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분유지에 노력한다’는 약정도 법적 의무가 되지만 손해는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

핵심 결론 ‘자회사 지분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약정도 투자 목적과 계약 내용에 따라 법적 의무가 된다. 다만 무단 매각으로 의무를 위반했더라도 매각대금이 회사에 유입된 이상,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 하락 등 손해를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223054, 2022다307409, 2017다215070, 2018다262967

해당 판례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23054 판결 [매매대금등지급청구의소]
이 글은 위 판결 중 시니안 유한회사 등 투자자들의 재단법인 두산연강재단에 대한 지분유지의무 위반 관련 손해배상청구 부분과 그 파기환송심을 정리한 것이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12. 선고 2015가합572866 판결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8. 2. 21. 선고 2017나2016899 판결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나2003364 판결
  • 재상고심: 대법원 2022다307409 — 제공된 사건 진행 화면에 따르면 상고기각으로 종결되었다.
환송 전 원심은 지분유지의무는 인정하면서도, 두산연강재단이 회사 경영진에게 지분 매각을 결정하도록 한 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두산연강재단이 지분유지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의무 위반을 인정하였지만,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당사자가 정한 계약의 내용과 의무의 범위를 해석하는 데 관련된 규정이다.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정한다.
  • 민법 제393조 통상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 범위를 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손해 발생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손해액의 증명이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손해 발생 자체의 증명을 면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사실관계

투자자들은 중국 금융사업의 가치를 보고 두산캐피탈에 투자하였다.
시니안, 넵튠, 하나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는 2011년 4월 28일 두산캐피탈의 신주 7,957,066주를 49,731,662,500원에 인수하였다.
두산캐피탈은 중국에서 건설기계 구매 고객에게 리스금융 등을 제공하는 DCFL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산캐피탈 자체는 선박금융과 부동산 프로젝트금융의 부실 등으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중국 자회사인 DCFL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대하여 투자하였고, 납입한 투자금도 모두 DCFL의 유상증자에 사용되었다.
즉, 투자자들이 직접 취득한 것은 두산캐피탈 주식이지만, 투자 판단의 중요한 기초는 두산캐피탈이 보유한 DCFL 지분의 가치였다.
주주 간 계약에 자회사 지분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조항을 두었다.
투자자들과 두산 측 주주들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음 내용을 정하였다.
당사자들은 두산캐피탈이 DCFL에 대한 지분비율을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두산 측 주주들은 그 지분비율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 후 두산연강재단 등이 두산캐피탈 주식을 취득하면서 두산 측 주주들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투자자 동의 없이 나머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였다.
두산캐피탈은 2011년 12월 30일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DCFL 지분 중 29%를 매각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51%에 대해서는 투자자 동의 없이 2014년 9월 1일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7월 17일 거래를 종결하였다. 그 결과 DCFL 지분을 전부 처분하게 되었다.
파기환송심이 인정한 실제 수령 매각대금은 85,895,726,400원이었다.
투자자들은 지분 상실 또는 주식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를 주장하였다.
투자자들은 두산연강재단의 지분유지의무 위반으로 다음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 실질적인 투자 대상이었던 DCFL 지분 자체를 상실한 손해
  • DCFL 지분이 저가에 매각되어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캐피탈 주식의 가치가 하락한 손해
투자자들은 손해의 일부로서 각 15억 원, 합계 45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법리

‘노력한다’는 문구만으로 법적 구속력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대법원은 ‘최대한 노력한다’, ‘최대한 협조한다’는 문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의무를 법적으로 부담하기보다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사실상 이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 법적 의무를 부담할 의사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구속력 있는 의무로 인정할 수 있다.
  • 계약 전체의 문구와 구조
  • 계약 체결 경위
  • 당사자들이 달성하려던 목적
  •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
  • 의무의 이행가능성
이 사건에서는 지분 유지에 관한 공동의 인식이 명시되었고, DCFL의 가치가 투자 결정의 핵심이었으며, 투자금도 실제 DCFL의 증자에 사용되었다.
따라서 대법원은 ‘노력하여야 한다’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분유지의무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계약상 지위를 승계한 주주는 지분유지의무도 부담한다.
두산연강재단은 두산 측 주주들의 주주 간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대법원은 투자자 동의 없이 DCFL 지분이 매각된 이상, 두산연강재단이 지분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재단이 경영진에게 매각을 직접 지시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상 책임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은 별개이다.
파기환송심은 지분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에게 실제로 배상할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는 별도로 심리하였다.
투자자들은 DCFL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두산캐피탈은 DCFL 지분을 처분하면서 그 대금을 받았다.
따라서 매각된 DCFL 지분의 가치 전부에 투자자의 두산캐피탈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곧바로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
두산캐피탈의 자산이 지분에서 현금으로 바뀐 점을 고려하여, 그 거래 때문에 투자자들이 보유한 두산캐피탈 주식의 가치가 실제로 감소하였는지 판단해야 한다.
더 높은 평가금액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저가매각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 등을 근거로 저가매각에 따른 손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회계법인에 지분가치 평가를 의뢰하였다.
  • 실제 매각대금은 두 회계법인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평가금액 사이에서 결정되었다.
  • 평가방법이나 추정 과정에 논리적 오류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였다.
  • 다른 평가방법이나 사후 실적을 적용하여 더 높은 금액이 산출된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평가의 신뢰성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 두산캐피탈에는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매각할 현실적인 필요도 있었다.
따라서 지분이 현금으로 대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었다.
손해액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손해 발생 자체를 추정할 수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된 다음, 그 액수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에 적용된다.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에서 손해 발생 자체의 증명이 부족하므로, 법원이 재량으로 일정한 배상액을 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결국 지분유지의무 위반은 인정되었지만, 그로 인한 손해가 증명되지 않아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 노력의무와 결과보장의무를 구분하여 작성해야 한다. 합리적인 노력만 요구하는지, 특정 지분비율의 유지 자체를 보장하는지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동의권과 처분금지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지분 매각·희석·담보제공 등 어떤 행위에 사전동의가 필요한지 정해야 한다.
  • 실제 투자대상과 손해의 귀속 주체를 구별해야 한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자산가치 전부를 자신의 손해처럼 청구할 수는 없다.
  • 손해 증명이 어려운 경우를 계약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 무단 처분 시 매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액 예정 등 별도의 구제수단을 둘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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