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16년 9월 30일 선고 2014두2690 판결〔시정명령취소청구〕
하급심·환송·확정
서울고등법원 2013년 12월 26일 선고 2012누28164 판결
원심은 공정위가 명한 미지급 하도급대금 4,011,232,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미 늦게 지급된 대금에 관한 별도의 지연손해금 56,763,000원 중에서는, 고시이율을 바로잡아 재산정한 49,158,000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하였다.
대법원 2016년 9월 30일 선고 2014두2690 판결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된 내용을 고려하면, 공정위 지급명령에 포함된 대금 중 일부가 애초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사업자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지급명령 당시를 기준으로 원금과 지연손해금의 범위를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의 결과 및 행정사건의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다만 대법원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관련 민사판결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두 사건의 확정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2년 11월 26일 선고 2001두3099 판결
하도급대금 채무의 불발생이나 변제·상계·정산 등으로 위반 결과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면, 그 결과의 시정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대법원 2015년 12월 10일 선고 2013두35013 판결
지급명령 전에 이루어진 상계의 효력이 민사 확정판결에서 추가로 인정된 경우, 이미 소멸한 원금까지 포함하여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민사판결이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만 인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위가 하도급법상 고시이율과의 차액 지급을 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판단하였다. 민사 확정판결과 지급명령의 관계를 이해할 때 함께 보아야 할 선례이다.
관련 법령
공정위는 제13조 등을 위반한 원사업자에 대하여 하도급대금 등의 지급, 법 위반행위의 중지, 향후 재발방지 등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거나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준공금이나 기성금 등을 받은 경우, 해당 내용과 비율에 따른 하도급대금을 원칙적으로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공정위와 원심이 지급기한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목적물 등의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의 대금 지급 및 60일을 초과하여 지급하는 경우의 고시이율에 따른 지연이자에 관한 규정이다.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의3 제1항 제3호, 제30조 제1항 제1호·제2항 제2호
대금 지급의무 위반에 대한 과징금·형사처벌과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제재 구조를 시정명령의 근거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 이유로 들었다.
사실관계
리비아 주택·공공시설 사업의 설계용역 하도급 사건이다
원사업자인 주식회사 신한은 리비아 주택기반시설청으로부터 팔라·마무라 지역의 주택 5,000세대, 공공시설 및 기반시설에 관한 설계·시공업무를 도급받았다.
당사자들의 지위는 다음과 같다.
설계 하도급계약의 대금은 118억 원이었다. 신한은 2009년 2월 26일 자회사로부터 하도급계약상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
발주자로부터 설계 기성금을 받았으나 수급사업자에게는 일부만 지급하였다
신한은 수급사업자가 작성·제출한 설계도서를 근거로 발주자에게 기성금을 청구하였다. 2009년 11월 3일부터 2010년 11월 1일까지 받은 금액은 전체 설계비의 87.74%였다.
반면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2011년 2월 23일까지 합계 2,544,404,000원이었다.
공정위는 2012년 8월 22일 의결 제2012-174호로 다음 지급을 명하였다.
- 발주자로부터 기성금을 받은 후 15일을 초과하여 미지급한 하도급대금 4,011,232,000원
- 위 원금에 대하여 각 기성금 수령 후 15일을 초과한 날부터 실제 지급일까지의 연 20% 지연손해금
- 이미 늦게 지급한 하도급대금에 관한 미지급 지연손해금 56,763,000원
원심은 마지막 금액 중 일부만 취소하고 나머지는 유지하였다. 서울고등법원-2012누28164
별도의 민사소송에서는 대금 범위와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다르게 확정되었다
수급사업자는 신한을 상대로 미지급 설계대금 청구소송도 제기하였다. 민사 항소심은 공정위의 산정에 포함된 팔라 지역 1차 200세대 공공건물 부분에 대해서는 설계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보아 해당 부분을 제외하였다.
그 결과 미지급 대금은 3,962,368,078원으로 인정되었다. 공정위가 명한 원금보다 48,863,922원 적은 금액이다.
지연손해금에 관해서도 발주자의 기성금 지급 후 15일을 초과하면 바로 지체책임을 진다는 수급사업자의 주장을 배척하고,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위 민사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위 이율은 당시 사건에 적용된 이율이다.
법리
지급명령은 처분 당시 실제로 남아 있는 위반 결과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은 하도급대금 지급의무 위반 자체에 대한 과징금·형사처벌과,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형사처벌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한 제재 구조와 침익적 제재규정의 엄격해석 원칙에 비추어, 과거에 지급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지급명령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채무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았거나 변제·상계·정산 등으로 위반 결과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면, 그 결과를 시정한다는 내용의 명령을 할 수 없다.
따라서 공정위의 지급명령은 대금채무의 발생과 잔존 범위를 확인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대법원-2014두2690
민사 확정판결이 일부 채무의 불발생을 보여준다면 이를 반영하여 심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민사판결은 단순히 공정위보다 적은 금액을 인정한 데 그치지 않았다. 특정 공공건물의 설계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부분 대금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공정위 지급명령 중 민사 확정판결의 인정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핵심은 민사판결의 금액과 공정위 금액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차이가 대금채무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나중에 확정된 민사판결을 고려하더라도 판단 기준시점은 시정명령 당시이다
대법원이 원심에 요구한 것은 민사판결 확정 시점의 채무를 기준으로 지급명령을 새로 평가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정명령 당시를 기준으로 미지급 원금, 지연손해금의 기산일과 범위를 면밀히 살피라는 것이다.
민사 확정판결은 특정 대금채무가 처분 당시에도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단순히 처분 후 사정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기존 지급명령을 취소하도록 한 사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원금뿐 아니라 지연손해금의 기산일과 적용 범위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공정위와 원심은 발주자로부터 기성금을 받은 후 15일을 초과한 때를 기준으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산정하였다.
그러나 민사 확정판결은 이러한 기산일 주장을 배척하고, 계약 해지 이후인 2011년 3월 1일부터 일정 기간 연 6%, 그 다음부터 연 20%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원금만 줄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연손해금이 언제부터 어떤 범위에서 발생하는지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 공정위 지급명령의 적법한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직접 확정한 것은 아니다. 원사업자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여 추가 심리를 명하였다.
민사판결 인정액이 언제나 공정위 지급명령의 상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을 “공정위는 민사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금액보다 많이 지급하도록 명할 수 없다”는 일반 원칙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이 인용한 2013두35013 판결은 민사판결에서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이 인정되었더라도, 수급사업자가 고시이율과의 차액 청구권을 포기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정위가 그 차액 지급을 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다음 두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앞서 정리한 지급명령 판결들과의 관계
공정위의 지급명령 권한이 인정되더라도, 지급을 명할 법적 근거와 처분 당시 남아 있는 구체적인 지급의무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실무적 유의점
- 발주자의 기성금 지급률과 수급사업자의 실제 수행 범위를 대조해야 한다. 설계에 착수하지 않은 부분까지 지급명령의 산정에 포함되었는지가 이 사건의 직접적인 문제였다.
- 민사판결의 주문뿐 아니라 금액이 달라진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미수행 부분 제외, 채무 소멸, 상계, 이율 차이 등 원인에 따라 지급명령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 원금·기산일·이율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원금이 일부 과다 산정되었다면 그에 대한 이자뿐 아니라 별도로 산정된 지연손해금도 점검해야 한다.
- 후속 민사판결은 처분 당시 채무 상태를 밝히는 자료로 제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무의 불발생이나 처분 전 소멸을 인정한 내용이 중요하다.
- 파기환송을 최종 취소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대법원은 원사업자 패소 부분을 파기하였지만, 적법한 지급명령의 최종 범위는 환송심에서 다시 심리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