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분양사업의 포괄승계와 기존 분양자의 책임 존속·계약인수에 필요한 채권자의 승낙

핵심 결론 분양사업의 권리·의무를 제3자에게 포괄승계시켰더라도 채권자의 승낙 없이는 기존 분양자가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조례에 의한 지방공사 승계도 마찬가지이며, 계약인수로 기존 당사자가 탈퇴하려면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승낙이 필요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9다88303, 2007다31990, 2010다28840, 2010다41928

해당판례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사건명은 손해배상(기)이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의 하자담보책임이 지방공사에 포괄승계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하급심
제1심은 광주지방법원 2003. 9. 25. 선고 2000가합5437 판결이다.
제1심은 아파트 하자에 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광주고등법원 2009. 9. 30. 선고 2003나8489 판결이다.
원심은 조례에 따라 도시공사가 분양계약에 관한 권리·의무와 하자담보책임을 포괄승계하였으므로, 광주광역시는 분양자의 지위에서 벗어나 책임을 면하였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의 승계나 면책적 채무인수에 승낙하였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조례만으로 광주광역시의 면책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환송심은 광주고등법원 2014. 1. 15. 선고 2012나2988 판결이다.
환송심은 광주광역시의 분양자로서의 하자담보책임을 인정하고, 관리단에 전유부분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금 461,186,618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단하였다.
지연손해금은 2000년 6월 13일부터 환송심 선고일인 2014년 1월 15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당시 적용된 연 20%로 인정하였다.
다만 공용부분에 관한 양수금 청구는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분양자의 책임이 존속한다는 판단과 개별 손해배상청구권이 적시에 행사되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또한 환송심의 심판대상은 상고한 범위에 한정되었다. 전유부분은 226명분, 공용부분은 288명분이었고, 상고하지 않은 나머지 청구에 관한 환송 전 판결은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

관련판례

대법원 1987. 9. 8. 선고 85다카733, 734 판결
계약당사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계약인수의 성립과 효력에 관한 선례이다. 대상판결은 계약인수에 관계당사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인용하였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계약인수는 삼면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고, 두 당사자의 합의가 선행되었다면 나머지 당사자가 동의하거나 승낙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선례이다. 대상판결이 직접 인용하였다.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의 권리로 하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가 구분소유자들의 채권을 양수하여 청구를 변경한 경우, 정당한 권리의 행사시점을 판단한 선례이다. 환송심은 이를 적용하여 공용부분 청구의 제척기간 도과를 인정하였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41928 판결
구 집합건물법상 하자담보추급권의 귀속과 행사기간에 관한 선례이다. 환송심은 관리기구의 하자보수 요구만으로 구분소유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행사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 참조하였다.

관련법령

민법 제454조 제1항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계약에 의한 면책적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계약상 채무에도 적용된다.
구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지방자치단체의 구역변경이나 폐치·분합에 따른 사무와 재산의 승계에 관한 규정이다. 대법원은 이 규정의 ‘재산’에 채무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들어, 채권자의 관여 없는 일방적인 채무승계를 제한하는 취지를 조례 해석에도 고려하였다.
광주직할시 도시개발공사 설치 조례(1993. 6. 18. 광주직할시 조례 제2394호) 부칙 제3조·제7조
부칙 제3조는 공영개발사업단에 관한 시의 권리·의무를 도시공사가 포괄승계하도록 정하였다. 부칙 제7조는 소유권이전 등 일정한 업무를 위하여 도시공사가 시장의 공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시와 도시공사 사이의 사무승계에 관한 규정으로 해석하였다.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1998. 12. 28. 법률 제55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민법상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 규정을 준용하는 당시 규정이다. 환송심의 하자 손해배상책임 판단 근거이다.

민법 제667조

하자보수 및 하자보수에 갈음하거나 함께 청구하는 손해배상의 근거이다.

민법 제671조 제1항

토지·건물 등 공작물에 대한 담보책임의 존속기간을 규정한다. 환송심은 당시 적용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콘크리트 구조물의 하자담보추급권 행사기간을 인도 후 10년으로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피고 광주광역시는 공영개발사업단을 통하여 금호시영1단지아파트 6개 동, 810세대를 건축·분양한 지방자치단체이다. 원고 관리단은 해당 아파트의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관리단이다.
분양계약은 1992년 10월부터 같은 해 12월경까지 체결되었다. 아파트는 1993년 12월 사용검사를 받았고, 수분양자들은 같은 달부터 입주하여 1994년 1월 말경 입주를 완료하였다.
도시개발공사는 아파트 공사 진행 중인 1993년 9월 1일 설립되었다. 설치 조례는 도시공사가 광주직할시 공영개발사업단에 관한 시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아파트 소유권보존등기는 시 명의로 이루어졌고, 도시공사를 거치지 않고 수분양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입주 후 아파트에 균열·누수 등 여러 하자가 발생하였다. 자치관리위원회는 도시공사 등에 하자보수를 요구하였고, 시와 시공업체가 일부 보수공사를 하였으나 하자가 남았다.
수분양자 등과 관리단은 2000년 6월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이후 관리단이 구분소유자들의 손해배상채권을 양수 또는 전전양수하여 소송에 승계참가하였다.
광주광역시는 조례에 따라 도시공사가 분양계약과 하자담보책임을 포괄승계하였으므로 자신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조례상 포괄승계만으로 기존 분양자가 수분양자들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면책적 채무인수에 필요한 채권자의 승낙
일반적인 판단 기준
채무자와 제3자가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하더라도 기존 채무자가 면책되려면 채권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승낙이 없으면 그 약정은 당사자 사이에서 이행인수 등의 효력을 가질 뿐, 기존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면하지 못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광주광역시가 도시공사에 분양사업 관련 채무를 넘겼더라도, 수분양자들의 승낙 없이 하자담보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라는 이유로 민법 제454조의 적용을 배제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계약인수와 기존 당사자의 탈퇴
일반적인 판단 기준
계약인수는 개별 채권·채무뿐 아니라 해제권 등 계약관계에서 생기는 포괄적 권리·의무를 이전하는 것이다.
적법한 계약인수가 성립하면 양도인은 원칙적으로 계약관계에서 탈퇴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양도인·양수인·잔류당사자 사이의 삼면합의가 있거나, 두 당사자의 선행 합의에 나머지 당사자가 동의·승낙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시와 도시공사 사이에서 분양계약 당사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였더라도, 계약 상대방인 수분양자들의 승낙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시의 탈퇴와 면책을 인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사업상 권리·의무의 포괄승계와 수분양자에 대한 관계에서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인수를 구별해야 한다.
조례에 의한 사무승계의 한계
일반적인 판단 기준
조례는 법률의 범위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조례가 권리·의무의 포괄승계를 정하더라도, 구체적인 사법상 권리·의무의 이전에는 민법 등 법률이 요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설치 조례를 시와 도시공사 사이의 사무승계를 정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도시공사가 분양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는 사실만으로 수분양자의 승낙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
또한 시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후 수분양자들에게 직접 이전등기가 이루어진 사정과, 조례가 일부 업무에서 시장의 공인 사용을 허용한 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였다.
환송심의 책임 인정과 청구범위 제한
환송심은 광주광역시의 분양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고, 심판대상인 226세대의 전유부분 하자에 관하여 461,186,618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였다.
반면 공용부분 청구는 제척기간 도과로 배척하였다. 관리단이 처음에는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전제로 소를 제기하였고, 구분소유자들의 채권을 양수한 후 그 권리에 기초한 청구를 한 것은 아파트 인도 후 10년이 지난 뒤였기 때문이다.
채권양도 통지만으로는 권리행사가 되지 않았고,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탄원서 제출이나 관리기구의 하자보수 요구 역시 이 사건에서 구분소유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자보수 완료 합의의 효력
환송심은 자치관리위원회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아 하자보수 완료에 합의하였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보수 후에도 전문감정 없이는 발견하기 어려운 하자가 남아 있었으므로, 외견상 보수가 완료되었다는 확인을 그러한 하자에 관한 권리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실무적 유의점

사업양수도계약이나 조례에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다’는 문구가 있더라도 기존 채무자의 면책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 또는 잔류당사자의 동의·승낙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사업의 행정상 이전, 업무 처리의 변경, 계약인수 및 면책적 채무인수는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자가 업무를 처리하거나 채권자가 그 사업자에게 이행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계약관계의 소멸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은 기존 분양자의 면책을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 다만 채권자의 승낙이 없으면 언제나 병존적 채무인수가 성립한다는 판결은 아니다. 인수인에 대한 직접청구권은 인수 약정의 내용과 별도의 법적 근거를 검토해야 한다.
관리단이 하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권리의 귀속 주체, 채권양도와 통지, 적법한 권리행사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기존 분양자의 책임이 존속하더라도 제척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청구가 기각될 수 있다.
하자보수 완료확인서나 합의서를 검토할 때에는 작성자의 권한과 합의 대상 하자를 특정해야 한다. 외관상 보수 완료의 확인과 미발견 하자를 포함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포기는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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