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해당판결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다228618 판결〔소유권말소등기〕
대법원은 원고의 등기말소청구를 모두 받아들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재판하여 이 사건 소 전부를 각하하였습니다.
원고가 원소유자들과 작성한 조정조서는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여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매매계약의 이행을 약정한 것에 불과하므로, 조정 당사자가 아닌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채권자대위권의 피보전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확정 여부: 대법원 파기자판으로 소 각하 확정.
하급심
항소심의 등기말소 판단은 대법원에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법원이 피고들 명의의 등기를 실체법상 유효하다고 확정한 것도 아닙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4다74919 판결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청구권 취득 자체가 소송행위를 하게 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무효라면 제3채무자가 피보전권리의 존재를 다툴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96328 판결 허가요건을 갖추지 못한 매수인이 허가요건을 갖춘 사람을 매수인으로 표시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행위도 토지거래허가의 잠탈에 해당할 수 있으며, 그 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41465 판결 유동적 무효 상태의 토지거래계약은 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면 원칙적으로 확정적으로 유효해지지만, 해제 전에 이미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계약은 제외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다255328 판결 후속 판례입니다. 허가를 잠탈하여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계약이라도, 허가구역 해제 후 당사자들이 그 무효를 알면서 추인하였다면 민법 제139조 단서에 따라 추인한 때부터 새로운 법률행위로서 유효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실제 거래당사자와 허가받은 당사자가 다른 경우의 문제는 ChatByun의 「중간 매수인을 생략한 토지거래허가와 소유권이전등기의 무효」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4조: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채권자대위권의 근거입니다.
-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8조 제6항: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의 효력에 관한 규정입니다.
- 민사조정법 제29조: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220조: 재판상 화해조서 등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인정합니다.
- 민사소송법 제218조: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사람의 범위를 정합니다.
- 민법 제139조: 무효인 법률행위는 추인하여도 효력이 생기지 않지만,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고 추인하면 새로운 법률행위로 봅니다.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 명의신탁약정 및 그에 따른 물권변동의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으로, 원심에서 제3자 보호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가. 허가요건을 갖춘 다른 사람 명의로 토지를 취득하였습니다
원고는 2003. 4. 2. 원소유자들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경기 광주시 소재 임야 두 필지, 합계 25,955㎡를 5억 원에 매수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자기 명의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허가요건을 갖춘 명의자를 내세워 2003. 11. 29. 그 사람이 토지를 5,300만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명의자는 그중 임야 21,106㎡에 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2003. 12. 29. 자기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이 토지는 이후 여러 필지로 분할되었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해제되었습니다.
나. 일부 토지가 피고에게 매도되고, 원고도 매각대금을 받았습니다
피고 1은 2004. 7. 31. 명의자로부터 분할된 토지 중 일부를 5억 원에 매수하였습니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명의자에게 토지 매도를 위임하였고, 명의자가 피고 1로부터 받은 매매대금 중 4억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원고는 별도의 분할 토지 매각대금 9억 원과 토지사용료 등도 수령하는 등 사실상 권리자로서 경제적 이익을 취해 왔습니다.
피고 1은 명의자를 상대로 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고, 2014. 11. 10. 매수한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다. 원고는 원소유자들과 이전등기를 내용으로 하는 조정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별도의 소송에서 명의자에게는 등기말소를, 원소유자들에게는 자기 앞으로의 이전등기를 청구하였습니다.
그 소송에서 2014. 11. 13. 원고와 원소유자들 사이에 다음 내용의 조정이 성립하였습니다.
- 원소유자들은 원고에게 2014. 11. 13.자 매매를 원인으로 각 소유지분에 관한 이전등기를 합니다.
- 원고는 원소유자들에 대하여 최초 매매계약과 위 날짜의 매매계약의 이행불능·집행불능 등을 이유로 한 매매대금 반환이나 손해배상 등 일체의 금전적 청구를 포기합니다.
명의자에 대한 원고의 등기말소청구도 이후 인용되어 확정되었습니다.
라. 피고들의 등기가 추가로 이루어졌습니다
피고 1은 2015. 6. 4. 매수한 토지에 관하여 신용협동조합에 채권최고액 5억 2,000만 원의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또한 나머지 일부 토지는 2015. 6. 19. 강제경매절차에서 매수하고, 같은 달 2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마. 원고는 조정조서를 근거로 원소유자들을 대위하였습니다
원고는 최초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한 계약으로 무효이므로 명의자 앞으로의 등기와 그에 기초한 피고들의 등기도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소송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법리
가. 확정판결이나 조정조서가 있어도 피보전권리의 존재를 다툴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피보전권리에 관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의 발생원인이 되는 사실관계는 제3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권 취득 자체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경우에는 확정판결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제3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재판상 화해조서 등에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나. 조정 당사자 사이의 효력과 제3자에 대한 효력을 구별해야 합니다
이 사건 조정이 준재심으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원고와 원소유자들 사이에서는 조정에 따른 이전등기청구권의 존재를 부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은 그 조정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조정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계약의 이행을 위한 것인 이상,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원고의 이전등기청구권을 대위소송의 근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정조서 자체를 준재심으로 취소하는 문제와, 제3채무자가 대위소송에서 피보전권리의 존재를 다투는 문제는 구별됩니다.
다. 대법원은 조정을 새로운 매매계약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조정조서에는 조정 성립일인 2014. 11. 13.이 새로운 매매일자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습니다.
- 원고가 제기한 선행 소송의 청구원인은 최초 매매계약에 따른 이전등기청구였습니다.
- 조정 성립일을 매매일자로 적었을 뿐, 새로운 계약 내용은 없었습니다.
- 최초 매매대금을 쌍방이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이행불능 등에 따른 대금 반환과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조정을 확정적으로 무효인 최초 계약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해 재판상 화해의 형식을 취한 것으로 평가하였습니다.
라. 허가구역 해제만으로 확정적 무효가 치유되지는 않습니다
허가를 받을 것을 전제로 체결하여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계약과,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여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계약은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허가요건을 갖춘 다른 사람을 매수인으로 표시하여 허가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허가구역이 나중에 해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최초 매매계약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 소 각하는 피고들의 등기를 유효하다고 확정한 판단이 아닙니다
원심은 명의신탁의 제3자 보호,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 추인, 신의칙 등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등기말소를 명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그 쟁점들을 최종 판단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대위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를 심사하였습니다. 피보전권리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보아 소를 각하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피고들의 소유권이나 담보권이 실체법상 유효하다고 확인한 판결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파기된 원심의 등기말소 판단을 최종 결론으로 인용해서도 안 됩니다.
바. 허가구역 해제 후 새로운 추인을 인정한 후속 판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다255328 판결은 허가구역 해제 후 당사자들이 기존 계약의 무효를 알면서 이를 추인하였다면, 추인한 때부터 새로운 법률행위로서 유효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선행 소송에서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라는 판단을 받은 뒤, 당사자들이 그 무효를 전제로 계약을 유효하게 하기로 별도로 합의한 점이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허가를 잠탈한 계약은 이후 어떤 합의나 추인을 하더라도 유효해질 수 없다”는 취지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허가구역 해제만으로 계약이 자동으로 유효해지는 경우와, 무효임을 알고 새로운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를 구별해야 합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조정조서의 존재와 피보전권리의 유효성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채무자에 대한 확정판결이나 조정조서가 있더라도, 제3자를 상대로 대위소송을 제기하려면 그 권리의 취득 경위와 강행법규 위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의 등기나 담보권을 말소하려는 경우, 조정조서만으로 피보전권리에 관한 다툼이 차단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됩니다.
나. 새로운 매매일자를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조정일을 매매일자로 표시하였더라도 실제로는 무효인 종전 계약의 이행만을 약정한 것이라면, 이 사건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후속 판례에 비추어 보면, 허가구역 해제로 무효원인이 소멸하였는지, 당사자들이 종전 계약의 무효를 인식하였는지, 새로운 법률행위로서 효과를 발생시키려는 합의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다. 명의신탁의 제3자 보호와 원인계약 자체의 무효를 구별해야 합니다
원심은 부동산실명법상 제3자 보호가 명의신탁의 무효에 관한 규정일 뿐,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한 원인계약의 무효까지 치유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파기된 원심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피보전권리 부존재를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으므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해당 쟁점을 최종 확정하였다고 인용해서는 안 됩니다.
라. 대금 반환과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는 조정은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이 사건 원고는 이전등기를 받는 내용의 조정을 하면서, 등기를 받지 못하더라도 원소유자들에게 대금 반환이나 손해배상 등 금전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조정에 기초한 제3자 상대 대위소송은 각하되었습니다. 이전등기의 실현 가능성과 제3자 권리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금전적 청구까지 포기하면 권리구제 수단이 크게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이 금전적 청구 포기 조항의 효력과 범위를 별도로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