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당 판례
- 사건: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24440 판결 [부정경쟁행위금지및손해배상]
-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 재판부: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
- 당사자: 원고(상고인) ○○○ 주식회사 외 3인 / 피고(피상고인) △△△ 주식회사
- 결론: 피고가 그룹 표지가 포함된 상호를 사용하여 원고들의 지주회사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유지
2. 원심판결
-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4. 2. 20. 선고 2013나44845 판결
- 원심은 피고의 표지 사용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판결문상 제1심 사건번호는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3. 관련 판례
참조판례
-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공2012상, 161) —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는 영업표지 자체가 동일하다고 오인하게 하는 경우뿐 아니라,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표지와 동일·유사한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주체와 사용자 사이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본 선례
판시사항 [2](기업그룹 분리 후의 표지 사용)에는 참조판례 표시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이 판결이 새로 제시한 법리입니다.
4. 관련 법령
판결이 든 참조조문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입법 취지는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 형성한 타인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는 행위를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판결 이유에서 언급된 법률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 두 기업그룹이 자본적 유대관계가 있어 현재도 동일 기업집단에 속한다는 판단의 근거
이 판결에는 구법 표시가 없습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그 후 여러 차례 개정되었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개정되었으므로, 현행 사안에서는 각 조문을 별도로 확인하여야 합니다. (나)목 자체의 목 번호는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5. 사실관계
(1) 기업그룹의 분리
□□그룹으로 알려진 기업집단은 원래 소외 4 회사를 모기업으로 하여, 사원 모집 광고를 그룹 전체 명의로 동시에 수행하거나 소속 회사 상호 간에 인사교류를 하는 등으로 서로 관련을 맺어 왔습니다.
□□그룹의 창업주 소외 1이 2001. 2.경 사망함에 따라, 2001. 6. 30. 종래 그룹에 속한 회사들은 소외 1의 3명의 아들이 각각 경영권을 가지는 3개의 기업그룹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판결문은 이를 '형식적 계열분리'라고 합니다).
(2) 당사자의 지위
- 원고들: 소외 1의 장남 소외 2가 경영권을 가지게 된 기업그룹에 속하는 대표적인 회사들
- 피고: 3남 소외 3이 경영권을 가지게 된 기업그룹에 속한 회사로서, 2009. 10. 1. 소외 6 회사가 회사를 일부 분할하면서 존속하게 된 회사
(3) 피고의 상호 사용
피고는 분할 당시 사업목적에 '지주사업'을 추가하고 상호를 변경하는 등기를 마쳤으며, 2010. 10. 4. 상호를 경정하는 등기를 마친 후 현재까지 그 표지를 상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4) 분리 이후의 상황
원고 측 기업그룹 소속 회사들과 피고 측 기업그룹 소속 회사들은 형식적 계열분리 이후에도 '□□'이라는 표지를 각자의 영업에 사용해 왔고, 두 기업그룹은 자본적인 유대관계가 있어 현재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으로는 동일 기업집단에 속합니다.
6. 법리
(1) 영업표지의 유사 여부 판단 기준
영업표지의 유사 여부는 동종의 영업에 사용되는 두 개의 영업표지를 외관, 호칭, 관념 등의 점에서 전체적·객관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구체적인 거래실정상 일반 수요자가 그 영업의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별합니다.
(2) 혼동의 범위 — 자본·조직상 밀접관계의 오인 포함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는 영업표지 자체가 동일하다고 오인하게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를 사용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해당 영업표지의 주체와 그 표지 사용자 사이에 자본, 조직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잘못 믿게 하는 경우도 포함합니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9822 판결).
즉 '지주회사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이론상 혼동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되며,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 청구가 배척된 이유는 다음 법리 때문입니다.
(3) 기업그룹 분리 사안의 특칙 — 이 판결의 핵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내용에 비추어, 경제적·조직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업그룹이 분리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판단합니다.
어느 특정 계열사가 ① 그 기업그룹 표지를 채택하여 사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그 표지에 화체된 신용의 주체로 인식되고, ② 아울러 그 기업그룹 표지를 승계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해당 기업그룹의 계열사들 사이에서 그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한 행위만으로는 타인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는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 근거는 (나)목의 입법 취지가 '타인이 형성한 신용에의 편승 방지'에 있다는 점입니다. 분리 전 그룹 표지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쌓아 온 것이므로, 어느 한쪽이 그 신용의 단독 주체라고 인정되지 않는 한 다른 계열사의 사용을 '타인의 신용에 편승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4) 혼동 판단의 대비 대상 — 그룹 표지가 아니라 영업표지 전체
계열사들 사이에서 기업그룹 표지가 포함된 영업표지를 사용하는 행위가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기업그룹 표지만이 아닌 영업표지 전체를 서로 비교하여 외관, 호칭, 관념 등의 점에서 유사하여 혼동의 우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공통된 그룹 표지 부분만 떼어내어 대비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실무상 가장 직접적인 판단 지침입니다.
(5) 이 사건에의 적용
기록상 원고들만이 '□□'이라는 기업그룹 표지를 채택하여 사용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신용의 주체로 인식됨과 아울러 그 표지를 승계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 피고가 '□□'이라는 그룹 표지가 포함된 이 사건 표지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는 원고들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얻는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 이 사건 표지 전체를 원고들의 영업표지인 각 상호와 비교하여 보아도 외관, 호칭, 관념 등이 달라 혼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므로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피고가 원고들의 상호에 공통으로 포함된 표지를 포함하는 상호를 사용함으로써 원고들의 지주회사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7. 실무상 시사점
- 그룹 분리 시 표지 귀속을 계약으로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 판결의 기준은 '중심적 역할에 따른 신용 주체의 인식'과 '표지의 승계'인데, 분리 협상 단계에서 그룹 명칭의 사용권과 귀속을 명시한 합의서가 없으면 사후에 이를 입증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 분리 후에도 양측이 계속 표지를 사용해 왔다면 사실상 다투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양 그룹이 형식적 계열분리 이후에도 모두 '□□'을 사용해 온 사정은 어느 한쪽의 단독 승계를 부정하는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표지 사용을 중단시키려면 분리 직후 즉시 문제 삼아야 합니다.
- 대비는 상호 전체로 이루어집니다. 원고 측이 공통 부분만을 강조하는 주장 구성은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상호 전체가 유사하다는 점, 즉 그룹 표지 외의 나머지 부분까지 유사하다는 점을 보여야 합니다.
- '지주회사로 오인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는 부족합니다. 자본·조직상 밀접관계의 오인이 혼동에 포함된다는 법리는 인정되지만, 그룹 분리 사안에서는 위 특칙이 먼저 적용되어 걸러집니다.
- 공정거래법상 동일 기업집단이라는 사정은 오히려 원고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두 그룹이 여전히 동일 기업집단에 속한다는 점은 '타인의 신용'이라는 전제 자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 표지 관리의 정공법은 상표·서비스표 등록입니다. 그룹 명칭을 특정 회사 명의로 등록해 두면 이 판결이 요구하는 '승계' 입증 부담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