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분 50 대 50 합작회사, 모회사의 자진신고로 함께 감면받을 수 있나

핵심 결론 지분과 이사 선임권을 50%씩 양분한 사업자 사이에는 공동감면의 전제인 실질적 지배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그 자진신고에 대리의 효력은 인정될 수 있고, 별도로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증거력 보강에 기여하였다면 독자적인 후순위 조사협조자 감경사유가 인정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두6340, 2012두29042, 2012두13962

1. 해당 판례

  • 사건: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두6340 판결 [과징금납부명령취소청구의소]
  •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재판부: 대법관 김신(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권순일
  • 당사자: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씨텍 / 피고(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 결론: 실질적 지배관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법리오해로 잘못이나, 원고에게 독자적인 후순위 조사협조자 감경사유가 있어 이를 반영하지 않고 산정된 과징금납부명령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 기각

2. 원심판결

  •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4. 4. 3. 선고 2013누24527 판결 [과징금납부명령취소청구의소]
  • 주문: 피고가 2012. 1. 13. 원고에 대하여 의결 제2012-007호로 한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변론종결: 2014. 3. 6. / 재판부: 판사 민중기(재판장), 유헌종, 김관용
  • 판단 요지: ① 감면 신청의 방식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이 없으므로 대리나 대행의 방식도 허용되고, ② 호남석유화학이 자진신고 당시 원고 지분 50%를 보유하면서 엘지화학과 공동으로 원고를 실질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원고를 대리하여 자진신고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③ 그 자진신고의 효력은 구 현대석유화학의 이 사건 공동행위 전체에 미치므로, ④ 피고는 호남석유화학의 감면율을 적용하여 원고의 과징금을 면제하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사건의 경과

단계재판
선행 취소소송서울고등법원 2008누1810 판결 — 시정명령 취소청구는 기각, 과징금납부명령은 전부 취소(상고심을 거쳐 확정)
재산정 처분공정거래위원회 2012. 1. 13. 의결 제2012-007호
환송 전 원심서울고등법원 2012. 11. 7. 선고 2012누4564 판결
환송판결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29042 판결
환송 후 원심서울고등법원 2014. 4. 3. 선고 2013누24527 판결
대상판결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두6340 판결(상고기각)

4. 관련 판례

참조판례

이 사건의 환송판결
  •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29042 판결 — 실질적 지배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자진신고에 다른 사업자를 대리한 자진신고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

5. 관련 법령

대상판결이 든 참조조문
원심판결의 별지 관계법령에 기재된 조문
감면 규정의 구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1항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와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에 대하여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감경·면제되는 자의 범위와 기준·정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 위임에 따른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4. 4. 1. 대통령령 제183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2항은 감면 기준을 세 단계로 정하고 있습니다.
  • 제1호: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고한 자 등에 대하여 과징금의 100분의 75 이상 감면
  • 제2호: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사에 협조한 자 등에 대하여 과징금의 100분의 50 이상 감면
  • 제3호: 부당한 공동행위 사실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고(가목),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제공하며(나목),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협조하고 주도적 역할을 하거나 다른 사업자에게 강요한 사실이 없을 것(다목)을 요건으로 과징금의 100분의 50 미만의 범위에서 감경

6. 사실관계

(1) 지분 인수와 기업결합 시정조치

현대석유화학 주식회사는 1988년부터 합성수지를 제조·판매하였으나 경영악화로 매각절차에 들어갔고, 호남석유화학과 엘지화학의 컨소시엄이 각 50%씩 지분을 인수하여 2003. 6. 27. 구 현대석유화학을 매수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인수행위가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에 해당한다고 보아 사업분할을 명령하였습니다.
구 현대석유화학은 2003. 9. 26.경 호남석유화학 및 엘지화학과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한 뒤 국내영업을 중단하였고, 두 회사는 2003. 10. 1.경 구 현대석유화학의 영업조직을 모두 인수하였습니다.

(2) 공동운영 구조

호남석유화학과 엘지화학은 2003. 6. 26. 공동운영계약을 체결하고 2003. 7.경 2인의 공동대표이사를 임명하여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2004. 12. 20. 이를 대체하는 수정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수정계약은 두 회사가 동등한 지분을 가진 주주로서 모든 관계에서 동등한 권리의무를 보유하도록 하고, 각각 2명의 이사를 선임하여 총 4인의 이사회를 구성하며, 양측이 선임한 상근이사 2인을 공동대표이사로 지명하고, 양측 대표자 각 2인으로 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구성하도록 정하였습니다.

(3) 회사분할과 우발채무의 귀속

  1. 구 현대석유화학의 공장 1단지는 엘지화학의 신설법인 엘지대산유화로, 공장 2단지는 호남석유화학의 신설법인 롯데대산유화로 각 분할되었고, 2005. 1. 3. 잔존법인인 구 현대석유화학은 씨텍(원고)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사업목적을 석유화학 공업단지 입주업체를 위한 전기·증기 등 유틸리티 시설 설치 및 공급 사업 등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엘지대산유화는 2006. 1. 1. 엘지화학에, 롯데대산유화는 2009. 1. 5. 호남석유화학에 각각 흡수합병되었습니다.
분할계약서와 분할계획서에 우발채무는 존속법인이 100% 부담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므로, 구 현대석유화학의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납부의무는 존속법인인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4) 자진신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저밀도폴리에틸렌,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 고밀도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4개 합성수지 제품에 관한 담합 조사를 개시하자, 원고의 주주회사인 호남석유화학은 2005. 4. 20. 1순위 자진신고를 하여 부과과징금의 100%를 감면받았습니다. 그 감면신청서에는 담합 모임의 동기와 시기, 참가자, 제품별 담합모임 내역, 가격결정에 이르는 과정과 증거자료가 기재되어 있었고, 구 현대석유화학이 지분 인수 이전에 행한 공동행위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5) 최초 처분과 선행 소송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 등 9개사가 2002. 1. 1.부터 2003. 9. 25.까지 폴리프로필렌 판매가격을 합의·실행하였다는 이유로 2007. 6. 5. 의결 제2007-301호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하였고, 그중 원고에 대한 과징금은 2,070,000,000원이었습니다.
원고가 제기한 서울고등법원 2008누1810 사건에서 법원은 담합 사실은 인정하여 시정명령 취소청구는 기각하면서도, 원고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판매하는 H1500K, M1700, R3420, R7700은 가격담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그 매출액이 관련매출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과징금납부명령은 전부 취소하였고, 그 판결은 상고심을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6) 이 사건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 1. 13. 의결 제2012-007호로 위 제품들의 매출액을 제외하고 과징금을 재산정하여 1,984,000,000원의 납부를 명하였습니다. 산정 내역은 관련매출액 220,509백만 원, 부과율 3.0%, 기본과징금 6,615백만 원, 의무적 조정과징금 6,615백만 원, 감경률 40%를 적용한 임의적 조정과징금 3,969백만 원, 다시 감경률 50%를 적용한 부과과징금 1,984백만 원입니다.

(7) 원고 측 별도 증거 제출

원고는 2007. 1. 2.경 호남석유화학과 별도로 이 사건 공동행위에 관한 상세한 정황이 담긴 확인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하였습니다.

7. 법리

(1) 공동감면의 예외적 인정과 '실질적 지배관계'의 의미

자진신고 감면은 원칙적으로 신고한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나, 둘 이상의 사업자가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공동감면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질적 지배관계'란 다음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 사업자가 나머지 사업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여 나머지 사업자에게 의사결정의 자율성 및 독자성이 없고 각 사업자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없는 경우를 뜻합니다(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2두13962 판결).
  • 각 사업자들 간 주식 지분 소유의 정도
  •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의 행사 정도 및 방식
  • 경영상 일상적인 지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
  • 임원 겸임 여부 및 정도
  • 사업자들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
  • 회계의 통합 여부
  • 사업영역·방식 등에 대한 독자적 결정 가능성
  • 각 사업자들의 시장에서의 행태
  • 공동감면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

(2) 50 대 50 구조에서는 실질적 지배관계가 부정된다

원심은 호남석유화학이 엘지화학과 공동으로 원고를 실질 지배하고 있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다음을 근거로 실질적 지배관계를 부정하였습니다.
  • 호남석유화학은 원고 지분을 엘지화학과 50%씩 양분하여 보유
  • 이사회 구성이나 공동대표이사 임명에서도 엘지화학과 같은 수의 임원만 선임 가능
  • 따라서 엘지화학 측과의 협의 없이는 독자적으로 원고 사업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음
  • 호남석유화학이나 엘지화학이 상호 상대 회사의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거나 그러한 특수 관계에 있었다는 사정도 없음
  • 사업분할이 완료된 2005. 1. 1. 이후 수정계약과 달리 호남석유화학이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정변경 자료도 제출되지 않음
'둘이 함께 지배한다'는 것과 '하나가 지배한다'는 것은 다르며, 공동감면의 요건은 후자라는 것이 대상판결의 핵심 판시입니다. 원심이 든 '공동 실질 지배'라는 개념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3) 대리에 의한 자진신고의 효력은 별개로 인정된다

실질적 지배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같은 감면율을 적용받을 수 없더라도, 호남석유화학의 자진신고에 원고를 대리한 자진신고의 효력은 인정됩니다(환송판결 참조). 원심이 든 논거들, 즉 ① 감면신청의 방식에 관한 규정이 없어 대리·대행이 허용되는 점, ② 감면신청서에 구 현대석유화학의 공동행위까지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원고가 과징금을 부담하면 그 경제적 손해가 주주인 호남석유화학에게 귀착되므로 대리 신고의 필요성이 충분하였던 점, ④ 생산·영업조직이 이전되어 잔존법인인 원고는 공동행위를 입증할 자료가 없었던 점은 대리의 성립을 뒷받침합니다.
즉 실질적 지배관계의 존부와 대리의 성립은 별개의 문제이며, 전자가 부정되어도 후자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독자적인 후순위 조사협조자 감경사유의 인정

대법원은 대리에 의한 자진신고를 전제로 원고에게 후순위 조사협조자로서의 감경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다음을 근거로 이를 인정하였습니다.
  • 원고가 2007. 1. 2.경 호남석유화학과 별도로 상세한 정황이 담긴 확인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한 점
  • 폴리프로필렌 관련 생산·영업조직이 호남석유화학과 엘지화학으로 이전되면서 관련 자료도 대부분 함께 넘어간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주도적 역할을 하였거나 다른 사업자들에게 공동행위를 강요하였다는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독자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하여 다른 증거자료를 뒷받침하고 증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으므로, 공동행위의 증명에 필요한 증거를 제출하고 조사 완료 시까지 협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감경 배제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적어도 독자적인 후순위 조사협조자에 해당하는 감경사유가 있습니다.

(5) 결론 — 이유는 달라졌으나 결론은 유지

원심이 호남석유화학과 같은 감면율(과징금 전액 면제)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지만, 원고에게 독자적 조사협조자 감경사유가 없다는 전제에서 산정된 과징금납부명령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실질적 지배관계에 관한 원심 판단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습니다.

8. 실무상 시사점

  1. 50 대 50 합작회사는 공동감면 대상이 아닙니다. 어느 한쪽도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없는 구조에서는 실질적 지배관계가 부정되므로, 합작 파트너의 자진신고에 기대어 전액 면제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2. 지배관계 주장의 입증은 지분율만으로 부족합니다. 판결이 든 아홉 가지 요소 중 일상적 경영 지시, 임원 겸임, 회계 통합, 사업방식의 독자적 결정 가능성이 실제 심리에서 무게를 갖습니다. 주주간계약과 이사회·대표이사 구성이 핵심 증거입니다.
  3. 공동감면이 부정되어도 다툴 실익은 남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를 구제한 것은 공동감면이 아니라 자신이 별도로 제출한 확인서였습니다. 감면율 다툼과 별도로 독자적 조사협조자 지위를 예비적으로 주장해 두어야 합니다.
  4. 증거의 '증거력 보강' 기여도 감경사유가 됩니다. 결정적 신규 증거가 아니어도 기존 증거를 뒷받침하고 증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면 필요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5. 분할 시 우발채무 조항이 과징금 리스크를 결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잔존법인이 과징금 전부를 부담하게 된 근거는 분할계약서의 "우발채무는 존속법인이 100% 부담"이라는 조항이었습니다. 반면 관련 자료와 임직원은 신설법인으로 넘어가 잔존법인은 자진신고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분할 설계 단계에서 책임의 귀속과 자료의 귀속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6. 과징금 산정 단계별로 다툴 지점이 다릅니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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