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효가 완성된 연체차임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핵심 결론 임대차 존속 중 시효가 완성된 차임은 보증금 반환채무와 원칙적으로 상계할 수 없다. 그러나 보증금의 담보적 성질과 당사자의 정산에 관한 신뢰를 고려하여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하면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상계와 보증금 공제를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원고인 임대인은 시효가 완성된 연체차임에 대하여 상계만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증금의 담보적 성질에 따른 공제도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
민법 제495조에 따른 상계에는 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는 요건이 필요하다. 반면 이 사건에서 인정한 공제는 임대차보증금으로 연체차임을 정산할 것이라는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 조항을 유추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임대차계약서, 보증금 지급·승계 자료, 월별 연체내역과 계약 유지 경위를 제출하여 공제 대상과 그 근거를 구체화해야 한다.

나. 보증금이 충분하더라도 차임채권의 시효는 따로 관리해야 한다

보증금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매월 발생하는 차임채권의 소멸시효 진행이 멈추지는 않는다. 월 차임채권에는 원칙적으로 각 지급기일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는 2014. 3. 27. 차임 지급을 최고하고 그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를 제기하여, 당시 아직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차임채권의 시효중단이 인정되었다.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만으로 시효가 계속 보전되는 것은 아니므로 후속 재판상 청구 등의 시점을 관리해야 한다.
시효 완성 차임의 보증금 공제가 인정된다고 하여, 보증금을 초과하는 시효 완성 차임까지 별도로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계약별 보증금과 공제액을 나누어 정산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이 여러 개라면 각 계약의 보증금, 연체차임, 종료 후 사용이익과 공제 후 잔액을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두 계약에서 각각 27,333,333원을 공제하였다. 그 결과 제1건물의 반환할 보증금은 42,666,667원, 제2건물은 666,667원으로 정해졌다.
위 금액은 건물 인도와 동시에 지급할 보증금 잔액이다. 임차인에게 별도로 차임 지급까지 명한 결과가 아니므로, 보증금 공제와 금전 지급청구를 중복하여 계산해서는 안 된다.

라. 상고할 부분을 청구별로 특정해야 한다

원고는 건물 인도와 동시에 지급할 보증금액에 관해서만 상고하였다. 별도의 차임 지급청구와 토지 인도청구는 기각된 상태로 분리 확정되어 환송심에서 다시 판단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고는 보증금 정산에 관한 불복과 독립된 금전청구에 관한 불복을 구분해야 한다. 파기환송을 받더라도 이미 분리 확정된 청구까지 다시 심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11309, 2024다302217, 2017다258787, 2005다8323, 2005다8330

해당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건물명도〕
부산고등법원 2017. 4. 6. 선고 2016나57765 환송심 판결〔건물명도〕
청구·쟁점최종 결과
제1건물 인도청구임차인이 42,666,667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도록 인용·확정
제2건물 인도청구임차인이 666,667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도록 인용·확정
시효가 완성된 연체차임의 보증금 공제민법 제495조의 유추적용에 따라 인정
별도의 차임 등 금전 지급청구기각·분리 확정
제1·2토지 인도청구기각·분리 확정
다른 점유자들에 대한 퇴거·토지 인도청구제1심에서 기각되어 환송심 심판대상에 포함되지 않음
대법원은 시효가 완성된 차임의 보증금 공제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심은 임차인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보증금 정산 및 건물 인도 결론을 유지하였고, 환송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15. 5. 7. 선고 2014가합47156 판결. 각 계약의 연체차임 등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잔액 지급과 동시에 각 건물을 인도하도록 판결하였다.
  • 환송 전 항소심: 부산고등법원 2016. 2. 3. 선고 2015나52497 판결. 시효 완성 차임의 공제를 배척하여, 건물 인도와 동시에 지급할 보증금을 제1건물 62,233,334원, 제2건물 20,233,334원으로 증액하였다.
  • 환송심: 부산고등법원 2017. 4. 6. 선고 2016나57765 판결. 시효 완성 차임도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임차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관련판례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두 건물에 관하여 각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03. 2. 1. 두 건물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제1건물의 보증금은 7,000만 원, 제2건물의 보증금은 2,800만 원이었고, 월 차임은 각 20만 원으로 매월 말일 지급하기로 하였다.
법원은 종전 임대차분쟁에서 인정된 보증금 반환채무를 새 계약의 보증금으로 유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가 새 보증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 장기간 차임이 지급되지 않아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였다

피고는 계약 체결 이후 약정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4. 3. 27. 내용증명우편으로 연체차임 지급을 요구하고 계약 해지를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4. 6. 20. 건물 등의 소유권을 제3자에게 이전하였고, 2014. 7. 2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장기간 차임을 독촉하지 않았으므로 차임이 면제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증금과 필요비를 지급받기 전에는 건물을 인도할 수 없다는 항변도 하였다.

다. 시효 완성 차임을 공제할 수 있는지가 보증금 잔액을 좌우하였다

법원이 인정한 차임 및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은 2003. 2. 1.부터 원고의 소유권 상실일인 2014. 6. 20.까지 각 계약별 27,333,333원이었다.
환송 전 항소심은 그중 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파기하였고, 환송심은 시효 완성 부분까지 포함하여 다음과 같이 정산하였다.
구분보증금공제액건물 인도와 동시에 반환할 잔액
제1건물70,000,000원27,333,333원42,666,667원
제2건물28,000,000원27,333,333원666,667원
합계98,000,000원54,666,666원43,333,334원
피고가 주장한 필요비는 지출 사실의 증명이 부족하고 비용상환청구권 포기약정도 인정되어, 인도와 동시에 지급할 금액에 추가되지 않았다.

법리

가. 임대차 존속 중에는 연체차임이 보증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임대차가 계속되는 동안 연체차임을 보증금으로 충당할 것인지는 임대인이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계약 종료 전에는 공제 등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연체차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임차인도 보증금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보증금은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것이므로, 그 존재만으로 약정 차임의 지급의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나. 차임채권의 시효는 원칙적으로 각 지급기일부터 진행한다

대법원은 민법 제184조 제2항에 따라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배제하거나 연장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였다.
임대차 종료 후 목적물 인도 시 보증금에서 일괄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산하기로 약정한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차임채권의 시효는 계약에서 정한 각 지급기일부터 진행한다.
이 사건에서는 월 차임의 지급기일이 매월 말일이었다. 환송심은 2014. 3. 27. 최고와 그 후 6개월 이내의 소 제기를 고려하더라도, 2011. 3. 27. 이전에 발생한 차임채권은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즉, 공제를 인정한 것은 차임채권의 시효 완성을 부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 민법 제495조에 따른 상계에는 시효 완성 전의 상계적상이 필요하다

민법 제495조는 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라도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으면 상계를 허용한다. 이미 정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채권관계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하는 규정이다.
그런데 임대차가 존속하는 동안에는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도달하지 않는다. 이 기간에 차임채권의 시효가 먼저 완성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은 시효 완성 전에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실제로 포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차임채권으로 보증금 반환채무와 상계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보증금 공제에는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할 수 있다

대법원은 상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보증금 공제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근거는 보증금의 담보적 성질과 당사자의 정산에 관한 신뢰다.
임대차보증금은 연체차임, 목적물 훼손 등 임대차관계에서 발생하는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한다. 차임이 연체되면 당사자들은 장차 임대차가 종료될 때 보증금으로 정산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상당한 보증금이 있는 상태에서 차임 연체가 계속되는데도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임차인 역시 보증금의 담보력을 전제로 임대차관계를 유지하였다면, 양 당사자에게는 시효와 관계없이 연체차임을 보증금에서 정산할 것이라는 신뢰와 묵시적 의사가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민법 제495조를 직접 적용한 상계는 부정하면서도, 같은 조항을 유추적용한 보증금 공제는 인정하였다.

마. 환송심은 시효 완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제를 허용하였다

환송심은 2011. 3. 27. 이전 차임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 사정만으로 보증금 공제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시효 완성 차임을 포함한 각 27,333,333원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각 잔액 지급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도록 한 제1심 결론을 유지하였다.
별도의 차임 지급청구는 이미 기각되어 분리 확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최종 효과는 임차인에게 추가 차임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 건물 인도와 동시에 반환할 보증금의 범위를 줄인 것이다.
검토대상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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