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주권인도 등 청구의 소.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원고 대한민국의 상고를 모두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아래의 구체적인 사실인정과 법리 적용은 확정된 항소심판결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하급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 6. 24. 선고 2019가합107301 판결
제1심은 통정허위표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주식 명의신탁은 인정하였다.
매도인 D와 관계회사들이 매수자금 대부분을 조달하고 계약 체결과 회계처리를 주도하였으며, D가 원하는 때에 주식을 되살 수 있는 특약까지 두었다는 사정을 중요하게 보았다.
이에 따라 국가가 D를 대위하여 명의신탁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매수인 A에게는 D에 대한 주권 인도를, 주식 발행회사 B·C에게는 D 명의로의 명의개서를 명하였다.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주요 판단 차이는 다음과 같다.
제1심은 명의신탁 해지권의 불가분성을 이유로 조세채권액을 초과하는 주식 전체에 대한 대위행사도 허용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명의신탁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제1심 판단을 확정된 결론으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으며, 파기환송심은 없다.
관련판례
다음 판례들은 항소심이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8다카15505 판결 모회사가 자회사에 돈을 빌려주어 다른 자회사 주식을 매수하게 하였더라도, 대여나 변제가 가장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이다. 이 사건에서 매도인 측이 제공한 차입금으로 주식을 매수한 거래를 판단하는 핵심 선례이다.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7755 판결 주주명부의 기재와 달리 명의신탁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측에 증명책임이 있다는 판례이다. 제3자가 주식대금을 납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 제3자를 실제 소유자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67264, 2004다67271 판결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내용을 부인할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문언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판례이다. 주식양도양수계약서와 특약사항의 해석에 적용되었다.
- 대법원 1998. 9. 4. 선고 98다17909 판결 통정허위표시에는 진의와 표시의 불일치 및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판례이다. 거래를 선택한 경제적 동기와 계약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려는 의사를 구분하는 데 관련된다.
-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71784 판결 채권자대위권의 보전 필요성에 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항소심은 이를 인용하여 조세채권의 현실적인 만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법령
- 민법 제108조 제1항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무효로 하는 규정이다. 주식양도양수계약이 실제 매매의사 없이 작성되었는지가 문제 되었다.
- 민법 제404조 제1항 국가가 체납법인 D에 대한 조세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D의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근거 규정이다.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규정이다. 원고는 주식양도가 무효이거나 명의신탁이 해지되었다는 이유로 주권 반환을 구하였다.
- 상법 제336조 제1항 주권이 발행된 주식의 양도 시 주권 교부에 관한 규정이다. 항소심은 A가 주권을 교부받아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였다.
- 상법 제337조 제1항 주식 이전을 회사에 대항하기 위한 명의개서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 주식은 A 명의로 명의개서가 완료되어 있었다.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한 근거 규정이다.
사실관계
개발사업에 참여한 회사들과 주식의 매각
D는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였다. G는 D와 관계회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면서, 부산 해운대구 일대 개발사업의 시행회사인 B와 자산관리회사인 C의 회장으로 활동하였다.
D는 B와 C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A는 2014년 설립된 별도 법인으로, 같은 해 사업목적을 주식투자·부동산투자 등으로 변경하고 증자와 임원 변경을 거친 뒤 D의 주식을 매수하였다.
매매 대상과 계약상 대금은 다음과 같다.
- B 주식 1,860,000주: 지분 31%, 매매대금 93억 원.
- C 주식 46,200주: 지분 77%, 매매대금 2억 3,100만 원.
- 두 계약의 매매대금 합계: 95억 3,100만 원.
2014년 주식양도양수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주권은 A에게 교부되었으며 주주명부도 A 명의로 변경되었다.
분양보증 문제와 매각 동기
그보다 앞서 D의 관계회사들이 다른 주택사업을 추진할 때, 대한주택보증은 G가 해당 회사들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분양보증계약 체결을 거절한 적이 있었다.
이에 D 측에는 이번 개발사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D가 B·C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려는 동기가 있었다.
쟁점은 이러한 동기에 따라 실제로 주식을 매각한 것인지, 아니면 소유권은 D에게 남겨두고 A에게 명의만 이전한 것인지였다.
매수자금의 조달
A가 지급한 주식 매수대금 중 73억 원 상당은 D와 관계회사 또는 관계회사 대표이사 등이 A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조달되었다.
제1심은 자금이 반복적으로 대여·지급된 흐름 등을 근거로 매매대금 지급의 외관을 만든 것으로 보았다.
반면 항소심은 A가 그 돈에 대한 실제 변제의무를 부담하는 이상, 매도인 측에서 돈을 빌려 대금을 지급한 거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여 자체가 허위이거나 갚지 않아도 갚은 것으로 처리하기로 하였다는 등의 증거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주식을 다시 사고팔 수 있는 특약
D와 A 사이에는 양쪽이 각각 재매매를 요구할 수 있는 특약도 있었다.
- A는 D에게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매수인 A의 풋옵션이다.
- D는 A에게 해당 주식을 자신에게 팔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최초 매도인 D의 콜옵션이다.
- 상대방에게 옵션 행사 통지가 도달하면 A를 매도인, D 또는 D가 지정한 사람을 매수인으로 하는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정하였다.
- 재매매대금은 당초 매매대금에 약정에 따른 이자를 가산하는 구조였다.
제1심은 이를 D가 주식을 되돌려 받기 위한 장치로 보았다. 항소심은 대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새로운 매매를 예정한 약정으로 해석하여, 오히려 명의신탁을 부정하는 사정으로 평가하였다.
국가의 조세채권과 대위소송
D는 2019년 8월 무렵 합계 2,989,499,360원의 국세를 체납하였다. 2019년 말 재무제표상 자본총계는 약 마이너스 2,194억 원이었다.
대한민국은 D에 대한 조세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다음 청구를 하였다.
- A에 대해서는 주식양도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거나 명의신탁이 해지되었다는 이유로 D에게 주권을 인도하라는 청구.
- 발행회사 B·C에 대해서는 주주 명의를 A에서 D로 변경하라는 청구.
국가가 주권을 직접 수령하거나 국가 명의로 주주가 되겠다는 청구는 아니었다. 체납법인 D의 재산으로 주식을 회복시키려는 채권자대위소송이었다.
법리
거래 동기와 통정허위표시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통정허위표시가 성립하려면 표시된 계약 내용과 실제 의사가 일치하지 않고, 그 불일치에 관한 상대방과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특정한 규제나 거래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동기만으로 계약의 법률효과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D가 분양보증 문제를 피하려고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은 실제 주식 매각으로도 달성할 수 있었다.
항소심은 계약서 작성, 주권 교부, 명의개서가 모두 이루어졌고 계약당사자들도 매매의사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여 통정허위표시를 인정하지 않았다.
매도인 측 차입금으로 지급한 매수대금의 의미
일반적인 판단 기준
매수인이 매도인이나 그 관계회사에서 돈을 빌려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여와 매매가 실제라면 매수인은 주식 소유권을 취득하고 대여자에 대한 채무를 부담한다. 이를 명의신탁으로 보려면 대여·변제가 가장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8다카15505 판결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항소심은 73억 원 상당의 자금이 D 측에서 조달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대여가 허위라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주식매매와 대여가 실제인데도 D가 주식 소유권까지 계속 보유한다고 해석하면, D 측은 주식과 대여금채권을 함께 보유하고 A는 차입채무를 부담하면서도 주식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다. 항소심은 이러한 결과도 불합리하다고 판단하였다.
재매매 옵션과 명의신탁 반환약정의 구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매도인이 주식을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는 사실과, 매도인이 현재도 주식 소유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옵션 행사로 별도의 매매가 성립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도록 정하였다면, 최초 양도가 유효하다는 전제에서 장래의 재매매를 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항소심은 이 사건 특약이 옵션 행사 시 당초 양수대금과 이자를 지급하도록 정한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따라서 D가 작성 과정을 주도하였거나 원하는 때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특약은 유효한 주식매매를 전제로 한 재매매 약정으로 평가되었다.
명의신탁의 증명책임과 계약서의 증명력
일반적인 판단 기준
주주명부상 주주와 다른 사람이 실제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측이 명의신탁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매수인이 아닌 제3자가 자금을 제공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7755 판결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명의신탁을 주장한 대한민국이 그 관계를 입증해야 했다. 그러나 D가 내부적으로 주식 소유권을 계속 보유한다는 약정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였다.
A가 독자적인 사업설비를 갖추지 않았거나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정, D가 계약을 주도하고 사업에도 계속 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증명책임이 A에게 전환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사후에 개발사업이 큰 이익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양도 당시의 매매가격이 비정상적이었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양도 무렵에는 B에 대한 파산신청이 있었고, 사업 성공을 상당한 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다는 자료도 부족하였다.
보전의 필요성과 대위행사할 권리의 존재
일반적인 판단 기준
채권자대위소송에서는 채권을 보전할 필요성과 채무자가 제3자에게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존재를 각각 판단해야 한다.
다른 채권을 압류하였더라도 그 채권의 실제 회수가 확실하지 않다면 보전의 필요성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도 채무자의 반환청구권이 존재하지 않으면 대위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국가는 D의 다른 채권을 압류하였지만, 항소심은 그 채권의 회수 확실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D의 채무초과도 심각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다만 통정허위표시와 명의신탁이 입증되지 않아 D의 A에 대한 주권반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가의 청구를 본안에서 기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패소 원인은 조세채권이나 보전의 필요성의 부정이 아니라, 국가가 대신 행사하려던 주권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은 데 있다.
실무적 유의점
- 매도인 측이 매수자금을 대여하는 거래에서는 주식매매계약과 금전소비대차계약을 구분하여 작성해야 한다. 대여금의 지급, 이자, 변제기, 담보 및 실제 상환내역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금의 출처만 추적할 것이 아니라 자금을 받은 사람이 어떤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동일한 자금이 여러 차례 이동하였다는 사실과 채무가 없는 가장거래라는 결론은 구분된다.
- 풋옵션·콜옵션에는 행사권자, 대상 주식, 행사기간, 가격 산식, 통지 방법, 계약 성립 시점 및 필요한 승인 등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옵션은 장래 재매매를 요구하는 권리이고, 현재 소유권의 유보와는 구별된다.
- 명의신탁을 주장하려면 내부적인 소유권 유보, 배당의 귀속, 의결권 행사 지시, 처분 통제 및 반환의무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특수관계, 자금지원 또는 경영 관여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 양도가격의 합리성은 거래 당시의 사업 전망과 위험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 사후의 성공과 대규모 배당을 곧바로 과거 거래의 가장성에 연결해서는 안 된다.
-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반환청구와 콜옵션 행사에 따른 재매매청구는 요건과 대가 지급의무가 다르다. 이 사건은 명의신탁 해지 등의 주장을 판단한 것이므로, 콜옵션을 대위행사한 경우의 결론까지 정한 판결은 아니다.
- 대위소송에서는 피보전채권, 보전의 필요성 및 피대위권리의 존재를 나누어 주장·입증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앞의 요건이 인정되더라도 반환청구권이 입증되지 않으면 청구가 기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