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등록상표의 독특한 도형을 삭제하고 영문 명칭을 사용한 경우 불사용취소를 면할 수 있는지

핵심 결론 불사용취소를 면하려면 등록상표 자체 또는 거래통념상 동일한 상표를 사용해야 한다. ‘Valentine’ 문자가 공통되더라도 독특한 도형을 삭제하고 문자 배열·서체 등을 바꾼 표장은 동일성이 부정되어 해당 지정상품의 등록이 취소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후11001, 2012후2463, 2019후12100

해당판례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후11001 판결〔등록취소(상)〕
대법원은 상표권자인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등록상표와 실사용표장의 동일성을 부정하여 취소심판 대상 지정상품에 관한 등록취소를 인정한 원심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특허법원 2018. 6. 7. 선고 2017허6194 판결
특허법원은 통상사용권자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사용표장을 광고에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 표장이 등록상표와 거래통념상 동일하지 않다고 보아, 등록취소를 명한 특허심판원의 2017. 7. 26. 2015당5698 심결에 대한 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취소 대상은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전부가 아니라, 귀금속제지갑과 배낭·핸드백·여행용 가방·비귀금속제지갑 등 심판청구의 대상이 된 지정상품 부분이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후2463 전원합의체 판결: 불사용취소에서 등록상표의 사용에는 거래통념상 동일한 형태의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는 법리이다. 영문과 그 한글 음역이 결합된 상표에서 일정한 요건 아래 어느 한 부분만 사용하더라도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원심이 직접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후12100 판결: 실제 사용상품인 화장품 원료와 지정상품인 완제품 화장품의 동일성을 부정한 사례이다. 이 사건이 ‘표장의 동일성’을 다룬 것과 달리 ‘상품의 동일성’을 다루므로, 불사용취소의 두 판단 요소를 구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원고의 등록상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상단에는 ‘V’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역삼각형 도형과 소문자 ‘a’ 및 따옴표 모양이 결합되어 있고, 중간에는 첫 글자 ‘V’를 같은 도형으로 표현한 필기체 ‘Valentine’, 하단에는 한글 ‘발렌타인’이 배치되어 있었다.
반면 실제 사용된 표장은 상단의 고딕체 대문자 ‘VALENTINE’, 중간의 회색 가로선, 하단의 ‘GLOBAL FASHION GROUP’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등록상표의 독특한 도형과 한글 음역은 사용되지 않았다.
원고는 통상사용권자인 회사가 2013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사용표장을 핸드백·지갑 등의 광고에 사용하였으므로 등록상표를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외관이 다르더라도 ‘발렌타인’이라는 호칭과 관념이 같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주장이었다.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 피고는 2015. 12. 23. 일부 지정상품에 대한 불사용취소심판을 청구하였다.
  • 특허심판원은 2017. 7. 26. 취소심판청구를 인용하였다.
  • 특허법원은 2018. 6. 7. 원고의 심결취소청구를 기각하였다.
  • 대법원은 2020. 4. 9.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① 불사용취소에서는 유사한 상표의 사용만으로 부족하다.
불사용취소제도는 등록상표의 사용을 촉진하고 사용하지 않는 등록에 제재를 가하여 타인의 상표 선택 기회를 확보하려는 제도이다.
따라서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해야 하며, 단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등록된 견본과 완전히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거래통념상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도 허용된다.
② 공통된 문자와 호칭만으로 동일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두 표장에 ‘Valentine’이라는 문자가 공통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동일성을 부정하였다.
  • 전체 구성에서 문자가 배치된 위치와 글자체, 대문자·소문자의 조합이 다르다.
  • 등록상표의 상단과 중간에 포함된 도형은 구성이 독특하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은데, 실사용표장에는 그 도형이 없다.
  • 실사용표장에는 회색 가로선과 ‘GLOBAL FASHION GROUP’이 추가되어 있고, 등록상표의 한글 음역은 생략되어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표의 동일성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다.
참고한 주석서에 의하면, 이 사건은 독특한 도형의 삭제, 문자 위치·서체·대소문자 조합의 차이, 한글 음역의 유무 등을 이유로 등록상표와 실사용표장의 동일성을 부정한 사례로 정리되어 있다.
③ 단순한 한글 음역의 생략과 특징적인 도형의 삭제를 구별해야 한다.
참고한 주석서에 의하면, 2012후2463 전원합의체 판결은 영문과 그 한글 음역이 결합된 상표에서 새로운 관념이 생기지 않고, 한 부분만 사용해도 통상 동일하게 호칭되는 경우 거래통념상 동일성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한글 음역만 생략한 것이 아니다. 비중이 작지 않은 독특한 도형이 삭제되고 문자 표현과 전체 구성이 함께 달라졌다. 따라서 영문 명칭을 유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여 동일성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④ 광고에 사용한 사실과 등록상표를 사용했다는 법적 평가는 별개이다.
원심에서는 피고가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출석하거나 답변하지 않아, 통상사용권자가 실사용표장을 광고에 사용하였다는 사실이 자백간주되었다.
그러나 실사용표장이 등록상표와 동일한지는 별도로 판단하였다. 광고행위 자체가 인정되더라도, 사용된 표장이 등록상표와 동일하지 않으면 그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무적 유의점

① 로고를 변경할 때 기존 등록상표와의 동일성을 점검해야 한다.
브랜드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특징적인 도형을 삭제하거나 전체 구성을 바꾸면 기존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변경된 표장의 별도 출원 필요성과 기존 등록의 유지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② 결합상표만 등록한 경우 문자 부분의 사용만으로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문자와 도형의 결합 형태로 등록받았다면 문자만 사용해도 항상 등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할 문자상표와 결합상표의 등록 범위를 사업상 사용계획에 맞추어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③ 사용증거에는 실제 표장의 형태가 드러나야 한다.
매출자료나 거래서류뿐 아니라 당시의 제품 사진, 광고물, 홈페이지 화면 등을 보관하여 어떤 형태의 상표를 사용했는지 입증해야 한다. 사용시점·지정상품·사용주체와 함께 표장의 동일성도 확인해야 한다.
④ 일부 지정상품의 취소를 등록 전체의 취소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심판청구 대상이 된 지갑·가방류 등에 관한 등록취소 사건이다. 포장용 포대나 상자 등 나머지 지정상품까지 모두 취소되었다고 정리해서는 안 된다.
같은 또는 유사한 사안을 다룬 다른 글
영문·한글 병기상표 중 한 부분만 사용해도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되는 요건—전원합의체의 종전 판례 변경 함께 인용한 판례 2012후2463 화장품 원료에 상표를 사용한 경우 ‘스킨케어용 화장품’의 불사용취소를 면할 수 있는지 함께 인용한 판례 2019후12100 거래서류에 표시한 상표와 불사용취소 함께 인용한 판례 2012후2463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