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17년 6월 8일 선고 2016다249557 판결〔손해배상(기)〕
- 결과: 피고 운영회사의 상고 기각.
- 확정 관계: 운영회사의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 주장을 배척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이 유지·확정되었다.
- 주요 쟁점: 휘트니스클럽의 매출 감소, 적자 누적, 시설 유지·관리비 증가 등을 이유로 운영회사가 회원들과의 계속적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
아래에서는 제1심·항소심·대법원 판결을 종합하되, 운영회사의 해지 주장과 회원들의 해지권을 구분한다.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년 9월 10일 선고 2013가합551650 판결
운영회사가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일방적인 운영 중단을 채무불이행으로 보아 회원들의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하되, 배상책임을 산정된 손해액의 50%로 제한하였다.
한편 보증금·입회비 반환청구에서는 회원들의 입장에서 운영 중단을 사정변경으로 보아 해지권을 인정하였다. 별도로 탈회 신청과 정산을 마친 일부 회원들에게는 합의해지를 인정하였다.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6년 8월 18일 선고 2015나2060762 판결
제1심의 판단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 다음과 같은 경영 악화 사실을 추가로 인정하였다.
- 일정 기간 클럽뿐 아니라 피고의 전체 사업도 적자상태였다는 점
- 클럽의 적자 해소를 위해 상당한 연회비 인상이나 회원 증가가 필요했다는 점
- 운영 중단 후에도 적자가 계속되었고, 2015년경 호텔 등급이 하락하였다는 점
그럼에도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 쌍방의 해당 항소를 기각하였다. 소송수계에 따른 지급 상대방과 금액의 조정 외에 책임 인정의 기본 결론은 유지되었다.
대법원
운영회사가 부담할 영업위험과 계약의 기초가 된 사정의 변경을 구별하고, 합리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예견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7년 3월 29일 선고 2004다31302 판결
사정변경에 따른 해제는 계약 체결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변경이 해제권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하고, 계약의 구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계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과 일방의 주관적인 계약 목적을 구분한 선행 판례이다. 토지를 매수한 사람이 의도한 건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 2013년 9월 26일 선고 2012다13637 전원합의체 판결
계약의 기초가 되지 않은 사정이 변경되어 일방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정변경에 따른 해제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계속적 계약의 해지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제1심과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판례이다.
대법원은 손해액 산정 및 책임제한과 관련하여 1988년 3월 8일 선고 87다카1354 판결, 1999년 5월 25일 선고 98다56416 판결, 2012년 10월 11일 선고 2010다86709 판결도 인용하였다. 이는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권의 성립과는 구별되는 쟁점이다.
관련 법령
판결은 관련 법령에 ‘구’ 또는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한정을 붙이지 않았다. 법령명은 판결문 표기대로 정리한다.
사정변경에 따른 해제·해지의 구체적 요건이 민법 제543조에 직접 열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계약준수 원칙과 신의칙을 조화시키기 위하여 판례가 인정한 예외적 법리이다.
사실관계
연회비를 납부하면 회원권을 유지하는 이용계약
피고는 1988년부터 호텔 건물에서 사우나·체력단련장·수영장 등을 갖춘 휘트니스클럽을 운영하였다.
원고들은 직접 입회비·보증금 등을 지급하고 가입하거나 기존 회원으로부터 회원권을 양수한 뒤, 매년 연회비를 납부하면서 개인회원 또는 가족회원으로 시설을 이용하였다.
관련 회칙과 세칙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었다.
- 회칙 제5조 제2항: “퇴회 희망이 없을 경우는 매년 연회비를 납부함으로써 회원권을 지속한다.”
- 회칙 제10조: 기타 필요한 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
- 세칙 제10조: 회원가입금·회비 등을 포함한 세칙은 경제의 변동과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고, 세칙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은 클럽의 결정에 따른다.
법원은 이 계약을 존속기간은 1년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회비 납부로 매년 갱신되는 계약으로 해석하였다.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운영 중단 통보
피고는 2009년 10월경부터 매출이 감소하고 물가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였으며, 시설 노후화로 유지·보수비 부담도 커졌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2013년 9월 12일 회원들에게 계속되는 적자로 운영이 불가능하므로 같은 달 30일 클럽을 폐쇄하고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같은 달 16일 이를 공고한 뒤, 9월 30일 실제로 운영을 중단하였다.
회원들은 보증금·입회비 반환과 함께, 클럽을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장래 사용이익을 상실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가 제시한 계약 종료의 근거
피고는 주로 다음 근거를 주장하였다.
- 회칙·세칙에 따라 경제사정의 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약정해지 주장
-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속적 계약이므로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다는 주장
- 적자 누적과 시설 보수비 증가가 현저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는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 주장
법원은 이 세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리
사정변경에 따른 해제·해지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경우 사정변경에 따른 해제·해지를 인정할 수 있다고 정리하였다.
선행 판례와 제1심은 사정의 변경이 해제·해지를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은 특히 “위험을 누가 부담하기로 하였는가”를 강조하였다. 큰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손실이 계약상 자신이 감수해야 할 위험의 현실화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이 계약의 공통된 기초가 아니었다
운영회사 입장에서 수익성은 중요한 경영 판단 요소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회원들과 체결한 시설이용계약의 기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피고가 호텔 이용객에 대한 부가서비스 차원에서 다소간의 적자를 감수하고 클럽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따라서 “클럽에서 적자가 많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사정이 회원들과의 계약 성립을 뒷받침한 객관적 기초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수익 기대가 어긋났다는 것과 계약의 기초가 무너졌다는 것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회원 감소와 시설 관리비 증가는 원칙적으로 운영회사가 부담할 위험이다
대법원은 피고가 적자 누적의 원인으로 제시한 다음 사정들을 검토하였다.
- 신규 회원의 감소
- 휴회원의 증가
- 시설 유지·관리비의 증가
이러한 사정은 현저한 경제상황의 변동으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운영회사가 변경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는 영역이라고 판단하였다.
특히 시설을 이용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은 운영회사의 핵심 의무이다. 시간이 지나 시설이 노후화되고 관리비가 증가하는 현상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용계약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다만 판결은 어떠한 경제위기나 비용 급등도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주장·입증된 경영 악화가 계약상 부담한 위험을 넘어서는 예견불가능한 현저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계속적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해지 요건이 완화되지는 않는다
계속적 계약은 체결부터 이행까지 기간이 길어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상황의 변화로 한쪽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해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장기계약에서도 계약의 기초, 예견가능성, 위험 배분 및 계약 유지의 부당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사건은 계속적인 시설이용관계를 종료하는 해지가 직접 문제 되었고, 대법원은 그 판단의 전제로 해제와 해지에 공통되는 사정변경 법리를 제시하였다.
항소심은 경영 악화를 추가로 인정하고도 해지를 부정하였다
제1심은 예견하기 어려운 현저한 경제사정의 변동이나 약 50억 원의 보수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항소심은 회사 전체의 적자, 큰 폭의 연회비 인상 필요성, 운영 중단 후의 적자 및 호텔 등급 하락까지 추가로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해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경영 악화의 존재와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권의 성립이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손실이 실제 발생하였더라도, 그 손실이 예견 가능한 영업위험이라면 계약을 종료할 권리가 당연히 생기지는 않는다.
판결은 2013년 9월경 신용분석보고서상 기업평가등급 AAA+, 현금흐름등급 CF1 및 2012년도 당기순이익 19억 3,400만 원도 함께 고려하였다. 이는 별도로 인정된 2012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의 적자 사실과 기간을 구분하여 볼 자료이다.
연회비 조정 등 대응 가능성도 계약 유지의 부당성을 판단하는 요소였다
제1심은 피고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다섯 차례 연회비를 인상하였고, 더 큰 폭의 인상이 불가능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운영 중단 직전에 회원들에게 경영난을 설명하고 연회비 인상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먼저 취하지 않은 채 폐쇄를 통보한 점도 고려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계약의 구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근거가 되었다. 다만 이 판결이 모든 사정변경 사건에서 재협상을 독립적인 필수 요건으로 선언한 것은 아니다.
포괄적인 운영규정만으로 약정해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경제의 변동과 상황에 따라 세칙을 변경할 수 있다”거나 “세칙에 없는 사항은 클럽의 결정에 따른다”는 규정을 계약 전체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는 조항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제1심은 가정적으로 해당 조항에서 해지권을 도출하더라도, 계약 종료에 관한 중요한 약관 내용을 설명하였다는 증명이 없어 이를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도 판단하였다.
대법원 역시 해당 규정이 약정해지권을 정한 조항이 아니라는 판단을 유지하였다.
운영회사의 해지는 부정되었지만, 회원들의 해지는 인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구분해야 할 부분이다.
제1심은 회원들의 해지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3년 11월 12일 이용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운영회사의 사정변경 해지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계속 존속하고 보증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는 구조가 아니다. 회사의 폐쇄는 채무불이행이고, 회원들은 그 상황에서 계약을 종료하여 반환과 배상을 구할 수 있다는 구조이다.
다만 대법원에서 직접 심리·설시된 사정변경 쟁점은 운영회사의 해지 항변이다. 회원들의 해지권에 관한 상세한 판단은 제1심 및 이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으로 구분하여 이해해야 한다.
해지권은 부정하면서 손해배상책임은 50%로 제한하였다
법원은 회원들이 상실한 손해를 연회비를 납부하면서 클럽을 계속 이용할 수 있었던 장래 사용이익으로 보았다. 이를 금전으로 평가하기 위해 운영 중단 당시 회원권 시가에서 반환받을 보증금·입회비를 공제하였다.
재산상 손해배상액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회원권 가치 − 반환 대상 보증금·입회비) × 50%
50% 책임제한에는 시설 노후화와 재정 적자로 연회비 인상이 불가피하였는데 감정평가에 이러한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그 손실을 모두 피고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사정변경에 따른 계약 종료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한 사정도,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에는 고려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책임제한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아 유지하였다. 보증금·입회비 반환채무 자체를 일률적으로 50%로 줄인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손실 규모보다 계약의 기초와 위험 배분을 먼저 특정해야 한다.
적자액이나 비용 증가율만 제시해서는 부족하다. 계약 체결 당시 무엇을 전제로 삼았고, 어떤 위험을 누가 부담하기로 하였으며, 발생한 변화가 그 범위를 어떻게 넘어섰는지 연결하여 주장해야 한다.
적자액이나 비용 증가율만 제시해서는 부족하다. 계약 체결 당시 무엇을 전제로 삼았고, 어떤 위험을 누가 부담하기로 하였으며, 발생한 변화가 그 범위를 어떻게 넘어섰는지 연결하여 주장해야 한다.
예견가능성은 합리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당사자가 실제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시설 노후화, 통상적인 수요 감소, 비용 상승처럼 계약 유형상 예상할 수 있는 변화와 이를 넘어서는 현저한 변경을 구분해야 한다.
당사자가 실제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시설 노후화, 통상적인 수요 감소, 비용 상승처럼 계약 유형상 예상할 수 있는 변화와 이를 넘어서는 현저한 변경을 구분해야 한다.
약정해지권과 사정변경 해지권을 별도로 구성해야 한다.
계약 조항에 따른 종료권이 있는지 먼저 검토하고, 그 조항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사정변경 법리의 요건을 따져야 한다. 포괄적인 운영재량 조항이 계약 종료권까지 부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계약 조항에 따른 종료권이 있는지 먼저 검토하고, 그 조항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사정변경 법리의 요건을 따져야 한다. 포괄적인 운영재량 조항이 계약 종료권까지 부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해지의 정당성과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나누어 주장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해지권이 부정되어도 손해액 평가나 공평에 따른 책임제한에서는 경영 악화가 고려될 수 있다. 계약 종료의 정당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별도의 손해액·책임제한 주장이 필요하다.
이 사건처럼 해지권이 부정되어도 손해액 평가나 공평에 따른 책임제한에서는 경영 악화가 고려될 수 있다. 계약 종료의 정당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별도의 손해액·책임제한 주장이 필요하다.
일방적 폐쇄와 계약의 적법한 종료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보증금 반환을 통보하고 영업을 중단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의 해지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의 선행 채무불이행과 회원들의 후속 해지에 따른 정산이 구별되었다.
보증금 반환을 통보하고 영업을 중단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의 해지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의 선행 채무불이행과 회원들의 후속 해지에 따른 정산이 구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