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두32460 판결 [과징금부과처분등취소청구의소]
- 원고, 피상고인: 현대건설 주식회사
- 피고, 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 기각
하급심
서울고법 2017. 12. 20. 선고 2015누65300 판결
원심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10월 7일 현대건설에 부과한 과징금 10,463,000,000원, 즉 104억 6,300만 원의 납부명령을 전부 취소하였다.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여 과징금 산정에 관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앞선 정리에서 비용의 귀속을 현대건설의 공사매출 문제로 설명한 부분은 바로잡는다. 현대건설은 이 사건 입찰에서 탈락하였고, 실제 공사계약은 다른 건설사가 대표하는 공동수급체가 체결하였다. 쟁점은 그 낙찰자의 계약금액을 현대건설의 과징금 산정기준으로 사용하면서 어떤 항목을 제외해야 하는지였다.
관련 판례
입찰담합 과징금의 산정기준인 계약금액도 관련매출액의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처음부터 추후 공제를 전제로 잠정적으로 포함된 관급자재비는 공사매출로 볼 수 없으므로 제외해야 한다고 보았다.
입찰담합의 계약금액 중 매출액에 해당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금액은 과징금 산정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발주처의 직접 구매, 대금 귀속, 소유권 및 회계처리 등을 검토하였다.
입찰담합에 따른 계약금액 중 일부가 매출액에 해당하지 않으면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관련 법령
원심판결 별지에서 확인된 구법의 개정 기준일과 법령번호를 반영하였다.
① 입찰담합의 금지와 과징금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1. 12. 2. 법률 제1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8호 입찰에서 낙찰자·투찰가격·낙찰가격 등을 공동으로 결정하여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1. 12. 2. 법률 제1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의 상한은 20억 원이었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1. 12. 2. 법률 제1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의3 제1항 과징금 부과 시 위반행위의 내용·정도, 기간·횟수,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1. 12. 2. 법률 제1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의3 제5항 과징금의 부과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다.
② 관련매출액과 계약금액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11. 2. 대통령령 제224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관련매출액의 의미를 규정하면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서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삼도록 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11. 2. 대통령령 제224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과징금 부과기준을 별표 2에 따르도록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11. 2. 대통령령 제224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2] 제2호 가목 관련매출액에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하여 기본과징금을 산정하는 기준을 규정한다.
③ 입찰담합 참여자별 산정기준
-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2. 3. 2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Ⅳ. 1. 다. (1) (마) 1) 낙찰되어 계약이 체결된 경우 그 계약금액을 해당 입찰담합에 참여한 각 사업자의 관련매출액으로 보도록 규정한다.
-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2. 3. 2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Ⅳ. 1. 다. (1) (마) 2) 응찰하지 않았거나 탈락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기본과징금을 2분의 1 범위에서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원심은 관급자재 등의 분리 발주 근거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5조,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7조·제24조 등도 검토하였다. 이들 법령은 원심에 개정 기준일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다.
사실관계
① 설계와 가격을 함께 평가하는 철도공사 입찰이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11년 5월 4일 철도 건설사업의 해당 공사에 관하여 설계·시공 일괄입찰을 공고하였다. 공사 추정금액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465,248,000,000원이었다.
낙찰자는 설계점수 70%, 가격점수 30%를 반영하여 결정하였다. 설계평가에서는 순위에 따라 점수를 8%씩 차등 부여하는 총점강제차등제가 적용되었다.
현대건설 등 4개 건설사는 각각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여하였다.
② 네 회사는 투찰가격을 추첨으로 정하고 이행 여부까지 확인하였다.
각 회사 담당자들은 공사가 어려워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이유로 저가 투찰을 막기 위한 가격합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2011년 8월 말 또는 9월 초경 담당자들은 모임을 갖고, 투찰가격이 적힌 종이를 회사별로 추첨하여 가격을 정하였다. 현대건설은 441,501,700,000원, 투찰률 94.90%로 입찰하기로 하였다.
네 회사는 상대 회사에 직원을 보내 합의된 가격으로 전자입찰을 등록하는지 확인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2011년 9월 7일 합의한 가격에 따라 투찰하였다.
③ 현대건설은 탈락하였고 다른 공동수급체가 계약을 체결하였다.
2011년 10월 7일 다른 건설사가 낙찰자로 결정되었다. 낙찰 공동수급체는 2013년 9월 6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부가가치세 포함 434,994,900,000원에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현대건설은 낙찰되지 않았으므로 해당 공사계약에 따른 매출을 얻지 못하였다.
④ 관급자재비는 처음부터 추후 감액이 예정되어 있었다.
입찰공고와 입찰안내서는 발주처가 관급자재를 직접 구매하여 공급하고, 해당 금액을 도급공사비에서 추후 감액하도록 정하였다.
설계·시공 일괄입찰의 특성상 실시설계 이전에는 직접 구매할 자재와 금액을 확정하기 어려웠으므로, 일단 공사계약금액에 포함시킨 것이다.
원심에서 확인된 관급자재 금액은 19,368,000,000원이었다. 낙찰 공동수급체는 이를 발주처에서 지급받거나 회계상 매출로 처리하지 않았고, 해당 자재의 소유권도 취득하지 않았다.
⑤ 폐기물처리와 문화재조사 역시 분리 발주 대상이었다.
이 사건 공사의 건설폐기물량은 9,960톤으로, 당시 관계 법령과 입찰안내서에 따른 분리 발주 대상이었다. 원심의 사실조회 결과, 건설폐기물처리비 318,000,000원을 감액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할 예정이었다.
해당 공구의 면적은 119,510㎡로 문화재 지표조사 등의 대상이었다. 문화재 표본·시굴조사 비용 54,000,000원도 공사계약금액에서 감액할 예정이었다.
⑥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건설에 104억 6,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찰담합을 인정하여 2015년 10월 7일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다.
과징금은 낙찰 공동수급체의 계약금액 중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395,449,909,091원을 관련매출액으로 삼아 산정하였다.
부과기준율은 7%였고, 현대건설이 탈락한 점을 고려하여 산정기준을 2분의 1 감액하였다. 이후 위반횟수에 따른 가중, 조사협력과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감경 등을 거쳐 최종 과징금을 10,463,000,000원으로 정하였다.
법리
① 설계경쟁이 남아 있어도 가격담합의 경쟁제한성은 인정된다.
현대건설은 설계점수의 비중과 차등평가 방식 때문에 사실상 설계순위로 낙찰자가 결정되므로 가격합의의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 회사가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하여 가격경쟁 자체를 없앴기 때문이다.
설계와 가격이라는 두 평가요소 중 설계경쟁만 남았다는 사정은 가격담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은 유지되었다.
② 탈락자도 낙찰자의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공사를 수주하지 못해 매출액이 없으므로 20억 원 이하의 정액과징금만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입찰담합 과징금의 계약금액 기준이 낙찰자뿐 아니라 담합에 참여한 탈락자에게도 적용된다고 보았다.
과징금은 부당이득 환수뿐 아니라 담합을 억제하는 제재의 성격도 가진다. 따라서 실제 수주이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낙찰자의 계약금액을 산정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현대건설 자신의 매출이 없다”는 주장과 “낙찰자의 계약금액 중 공사매출이 아닌 항목이 있다”는 주장은 구별된다. 전자는 배척되었고 후자는 받아들여졌다.
③ 계약금액에도 관련매출액이라는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입찰담합에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관련매출액의 특수한 형태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계약금액을 매출액의 성격과 무관한 독립적인 개념으로 볼 수 없다. 계약금액 중 일부가 매출액에 해당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과징금 산정에서 공제해야 한다.
이는 비용을 모두 빼서 순이익만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처음부터 해당 공사매출로 귀속되지 않는 금액을 제외하는 문제이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두32460 판결
④ 관급자재비 등은 잠정적으로 포함되었을 뿐 확정적인 공사대가가 아니었다.
원심은 관급자재비·건설폐기물처리비·문화재조사비에 관하여 다음 사정을 인정하였다.
- 관계 법령상 별도 계약 또는 분리 발주 대상이었다.
- 입찰 단계부터 해당 비용의 공제가 예정되어 있었다.
- 최초 계약금액에는 잠정적으로 포함된 것이었다.
- 해당 공사계약에 따른 역무의 대가로 귀속되는 금액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 세 항목은 과징금 산정기준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⑤ 처분 당시 변경계약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공제를 검토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부과 당시 최종 변경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관급자재비를 공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당시에도 향후 공제가 예정되어 있었고, 실시설계 등을 통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산정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대법원도 이러한 판단에 행정처분의 위법성 판단기준 시점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처분 이후 새로운 사유로 계약금액이 줄어든 경우와, 처음부터 공제될 금액이 잠정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가 나중에 정리되는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⑥ 다른 비용까지 일률적으로 공제한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은 생태계보전협력금, 사후환경조사비, 지장물이설비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이 항목들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분리 발주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비용의 명칭만으로 공제 여부를 정할 수 없다. 각 항목에 관하여 분리 발주 근거, 계약상 공제 약정, 실제 귀속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⑦ 과징금납부명령은 전부 취소하되 시정명령은 유지하였다.
원심은 공제해야 할 금액을 포함한 채 과징금을 산정한 것은 기초 매출액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라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과징금납부명령 전부를 취소하였다. 법원이 일정 금액으로 과징금을 직접 감액하거나 적정 과징금액을 새로 정한 것은 아니다.
공동수급체 지분비율에 따른 산정·감경 및 부과기준율 등에 관한 나머지 주장은 더 판단하지 않았다. 반면 담합의 경쟁제한성은 인정하였으므로 시정명령 취소청구는 기각하였다.
결론
현대건설은 입찰에서 탈락했지만, 담합에 참여한 이상 낙찰자의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다.
다만 그 계약금액 중 처음부터 별도 발주와 공제가 예정되어 공사매출에 해당하지 않는 관급자재비·건설폐기물처리비·문화재조사비는 제외해야 한다.
원심은 이를 공제하지 않은 과징금 104억 6,300만 원의 납부명령을 전부 취소하고 시정명령은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입찰 탈락으로 매출을 얻지 못했다는 주장만으로 과징금 산정기준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낙찰자의 계약금액 자체에 포함된 공제항목을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
- 공제 근거는 입찰공고·입찰안내서·도급내역서·실시설계·분리 발주 규정으로 입증해야 한다. 대금 수령, 소유권, 회계처리 자료도 중요하다.
- 변경계약 체결 여부만 확인하지 말고, 처분 당시 공제가 예정되어 있었는지와 금액을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 관급자재비와 시공사가 직접 부담하는 자재비·하도급비를 구별해야 한다. 단순한 원가 지출은 매출액 제외 사유가 아니다.
- 담합의 성립, 시정명령의 적법성, 과징금 산정의 적법성은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도 담합은 인정하면서 과징금납부명령만 취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