지, 거래대금이 다시 환류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넷째, 가처분 해소를 위한 지급은 거래 전체의 효과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가처분을 해소한 뒤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할 수 있었는지, 그 결과 실제 채무변제가 이루어졌는지, 지급액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떠한지가 중요합니다.
다섯째, 매매 시점과 재산평가의 기준일을 맞춰야 합니다. 계약서가 여러 차례 작성되었더라도 계약금 지급, 주요 조건의 합의, 후속 이행을 확인하여 실제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날을 특정해야 합니다.
여섯째, 취소청구의 기각과 원래 채권의 존속은 구별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매수인에 대한 사해행위취소·가액배상청구를 배척한 것입니다. 원고의 주채무자에 대한 대여금채권이나 C에 대한 보증채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영업 전체를 양도한 거래에 같은 법리가 적용된 사례는 ChatByun의 「유일한 영업재산을 매각했어도 사해행위가 부정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4다275773, 2013다83992, 2018다223023, 2004다10985

해당판결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5773 판결
청구확정 결과판단의 핵심
부동산 매매계약을 318,058,939원의 한도에서 취소하라는 청구기각상당한 가격으로 매각하고 대금을 실제 채무변제에 사용했으며, 일부 채권자와의 통모를 인정하기 어려움
가액배상금 318,058,939원 및 지연손해금 청구기각매매계약의 사해성이 부정되어 원상회복으로서 가액배상도 인정되지 않음
대법원 파기환송 후 환송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항소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하급심
  • 제1심: 의정부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2가단115280 판결 —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판결로, 환송심에서 취소되었습니다.
  • 환송 전 항소심: 의정부지방법원 2024. 7. 18. 선고 2023나216945 판결 — 이 사건 매매계약의 사해성을 인정했으나, 대법원에서 파기되었습니다.
  • 환송심: 의정부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4나227621 판결 — 제1심판결 취소 및 원고 청구 전부 기각. 확정.

관련판례

관련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규정합니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 자백한 사실과 현저한 사실에 대한 증명의 불요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증명책임 쟁점과 관련하여 참조한 조문이며, 통모에 관한 구체적인 증명책임의 배분은 판례 법리에 따릅니다.
※ 위 조문은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 현행법에서도 유지되고 있어 ‘구법’으로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법령·판례 검토일: 2026. 10. 27.

사실관계

가. 회사의 차용금과 운영자의 연대보증

원고 A는 D회사에 대한 대여금채권자였고, C는 그 채무의 연대보증인이었습니다. 판결이 인정한 대여원금은 1억 5,000만 원입니다.
원고는 D회사와 C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확정받았습니다. 이후 이 사건 항소심에서 원금,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 독촉절차 비용을 합한 318,058,939원을 기준으로 매매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했습니다.
C는 D회사 외에 마스크 제조·유통업을 하는 I회사 등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 매각 부동산은 C 개인 소유의 재산이었고, I회사가 이를 사업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나. 종전 매매와 다른 채권자의 가처분

I회사는 코로나19 확산기에 공장설비를 증설하면서 운영자금을 차용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마스크 공급이 늘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C는 2021. 1. 15. 채권자인 G회사에 부동산을 75억 5,000만 원에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다른 채권자 H는 이 매매가 사해행위라며 G회사를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를 마쳤습니다.

다. 더 높은 가격으로 다시 매각

피고 B회사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C를 소개받았습니다. 피고는 종전 매매계약의 합의해제 약정서를 확인한 뒤, 2021. 5. 10. C로부터 부동산을 89억 원에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건물 부가가치세 2억 원은 별도였습니다.
계약금은 9억 원이었고, C는 그중 일부를 I회사를 거쳐 H에게 지급했습니다. H는 3억 6,000만 원을 지급받은 후 가처분을 해소했습니다.
피고가 매매대금 마련을 위해 대출받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이 의뢰한 감정평가에서도 매매대금 89억 원이 적정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I회사는 매각 후 피고로부터 부동산을 임차하여 사용했습니다.

라. 매각대금의 사용처와 원고의 주장

법원이 확인한 이체내역 중, C의 채무로 인정된 채무의 채권자들에게 송금된 금액은 8,768,239,726원이었습니다.
원고는 C가 사실상 유일한 재산을 매각했고, 특히 G회사와 H에게 우선 변제하기 위해 거래한 것이므로 사해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채무변제 목적의 정상적인 매매였고 대금도 실제 변제에 사용되었다고 다투었습니다.

법리

가. 채무초과와 유일재산 처분이 인정되어도 사해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환송심은 매매 당시 C의 적극재산을 약 100억 9,470만 원, 소극재산을 약 140억 5,171만 원으로 인정했습니다. 다른 부동산에는 담보채무가 그 가치를 초과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매각 대상 부동산이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재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유일재산이라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다음 사정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매각 목적이 채무변제에 있을 것.
  • 매매대금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이 아닐 것.
  • 대금을 실제 채권자에 대한 변제에 사용할 것.
  • 일부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변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
이 사건은 채무자의 재산이 충분해서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아닙니다. 무자력과 유일재산 처분을 인정하면서도, 거래가격과 실제 채무변제의 실질을 고려하여 사해행위를 부정한 사례입니다.

나. 일부 채권자와의 통모는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일부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변제했는지는 사해행위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정을 종합합니다.
  • 변제받은 사람의 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 변제받은 금액이 얼마인지.
  • 채무자와 변제받은 채권자의 관계가 어떠한지.
  • 채무자의 변제능력과 이에 대한 채권자의 인식이 어떠했는지.
  • 변제 전후의 행동과 변제에 이른 경위가 어떠한지.
따라서 특정 채권자가 먼저 변제받았거나 채무자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통모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통모는 매도인 C와 매각대금으로 변제받은 일부 채권자 사이의 통모입니다. 이 증명책임을 매수인인 피고의 선의·악의에 관한 증명책임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다. 담보채권자와 가처분권자에 대한 변제 경위를 구체적으로 살폈습니다

대법원은 특히 G회사와 H에 대한 변제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변제 상대방변제액통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이유
G회사25억 원매각 부동산의 2순위 근저당권 피담보채무 변제로 보였고, 매매대금과 선순위 담보채무 등을 고려하면 일반채권자의 책임재산이 감소했다고 보기 어려웠음
H3억 6,000만 원가처분을 해소해야 매각과 채무변제가 가능했고, 변제액이 전체 매매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으며, 종전 거래보다 13억 5,000만 원 높은 가격의 매매로 이어졌음
H는 종전 매매에 대한 취소소송의 결과에 따라 가액배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이는 H에게 가처분권자라는 이유로 법정 우선변제권을 인정한 판단이 아닙니다. 가처분 해소가 거래 성사와 채무변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 통모 여부를 판단한 것입니다.
환송심은 원고가 추가로 제출한 증거를 검토하고도 이러한 판단을 뒤집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라. 매매대금이 적정한지와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 매매대금은 종전 거래보다 13억 5,000만 원 높았고, 은행이 의뢰한 감정평가에서도 적정한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법원은 계좌이체 내역을 확인하여 대금 대부분이 채무변제에 사용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변제 상대방에게 송금한 액수도 인정된 채무액을 넘지 않거나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계약서에 ‘채무변제를 위한 매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사해행위가 부정된 것이 아닙니다. 거래가격에 관한 객관적 자료와 실제 자금흐름이 판단을 뒷받침했습니다.

마. 등기원인일보다 실제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피고는 등기부상 매매원인일인 2021. 6. 10.을 기준으로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환송심은 실제 매매계약일을 2021. 5. 10.로 보았습니다. 이날 작성된 계약서, 계약금 9억 원의 지급, 종전 계약의 합의해제 및 후속 임대차 이행 등이 근거였습니다.
6월 계약서는 기존 계약을 형식적으로 다시 작성한 것으로 볼 사정이 있었으므로, 등기원인일만으로 거래 시점을 늦출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초과 여부도 실제 계약일을 기준으로 검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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