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재판기록의열람등제한.
주주간계약서인 갑 제6호증의 1, 2에 관한 원심결정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2. 31.자 2018카기51063 결정
제1심은 신청인의 소송기록 열람·복사 등 제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심은 신청인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기내식공급계약서와 주주간계약서에 비밀유지조항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계약당사자 사이의 비밀유지의무를 의미할 뿐 실제로 해당 정보를 비밀로 관리했다는 사실까지 곧바로 소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비밀표시, 접근 제한, 관련자에 대한 비밀준수의무 부과 등 구체적인 관리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주주간계약서의 비밀유지조항을 달리 평가하였다. 해당 조항은 계약당사자의 추상적인 비밀유지의무뿐 아니라 임직원·대리인·하청업자가 이를 준수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구체적인 감독의무까지 규정하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이라면 영업비밀이 기재되어 있다는 소명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기내식공급계약서 등 나머지 문서에 대해서는 영업비밀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대법원이 주주간계약서에 대한 제한신청을 직접 인용한 것은 아니며, 그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한 결정이다.
관련판례
비밀표시·고지, 접근 대상이나 방법의 제한, 비밀준수의무 부과 등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비밀관리성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 선례이다. 대상결정은 이를 직접 인용하였다.
영업비밀의 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 및 비밀관리성의 의미를 설명한 선례이다. 대상결정은 특히 비밀관리성에 관한 법리를 소송기록 열람 제한 여부의 판단에 활용하였다.
두 선례가 영업비밀 자체의 성립요건을 설명하였다면, 대상결정은 그 요건을 소송기록 보호절차에서 어떻게 소명할 것인지를 구체화하였다.
관련법령
- 민사소송법 제163조 제1항 제2호 소송기록에 당사자의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는 소명이 있으면, 법원은 신청에 따라 해당 부분의 열람·복사 등을 신청할 수 있는 자를 당사자로 한정할 수 있다. 여기서 영업비밀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을 의미한다.
- 민사소송법 제162조 제1항·제2항 당사자와 이해관계를 소명한 제3자의 소송기록 열람·복사 및 확정된 소송기록의 열람에 관한 규정이다.
- 민사소송법 제352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문서의 송부를 촉탁하도록 신청하는 증거신청 방법을 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352조의2 문서송부촉탁을 받은 사람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이 사건에 적용된 영업비밀의 정의규정이다.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일 것을 요구하였다.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5. 1. 28. 법률 제130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비밀관리 요건으로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던 종전 규정이다. 대상결정은 비밀관리 요건의 개정 경과를 설명하면서 인용하였다.
비밀관리 요건은 2015년 개정으로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으로 완화되었고, 2019년 개정으로 노력의 정도에 관한 문구가 삭제되어 ‘비밀로 관리’될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 사건에는 ‘합리적인 노력’ 기준이 적용되었다.
법률 제16204호의 정확한 공포일은 2019년 1월 8일이고 시행일은 2019년 7월 9일이다. 결정문에 기재된 ‘2018. 1. 8.’은 법령 연혁에 따라 위와 같이 바로잡았다. 개정법 연혁
사실관계
신청인은 항공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주식회사이고, 상대방은 엘에스지스카이셰프코리아 주식회사였다. 두 회사 사이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5271 손해배상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
본안사건의 소송기록에는 두 회사 사이의 기내식공급계약서와, 항공회사가 독일법인 LSG ASIA GmbH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서 등이 증거로 제출되어 있었다.
주주간계약서 제17조는 계약당사자에게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면서, 이사·임원·직원·대리인·하청업자가 해당 의무를 준수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의무도 규정하였다. 이 조항은 계약 종료 후 3년간 유효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한편 별도 소송의 당사자인 제3자가 위 손해배상 사건의 기록에 대한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하였고, 그 신청이 채택되었다. 이에 따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의 기록에 포함된 계약서 등이 제3자에게 공개될 가능성이 생겼다.
항공회사는 소장·답변서·준비서면의 특정 부분과 계약서 등 일부 서증에 영업비밀이 포함되어 있다며, 그 부분의 열람·복사 등을 신청할 수 있는 자를 본안사건의 당사자로 한정해 달라고 신청하였다. 항고심에서는 제한을 구하는 기록의 범위를 별지 목록에 기재된 부분으로 축소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보호대상은 소송기록에 제출된 특정 정보였고, 제한하려는 상대는 해당 본안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였다. 원심결정
법리
영업비밀의 개념과 소명 대상
일반적인 판단 기준
민사소송법 제163조 제1항 제2호의 영업비밀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과 같은 개념이다. 단순히 회사 내부자료이거나 외부 공개를 원하지 않는 정보라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 및 비밀관리성을 갖춘 정보가 소송기록에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소명해야 한다. 다만 이 절차에서는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본안책임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의 공개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를 소명자료에 기초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에 대한 적용
항공회사는 계약서 등에 유용한 경영상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핵심 쟁점은 특히 해당 정보가 비밀로 관리되었다는 점을 계약서의 비밀유지조항으로 소명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은 영업비밀의 성립요건을 없애거나 비밀유지약정만으로 영업비밀을 창설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조항 자체가 비밀관리성을 뒷받침하는 소명자료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비밀유지조항의 구체성과 비밀관리성
일반적인 판단 기준
비밀유지조항의 증명력은 그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계약내용을 누설하지 말라는 일반적인 약정 외에, 정보에 접근하는 사람의 범위와 그들에 대한 비밀준수 확보의무 등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정해져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적용
주주간계약서는 계약당사자뿐 아니라 이사·임원·직원·대리인·하청업자의 준수를 확보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계약내용을 비밀로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감독의무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계약 종료 후 3년이라는 의무 존속기간도 함께 고려하였다. 이러한 조항이 있는데도 영업비밀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는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계약 종료 후 3년’이 모든 계약에 요구되는 법정 기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계약의 비밀관리 구조를 평가한 사정 중 하나이다.
문서송부촉탁과 미확정 소송기록의 보호
일반적인 판단 기준
문서송부촉탁은 다른 사건의 기록을 증거로 확보하는 절차이다. 그 신청이 채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대상 기록에 영업비밀이 있는지까지 심사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당시 대상문서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은 송부촉탁이 채택된 뒤, 신청인이 기록을 열람하여 필요한 부분을 지정하는 실무를 지적하였다. 이러한 경우 소송기록에 포함된 영업비밀이 제3자에게 공개될 위험이 있으므로 별도의 열람 제한을 통한 보호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 대한 적용
별도 소송 당사자의 문서송부촉탁이 채택된 상태였으므로, 주주간계약서의 비밀정보가 제3자에게 공개될 위험이 구체화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 사정도 고려하여 주주간계약서에 관한 제한신청을 다시 심리하도록 하였다.
제한의 범위와 문서별 판단
일반적인 판단 기준
영업비밀이 포함된 특정 부분을 대상으로 제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여러 문서에 대한 신청이라면 각 문서의 내용과 비밀관리 사정을 구별해야 한다.
또한 제163조 제1항에 따른 제한은 열람 등을 신청할 수 있는 자를 소송당사자로 한정하는 제도이다. 해당 본안소송의 상대방에게까지 자료를 감추는 효력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구체적인 감독의무가 규정된 주주간계약서 부분만 파기환송하였다. 기내식공급계약서 등 나머지 문서는 영업비밀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 신청서에는 서증번호, 문서명, 쪽수, 조항 및 제한을 구하는 문구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소송기록 전체가 회사의 비밀이라는 포괄적인 주장보다 정보별 소명이 중요하다.
- 비공지성, 경제적 가치 및 비밀관리성을 구분하여 설명해야 한다. 비밀유지약정 외에도 접근권한 설정, 문서관리규정, 배포대상 제한, 비밀표시 및 임직원 서약서 등을 함께 제출하면 소명을 보강할 수 있다.
- 계약에서는 비밀정보의 범위, 허용되는 접근자, 임직원·수탁업체에 대한 의무 부과, 복제·재전달 제한 및 관리·감독 책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실제 관리도 계약 내용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 법원 제출이나 법령상 공개가 필요한 경우의 예외, 사전 통지, 공개범위 최소화 및 보호조치 협력의무를 계약에 정해 두면 분쟁 대응에 도움이 된다.
- 비밀자료를 증거로 제출할 때 열람 제한신청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현행 민사소송법 제163조 제3항은 제한신청에 관한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제3자가 해당 비밀 기재부분의 열람 등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63조
- 소송기록 열람 제한, 문서송부촉탁에 대한 대응 및 소송당사자의 소송 외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는 목적과 효과가 다르다. 필요한 보호범위에 맞춰 각각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