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판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구상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동일한 이행청구의 재소를 허용한 종전 판례를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였다. 재소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관 4명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하급심
피고에게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구상금 18,767,816원 및 그중 원금 5,263,018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연대보증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최초 구상금소송에서 이미 채권의 존재가 확정되었으므로 그 주장을 다시 심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유지하였다.
관련판례
가. 종전 판례 —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허용
- 대법원 1987. 11. 10. 선고 87다카1761 판결
-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다74764 판결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의 10년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에 소의 이익을 인정한 판례들이다.
나. 후소의 심리 범위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에서도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존중해야 하므로, 이미 확정된 권리의 요건을 다시 심리할 수 없다는 법리이다.
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한 후속 전원합의체 판결
기존 이행소송 외에, 확정판결로 인정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소송도 허용하였다. 채권자는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두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이행청구 형태의 재소를 허용하는 법리를 유지한 판결, 후속 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새로운 확인소송 방식을 추가로 허용한 판결로 구별해야 한다.
라. 전소 변론종결 후 발생한 사유의 심리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서도 전소 변론종결 후 발생한 변제·상계·면제 등의 채권소멸사유와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심리할 수 있다고 명확히 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판결에서 아래 핵심 규정에 관하여 별도의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그 표기에 따른다.
사실관계
가. 자동차 구매자의 보험계약과 피고의 연대보증
원고는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이고, 피고는 자동차 구매자의 서울보증보험에 대한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람이다.
자동차 구매자는 1995. 12.경 서울보증보험과 할부판매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가 연대보증한 것은 자동차 구매자가 이 보증보험계약에 따라 서울보증보험에 부담하는 모든 채무였다. 이 사건에서 서울보증보험이 피고에게 행사한 권리는 보험금 지급 후 발생한 구상금채권이다.
나. 보험금 지급과 최초 구상금 승소판결
자동차 구매자가 할부금을 세 차례 납부하지 않자 현대자동차는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서울보증보험은 1996. 7. 23. 현대자동차에 7,600,951원을 지급한 뒤, 자동차 구매자와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보증보험은 서울지방법원 1997. 4. 8. 선고 96가소439231 판결에서 승소하였고,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이후 서울보증보험은 2,337,933원을 지급받았으나 전액을 회수하지 못하였다. 판결에 나타난 미회수 원금은 5,263,018원이다.
다. 첫 번째 시효중단 소송과 이행권고결정
서울보증보험은 시효중단을 위하여 다시 구상금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2. 1.자 2007가소1135651 이행권고결정은 18,767,816원 및 그중 5,263,018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고, 2007. 2. 23. 확정되었다.
여기서 18,767,816원은 당시 이행권고결정이 지급을 명한 금액이고, 그중 원금은 5,263,018원이다. 전체 금액을 최초 보험금 지급액이나 미회수 원금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라. 다시 10년이 임박하여 제기한 세 번째 소송
서울보증보험은 2007년 이행권고결정 확정일부터 다시 10년이 가까워지자, 2016. 8. 19.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은 동일한 구상금채권에 관한 세 번째 소송이었다.
피고는 자동차 구매자를 알지 못하고 연대보증약정도 체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법리
가. 승소 확정판결과 동일한 이행청구의 재소는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이 없다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는 이미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상대방에게 동일한 급부를 다시 청구하는 소송은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그러나 기존 집행권원이 있다는 사실과 그 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는 문제는 별개이다.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채 시효가 완성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생긴다.
나. 10년의 시효 완성이 임박하면 예외적으로 재소가 허용된다
대법원은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의 10년 소멸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에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소송은 2007. 2. 23.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된 뒤 약 9년 6개월이 지난 2016. 8. 19. 제기되었다. 대법원은 이를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로 보았다.
다만 이 판결이 ‘반드시 만료 전 6개월 이내에만 재소할 수 있다’는 획일적인 기준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시효 진행 상황과 재소의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
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를 한 차례로 제한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 판결 이후 이미 한 차례 시효중단을 위한 소송이 있었는데도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다수의견은 압류·가압류나 채무승인 등 다른 시효중단사유를 한 차례로 제한하지 않으면서 재판상 청구만 한 차례로 제한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확정판결에 따른 채무도 회생·파산제도 등을 통하여 조정하거나 면책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자에게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허용하는 것이 균형에 맞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미 한 번 시효중단 소송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시효중단 소송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라. 재소가 허용되어도 이미 확정된 채권의 발생 요건을 다시 심리할 수는 없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기존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후소의 판단은 전소 확정판결에 저촉되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피고의 “연대보증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최초 구상금채권의 발생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997년 확정판결에서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의 존재가 이미 확정되었다.
따라서 후소에서 보증계약 체결 여부나 관련 서류의 진정성 등을 다시 심리하여 전소와 반대되는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주장을 차단한 근거는 최초인 1997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다. 중간에 2007년 이행권고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마. 전소 변론종결 후 발생한 채권소멸사유까지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기판력 때문에 다시 다툴 수 없는 것은 전소 확정판결에 저촉되는 주장이다.
반면 전소 변론종결 후 발생한 변제·면제 등은 기존 판결과 양립할 수 있는 새로운 사정이다. 따라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서도 후발적인 채권소멸사유는 심리대상이 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구별해야 한다.
이 구별은 후속 대법원 2018다24349 판결에서 명확히 확인되었다.
바.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의 대립
적용 법리는 다수의견이다. 반대의견이 종전 판례의 변경을 주장하였지만, 전원합의체는 종전 법리를 유지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판결 확정일뿐 아니라 그 이후의 시효중단 사유도 확인해야 한다
판결 확정일부터 단순히 10년을 계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이후의 압류·가압류, 채무승인 등으로 시효가 중단되었는지, 중단의 효력이 언제까지 지속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유로 시효가 중단되어 완성이 임박하지 않았다면, 동일한 이행청구를 다시 할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
나. 재소는 채권을 새로 발생시키거나 이중 변제를 받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여러 번 판결을 받더라도 동일한 채권이 여러 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미 회수한 금액은 반영해야 하며, 복수의 집행권원을 근거로 동일 채권을 중복하여 만족받을 수는 없다.
다. 채무자의 방어는 기존 채권의 발생과 후발적 소멸사유를 구별해야 한다
이미 확정된 보증책임을 후소에서 다시 부정하는 것과, 그 이후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르다. 후소의 답변서에서는 기판력의 기준시와 주장하는 사유의 발생 시점을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라. 이행소송과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구별하여 선택해야 한다
이 사건은 동일한 이행청구를 다시 하는 방식의 재소에 관한 판결이다.
후속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의 확인을 구하는 방식도 가능하므로, 단순한 시효보전이 목적인지, 전소 이후의 변제 등 실체관계까지 판단받을 필요가 있는지에 따라 소송 형태를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