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의 효과

핵심 결론 영업양도에 수반하여 계약인수가 이루어지면 그 계약관계에서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이를 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수인에게 이전되고, 개별 채권양도에서 요구되는 대항요건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0다245958, 2012다15336, 2009다88303, 2000두8455

해당 판례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45958 판결 [부당이득금반환등] —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 이동원, 노태악(주심). 관여 대법관 일치된 의견
  •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오마이홀딩스(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오마이트립) / 피고·피상고인 개인(전 근로자)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 파기 이유: 요건사실에 관한 판단 누락 및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의 효과에 관한 법리 오해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
환송 후 사건의 결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정리는 대법원 판결과 원심 판결문만을 자료로 한 것이므로, 환송심에서 어떤 결론이 났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대법원이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했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변제 관련 판단까지 환송심에서 다시 다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 판결의 실천적 의미
이 판결의 실무적 함의는 "배제 합의가 없으면 승계된 것으로 본다"는 입증구조의 전환에 있다.
종래 실무는 영업양도가 채권계약이어서 포괄승계가 인정되지 않고 특정승계의 방법으로 재산별 개별 이전행위를 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2018, 22025 판결)에 따라, 양수인이 "이 채권이 양도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점과 "대항요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모두 입증해야 했다. 원심이 취한 접근이 정확히 이것이다.
그런데 계약인수의 법리를 적용하면 구도가 뒤집힌다. 계약당사자 지위 자체가 포괄적으로 넘어가므로, 그 계약관계를 기초로 이미 발생한 채권은 원칙적으로 함께 이전되고, 이를 다투는 쪽이 "배제 특약이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을 주장·입증해야 한다. 대항요건도 필요 없다. 계약인수는 3인의 관여로 비로소 효력이 생기므로 채무자가 이미 관여한 셈이어서, 채무자 보호를 위한 대항요건을 다시 요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범위의 한계가 있다. 이전되는 것은 "그 계약관계를 기초로 하여" 발생한 채권이다. 이 사건에서 근로자의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넘어간 것은 그것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근로계약 이행 과정의 불법행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인수된 계약과 무관한 원인에서 발생한 채권까지 당연히 이전된다는 취지는 아니다.
하급심
단계사건번호결론
제1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4. 11. 선고 2016가단229670 판결원고 일부승(피고 패소 부분 존재)
항소심(원심)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6. 25. 선고 2019나55321 판결 (재판장 송영환, 강문희, 김현성), 변론종결 2020. 5. 7.제1심 중 피고에 대한 부분 취소, 청구 전부 기각. 소송총비용 원고 부담
상고심대법원 2020다245958파기환송
제1심에는 공동피고 2가 있었으나 그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원심의 판단 구조 — 원심은 쟁점을 시점으로 양분하여 판단했다.
첫째, 2015. 11. 4. 이전에 발생한 채권에 관하여는 ⓐ 피고가 횡령하여 보유한 현금은 양수도 제외 자산인 '모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해당하고, ⓑ 예금채권도 현금성 자산이거나 본건 사업과 무관한 채권이며, ⓒ 손해배상채권 역시 사업과 관련하여 필요하거나 이를 영위하기 위한 채권이 아니어서 양도 대상이 아니고, ⓓ 설령 포함되었더라도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았다.
특히 원심은 "피고의 횡령이 없었다면 그 항공권 거래대금은 양도계약 당시 비코트립의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사업과 무관한 자산으로 양도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가 이를 횡령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양도된다고 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나아가 계약인수 부분에 대해서도, "2015. 11. 4. 당시 이미 발생한 피고의 횡령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비코트립과 피고 사이의 고용계약과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계약인수의 효과로서 양수인에게 당연히 이전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다15336 등 판결 원용).
둘째, 2015. 11. 4. 이후에 발생한 채권에 관하여는 피고의 횡령을 인정했으나(합계 281,124,300원), 피고가 원고에게 변제한 금액이 329,986,439원으로 이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즉 원심은 앞부분은 채권 승계 부정으로, 뒷부분은 변제 초과로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은 앞부분의 법리만을 문제 삼아 파기했으므로, 뒷부분의 변제 판단은 상고심에서 판단되지 않은 채 환송심으로 넘어갔다.

관련 법령

  • 상법 제41조 이하(영업양도) — 이 판결이 "상법상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라고 표현한 근거 영역
  • 민법 제449조(채권의 양도성), 제450조(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 계약인수에서는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다고 판시된 대상
  •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의 발생 원인
  • 민사소송법 제420조(항소심 판결이유의 제1심 인용) — 원심이 기초사실을 인용한 근거
계약인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판례상 제도로, 민법 제453조 이하의 채무인수나 제450조의 채권양도와 구별된다. 이 사건 판시가 두 제도의 요건 차이를 정면으로 대비한 이유다.

관련 판례

대법원이 원용한 판례
쟁점판례
계약인수의 효력요건 — 양도인·양수인·잔류당사자의 삼면계약이 통상적이고,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내지 승낙이 있어야 효력 발생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대법원 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례는 이 한 건뿐이다.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이전된다"는 부분과 "대항요건이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다"는 부분, 그리고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부분은 이 판결이 새로 정리한 법리로 보인다. 공보 게재 판결인 이유이기도 하다.
원심이 원용한 판례
쟁점판례
영업양도는 채권계약이므로 포괄승계가 인정되지 않고 특정승계의 방법으로 개별 이전행위를 해야 하며, 지명채권 양도에는 통지나 승낙이 필요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2018, 22025 판결
영업양도가 이루어지면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계약인수의 효력요건(위와 동일)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계약과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채권은 계약인수의 효과로 당연히 이전되지 않는다는 취지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다15336, 15343, 15350, 15367, 15374, 15381, 15398, 15404 판결
주의할 점 — 원심은 91다22018(개별 특정승계 + 대항요건)과 2012다15336(별개 원인 채권의 불이전)을 결합하여 청구를 배척했다. 대법원은 이 두 판례를 명시적으로 변경하지는 않았고, 적용 국면이 다르다는 취지로 읽힌다. 즉 개별 채권양도의 법리와 계약인수의 법리는 병존하되, 근로계약처럼 계약당사자 지위 자체가 인수된 경우에는 후자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91다22018은 여전히 유효한 선례이며, 인용 시 어느 국면의 법리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사실관계

당사자와 영업양도
주식회사 비코트립은 항공권 발권대행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이고, 원고(당시 상호 주식회사 오마이트립)는 2015. 11. 4. 설립된 회사다. 비코트립은 2015. 11. 18. 무렵 원고와 항공권 발권대행 사업 부문에 관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다.
피고는 비코트립의 근로자로 항공권 구매대행 업무를 담당했다.
영업양도계약의 내용
항목내용
① 양수도 대상 자산사업 영위에 필요한 유형·무형자산 일체 — 유형자산, 지적재산권, 채권(제3자에 대해 보유하는 매출채권, 기타 채권, 권리 일체), 영업권 및 고객관계, 사업 관련 장부 등
② 양수도 제외 자산모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주식·국공채 등 모든 유가증권, 이연법인세 자산, 자회사 주식 및 지분, 본건 사업 외 지적재산권, 본건 사업 이외에 양도인의 다른 사업 운영과 공통적으로 관련되는 계약
③ 양수도 대상 부채본건 사업과 관련하여 양수도 완결일 전에 발생한 부채로서 완결일 당시 확정되는 부채
④ 양수도 대상 계약양도인이 고객·거래처·제3자와 체결한 일체의 서면 또는 구두계약(영업계약, 보험계약, 근로계약을 포함하되 이에 한정되지 아니함) 일체를 양수인에게 양도
⑤ 승계 대상 근로자피고를 포함한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모든 권리의무를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양수인은 이를 승계. 근로조건은 완결일 현재와 동일. 승계를 위해 근로자가 양도인 회사에서 자의로 퇴직하고 양수인 회사에 입사하도록 함
④에서 근로계약을 예시적으로 열거하면서 "이에 한정되지 아니함"이라고 한 점, ⑤에서 피고를 명시하면서 "사용자로서의 모든 권리의무"를 이전한다고 한 점이 결정적이다.
근로계약의 재체결
원고와 피고는 영업양도계약에 따라 2016. 3. 1., 근로계약 개시일을 2009. 10. 19.로 소급하여 비코트립에서와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횡령 행위
피고는 비코트립과의 근로계약에 따라 항공권 구매대행 업무를 담당하면서, 2010. 10. 무렵부터 2015. 11. 무렵까지 비코트립의 고객 또는 거래처가 항공권 구매대행을 의뢰하고 송금한 돈을 자신 명의의 개인 계좌로 입금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영업양도 이후에도 같은 방식이 계속되었다.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피고는 2015. 11. 4.경부터 2016. 6.경까지 거래처로부터 합계 268,189,300원을, 2015. 11.경부터 2016. 5.경까지 개인 고객들로부터 12,935,000원을 각 개인 계좌로 송금받고 원고에 보고하지 않았다. 해당 계좌는 피고의 공과금·통신대금이 자동이체되도록 설정된 계좌였고, 피고는 항공권대금과 개인 자금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회계장부도 작성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에게 경위서 및 변제각서를 작성·교부하기도 했다(강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배척되었다).
원고의 청구와 주장 구조
원고는 비코트립이 2015. 11. 4. 이전에 피고에 대하여 취득한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일부 청구로 구하면서, 그 권원으로 두 가지를 선택적으로 주장했다.
  • 제1 권원: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인수의 효과에 따른 승계취득
  • 제2 권원: 영업양도에 수반된 개별 채권양도의 효과에 따른 승계취득
원심은 제2 권원만 심리하고 제1 권원은 판단하지 않았다. 이것이 파기의 직접적 이유다.

법리

가. 계약인수의 개념과 효력요건

계약당사자로서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채무의 이전 외에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해제권 등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계약인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양도인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게 되고, 양도인의 면책을 유보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잔류당사자와 양도인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되며 그에 따른 채권채무관계도 소멸한다.
이러한 계약인수는 양도인과 양수인 및 잔류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삼면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며, 관계당사자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등 참조).

나.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의 이전

이러한 계약인수가 이루어지면 그 계약관계에서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이를 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수인에게 이전된다.
이 문장이 질문하신 이해의 근거다. 구조를 분해하면 다음과 같다.
요소내용
원칙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인수인에게 이전
예외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
입증책임의 방향예외를 주장하는 쪽(통상 채무자 또는 양도인)이 배제 합의의 존재를 입증

다. 대항요건 불요의 논거

계약인수는 개별 채권·채무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채권·채무를 포함한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의 포괄적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3인의 관여에 의해 비로소 효력을 발생하는 반면, 개별 채권의 양도는 채권양도인과 양수인 2인만의 관여로 성립하고 효력을 발생하는 등 양자가 그 법적인 성질과 요건을 달리하므로, 채무자 보호를 위해 개별 채권양도에서 요구되는 대항요건은 계약인수에서는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다.
논거의 핵심은 채무자의 관여 여부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은 채무자가 누구에게 변제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를 막기 위한 것인데, 계약인수에서는 채무자(잔류당사자)가 이미 동의·승낙으로 관여했으므로 보호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라. 영업양도로의 확장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상법상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한 문장이 이 판결을 공보 게재 판결로 만든 이유다. 영업양도가 채권계약으로서 포괄승계가 아니라는 종래 법리와, 계약인수 법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다. 영업양도라는 큰 틀 안에 계약인수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부분에 관하여는 계약인수의 법리가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 판단

가. 계약인수의 성립 — 승낙의 인정 방식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계약인수의 성립을 인정했다.
인수 대상 포함 — 영업양도에 수반된 근로계약의 인수 대상에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포함되었다(계약서 ④, ⑤항).
잔류당사자의 승낙 — 잔류당사자인 피고가 영업양도를 인식하고 비코트립에서 퇴사한 이후, 원고와 종전 근로계약상 근로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종전 근로계약상 근로기간으로 소급하여 작성하는 방법으로 근로계약의 인수를 승낙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승낙의 인정 방법이다. 피고가 "계약인수에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은 없다. 대법원은 ⓐ 영업양도를 인식하고 퇴사한 점, ⓑ 동일 근로조건으로 재계약한 점, ⓒ 근로계약 개시일을 2009. 10. 19.로 소급한 점 이라는 객관적 행태에서 승낙을 추단했다.
특히 ⓒ가 결정적이다. 근로기간을 소급한다는 것은 종전 근로계약과의 동일성을 전제한 것이므로,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이 아니라 기존 계약의 인수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효과 — 인수인인 원고에게 사용자지위가 이전될 뿐만 아니라, 그 근로계약관계를 기초로 하여 이미 발생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도 배제 특약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전되고, 개별 채권양도에 관한 대항요건을 별도로 갖출 필요는 없다.

나. 배제 특약의 부존재

대법원은 계약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배제 특약이 없음을 확인했다.
  • 영업양도계약상 근로계약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을 인수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정한 바가 없다.
  • 계약서는 영업양도 당시 존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양도 제외 대상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다.
  •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영업양도 당시 존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라고 볼 수 없음은 명백하다.
원심은 피고가 횡령한 돈이 원래 비코트립의 현금이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포섭했으나, 대법원은 손해배상채권과 현금은 별개임을 명확히 했다. 횡령의 결과 회사가 갖게 되는 것은 현금이 아니라 채권이기 때문이다.

다. 원심의 잘못

원심은 원고가 계약인수에 따라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채, 개별 채권의 양도가 있어야만 원고가 손해배상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 손해배상채권이 개별 채권양도의 대상에 포함되었는지, ⓑ 그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었는지, ⓒ 양도 배제의 특약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리하여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요건사실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고 영업양도에 수반된 계약인수의 효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원고가 선택적으로 두 권원을 주장했는데 원심이 하나만 판단한 것이 문제였다. 선택적 청구원인은 어느 하나라도 이유 있으면 청구가 인용되므로, 모두 배척하려면 각각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영업양수인 측
  1. 계약인수 구성과 개별 채권양도 구성을 반드시 선택적으로 병렬 주장하라. 이 사건 원고는 두 권원을 모두 주장했기에 상고심에서 구제받았다. 개별 채권양도만 주장했다면 대항요건 미비로 그대로 패소했을 것이다.
  2. 계약인수 구성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개별 채권양도 구성은 ⓐ 그 채권이 양도 목록에 포함되었는지, ⓑ 대항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양수인이 입증해야 한다. 계약인수 구성은 배제 특약의 존재를 상대방이 입증해야 한다. 입증책임의 방향이 정반대다.
  3. 계약서에 '이에 한정되지 아니함'과 '모든 권리의무'라는 문언을 넣어라. 이 사건에서 ④항의 "근로계약을 포함하되 이에 한정되지 아니함"과 ⑤항의 "사용자로서의 모든 권리의무"가 인수 대상 포함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다. 열거식으로만 쓰면 열거되지 않은 것이 배제된 것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4. 제외 자산 조항을 지나치게 넓게 쓰지 마라. 이 사건에서 원심은 '모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라는 제외 조항을 근거로 손해배상채권까지 제외된다고 보았다. 대법원이 이를 배척했지만, 제외 조항의 문언이 넓을수록 그 해석을 둘러싼 분쟁 위험이 커진다. 제외 대상은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5. 근로자와 재계약할 때 근로계약 개시일을 소급하라. 이 사건에서 2009. 10. 19.로의 소급이 계약인수 승낙을 인정하는 핵심 근거가 되었다. 퇴직금 산정 등 실무상 이유로도 소급이 일반적이지만, 계약의 동일성을 드러내는 증거로서의 의미가 별도로 있다. 가능하면 근로계약서에 "종전 회사와의 근로계약을 승계한다"는 문언을 명시하는 것이 더 확실하다.
  6. 영업양도 사실을 근로자에게 명확히 고지하고 그 기록을 남겨라. 대법원은 피고가 "영업양도를 인식하고" 퇴사했다는 점을 승낙 인정의 전제로 삼았다. 인식 없이 이루어진 형식적 퇴사·입사라면 승낙을 추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7. 인수 대상 계약과 무관한 채권은 별도로 챙겨라. 이 판결이 이전을 인정한 것은 "그 근로계약관계를 기초로 하여" 발생한 채권이다. 인수한 계약과 무관한 원인에서 생긴 채권(예: 근로자가 회사 물건을 훔친 절도, 사적 대여금)은 개별 채권양도 + 대항요건의 경로를 별도로 밟아야 한다.
  8. 실사 단계에서 기발생 채권을 목록화하라. 배제 특약이 없으면 이전된다는 것은 양수인에게 유리하지만, 동시에 양수인이 그 존재를 몰랐던 채무도 함께 넘어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계약인수의 효과는 채권과 채무 양방향으로 작동한다.
채무자(잔류당사자) 측
  1. 계약인수의 승낙 여부를 다투는 것이 1차 방어선이다.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승낙이 효력요건이므로, 승낙이 없었다면 계약인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이 보여주듯 객관적 행태에서 승낙이 추단되므로, 재계약 조건·기간 소급 등에 응할 때는 그 의미를 인식해야 한다.
  2. 대항요건 미비 주장은 계약인수 국면에서 통하지 않는다. 원심을 설득했던 논거가 상고심에서 정면으로 배척되었다. 이제는 배제 특약의 존재를 주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3. 채권의 발생 원인이 인수된 계약과 별개임을 입증하라. 원심이 원용한 2012다15336의 논리, 즉 "계약과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채권"이라는 구성은 완전히 폐기된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근로계약 이행 과정에서 업무상 보관하던 돈을 횡령한 것이어서 근로계약과의 견련성이 명백했을 뿐이다. 견련성이 약한 사안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방어다.
  4. 양도인에 대한 관계도 함께 정리하라. 계약인수가 성립하면 양도인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양도인과 잔류당사자 사이의 채권채무관계도 소멸한다. 따라서 양도인에게 이행한 것이 있다면 그 효력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
서면 작성상
  1. 선택적 청구원인은 각각에 대한 판단을 구하라. 이 사건 파기 사유 중 하나가 요건사실에 관한 판단 누락이었다. 서면에서 두 권원을 명확히 구분하여 표제를 달고, 각각의 요건사실을 별도로 정리하면 법원의 판단 누락 위험이 줄어든다.
  2. 계약인수 구성의 요건사실을 빠짐없이 적시하라. ⓐ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계약인수 합의, ⓑ 인수 대상에 해당 계약이 포함된 사실, ⓒ 잔류당사자의 동의 또는 승낙, ⓓ 해당 채권이 그 계약관계를 기초로 발생한 사실, ⓔ 배제 특약이 없는 사실(다만 이는 소극적 사실이므로 상대방의 항변을 기다리면 된다).
인용상
  1. 환송 후 결과가 확인되지 않는다. 대법원 판결 자체는 공보 게재 판결(공2020하, 212)이므로 법리 인용에는 문제가 없으나,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을 언급하려면 환송심 판결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대법원이 "볼 여지가 있다"고 표현하여 채권 취득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심리를 다시 하라는 취지임에 유의해야 한다.
  2. 원심의 변제 판단이 살아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했으므로, 2015. 11. 4. 이후 채권에 관한 원심의 변제 인정(변제액 329,986,439원 > 횡령액 281,124,300원)은 상고심에서 심리되지 않았다. 환송심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3.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2018, 22025 판결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판결이 그 법리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 계약인수가 수반된 국면에서는 다른 법리가 적용된다고 한 것이다. 영업양도 일반론으로 91다22018을 인용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되, 계약인수가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2020다245958을 함께 인용해야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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