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00 판결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에대한이의]
- 원고, 상고인: 채무자 주식회사 웅진홀딩스의 법률상관리인
- 피고, 피상고인: 하나금융투자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하나대투증권 주식회사) 외 2인
- 결과: 원고의 상고 모두 기각
하급심
서울고법 2015. 6. 19. 선고 2014나2039365 판결
원심은 자금보충약정이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를 회피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하지만, 그렇다고 약정의 민사상 효력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탈법행위 해당 여부 자체는 판단을 유보하면서, 자금보충약정이 민사상 유효하다는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대법원이 이 약정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까지 확정적으로 인정한 판결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관련 판례
금지규정 위반이 계약의 무효로 이어지는지는 규정의 목적, 보호이익, 행위의 반사회성, 당사자와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는 무자격·미등록 중개업자의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을 무효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이 금지규정 위반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한 일반적인 판단기준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판결이다.
관련 법령
① 채무보증 및 탈법행위의 금지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의2 제1항 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국내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채무보증 금지규정 등의 적용을 면탈하려는 행위를 금지하고, 그 유형과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7. 7. 17. 대통령령 제2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4 제1항 제2호 계열회사의 기존 채무를 면하게 하지 않으면서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 등 채무보증 규제를 회피하는 행위의 유형을 규정한다.
② 시정조치와 제재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제5호 위법한 채무보증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채무보증의 취소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 채무보증 금지 위반에 대한 과징금을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 제1항 제6호, 제8호 채무보증 금지 및 탈법행위 금지 위반에 관한 형사처벌을 규정한다.
③ 사법상 효력 판단의 비교·보충 규정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4항 부당한 공동행위를 약정하는 계약 등을 사업자 사이에서 무효로 한다고 명시한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7. 4. 18. 법률 제14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2항 일정한 위법한 합병·설립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7. 7. 17. 대통령령 제28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의5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이 허용되는 예외사유를 규정한다.
- 민법 제105조 법규정의 성격과 당사자 의사의 효력에 관한 일반적 판단의 기초가 된다.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를 규정한다.
위 구법 표기는 대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개정 기준일과 법령번호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00 판결
사실관계
① 웅진캐피탈의 주식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이용하였다.
웅진홀딩스의 계열회사인 웅진캐피탈은 서울상호저축은행의 보통주를 인수하기 위해 700억 원이 필요하였다.
전북은행과 하나캐피탈은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2011년 9월 2일 특수목적법인인 제이에이치더블유 유한회사, 즉 JHW를 설립하였다.
2011년 9월 8일 전북은행과 하나캐피탈은 JHW에 합계 700억 원을 대출하였고, JHW는 같은 날 그 자금을 웅진캐피탈에 대출하였다.
따라서 금융기관에 대한 직접 차주는 JHW였고, 웅진캐피탈은 JHW로부터 다시 대출받는 구조였다.
② 웅진홀딩스는 JHW의 상환재원이 부족하면 자금을 보충하기로 하였다.
웅진홀딩스는 전북은행·하나캐피탈·JHW와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였다. 약정의 내용은 두 단계였다.
- JHW의 대출원리금 상환재원이 부족하면 웅진홀딩스가 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부족액을 JHW에 빌려준다.
- 웅진홀딩스가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JHW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여 상환한다.
여기서 병존적 채무인수란 JHW의 기존 채무를 없애지 않고 웅진홀딩스도 동일한 채무를 함께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금보충 불이행 시 웅진홀딩스가 인수하기로 한 채무는 웅진캐피탈의 JHW에 대한 채무가 아니라, JHW의 금융기관에 대한 제1차 대출채무였다.
③ 자금보충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피고들은 하나캐피탈로부터 대출계약상 지위를 나누어 양수하였다.
이후 자금보충사유가 발생하였지만 웅진홀딩스는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2012년 10월 11일 웅진홀딩스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피고들은 회생절차에서 다음 채권을 신고하였다.
- 주위적으로 병존적 채무인수에 따른 대출금 반환채권
- 예비적으로 손해배상채권
관리인은 이에 이의하였다. 이후 회생절차에서 웅진홀딩스가 분할되어 태승엘피가 신설되었고, 대출약정과 자금보충약정상의 권리·의무가 태승엘피에 승계되었다.
④ 관리인은 채무보증 금지를 우회한 약정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관리인은 자금보충약정이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탈법행위이므로 무효이고, 그에 기초한 채권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은 이러한 회생채권의 존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위반과 계약의 민사상 효력 사이의 관계가 문제 된 사안이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00 판결
법리
① 금지규정 위반이 언제나 계약의 무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 위반행위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으면 그 규정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법상 효력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금지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 규정의 입법 배경과 목적, 보호하려는 법익
- 위반의 중대성과 당사자의 위반 의도
- 계약 당사자와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 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평가
- 유사하거나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에 대한 법의 규율 방식
따라서 행정적·형사적 제재의 대상인지와 계약상 채무가 유효하게 발생하는지는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② 채무보증 금지규정은 위반 보증을 당연무효로 정하지 않았다.
구법은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형사처벌을 정하면서도, 위반한 채무보증이나 탈법행위가 민사상 무효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로 채무보증의 취소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위법한 채무보증이 일단 민사상 효력을 가진다는 전제에서 마련된 규정으로 이해하였다. 처음부터 당연무효라면 별도로 취소를 명하도록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③ 채무보증 금지를 우회한 탈법행위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한다.
직접적인 채무보증이 금지규정 위반만으로 당연무효가 되지 않는 이상, 그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도 그 이유만으로 민사상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금보충약정이나 병존적 채무인수약정이 채무보증 금지를 회피하는 구조라는 사정만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약정상 책임이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이 판결은 자금보충약정의 공정거래법상 적법성을 보장한 판결이 아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정이 탈법행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민사상 효력에 관한 무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④ 다른 금지행위에 관한 명시적인 무효규정과도 구별하였다.
구법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약정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사업자 사이에서 무효라고 명시하였다. 일정한 위법한 합병·설립에 대해서는 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규정들과 비교하여, 채무보증 금지 위반에 동일한 무효효과를 당연히 부여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위반계약의 효력을 일괄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금지규정의 문언과 체계를 개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⑤ 거래상대방 보호와 무효로 인한 결과도 고려하였다.
위반 보증이나 탈법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면, 자금조달의 이익을 얻은 회사가 아무런 대가 없이 보증채무 등의 부담을 면할 수 있다.
반면 금융기관은 인적 담보를 상실하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대법원은 경제력 집중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계약의 민사상 효력까지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⑥ 신의칙·반사회질서에 따른 무효도 인정하지 않았다.
구법은 계열회사 채무보증에 대하여 비교적 넓은 예외사유를 두고 있었다. 대법원은 이 점 등을 고려하여 금지규정을 위반한 보증이나 탈법행위가 그 자체로 민사상 효력을 부정해야 할 정도의 현저한 반사회성·반도덕성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서도 자금보충약정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5다227000 판결
결론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규정이나 탈법행위 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금보충약정이 민사상 당연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자금보충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고 관리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자금보충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JHW의 대출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기로 한 책임을 공정거래법 위반 주장만으로 면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실무상 유의점
- 자금보충약정의 명칭보다 실제 의무를 확인해야 한다. 부족자금 대여의무와 불이행 시 채무인수의무는 구분하여 분석해야 한다.
- 금융구조상 각 대출의 채무자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사건의 최종 자금사용자는 웅진캐피탈이지만, 병존적 인수의 대상은 JHW의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였다.
- 공정거래법상 위법성과 계약의 민사상 효력은 별개 쟁점이다. 제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 회생채권을 검토할 때에는 자금보충사유의 발생, 의무 불이행, 채무인수 조항의 내용, 계약상 지위 양수 및 분할에 따른 승계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 이 판결을 모든 위법한 보증·지원약정이 유효하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별도의 무효규정이나 반사회질서 사유가 있는지는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