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약벌이 계약대금에 비해 크다는 이유만으로 일부를 무효로 할 수 있을까

핵심 결론 위약벌의 과중 여부는 계약대금 대비 비율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대법원은 미지급 권리금으로 인한 손해와 쌍방의 위약벌 약정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2억 원 중 5,3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무효로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환송 후 결과와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실무적 유의점

  • 위약금의 법적 성격부터 판단해야 한다. 손해배상액의 예정, 위약벌 또는 두 성격을 함께 가진 약정인지에 따라 감액과 무효 판단의 기준이 달라진다.
  • 권리금·시설대금·보증금을 구분해야 한다. 각 금액이 무엇의 대가인지, 언제 지급되는지, 계약 종료 시 어떻게 정산하는지를 계약서에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 과중 여부를 비율만으로 주장해서는 부족하다. 예상 손해, 미수령 대가, 계약이행으로 얻을 이익, 교섭력과 쌍방의 제재 수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 추가 청구 가능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몰취액 외에 미지급 권리금이나 별도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는 약정의 해석과 위약금의 성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 점포를 회수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손해가 보전되었다고 볼 수 없다. 재전대 가능성과 미지급 권리금으로 인한 손해는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
  • 권리금 반환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구분해야 한다. 이 판결의 권리금 귀속 법리만으로 현행법상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다63257, 2000다59050, 2018다248855, 2017다275270

해당판결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사건명은 추심금이다.
대법원은 위약벌 약정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위약벌 2억 원 전액의 몰취를 최종 확정한 판결이 아니다. 환송 후 심리 결과와 최종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급심
수원지방법원 2013. 7. 19. 선고 2012나45068 판결
원심은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벌 약정의 적용을 인정하면서도, 2억 원 전액을 몰취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임차권 양도대금 5억 3,000만 원의 10%인 5,3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았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파기되었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1. 4. 10. 선고 2000다59050 판결
권리금은 영업시설 등 유형재산이나 거래처·신용·영업상 이점 등 무형재산의 양도 또는 일정 기간 이용에 대한 대가이다. 그 가치의 양수나 이용이 유효하게 이루어졌다면 원칙적으로 반환의무가 없지만, 약정한 이용기간을 임대인의 사정으로 보장하지 못한 경우 등에는 반환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위약벌에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유지하였다. 다만 공서양속에 반하는 위약벌은 전부 또는 일부 무효가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ChatByun의 「위약벌은 과다하더라도 감액할 수 있는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다275270 판결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성격을 함께 가진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감액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위약금의 법적 성격에 따라 감액과 무효 판단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구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의 무효를 정한다.
  •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부당히 과다한 예정액의 감액 및 위약금 약정의 손해배상액 예정 추정을 정한다.
  • 민법 제105조: 임의규정과 다른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그 의사에 따르도록 정한다.
  • 민법 제618조: 임대차계약의 기본 내용을 정한다.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현행법상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와 방해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정한다. 이 판결 이후 신설된 규정으로, 이 사건에 직접 적용된 조항은 아니다.

사실관계

가. 임차권 양도와 전대차를 결합한 계약

피고는 유흥주점 점포의 임차권 양도인 겸 전대인이었고, 소외인은 이를 양수하여 영업하려는 양수인 겸 전차인이었다. 이 계약의 당사자는 추심금 소송의 원고가 아니라 피고와 소외인이었다.
두 사람은 2011. 3. 15. 다음과 같이 계약하였다.
항목약정 내용
임차권 양도대금보증금 상당액 2억 원과 권리금·시설대금 3억 3,000만 원, 합계 5억 3,000만 원
계약 당일 지급액2억 원. 임차권 양도계약의 계약금이자 전대차계약의 보증금
잔대금권리금·시설대금 3억 3,000만 원을 2012. 3. 31.까지 지급
점포 인도피고가 계약금 수령과 동시에 소외인에게 인도
보증금반환채권 양도피고가 잔대금 수령과 동시에 임대인에 대한 2억 원의 반환채권을 양도
잔대금 지급기까지의 사용관계전대차로 처리하고 월 차임 1,350만 원 지급
소외인은 계약상의 권리·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전대할 수 없었다. 월 차임을 3회 이상 체납하거나 양도·전대 금지 약정을 위반하면 피고는 최고 없이 계약을 해지하고, 받은 2억 원을 위약벌로 몰취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반대로 피고가 부담하는 위약벌 조항도 있었으며, 그 금액은 소외인 측 위약벌의 배액인 4억 원이었다.

나. 차임 연체와 무단 양도·전전대

소외인은 계약 당일 2억 원을 지급하고 점포를 인도받아 영업하였다. 그러나 2011. 8. 15.부터 월 차임을 4회 이상 지급하지 않았고, 2011. 11. 7.에는 임차권을 무단 양도하거나 전전대하였다.
피고는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였고, 해지 의사표시는 2011. 12. 14. 소외인에게 도달하였다.

다. 제소전 화해에 따른 점포 회수

당사자들은 2011. 8. 29. 잔대금 미지급, 무단 양도·전전대 또는 차임 3회 이상 연체 시 점포를 즉시 인도한다는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해두었다.
피고는 그 화해조서에 기하여 2011. 12. 29. 점포를 인도받고 제3자와 다시 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이 제소전 화해는 점포 인도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이 화해로 종결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차이

원심은 2억 원이 전체 양도대금의 약 40%이고, 미지급 잔대금의 60%를 초과하며, 1년간 차임보다도 많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피고가 점포를 회수하여 다시 전대할 수도 있으므로 손해 대부분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에 미지급 권리금 3억 3,000만 원으로 인한 손해와 계약 전체의 책임 배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법리

가. 위약벌의 감액과 공서양속 위반에 따른 무효는 구별된다

위약벌은 채무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제재로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구별된다. 따라서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다한 경우의 감액 규정인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위약벌에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의무이행으로 채권자가 얻는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겁다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원심도 형식상 위약벌을 재량으로 감액한 것이 아니라, 5,3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공서양속 위반으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그러한 일부 무효 판단을 뒷받침할 심리가 충분했는지였다.

나. 권리금은 보증금과 성질이 다르다

보증금은 임대차관계의 채무를 담보하고 종료 후 정산·반환되는 금전이다. 반면 권리금은 영업시설이나 영업상 이점 등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에 대한 대가이다.
대법원은 약정한 재산적 가치의 양수나 이용이 유효하게 이루어졌다면 권리금을 원칙적으로 반환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전제로 판단하였다. 다만 가치의 재양수, 임대인 사정에 따른 약정 이용기간의 미보장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반환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3억 3,000만 원이 어떠한 가치의 대가인지, 계약 해지에도 피고에게 귀속될 성질의 금액인지부터 심리해야 했다.

다. 손해를 차임 상당액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대법원은 3억 3,000만 원이 판시한 성질의 권리금에 해당한다면, 양수인 겸 전차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이 사건에서는 그 전액이 피고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그렇다면 피고가 권리금을 받지 못한 데 따른 손해를 보전하기 위하여 그보다 적은 2억 원을 몰취하도록 정한 것을 쉽게 과중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피고는 2억 원을 몰취하는 외에 별도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취지로 약정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도 고려하였다.
이는 권리금 3억 3,000만 원과 위약벌 2억 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미지급 권리금이 피고의 손해에 포함되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손해가 차임 상당액에 그친다고 본 원심의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취지이다.

라. 계약대금 대비 비율만으로 과중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대법원은 계약 체결 경위와 당사자 사이의 책임 배분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위약벌 조항을 강요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또한 소외인에게만 위약벌이 부과된 것이 아니라 피고에게도 4억 원의 위약벌이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전체 대금이나 보증금에 대한 위약벌의 비율만 계산하여 일부 무효를 선언할 수는 없었다. 쌍방의 교섭 과정, 보호하려는 경제적 이익, 의무 위반으로 발생할 손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했다.

마. 파기환송의 범위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대법원은 원심이 권리금의 성격과 손해 범위, 계약 체결 경위 등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결을 파기하였다.
따라서 원심이 인정한 5,300만 원은 최종 확정된 위약벌 금액이 아니다. 반대로 대법원이 2억 원 전액 몰취를 최종 확정하였거나, 미지급 권리금 3억 3,000만 원 전부에 대한 별도 지급의무를 확정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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