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당 판례
- 사건: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다84568 판결 [디자인권침해금지등] (공2015하, 1646)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재판부: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박상옥
- 당사자: 원고(피상고인)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Pfizer Products Inc.) 외 1인 / 피고(상고인) 한미약품 주식회사
- 결론: 등록상표의 무효 여부에 관한 원심 판단은 결과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상표의 유사성과 부정경쟁행위 성립을 인정한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
2. 원심판결
-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나26816 판결
- 원심은 ① 이 사건 등록상표가 알약의 일반적 형태라 할 수 없어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②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였으며, ③ 기능성도 부정하고, ④ 등록상표와 피고 제품들의 형태가 유사하여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으며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①의 판단이 잘못이나 ②가 정당하여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보았고, ③은 정당하다고 하였으며, ④는 법리오해로 파기하였습니다.
- 판결문상 제1심 사건번호는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3. 관련 판례
참조판례
-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15512 판결(공2013상, 692),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후1900 판결 — 상표 유사 판단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선례
판결 이유에서 인용된 판례
- 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전원합의체 판결 —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 그 상표권에 기초한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고, 침해소송 법원은 그 전제로 무효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본 선례
-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후2549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후710 판결 —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의 취지에 관한 선례
-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후3800 판결 — 입체적 형상 상표의 식별력 판단 기준 및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의 엄격 해석에 관한 선례
-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후1146 판결 — 상품 등에 문자 등 표장이 함께 부착되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입체적 형상 자체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본 선례
4. 관련 법령
이 판결의 상표법 조문은 모두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의 조문입니다. 판결문 자체는 사용에 의한 식별력 부분에서만 구법 표시를 붙이고 나머지는 '상표법'으로 표기하고 있으므로, 게재 시 구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조조문(법제처 표기)
판결 이유에서 원용된 조문
-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 상품 등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
- 구 상표법(2014. 6. 11. 법률 제127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 —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판결문이 유일하게 구법 표시를 붙인 조문입니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
- 의료법 제18조 제2항,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5호 — 처방전에서 의약품의 특정 방법
현행 상표법과의 대응
상표법은 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개정되어 조문 체계가 전면 재편되었습니다. 위 대응 조문은 게재 전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 사실관계
(1) 이 사건 등록상표
원고들은 심장혈관용 약제,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를 지정상품으로 하여,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를 결합한 표장으로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2) 원고 제품들
원고들의 '비아그라' 제품들 역시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 색채를 결합한 형태의 전문의약품입니다.
- 겉포장: 흰색 바탕에 좌측 부분에 남색 띠와 얇은 하늘색 띠가 둘러져 있고 '비아그라', 'Viagra', 'Pfizer' 기재
- 속포장: 은색 바탕, 뒷면에 '한국화이자제약(주)', '비아그라', 'Pfizer' 기재
- 제품 자체: 'Pfizer' 음각
(3) 피고 제품들
피고는 '팔팔정'이라는 명칭의 발기부전 치료용 약제(팔팔 50mg, 팔팔 100mg)를 생산·판매·광고하고 있습니다.
- 겉포장: 검정 바탕에 'PalPalTab', '팔팔정' 및 피고 상표 기재
- 속포장: '팔팔 50mg'은 검정 바탕, '팔팔 100mg'은 앞면 은색·뒷면 검정 바탕이며, 뒷면에 '팔팔정', 피고 상표, '한미약품(주)'가 반복 기재
- 제품 자체: 'HM 50' 또는 'HM 100' 음각
(4) 거래 실정
원고 제품들과 피고 제품들은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약국에서 구매합니다. 의료법 제18조 제2항과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처방전에서 의약품의 특정은 '처방 의약품의 명칭'에 의하여 이루어집니다.
6. 법리
(1) 알약의 형상은 원칙적으로 식별력이 없다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의 취지는, 상품 등의 형상 표시는 상품의 특성을 기술하는 표장으로서 식별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설사 식별 기능이 있더라도 거래상 누구에게나 필요한 표시여서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공익상 타당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입체적 형상 상표가 ① 그 시장에서 상품 등의 통상적·기본적인 형태이거나, ② 거래분야에서 채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형한 형태에 불과하거나, ③ 그 상품 유형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장식적 형태를 단순히 도입하여 상품의 장식 또는 외장으로만 인식되는 데 그칠 뿐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위 규정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하여, 그 형상이 알약의 일반적인 형태이고 결합된 색채를 고려하더라도 거래분야에서 알약의 형태로 채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한 것으로 인식된다고 보아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달리 본 원심은 잘못이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이 인정되므로 결과에 영향은 없습니다.
(2) 사용에 의한 식별력은 엄격하게 판단하되, 이 사건에서는 인정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제도는 원래 식별력이 없어 독점시키기에 적당하지 않은 표장에 대세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그 판단은 다음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합니다.
- 형상의 특징
- 사용시기 및 기간
- 판매수량 및 시장점유율
- 광고·선전이 이루어진 기간 및 규모
- 해당 형상과 유사한 다른 상품 등의 경합적 사용의 정도 및 태양
- 상표사용자의 명성과 신용
문자표장이 함께 부착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입체적 형상 자체의 식별력 취득을 부정할 수는 없고, 부착된 표장의 외관·크기·부착 위치·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그와 별도로 입체적 형상이 출처표시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에 이르렀다면 식별력 취득을 긍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후1146 판결).
이 사건에서 원심이 든 근거는 다음과 같으며,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 제품들의 판매기간과 판매량
- 'Viagra' 및 '비아그라' 문자 상품표지와 별도로 'Blue diamond is forever' 문구, 푸른색 다이아몬드 사진, 손바닥 위의 푸른색 마름모 도형 그림 등을 활용한 지속적인 광고 활동
- 등록상표가 '푸른색 다이아몬드 모양', '마름모꼴의 푸른색 알약', '블루 다이아몬드' 등으로 지칭되며 언론에 노출된 빈도
- 수요자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 문자 상품표지의 압도적인 주지저명성이 상품의 형태에도 상당 부분 전이된 것으로 보이는 점
(3) 기능성은 부정된다
상품 등의 기술적 기능은 원칙적으로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으로 그 존속기간 범위 내에서만 보호되는데, 그 기능 확보에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을 상표권으로 보호하면 존속기간갱신등록을 통해 기술적 기능에까지 영구적 독점권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특허제도 등과 충돌하고, 경쟁자가 사용해야만 할 경쟁상 필요가 있는 형상의 사용을 금지시켜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게 됩니다. 이에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3호가 신설되었습니다.
기능성 해당 여부는 ① 그 시장에서 유통되거나 이용 가능한 대체적인 형상이 존재하는지, ② 대체적 형상으로 생산하더라도 동등하거나 그 이하의 비용이 소요되는지, ③ 그 입체적 형상으로부터 상품 등의 본래적 기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우위가 발휘되지 않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내복용 알약에 다양한 크기·형상·색깔이 존재할 수 있어 대체적 형상이 다수 있고, 실제로 다른 색채와 형상으로도 여러 업체가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그 형상과 색채의 결합이 알약의 본래적 기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요소가 발휘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기능성이 부정되었습니다.
(4) 상표의 유사성 — 파기의 첫째 이유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들에서는 외관이 주는 지배적 인상이 동일·유사하여 오인·혼동의 우려가 있다면 유사하다고 보아야 하나, 그러한 우려가 인정되지 않으면 유사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통점: 전체적으로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이고, 각 모서리가 둥글게 다듬어져 있으며, 장축과 단축의 비율이 약 1.35 정도이고, 측면에서 볼 때 기둥 형태 부분(Band)과 위아래로 튀어나온 부분(Cup)으로 구성된 유선형이며, 색채가 푸른색입니다.
차이점:
결정적 요소는 거래 실정입니다. 전문의약품으로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에 의하여 투약되는 피고 제품들은 포장과 제품 자체에 기재된 명칭('팔팔정'), 피고의 문자상표 및 상호('한미약품(주)'), 제품에 음각된 'HM 50'·'HM 100'에 의하여 등록상표와 구별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처방전에서 의약품은 명칭으로 특정되므로, 형태만으로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5) 부정경쟁행위 — 파기의 둘째 이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의 판단도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원고 제품들 역시 전문의약품이고, 그 겉포장·속포장·제품 자체에 '비아그라', 'Viagra', 'Pfizer', '한국화이자제약(주)'가 기재·음각되어 있으므로, 원·피고 제품들은 각각의 포장에 기재된 명칭과 문자상표 및 상호에 의하여 서로 구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인·혼동의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7. 실무상 시사점
- 알약의 형상·색채는 등록되어도 침해 인정이 어렵습니다. 이 판결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과 기능성 부정을 인정해 등록의 유효성은 살려 주었으나, 유사성 단계에서 권리 행사를 차단했습니다. 제형 상표는 등록 자체보다 실제 집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전문의약품이라는 거래 실정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처방전이 명칭으로 의약품을 특정하고 약사가 투약하는 구조에서는 형태의 유사성이 혼동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앞서 정리한 흡입기 사건(서울고등법원 2015나2049390)도 같은 논리로 청구가 배척되었습니다.
- 피고 측 방어의 정석은 표시의 차별화입니다. 포장 색상, 제품명, 상호 기재, 제품 자체의 음각 표시가 모두 구별 요소로 평가되었습니다. 제네릭 출시 시 이러한 표시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최선의 사전 대비입니다.
- 원고 측은 형태 단독의 광고 실적을 축적해야 합니다. 'Blue diamond is forever' 같은 형태 자체를 소구하는 광고와 언론 노출, 설문조사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 인정의 결정적 자료였습니다.
- 문자표장의 병기는 형태 상표의 걸림돌이 아닙니다. 제품에 브랜드명이 함께 표시되어 있어도 형태가 독립적으로 출처표시 기능을 수행하면 식별력 취득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기능성 항변은 대체 형상의 존재로 무력화됩니다. 알약처럼 형상·색채의 선택지가 넓은 상품에서는 기능성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 무효 항변과 비침해 항변을 병행해야 합니다. 이 사건 피고는 무효 항변에서는 패했으나 비침해 항변에서 승소했습니다. 두 갈래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실효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