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적 유의점
가. 건설사가 어떤 지위에서 대여하고 보증했는지부터 밝힌다
이 사건 건설사는 시행사에 대한 대여금채권자이자 신탁계약의 1순위 우선수익자였지만, 동시에 사업지분 60%를 가진 조합원이었다. 공동사업약정 제3조는 두 회사가 지분에 따라 토지비와 사업비를 부담하도록 했고, 제4조와 제7조는 원고가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하면 건설사가 지급보증하거나 직접 대여하도록 했다. 원고로서는 대출계약서와 신탁계약서에 더하여 이들 조항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건설사의 보증이 공동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부담한 자신의 계약상 의무였다는 점이 드러난다.
나. 해지통보를 받으면 해산사유와 탈퇴 의사를 구별해 다툰다
건설사는 공동사업을 끝내겠다고 통보했지만, 정작 자신이 조합에서 탈퇴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고가 다툴 쟁점은 그 통보 당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는지였다. 이 사건에서는 두 사업부지의 확보율, 환지처분의 완료, 남은 지분의 취득 가능성이 중요했다. 반면 건설사가 탈퇴 후 정산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우려한 사정이나 당사자 사이에 다른 소송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조합의 해산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 약정의 존속과 공매금지는 상대방과 입증할 사실이 다르다
원고는 건설사를 상대로 공동사업약정의 유효확인을, 공매를 예고한 신탁사를 상대로
신탁법 제77조 제1항에 따른 공매·처분절차의 금지를 청구했다. 후자의 청구에서 유력한 증거는 원고가 만기 전에 확보한 금융기관 두 곳의 대출참여 의향서와 지급보증 요청 공문이었다. 이 자료와 과거의 대환 내역을 통해, 건설사가 보증의무를 이행했다면 연체와 대위변제를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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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5. 25. 선고 2022나2032192 판결〔공동사업약정 유효확인 등〕 — 피고들의 항소기각 후 상고 없이 원고 전부승소 확정
| 청구 | 상대방 | 확정 결과 |
|---|
| 공동사업약정 유효확인 | 건설사의 소송수계인 | 인용. 2006. 12. 18.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이 유효함을 확인 |
| 신탁부동산 공매·처분절차 진행금지 | 수탁자인 신탁사 | 인용. 환지 후 두 사업부지 중 판결 별지 4·5 기재 신탁지분에 대한 공매·처분절차를 금지 |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7. 20. 선고 2020가합595436 판결은 원고의 두 청구를 모두 인용했다. 항소심은 소송 중 환지처분에 따라 변경된 청구취지를 반영해 금지 대상 부동산의 표시를 고쳤고,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6. 자 2020카합21850 결정으로 공매·처분절차 진행금지가처분도 인용됐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다4957 판결 — 객관적으로 조합의 목적 달성이 매우 곤란해졌거나 조합원 사이의 신뢰가 무너져 원활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면 조합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다19208 판결 — 2인 조합에서 한 사람이 적법하게 탈퇴하면 두 사람 사이의 조합관계는 종료된다. 이 사건에서는 건설사가 자신의 탈퇴 의사를 명백히 부인했다는 점이 결론을 갈랐다.
-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 — 채권자대위권의 보전 필요성을 판단할 때에는 채권 회수에 실제로 필요한지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에 부당하게 간섭하는지를 함께 고려한다.
- 동업계약의 해지통고를 조합의 해산청구로 해석할 수 있는 요건은 ChatByun의 「동업 해지통고 후 미지급 이익금은 인정되고 특허 사용금지는 기각된 이유」에서 다루었다.
관련법령
- 민법 제703조 제1항·제2항, 민법 제704조 — 공동사업을 경영하기 위한 상호출자로 조합이 성립한다. 출자는 금전·재산·노무로 할 수 있고, 조합원의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한다.
- 민법 제716조, 민법 제720조 — 조합원 개인의 탈퇴와 부득이한 사유에 따른 조합의 해산청구를 각각 규율한다.
- 민법 제404조 제1항, 민법 제441조 제1항 — 채권자대위권과 수탁보증인의 사후구상권에 관한 규정이다.
- 신탁법 제77조 제1항 — 수탁자의 신탁행위 위반 또는 그 우려로 신탁재산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익자가 그 행위의 중지를 청구할 수 있다.
- 구 도시개발법(2007. 1. 26. 법률 제8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제4호, 제33조 제1항·제2항, 제42조 제1항 — 약정 체결 당시 공동사업의 대상인 환지와 도시개발사업의 경비 조달을 위한 체비지를 구별하는 근거가 된 규정이다.
사실관계
원고 시행사와 피고 건설사는 포항의 도시개발구역에서 토지를 함께 매입하고, 그 토지에 대해 환지를 받아 공동주택을 짓기로 했다. 사업지분과 비용부담 비율은 원고 40%, 건설사 60%였다. 원고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를, 건설사는 자금조달 지원과 시공을 맡았다. 두 회사가 공동주택사업을 위해 구성한 민법상 2인 조합과, 구역 전체의 환지계획을 수립·시행한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조합은 별개다. 두 회사는 후자의 조합원이기도 했다.
원고는 자신의 토지 지분을 신탁사에 담보신탁했고, 건설사는 1순위 우선수익자가 되었다. 원고는 수년간 건설사의 보증으로 새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상환했다. 그러나 건설사는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2020. 6. 30. 공동사업약정의 해지를 통보한 뒤, 570억 원의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대환대출 보증을 거절했다. 이어 2020. 9. 25. 약정 상환시각인 오후 2시가 지나자 그날 대출금 전액을 대신 갚고 신탁사에 공매를 요청했다.
법리
가. 공동사업약정의 법적 성질은 민법 제703조의 조합계약이다
항소심은 두 회사가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조합계약이 성립했다고 명시했다. 두 회사는 각자 토지비와 사업비를 부담하고, 공동시행자로서 토지 확보·인허가·자금조달·시공을 분담하여 하나의 공동주택사업을 경영하기로 했다. 건설사가 원고 지분에 해당하는 공사를 도급받기로 한 것은 이 조합계약 안에서 정한 역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개별 공사나 대출에 관한 분쟁이 생겼을 때에도, 먼저 두 회사의 조합관계가 종료되었는지를 판단해야 했다.
나. 조합원 한쪽의 해지통보나 공유물분할청구만으로 조합이 종료되지는 않았다
약정에는 협의에 의하여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법원은 이 조항이
민법 제720조의 해산청구권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해산하려면 그 조항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두 회사는 집단환지된 두 사업부지의 지분을 각각 약 98.39%, 99.98% 확보했다. 도시개발조합이 제3자에게 매각한 체비지는 두 회사의 공동주택 사업부지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업 지연과 당사자 간 갈등을 고려해도 공동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워졌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했다.
건설사가 별도로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한 사실도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관련 소송의 제1심은 분할을 청구한 재산을 두 회사의 조합재산인 합유물로 보았다. 이 사건 항소심은 특히 건설사가 조합에서 탈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이상, 분할소송을 제기한 행위만을 탈퇴로 해석하거나 그로써 2인 조합이 해산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 조합이 존속하는 동안 다른 조합원을 탈퇴시켜 대여금을 회수할 수도 없었다
건설사는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 등으로 원고의 조합탈퇴권을 대신 행사하려 했다. 법원은 520억 5,000만 원의 대여금채권과 사전구상권의 존재는 인정했다. 다만 이 사건 약정은 건설사가 사업자금을 계속 조달하고 사업의 PF자금·유보금·이익금으로 대여금을 상환받는 구조였다. 조합이 존속하고 건설사의 자금조달의무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 채권을 곧바로 행사할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더욱이 건설사는 이미 1순위 우선수익권을 확보한 반면, 원고는 탈퇴하면 시행이익을 잃는다. 원고의 탈퇴권까지 대신 행사할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았다.
라. 조합원으로서 보증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건설사의 대위변제는 공매사유가 되지 않았다
신탁특약은 건설사가 보증채무를 대위변제한 경우를 처분사유로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원은 그 문구를 조합계약에서 건설사가 맡은 자금조달의무와 함께 해석했다. 원고의 의무 불이행이나 사업목적 달성 곤란으로 건설사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탁부지를 처분할 실질적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새 대출을 주선했는데도 건설사가 보증을 거절해 연체 위험을 발생시킨 뒤 변제했다. 법원은 이를
민법 제441조 제1항의 과실 없는 변제로 볼 수 없어 사후구상권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조합계약은 유효하고 신탁계약상 처분사유는 충족되지 않았는데, 공매가 진행되면 사업부지를 잃어 공동주택사업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후순위 수익자인 원고의 공매·처분절차 금지청구가 인용되었다.
검토대상 판결문
서울고등법원 2023. 5. 25. 선고 2022나2032192 판결〔공동사업약정 유효확인 등〕. 공동사업약정의 지분과 역할 분담은 PDF 3~5쪽, 민법상 조합계약이라는 판단은 13~14쪽, 해산·공유물분할·탈퇴권 대위행사에 관한 판단은 14~32쪽, 공매금지의 근거는 3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