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에도 정관상 의사정족수가 적용되는지

핵심 결론 정관은 주주총회 성립에 필요한 의사정족수를 정할 수 있고,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때에도 그 의사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 다만 주주가 회의장에 남아 투표를 거부한 경우에는 출석 후 기권한 것이므로 의사정족수 산정에는 포함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17741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다217741 판결 — 회사에관한소송

관련 법령

이 판결은 아래 조문을 ‘상법’으로 인용하였고 ‘구 상법’으로 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판결문과 동일하게 현행 법령명과 조문으로 표시한다.

상법 제368조 제1항

총회의 결의는 상법 또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한다.

상법 제382조의2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있다.
집중투표에서는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며, 이를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후보자에게 집중하여 행사할 수 있다. 투표의 최다수를 얻은 사람부터 순차적으로 이사에 선임된다.

상법 제386조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사임하여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수가 부족하게 된 경우에는 퇴임한 이사가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를 가진다. 필요한 경우 법원은 이사·감사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일시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를 선임할 수 있다.

상법 제389조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회사를 대표할 이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대표이사에 관하여 상법 제386조의 퇴임이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 정관 제22조는 이사의 선임에 관하여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과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를 요구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소외 1은 2014년 7월 10일 주주들에게 회의 일시와 장소, ‘이사 4명 선임의 건’ 등의 목적사항 및 신임이사 후보자 7명의 주요 이력을 첨부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통지를 하였다.
소외 1은 2014년 8월 5일 피고 회사에 상법 제382조의2에 따른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해 달라고 서면으로 청구하였고, 다음 날 대표이사 자격으로 이를 주주들에게 통지하였다.
2014년 8월 18일 개최된 주주총회에는 원고들을 포함한 주주 7인 전원이 참석하였다. 의장인 소외 1은 이사 4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면서 집중투표 청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지하였다.
원고들은 이사 2명만을 선임하자고 제안했으나 소외 1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 안건인 이사 4명 선임의 건에 관하여 표결절차를 진행하였다.
원고들과 소외 2 등 주주 6인은 회의장에 계속 머물면서 안건 상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투표하지 않았다. 소외 1만이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투표하였고, 그 결과 득표순으로 소외 3·소외 4·소외 5를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원고들은 이 결의가 정관상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결의방법도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주장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상법 제368조 제1항이 별도의 의사정족수를 규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관으로 주주총회 성립에 필요한 의사정족수를 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정관이 이사 선임에 관하여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을 요구하는 경우,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에도 그 의사정족수가 적용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셋째,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회의장에 머물면서 투표만 거부한 경우 의사정족수 산정에서 제외되는지, 출석한 뒤 기권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넷째, 임기가 만료된 대표이사가 상법 제386조제389조에 따라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계속 행사할 수 있는지도 문제 되었다.

법리

1. 정관으로 주주총회 의사정족수를 정할 수 있다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주주총회 보통결의의 요건으로 출석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요구한다.
이 조항은 별도로 ‘발행주식총수 중 일정 비율을 가진 주주의 출석’이라는 의사정족수를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이 법 또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는 정관으로 법정 보통결의 요건과 다른 결의요건을 정할 수 있고, 주주총회 성립에 필요한 의사정족수를 별도로 규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2. 집중투표제는 의결권 행사방법에 관한 제도다

상법 제382조의2의 집중투표는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가지는 제도다.
주주는 그 의결권을 한 명의 이사 후보자에게 집중하거나 여러 후보자에게 나누어 행사할 수 있고, 득표수가 많은 후보자부터 순차적으로 이사에 선임된다.
따라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주주의 의결권 행사방식과 당선자 결정방법을 변경한 제도이다.
집중투표제가 주주총회의 성립요건이나 출석주주의 범위를 별도로 정한 제도는 아니다.

3. 집중투표에도 정관상 의사정족수가 적용된다

정관이 이사 선임을 위한 의사정족수로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을 요구한다면,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때에도 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상법 제382조의2는 의결권 행사방법을 규정할 뿐 정관의 의사정족수 규정을 배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 두 요건은 구별하여 판단해야 한다.
먼저 정관이 정한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여 이사 선임안건을 심의·의결할 수 있는 주주총회가 성립해야 한다.
성립한 주주총회에서 각 주주는 상법 제382조의2에 따라 집중투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집중투표 방식에서는 득표순으로 당선자를 결정하지만, 그러한 투표를 실시할 주주총회 자체가 적법하게 성립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4. 출석 후 투표를 거부한 주주도 의사정족수에 포함된다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회의장에 머물면서 안건 상정에 반대하고 투표하지 않았다면, 이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상태에서 표결에 기권한 것이다.
출석 여부와 의결권 행사 여부는 서로 구별된다. 의사정족수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를 기준으로 산정하고, 의결정족수는 표결에 행사된 의결권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주주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사정족수 산정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주주가 회의장에 출석하여 계속 머물렀다면 실제로 투표하지 않았더라도 출석주주에 포함된다.

5. 임기 만료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는 일정한 경우 존속한다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었더라도 새 대표이사가 선정되지 않았고 그 결과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상법 제389조 제3항과 제386조에 따라 종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가 계속될 수 있다.
퇴임 대표이사가 이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대표이사의 선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이사·감사 기타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일시대표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를 선임해 달라고 청구할 수도 있다.

구체적 판단

1. 집중투표에도 정관상 의사정족수가 적용된다

원심은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때에는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을 요구한 피고 회사 정관 제22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이라고 보았다. 집중투표는 의결권 행사방법에 관한 제도일 뿐이므로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에도 정관상 의사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2. 이 사건에서는 주주 전원이 출석하여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였다

이 사건 주주총회에는 원고들을 포함한 주주 7인 전원이 참석하였다.
원고들과 다른 주주들이 이사 선임안건에 반대하면서 투표하지 않았지만 회의장 안에 계속 머물렀으므로, 이들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뒤 표결에서 기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사 선임결의 당시 주주 전원이 출석한 상태였고, 피고 회사 정관 제22조가 요구한 발행주식총수 과반수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의 출석이라는 의사정족수는 충족되었다.

3. 원심의 이유는 잘못되었지만 결론은 정당하였다

원심이 집중투표에는 정관상 의사정족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주 전원이 출석하여 정관상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였으므로, 이사 선임결의가 의사정족수 미달로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따라서 결의방법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였다. 원심의 법리오해가 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4.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도 계속되었다

원고들은 소외 1의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었으므로 그가 대표이사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정되지 않았고, 원고들이 일시대표이사 선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소외 1이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었다.
대법원은 상법 제389조 제3항과 제386조에 따라 소외 1의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가 계속되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결론

대법원은 정관으로 주주총회 성립에 관한 의사정족수를 정할 수 있고,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때에도 그 의사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주주 7인 전원이 주주총회에 출석하였고, 투표하지 않은 주주들도 출석 후 기권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정관상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중 일부가 적절하지 않지만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집중투표제와 주주총회 의사정족수가 서로 다른 차원의 제도임을 명확히 하였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결권 행사방법이다. 반면 의사정족수는 이사 선임안건을 심의·의결할 주주총회 자체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이다. 따라서 집중투표를 실시하더라도 정관상 의사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
또한 주주가 주주총회에 출석한 뒤 특정 안건에 반대하여 투표를 거부하더라도 출석 자체가 소급하여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였다. 회의장에 머물면서 투표하지 않은 주주는 의사정족수에는 포함되지만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은 기권자로 처리된다.
실무상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에는 주주총회 소집절차, 정관상 의사정족수 충족 여부, 출석주주의 범위, 집중투표 청구절차 및 실제 투표방법을 각각 구분하여 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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