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23년 3월 13일 선고 2022두57893, 57909 판결〔시정명령등취소〕
원사업자의 상고를 기각하고, 검사결과 미통지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 패소 부분만 파기환송하였다. 법제처 개별 판례 링크는 확인되지 않아 첨부 판결문을 기준으로 한다.
하급심·환송·확정
검사결과 미통지를 제외한 나머지 처분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파기환송심 판결 자체의 재상고·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5년 6월 16일 선고 94누10320 판결 설계변경이나 추가공사로 계약내용이 변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가·변경서면을 교부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원심은 추가·변경위탁을 명시하기 전의 법률 아래에서도 서면발급의무가 인정된다는 근거로 인용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2년 5월 31일 선고 2000두6213 판결 공정거래법상 불이익 제공을 이유로 제재하려면, 문제 되는 불이익이 금전적 손해인 경우 그 존재와 범위가 명확하게 확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원심은 하도급대금 미지급에 대한 시정명령과는 근거 법률 및 위반행위의 성질이 다르다고 구별하였다. 첨부 원심에 기재된 이 선례의 선고일은 법제처 원문에 따라 위 날짜로 바로잡았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 법령
구법 표시는 각 판결문에 기재된 개정 전 법률을 기준으로 한다.
사실관계
가구업체가 금형 제작과 그 금형을 이용한 부품 생산을 맡긴 거래
원고는 가구 제조·판매업을 하는 중소기업인 원사업자이고, 거래 상대방은 원고보다 연간 매출액이 적은 중소기업인 수급사업자이다.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가구 부품 생산에 필요한 금형 제작을 맡겼다. 금형이 완성되면 이를 납품받은 뒤 다시 수급사업자에게 임대하고, 그 금형으로 의자 등의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도록 발주하였다.
금형발주계약서에는 향후 생산할 부품의 단가표가 첨부되기도 하였고, 실제 개별 부품의 발주는 원사업자의 전산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
납품 후 월 마감 단계에서 대금을 줄이거나 금형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심에서 확인된 주요 행위는 다음과 같다.
위 표의 세 가지 감액 금액은 부가가치세 제외 금액이다.
신고·심사절차 종료·재신고를 거쳐 두 차례 처분이 이루어졌다
수급사업자는 2018년 9월 7일 최초 신고를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은 일부 행위에 관하여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2020년 6월 4일 심사절차를 종료하였다.
수급사업자가 2020년 8월 10일 재신고하자 심사가 재개되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5월 18일과 2021년 8월 4일 각각 시정명령·지급명령·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원사업자는 두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다. 이와 별도로 당사자 사이에는 금형 반환, 미지급 하도급대금 및 손해배상을 둘러싼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었다.
법리
검사합격 간주는 검사결과 서면통지의무를 면제하지 않는다
세 판결 사이에서 결론이 달라진 핵심 쟁점이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 제2항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목적물 수령일부터 10일 이내 검사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면서, 그 기간에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합격 간주라는 법적 효과가 발생하더라도, 검사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위반행위는 별도로 성립한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에 기속되며,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없다고 보아 해당 시정명령의 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납품 후 물량 증가를 이유로 한 감액은 계약 당시의 대금 결정과 구별된다
원사업자는 예상보다 발주물량이 늘었으므로, 처음부터 그 물량을 알았다면 정하였을 낮은 단가를 사후 합의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실제 감액이 이루어진 시점과 방법에 주목하였다. 원사업자는 한 달 동안 납품받은 제품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10일 사이에 마감하면서 비로소 감액률과 금액을 정하였다.
이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 제2호가 정한 다음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수급사업자와 단가 인하에 관한 합의가 성립된 경우 그 합의 성립 전에 위탁한 부분에 대하여도 합의 내용을 소급하여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는 행위”
또한 사전에 물량 증가에 따른 감액 조건이나 기준을 정하지 않았고, 실제 증가 물량과 감액액의 합리적인 산정 근거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처음 계약할 때 대량 발주를 고려하여 단가를 정하는 것과, 이미 위탁·납품한 물량의 대금을 나중에 줄이는 것은 법적 평가가 다르다. 대금 결정에 관한 정당화 사유가 사후 감액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사후 협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소급 감액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유지되었다. 서울고등법원-2021누48443 대법원-2022두57893
전산시스템에서 단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적법한 서면발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사업자는 기본계약서와 단가표가 이미 있고, 수급사업자가 전산시스템에서 실제 발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서면발급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금형발주계약은 금형 제작에 관한 계약이고, 개별 부품의 제조위탁은 실제 발주서를 교부할 때 이루어진다.
- 기존 단가표는 실제 발주 단가와 달라 해당 거래의 대금을 기재한 적법한 서면으로 볼 수 없다.
- 실제 단가가 기재된 발주서에는 수급사업자의 서명이나 기명날인이 없었다.
법원이 강조한 것은 서명의 기능이다. 서명·기명날인은 단순한 증거 확보를 넘어 원사업자의 일방적인 통보가 수급사업자의 동의로 취급되는 것을 막고, 계약조건에 수급사업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는 절차이다.
대법원도 이 사건 행위를 개별 부품의 최초 제조위탁 시 서면발급의무 위반으로 본 원심을 유지하였다.
설계를 바꾸는 금형 수정은 별도의 제조위탁에 해당할 수 있다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가 금형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여 하자보수를 요청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독립된 제조위탁이라고 판단하였다.
- 수정 과정에서 부품의 형상과 치수가 변경되었다.
- 조립 돌기·구멍이나 새로운 구조를 추가하는 등 부품 자체의 설계를 변경하였다.
- 금형과 사출물의 검수를 마치고 금형임대계약까지 체결한 뒤 수정 지시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사건 수정 요구는 기존 설계대로 완성하도록 요구한 하자보수로 볼 수 없었고, 별도의 서면발급과 수정대금 지급이 필요하였다.
아울러 원심은 금형수정대금의 정확한 액수가 산출되지 않았더라도 미지급 사실이 인정되면 시정명령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부분에 관하여 금액을 특정한 지급명령을 하지 않고 시정명령만 하였다. 대법원도 이를 수긍하였다.
금형대금을 부품 단가로 회수하도록 약정한 뒤 발주를 중단하면 미지급 문제가 남는다
금형대금 지급 구조를 보면 판단 이유가 명확하다.
한 금형 거래에서 총대금은 9,700만 원이었다. 원사업자는 4,800만 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하고, 잔금 4,900만 원은 부품 2만 개를 발주하면서 부품 단가에 개당 2,450원을 더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실제로 이 방식으로 지급한 금액은 25,533,900원에 그쳤고 이후 발주가 중단되었다. 다른 금형 거래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잔금이 남았다.
원심은 장기간 추가 발주가 없었던 점, 금형 반환을 요구한 점, 반환 분쟁 중 일부 발주가 임시로 이루어진 사정 등을 종합하여 발주 중단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부품 단가를 통한 분할 지급 약정이 있더라도, 발주 중단으로 아직 지급하지 않은 금형대금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남은 금형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하도급대금 미지급에 해당하였다.
하자·반품을 이유로 감액하려면 그 정당한 사유를 원사업자가 입증해야 한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정당한 감액 사유의 증명책임은 원사업자에게 있다.
하자 페널티의 경우,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불량품을 직접 확인시키지 않았고 하자의 객관적인 자료나 감액액 산정 근거도 충분히 제출하지 못하였다. 회의록에 수급사업자 측 참석자의 서명이 있어도, 그것이 출석 확인인지 하자 원인에 대한 동의인지 불분명하였다.
반품의 경우에도 정상적인 반품은 수급사업자가 반품명세서에 인수확인 서명을 하고 물품을 회수하는 방식이었는데, 문제 된 반품 내역에는 그러한 확인이 없었다. 전산상 반품처리와 장기간 이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반품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하자·반품에 따른 감액을 일률적으로 금지한 것이 아니라, 해당 하자에 대한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 또는 실제 반품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법정 수수료를 지급한 뒤 부품대금에서 회수하는 것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사업자는 어음대체결제수수료를 지급한 달에 기존 거래명세서보다 낮은 단가를 적용하여 그 수수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공제하였다.
수급사업자 대표의 진술뿐 아니라 원사업자 담당 직원의 문답서에도 제품 매입대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회수하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법원은 이를 어음대체결제수수료 지급의무를 우회하여 회피한 탈법행위로 판단하였다.
중복제재 여부에 관해서는 지급명령·과징금과 시정명령을 구분하였다. 두 번째 처분에서는 첫 번째 처분의 지급명령·과징금 대상과 겹치지 않도록 대상을 한정하였고, 원심은 각각의 금지 규정에 관한 시정명령은 가능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중복처분이라는 원사업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확인 곤란에 따른 심사절차 종료 후 재신고는 종전 조사의 재개로 볼 수 있다
원심은 이 사건 심사절차 종료를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가 밝혀지면 조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남겨 둔 잠정적인 조치로 보았다.
따라서 재신고에 따른 심사는 별개의 새로운 조사라기보다 원신고로 시작된 조사의 재개에 해당하고, 조사개시 대상 거래의 기간도 원신고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특히 수급사업자가 금형대금 미지급 사실을 원신고서에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이라는 항목에 기재하였더라도, 해당 사실관계가 신고되어 있으면 원신고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신고 범위는 신고인이 붙인 법적 명칭보다 신고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취지이다.
다만 원심은 법이 조사개시 대상의 제한과 별도로 처분시효를 두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 판결이 재신고에 따라 처분기간을 무제한 연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민사 제1심 인용액보다 크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명령이 위법해지지는 않는다
관련 민사소송에서는 원사업자가 금형 반환을 구하고, 수급사업자가 반소로 미지급 대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민사 제1심은 수급사업자에게 186,341,894원 및 지연이자를 인정하였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급명령 합계는 273,696,023원 및 지연이자로 더 컸다.
원심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지급명령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 민사소송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급명령을 할 수 없다면 위반 상태를 신속히 제거하려는 제도의 취지가 약화된다.
- 민사소송은 항소심 계속 중이어서 채권의 존부와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 민사소송과 행정처분에서 문제 된 거래·행위가 완전히 동일한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 금액 차이의 주된 원인인 프로젝트 네고에 관하여 민사 제1심은 일부를 대금 ‘결정’으로 보았지만, 행정사건에서는 사후 ‘감액’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민사 제1심 인용액이 공정거래위원회 지급명령의 당연한 상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단 역시 대법원에서 유지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 검사결과는 합격 여부를 포함하여 기간 내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합격 간주를 이유로 통지를 생략하는 운영은 시정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
- 물량 할인은 위탁 전에 조건과 적용 범위를 정해야 한다. 납품 후 월 마감 과정에서 감액률을 정하고 이미 위탁한 물량에 적용하면 사후 소급 감액 문제가 발생한다.
- 전산 발주에는 수급사업자의 의사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단가를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과 해당 단가에 적법하게 합의했다는 사실은 구별된다.
- 설계변경과 하자보수를 구분하여 기록해야 한다. 변경 전후 도면, 수정 원인, 검수 시점, 추가 비용 부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
- 금형대금 상각 약정에는 발주 중단 시 미회수 잔액의 정산을 정해야 한다. 예정 물량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완성된 금형의 대금 지급의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 회의 참석 서명이나 전산 반품 기록만으로 공제를 정당화하기 어렵다. 하자 원인·귀책사유에 대한 확인과 실제 반품 인수 자료를 구분하여 확보해야 한다.
- 민사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절차는 병행될 수 있다. 거래별로 청구 대상, 감액 사유, 지급·공제 내역을 대조하여 중복 여부와 금액 차이를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