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계열회사 자금보충약정은 채무보증 금지 위반만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

핵심 결론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를 우회한 자금보충약정이라도 그 이유만으로 민사상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무상부인의 기간을 연장할 때에는 약정상 권리를 취득한 채권자의 특수관계 여부를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되, 손해부담의 공평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227017, 2015다227000, 2008다48117, 2007다37721

해당 판결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17 판결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
확정 여부: 확정. 관리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자금보충약정의 효력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책임을 90%로 제한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0. 17. 선고 2014가합11395 판결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5. 6. 19. 선고 2014나2044992 판결
항소심은 자금보충약정의 무효 주장과 무상부인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만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하여 제1심판결을 일부 변경하였다.
그 결과, 이미 회생담보권으로 시인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배상채권 중 합계 35,887,882,405원을 회생채권으로 확정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00 판결 계열회사 자금조달을 위한 별도의 자금보충약정에 관하여, 채무보증 금지규정 위반만으로 약정이 민사상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자금보충 불이행 시 병존적 채무인수를 하기로 한 사안이다.
  •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48117 판결 연대보증행위에 대한 무상부인의 기간을 연장할 때에는 주채무자가 아니라 보증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는 채권자가 보증채무자의 특수관계인인지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37721 판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채권자의 과실 또는 손해부담의 공평을 위한 필요성이 있으면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가. 레저테마파크 건립자금을 특수목적법인을 통하여 조달하였다

웅진홀딩스의 계열회사인 웅진플레이도시는 복합 레저테마파크 건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특수목적법인인 더블유피디제일차 유한회사, 즉 WPD를 설립하였다.
2012. 1. 26. 하나은행과 케이티캐피탈은 WPD에 합계 800억 원을 대출하였다. 케이티캐피탈은 이후 애큐온캐피탈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WPD는 같은 날 그 자금을 웅진플레이도시에 대출하였다.
따라서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차주는 WPD이고, 최종 자금사용자인 웅진플레이도시는 WPD로부터 대출받는 채무자였다.

나. 웅진홀딩스는 WPD의 상환재원이 부족하면 후순위 대출로 보충하기로 하였다

웅진홀딩스는 금융기관들 및 WPD와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였다.
약정은 다음 두 단계의 의무를 정하였다.
구분웅진홀딩스의 의무
자금보충사유 발생WPD의 대출원리금·수수료·비용 등의 지급재원이 부족하면 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부족자금을 제공
자금보충의무 불이행금융기관들에 대출원리금·수수료·비용 등의 손해를 배상
자금보충사유는 이자지급일, 분할상환일 또는 기한의 이익 상실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날에 WPD의 운영계좌 잔액이 지급할 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등이었다.
보충된 자금은 금융기관들의 대출원리금과 금융비용 상환에만 사용하도록 정하였다.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전액을 상환받기 전에는 웅진홀딩스가 WPD로부터 변제받을 수 없었고, 대리은행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는 WPD에 담보를 요구할 수도 없었다. 웅진홀딩스가 제공한 자금의 회수는 금융기관의 채권 회수보다 후순위에 놓이는 구조였다.

다. 금융기관들은 자금보충약정 외에도 여러 담보를 확보하였다

금융기관들은 대출채권, 예금, 출자지분 및 주식에 관한 근질권 등 여러 담보수단을 확보하기로 하였다.
그중에는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 1,797,176주에 설정된 근질권도 있었다. 해당 주식은 제1차 및 제2차 대출계약을 위한 담보로 제공되었다.
이후 회생절차에서 금융기관들은 이 근질권에 기초한 회생담보권을 신고하였다. 관리인은 담보주식의 가액을 1주당 34,950원으로 평가하여 해당 범위의 회생담보권을 시인하였다.
군인공제회, 효성캐피탈 및 하나저축은행은 케이티캐피탈로부터 대출채권의 일부와 자금보충약정상 권리·의무를 이전받았다.

라. 자금보충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WPD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는 등 자금보충사유가 발생하였지만, 웅진홀딩스는 약정에 따른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2012. 10. 11. 웅진홀딩스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자, 금융기관들은 자금보충의무 불이행으로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다.
관리인은 약정의 무효, 무상부인, 손해액 미확정 등을 이유로 다투었다.
그 후 회생절차에서 웅진홀딩스가 분할되어 태승엘피가 신설되었다. 이 사건 자금보충약정상 권리·의무와 관련 소송상 권리·의무도 태승엘피에 승계되었다.

마. 항소심은 회생담보권으로 시인된 금액을 제외한 채권의 90%를 인정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회확4320 회생채권 조사확정재판에 대하여 관리인이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항소심은 약정의 효력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90%로 제한하였다. 원심판결의 당사자 표기에 따른 인정 금액은 다음과 같다.
채권자회생담보권 시인액을 제외한 책임제한 전 채권액90% 책임제한 후 회생채권
피고 D·E각 14,953,284,337원각 13,457,955,903원
피고 F2,489,277,034원2,240,349,330원
피고 G2,495,151,077원2,245,635,969원
피고 H4,984,428,112원4,485,985,300원
합계39,875,424,897원35,887,882,405원
각 채권자별로 책임비율을 적용하면서 원 미만을 버린 금액이다.
이는 최초 대출금 800억 원의 90%를 회생채권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 이미 회생담보권으로 시인된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손해배상채권에 책임비율 90%를 적용한 결과이다.

법리

가. 공정거래법 위반과 계약의 민사상 효력은 구별해야 한다

법률이 금지규정 위반행위의 효력을 명시하고 있다면 그 규정에 따라 판단한다.
그러나 법률이 사법상 효력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규정의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의 의도, 거래 상대방과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다.
  • 구 공정거래법은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형사처벌을 정하면서도 해당 채무보증이나 탈법행위를 당연무효라고 정하지 않았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채무보증의 취소를 명할 수 있다는 규정은 위반 보증이 일단 사법상 효력을 가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 다른 금지행위에 대해서는 명시적인 무효규정이나 무효의 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어 규율 방식에 차이가 있다.
  • 경제력 집중을 방지한다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채무보증 금지규정이나 이를 회피하는 탈법행위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금보충약정이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이 자금보충약정의 적법성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

원심은 이 사건 자금보충약정이 공정거래법상 탈법행위에 해당하지만 사법상으로는 유효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해당 약정이 사법상 유효하다는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의 취지는 자금보충약정을 이용하면 채무보증 규제를 적법하게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규제 위반 여부와 약정에 따른 민사상 책임의 존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사건에서는 신의칙이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를 이유로 한 무효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 무상부인의 기간 연장은 약정상 권리를 취득한 채권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는 지급정지, 회생절차개시 신청 또는 파산신청 이후나 그 전 6개월 이내의 무상행위 등을 부인 대상으로 정한다.
같은 법 제101조 제3항은 특수관계인을 상대방으로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위 6개월을 1년으로 확장한다.
보증행위에서 여기서 말하는 상대방은 보증으로 이익을 얻는 주채무자가 아니라, 보증에 관한 권리를 직접 취득하여 행사하는 채권자이다.
대법원은 이 법리를 이 사건 자금보충약정에도 적용하였다. 자금보충의무와 그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의무에 관한 상대방은 금융기관들이고, 금융기관들이 웅진홀딩스의 특수관계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기간이 1년으로 확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계열회사를 위한 자금지원이 언제나 유상행위라는 판단이 아니다. 행위의 무상성과 부인 대상 기간의 충족 여부는 별개의 요건이다.
또한 위 기간의 기준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일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지급정지 등이라는 점도 구별해야 한다.

라. 담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채권이 미확정 상태가 되거나 담보가액이 곧바로 공제되지는 않는다

관리인은 금융기관들이 여러 담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손해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담보가치 상당액을 손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웅진홀딩스가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약정상 손해배상채무가 발생하였다면, 다른 담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채무의 발생이나 금액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채무자회생법 제126조에 따라 여러 사람이 각각 전부의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채권자는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채권 전액을 기준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다른 전부의무자가 개시 후 일부를 변제하더라도 채권 전액이 소멸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그 기준액은 유지된다.
이 사건에서는 이미 회생담보권으로 시인된 주식 근질권 부분 외에, 개시 전에 다른 담보권을 실행하여 일부 변제받았거나 개시 후 채권 전액을 변제받았다는 증거가 없었다.
다만 이 판단이 동일한 채권을 중복하여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생절차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기준액과 실제 변제로 만족을 얻는 범위는 구별해야 한다.

마.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따른 감액은 인정하지 않았다

관리인은 손해배상액의 감액도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자금보충약정 제6조 제2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예정액의 감액을 전제로 한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사건에서 인정된 10%의 감액은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예정손해배상액의 감액이 아니다. 손해부담의 공평을 고려한 책임제한이다.

바. 금융기관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책임을 90%로 제한하였다

원심은 자금보충약정이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금융기관에 자금보충의무 불이행에 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금융기관 때문에 웅진홀딩스의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책임을 90%로 제한하였다.
  • 금융기관들은 자금보충약정 외에도 여러 담보수단을 확보하고 있었다.
  • 웅진홀딩스는 부족자금 전액을 보충해야 하는 반면, 보충자금의 용도와 회수 및 담보 취득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다.
  • 웅진홀딩스는 회생절차개시 당시 이 사건 채무를 포함하여 약 7,604억 3,200만 원의 자금보충 관련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이러한 약정들이 재정적 파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대법원은 위 책임제한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아 유지하였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과실을 10% 인정한 판결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금융기관의 과실 주장은 배척하면서 손해부담의 공평을 이유로 배상책임을 제한한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가. 자금보충의무와 불이행 이후의 책임을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자금보충약정이라는 명칭만으로 책임의 내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환재원이 부족할 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는지, 자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채무를 인수하는지 또는 손해배상을 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WPD에 대한 후순위 대출의무와 금융기관들에 대한 손해배상의무가 문제 되었다. 모든 자금보충약정을 연대보증이나 병존적 채무인수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

나. 공정거래법 위반 주장만으로 계약상 책임이 소멸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

약정이 규제의 적용을 회피하는 구조라는 주장과 약정의 민사상 무효 주장은 별도로 구성해야 한다.
해당 규정이 위반행위의 효력을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 시정조치와 제재체계가 무엇인지, 별도의 반사회질서 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약정의 민사상 효력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공정거래법상 제재 가능성까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 부인권 검토에서는 행위·상대방·기준시점을 특정해야 한다

계열회사를 지원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부인 대상 기간이 1년으로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부인하려는 행위가 무엇인지, 그 행위로 직접 권리를 취득한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 상대방이 회생채무자의 특수관계인인지 먼저 특정해야 한다.
행위일과 지급정지·회생신청 등의 시점도 구분해야 한다. 무상성, 기간요건 및 특수관계인 요건을 한꺼번에 판단하면 부인권의 성립 범위를 잘못 정할 수 있다.

라. 담보 보유, 실제 회수 및 회생담보권 시인액을 구분하여 계산해야 한다

담보의 예상가치와 실제 변제액은 다르다.
회생채권액을 산정할 때에는 개시 당시 채권액, 개시 전 회수액, 개시 후 다른 의무자의 변제, 이미 회생담보권으로 인정된 금액을 각각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의 90% 책임제한도 회생담보권으로 시인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에 적용되었다. 담보가치 전부를 기계적으로 공제하거나, 회생담보권으로 인정된 부분을 다시 일반 회생채권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

마.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규정을 위반한 자금보충약정이 민사상 당연무효가 되는지」는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2015다227000 판결을 다룬다. 그 사건에서는 자금보충 불이행 시 특수목적법인의 대출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기로 하였다. 이번 사건은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90% 책임제한이 문제 되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ChatByun의 「일부 대위변제자의 회생담보권 순위와 범위」는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채권액과 담보가액을 기준으로 회생담보권을 정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번 사건과 함께 검토하면, 회생절차에서의 권리행사 기준액, 담보권의 범위, 다른 채무자의 변제 및 실제 회수액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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