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6도20524 판결〔업무방해〕 — 무죄 확정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판결을 확정하였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무죄 이유는 항소심판결을 함께 반영하였다.
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24. 선고 2016노2103 판결〔업무방해〕
징역 10월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사업권 양도 합의의 존재는 인정하였으나, 사업권이 사실상 평온하게 이전되어 양수인이 양도인과의 관계에서 완전한 자신의 사업으로 추진하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업무방해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5. 12. 선고 2015고단3931 판결〔업무방해〕
사업권이 양수회사에 완전히 이전되었다고 보아, 피고인의 사무실 폐쇄·건축심의 신청·협상 방해 등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인정하고 징역 10월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사업권 이전 상태와 피고인의 고의에 관한 이러한 판단은 항소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3687 판결
항소심이 무죄 판단의 기준으로 직접 인용한 판결이다.
업무 양도·양수에 관한 분쟁에서 양도인의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양도 합의뿐 아니라 그 합의에 따른 실제 업무 이전과 양수인의 사실상 평온한 업무 수행이 인정되어야 한다.
양수인의 업무가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어, 특히 양도인의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는 취지이다.
나.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5004 판결
제1심이 새로운 건축심의 신청,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 구분소유자들에 대한 잔금 지급 안내 등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판단하면서 인용한 판결이다.
다만 이 사건 항소심은 그에 앞서 양수회사의 업무가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보호대상에 이르렀는지와 피고인에게 방해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부정하였다.
관련법령
가. 형법 제314조 제1항 — 업무방해
위계 또는 위력 등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보호대상인 업무의 존재와 업무방해의 고의가 문제 되었다.
나.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의 무죄
항소심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직접적인 근거이다.
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 항소심의 파기 및 자판
항소심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무죄를 선고하면서 적용하였다.
라.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 — 무죄판결 요지의 공시
항소심은 이 규정에 따라 판결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였다.
첨부 판결문에는 위 규정에 관한 구법 표시가 없으므로, 별도의 개정일·법률번호에 따른 한정 문구를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 기존 시행회사와 사업권을 넘겨받으려던 회사
피고인 A는 서울 동대문구의 상가 부지에 주상복합건물을 신축·분양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J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총괄하였다.
J회사는 상가의 토지·건물 구분소유자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등을 지급하였으나, 부동산경기 악화로 시공사 선정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피고인 측은 K·L 등이 운영하는 M회사에 사업권을 양도하기로 하였다. M회사는 이후 N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에서는 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J회사를 양도회사, M회사를 양수회사라고 한다. 형사재판의 피고인은 양도회사 대표인 A 개인이다.
나. 사업권 양도계약 — 시공사와의 도급계약 체결이 중요한 전제였다
당사자들은 2011년 5월 12일과 5월 18일 사업권 양도 관련 계약을 체결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토지 및 사업권 양도금액: 총 490억 원
- 토지비: 480억 원. 기존에 지급한 토지비 및 사업진행비 65억 원을 포함
- 사업 양도비: 10억 원
- 토지비·사업진행비 지급: 현대건설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그 자금집행 계획에 따라 지급
- 사업 양도비 지급: 별도 인증계약에서는 분양 80% 완료 후 지급
- 거래의 전제: 현대건설과의 도급계약 체결
- 추진 기간: 별도 인증계약에서 2개월로 정하고 기간 경과 시 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
2011년 5월 18일에는 현대건설 제출용 계약서와 별도의 인증계약서가 함께 작성되었다. 제출용 계약서에 사업 양도비 중 5억 원을 선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었으나, 별도 인증계약서는 그 돈이 실제로 지급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따라서 계약서상의 선지급 기재만으로 실제 대금 지급까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는 없었다.
다. 체결된 것은 조건부 공사도급약정이었고, 본 공사도급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양수회사는 2011년 6월 28일 현대건설과 공사도급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약정은 곧바로 공사를 시행하는 확정적인 도급계약과 달랐다. 토지매입계약 갱신, 임차인 명도계약 확정, 인허가 완료 등 조건을 충족하고 현대건설의 내부 심의를 통과하면 본 공사도급계약으로 전환하고 PF를 진행하는 구조였다.
항소심은 양수회사가 위 조건을 충족하여 현대건설과 본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적은 없다고 인정하였다.
공사도급약정의 유효기간 1년이 지난 뒤에는 2012년 7월 6일 유효기간 3개월의 시공참여의향서를 받았으나, 이 역시 조건 충족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그 유효기간도 경과하였다.
라. 후속 합의 — 10억 원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65억 원을 나누어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사업 양도비 10억 원을 미리 지급하고, 기존 투입금 65억 원의 지급 일정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2011년 8월 11일 작성된 협의 메모에는 다음과 같은 지급 일정이 기재되었다.
- 계약 시 10억 원: 2011년 8월 12일 지급
- 1차 중도금 10억 원: 2011년 9월 30일 지급. 상가 연장계약 및 명도 완료 시
- 2차 중도금 40억 원: 2011년 11월 30일 지급. 건축허가 후 PF 시
- 잔금 15억 원: 2012년 3월 31일 지급
이 75억 원은 사업 양도비 10억 원과 기존 토지비·사업진행비 65억 원을 합한 금액으로, 전체 토지 및 사업권 양도금액 490억 원과 구별된다.
마. 실제 이행 — 10억 원 지급과 주식 20% 이전에 그쳤다
K·L은 2011년 8월 12일 피고인이 S·T 명의로 보유하던 주식의 관련 계좌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10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와 함께 양도회사 주식 10만 주, 전체 주식의 20%에 관한 주주명의가 K·L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나머지 중도금·잔금 65억 원은 약정기일에 지급되지 않았고, 양도회사 나머지 주식도 이전되지 않았다.
항소심은 계약과 협의 메모 등을 종합하면, 대금 전부를 지급해야 사업권을 완전히 양도받는 약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바. 계약 효력에 관한 분쟁이 계속되었다
피고인은 2011년 9월 27일부터 양수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도급계약 체결 여부를 문제 삼고 대금 지급을 요구하였다. 이후에도 추진 기간 경과 등으로 사업권 양도계약이 무효가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양수회사는 사업권 양도가 유효하다고 반박하며 사업을 계속 추진하였다.
피고인은 양수회사로부터 용역비로 받았던 2,000만 원을 2011년 10월 17일 반환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문제 된 행위를 하기 전부터 사업권 이전의 효력과 대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사. 공소사실 — 검사가 업무방해로 본 다섯 가지 행위
검사는 피고인이 사업권을 이미 양도하고도 이를 되찾기 위해 다음 행위를 하였다고 기소하였다.
- 현장사무실 폐쇄: 2012년 9월경 출입문에 체인과 자물쇠를 걸어 양수회사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은 행위
- 새로운 건축심의 신청: 2012년 10월경 양도회사 명의로 건축심의를 신청한 행위
- 은행과의 협상 방해: 2012년 11월경 주요 구분소유자인 은행에 자신이 시행사라며 양수회사와 협상하지 말라고 한 행위
-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 2013년 1월경 구분소유자 47명을 상대로 기존 매매계약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여 가처분결정을 받은 행위
- 시행사 표시 및 잔금 지급 안내: 2013년 3월경 현장사무실을 다시 열고 시행사 간판을 설치하며 구분소유자들에게 잔금 지급 예정 문서를 보낸 행위
검사는 은행과의 협상 관련 행위는 위계, 나머지 네 가지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라고 구성하였다.
제1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은 보호대상 업무와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유지하였다.
법리
가. 사업권 양도 합의와 업무방해죄가 보호하는 실제 업무 이전은 구별된다
항소심은 당사자 사이에 사업권 양도·양수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합의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양수회사의 업무가 곧바로 양도인에 대한 관계에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합의에 따라 업무가 실제로 이전되고, 양수인이 사실상 평온하게 이를 수행하여 자신의 사회적 활동의 기반으로 삼는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추가로 판단해야 한다.
나. 이 사건에서는 사업권이 완전히 이전되어 평온하게 수행되는 상태를 인정하기 어려웠다
항소심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였다.
- 거래의 중요한 전제인 본 공사도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 후속 합의에서 정한 대금 75억 원 중 10억 원만 지급되었다.
- 주식 20%만 이전되었고 나머지 주식은 이전되지 않았다.
- 계약 효력을 둘러싼 내용증명이 반복적으로 오갔다.
- 공사도급약정과 후속 시공참여의향서의 유효기간도 경과하였다.
따라서 양수회사가 양도회사와의 관계에서 완전한 자신의 사업으로 평온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잔금 미지급이나 지분 20% 취득 중 어느 하나만을 독립적인 무죄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계약 구조와 이행 경과를 종합한 판단이다.
다. 계약 효력이 없어졌다고 생각한 사정 때문에 업무방해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려웠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계약상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고 대금도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사업권 양도약정이 조건 불성취로 무효가 되었거나 이행지체로 해제되었다고 인식하였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인식은 계약 문구, 지급기일의 경과, 반복된 내용증명, 용역비 반환 등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여전히 사업권이 있다고 여기고 행동한 당시, 양수회사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라. 제1심과 항소심의 차이는 사업권 이전 상태에 대한 판단에 있다
제1심은 사업권이 양수회사에 완전히 이전되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종전 매매계약상 지위 등을 이용하여 다시 사업을 추진한 행위를 타인의 업무에 대한 방해로 평가하였다.
반면 항소심은 양도 합의는 있었지만 그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고, 효력에 관한 분쟁도 계속되었다고 보았다. 그 결과 보호대상 업무와 피고인의 고의를 모두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마. 민사상 계약 무효·해제를 최종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계약의 효력이 없어졌다고 인식하였을 수 있다는 점을 고의 판단에 반영하였다.
이를 민사상 사업권 양도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라거나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바꾸어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의 결론은 계약 내용과 이행 경과에 비추어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할 충분한 증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바. 분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방해죄가 항상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은 양도인이 계약 효력을 다투기만 하면 사무실 폐쇄나 영업 방해가 허용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이미 업무가 실제로 이전되어 양수인이 평온하게 수행해 온 상태라면, 양도인이 뒤늦게 계약 효력을 다툰다는 사정만으로 보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는 업무의 실제 이전 시점, 대금과 주식의 이전 상태, 양수인의 독립적인 운영 경과, 분쟁 발생 시점, 행위자의 인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