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 존속과 권한남용의 한계

핵심 결론 임기만료·사임으로 대표이사 정원에 결원이 생기면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는 후임자 취임까지 존속한다. 다만 자신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거나 법률상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4마800, 2007마311, 2009마1311, 2000마5632, 2016다217741, 2021다271282

핵심정리

관련 법령

상법 제386조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만료 또는 사임으로 퇴임한 이사가 새로 선임된 이사의 취임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를 가진다.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법원이 이사·감사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따라 일시이사의 직무를 행할 사람을 선임할 수 있다.

상법 제389조 제3항

대표이사에 관하여 상법 제386조를 준용한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또는 사임으로 법률이나 정관에서 정한 대표이사 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퇴임 대표이사는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가진다.

기본 법리

1. ‘긴급사무처리권’보다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 존속’이 정확한 표현이다

실무상 이를 퇴임 대표이사의 ‘긴급사무처리권’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상법 제386조 제1항과 제389조 제3항은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을 긴급한 사무에 한정한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이 제도는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회사의 업무집행과 대표에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법률상 요건을 충족한 퇴임 대표이사는 단순한 사실상 직무대행자가 아니라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계속 가진다.
이는 위임 종료 후 급박한 사정을 처리하도록 한 민법 제691조의 긴급처리의무와는 법적 근거와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홈페이지에서는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 존속”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더 정확하다.

2. 권리·의무 존속의 요건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가 존속하려면 다음 요건이 필요하다.
대표이사가 임기만료 또는 사임으로 퇴임하였을 것
그 퇴임으로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대표이사의 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될 것
아직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하지 않았을 것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배제하는 법률상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것
해임으로 퇴임한 대표이사에게는 상법 제386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임된 사람에게 대표권을 계속 인정하는 것은 해임결의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에서는 퇴임하였지만 정관에서 요구한 다른 대표이사가 남아 있어 대표이사 정원을 충족한다면, 퇴임한 대표이사는 임기만료 또는 사임과 동시에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상실한다.

3. 대표권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종전과 같다

상법 제386조는 퇴임한 이사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적법하게 권리·의무가 존속하는 퇴임 대표이사의 대표권을 회사의 현상유지 또는 긴급사무에만 일률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퇴임 대표이사는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집행
회사를 대표한 계약의 체결과 이행
소송의 제기·응소 등 재판상 행위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의 적법한 결의에 따른 업무수행
후임 임원 선임을 위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소집절차
회사의 업무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무처리
다만 퇴임 대표이사는 법률상 권리·의무가 존속하는 동안에도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자기 또는 특정 주주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 후임 경영진의 선임을 방해하는 행위, 회사에 현저히 불리한 비통상적 거래 등은 별도의 권한남용이나 임무위배 문제가 될 수 있다.

관련 판례

1. 권리·의무 존속의 기본원칙

대법원 2005. 3. 8. 자 2004마800 전원합의체 결정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가 임기만료나 사임으로 퇴임하여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나 대표이사의 원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 퇴임한 이사는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가진다고 보았다.
그 기간에는 퇴임등기만을 먼저 신청할 수 없고, 퇴임등기기간도 후임자의 취임일부터 기산한다.
대법원 2007. 6. 19. 자 2007마311 결정
유일한 대표이사가 이사와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하였더라도 정관에서 정한 대표이사의 원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후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가 존속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상법상 이사 선임절차 해태에 대한 과태료 규정의 ‘이사’에는 대표이사가 포함되지 않으므로, 후임 대표이사의 선정절차를 지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규정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2. 퇴임 당시 정원을 충족하면 권리·의무가 존속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9. 10. 29. 자 2009마1311 결정
퇴임이사가 상법 제386조 제1항에 따라 권리·의무를 계속 가지는 것은 그 퇴임으로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원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 한정된다.
퇴임 당시에도 필요한 이사의 원수가 충족되어 있다면 퇴임이사는 임기만료 또는 사임과 동시에 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상실한다.
그런데도 계속 이사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이사 지위 또는 권한의 부존재확인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

3. 적법한 퇴임이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할 수 없다

위 대법원 2009마1311 결정상법 제386조 제1항에 따라 적법하게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퇴임이사를 상대로 임기만료·사임 또는 해임사유의 존재를 이유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법률상 권리·의무가 존속하는 퇴임이사를 직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면,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이 아니라 상법 제386조 제2항에 따라 법원에 일시이사 또는 일시대표이사의 선임을 청구해야 한다.
따라서 구제수단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권리·의무 존속요건을 충족한 퇴임 대표이사: 일시대표이사 선임청구
정원을 충족하여 권리·의무가 이미 소멸한 퇴임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퇴임 대표이사의 구체적 행위가 위법한 경우: 해당 결의·거래의 효력을 다투거나 손해배상책임 추궁

4. 경영권 분쟁만으로 일시대표이사를 선임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0. 11. 17. 자 2000마5632 결정
상법 제386조 제2항의 일시이사 또는 일시대표이사를 선임할 ‘필요한 때’란 다음과 같이 퇴임이사에게 계속 권리·의무를 맡기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사의 사망으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
종전 이사가 해임된 경우
이사가 중병으로 사임한 경우
이사가 장기간 부재한 경우
그 밖에 퇴임이사에게 직무수행을 맡기기 부적당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그러나 동업자들 사이에 경영권 또는 동업관계에 관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퇴임 대표이사에게 권리·의무를 계속 맡기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단순한 주주 간 갈등이나 경영권 분쟁만으로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권한남용, 회사 손해의 위험, 후임자 선임 방해 등 추가 사정이 소명되어야 한다.

5. 자신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기 위한 권한남용은 보호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다217741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임기가 만료된 대표이사가 상법 제386조제389조를 이용하여 자신의 대표이사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고 있으므로 권리·의무 존속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상법 제386조제389조가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남용을 통하여 자신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하는 것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판단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권한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후임 대표이사가 아직 선정되지 않았던 점
주주들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일시대표이사 선임을 청구할 수 있었던 점
퇴임 대표이사가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하여 선임절차를 고의로 방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었던 점
따라서 퇴임 대표이사의 장기간 재직이라는 결과만으로 권한남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후임자 선임절차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거나 자신의 지배권 유지를 위하여 법정 권한을 이용했다는 구체적인 사정이 증명되어야 한다.

6. 법률상 취업제한이 발생하면 권리·의무도 상실한다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다271282 판결
퇴임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그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대한 취업제한 대상이 된 경우에는 퇴임 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도 상실한다고 판시하였다.
상법 제386조제389조의 목적은 회사 운영의 공백을 방지하는 데 있을 뿐, 다른 법률에 따라 기업체 취업이 금지된 자에게 계속 대표권을 보장하는 데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권리·의무를 상실한 뒤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고 주주총회를 소집하였다면, 그 이사회결의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무효가 될 수 있다. 또한 소집권한 없는 자가 유효한 이사회 결의도 없이 소집한 주주총회의 결의는 성립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존재로 판단될 수 있다.
권한남용의 판단 기준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남용 여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권한남용을 긍정할 수 있는 사정
후임 이사나 대표이사의 선임을 위한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소집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경우
후임자 선임결의를 무력화하기 위하여 주주명부나 의결권 구조를 자의적으로 변경한 경우
자기 또는 특정 주주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신주발행이나 주식처분을 한 경우
회사의 통상적 업무범위를 벗어난 중요자산 처분이나 거액의 자금거래를 한 경우
회사 이익이 아니라 개인의 지배권 방어를 주된 목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경우
법률상 취업제한이나 결격사유가 발생하였는데도 계속 권한을 행사한 경우
일시대표이사 선임이나 적법한 후임자 취임을 방해한 경우
권한남용을 부정할 수 있는 사정
후임 대표이사가 아직 적법하게 선정되지 않은 경우
회사 운영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하여 통상적인 업무를 처리한 경우
후임 임원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적법하게 소집한 경우
다른 주주나 이사들도 후임자 선정 또는 일시대표이사 선임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단순히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려고 후임자 선임을 방해했다는 증거가 없는 경우
구제수단
퇴임 대표이사의 권한행사에 이의를 제기할 때에는 먼저 권리·의무 존속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1. 정원 결원이 없는 경우

퇴임과 동시에 권리·의무가 소멸하므로 다음 청구가 가능하다.
이사 또는 대표이사 지위 부존재확인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무권한자가 소집한 이사회·주주총회 결의의 효력 다툼
무권대표행위 또는 위법한 업무집행에 관한 책임 추궁

2. 정원 결원이 있어 권리·의무가 존속하는 경우

단순히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할 수는 없다. 다음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
상법 제386조 제2항·제389조 제3항에 따른 일시이사 또는 일시대표이사 선임청구
구체적인 이사회·주주총회 결의의 무효·취소·부존재확인
위법한 거래에 대한 효력 다툼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이사의 책임 추궁
후임 이사·대표이사의 적법한 선임 및 취임

결론

퇴임 대표이사의 권리·의무 존속은 단순히 ‘긴급한 사무’만 처리할 수 있도록 제한된 예외적 대표권이 아니다.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대표이사 수에 결원이 발생한 경우 회사 운영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후임 대표이사 취임 때까지 종전의 대표이사 권한과 의무가 원칙적으로 존속하는 제도이다.
다만 이는 퇴임 대표이사가 자신의 지배권을 유지하거나 후임자 선임을 방해하기 위해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까지 보호하지 않는다. 권한남용을 주장하려면 장기간 재직이나 경영권 분쟁만으로는 부족하고, 후임자 선임 방해, 자기지배권 유지 목적, 회사에 불리한 비정상적 업무집행 등 구체적인 사정을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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