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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번호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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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
이 판결은
상법 제520조를 구법으로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판결문에 없는 개정일자나 법률번호를 별도로 기재하지 않습니다.
사실관계
원고와 소외 건설회사는 문화예술관광단지 조성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그 사업을 시행할 특수목적법인인 피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피고 회사의 지분은 원고 측이 49%, 건설회사 측이 51%를 보유했습니다. 두 주주의 지분 차이가 근소하고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설립된 회사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외형상 주식회사이지만 주주 사이의 신뢰와 공동사업 수행을 전제로 하는 인적 결합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원고 측은 사업부지인 토지를 피고 회사에 제공하고, 건설회사 측은 토지 취득자금과 사업자금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사업부지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토지는 신탁된 상태에서 피고 회사가 신탁계약상 채무자 겸 수익자의 지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고와 건설회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인허가 등 사업 진행에 필요한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토지매매계약도 해제됐습니다.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토지는 공매로 처분됐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회사는 문화예술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습니다.
건설회사 측은 공매대금 등을 통하여 사실상 자신의 출자금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 회사 지분 51%를 계속 보유하면서 과반수 주주의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를 회사 경영에서 배제했습니다.
건설회사 측은 피고 회사의 본래 설립목적인 문화예술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계없는 다른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반면 원고가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원래의 사업을 재개하거나 회사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됐습니다.
이에 발행주식 총수의 49%를 보유한 원고는
상법 제52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피고 회사의 해산을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핵심쟁점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에
상법 제520조의 해산사유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회사의 본래 목적사업이 불가능해진 상태가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는 경우’에 해당하는가?
회사 자체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소수주주권 행사 등 다른 방법이 남아 있다면 해산의 ‘부득이한 사유’를 인정할 수 있는가?
다수주주가 출자금을 회수한 후 소수주주를 배제하고 회사를 다른 사업에 이용하는 사정을 해산사유로 고려할 수 있는가?
법리
상법 제520조 제1항은 다음의 경우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법원에 회사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제1호는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停頓)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겼거나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이고, 제2호는 회사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이 현저하게 부당하여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경우입니다.
이 가운데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긴 때 또는 생길 염려가 있는 때’란 이사 또는 주주 사이의 대립으로 회사의 목적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회사 업무가 정체되어 정상적인 운영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계속되고, 그로 인하여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란 회사를 해산하는 방법 외에는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주주 사이에 분쟁이 있거나 소수주주가 회사 경영방침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해산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목적사업의 수행 가능성, 회사 업무의 정체 정도, 정상화 가능성, 다수주주와 소수주주 사이의 관계 및 해산 이외의 구제수단이 존재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피고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에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피고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해산 외에 다른 해결 방법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상법 제520조 제1항 제1호의 해산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 회사가 다수의 주주와 투자자로 구성된 일반적인 물적 회사라기보다, 원고와 건설회사 두 주주의 합작투자계약과 상호 신뢰를 기초로 설립된 인적 주식회사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상법 제520조 제1항 제1호의 해산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피고 회사는 문화예술관광단지 조성사업만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었습니다.
둘째,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토지가 공매로 처분되어 피고 회사는 본래의 목적사업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셋째, 건설회사 측은 자신의 출자금을 사실상 모두 회수했음에도 과반수 주주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넷째, 건설회사 측은 원고를 경영에서 배제한 채 피고 회사를 설립목적과 관계없는 다른 사업에 이용했습니다.
다섯째, 원고가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고 피고 회사로 하여금 다시 원래의 목적사업을 추진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상태가 회사 업무의 현저한 정돈상태에 해당하고, 피고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회사를 해산하는 방법 외에는 원고의 주주로서의 이익을 보호할 현실적인 수단이 없으므로 해산의 부득이한 사유도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 회사의 해산을 명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합작사업 수행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인데, 핵심 사업부지가 공매로 처분되어 본래 목적사업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다수주주인 건설회사 측은 실질적인 출자금을 모두 회수하고도 과반수 지위를 유지하면서 원고를 배제한 채 피고 회사를 다른 목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피고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원고가 소수주주권을 행사하여 원래 사업을 재개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해산하는 것 외에는 원고의 이익을 보호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주식회사 해산판결이 단순한 주주 간 분쟁의 해결수단은 아니지만, 합작투자회사와 같은 폐쇄회사에서는 주주 사이의 인적 신뢰관계와 합작사업의 목적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다음 사정이 결합되면
상법 제520조의 해산사유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정 합작사업만을 위하여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일 것
핵심 사업자산을 상실하여 본래 목적사업을 수행할 수 없을 것
다수주주가 출자금을 회수하고도 지배권을 유지할 것
다수주주가 소수주주를 배제하고 회사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것
소수주주권 행사만으로 회사 운영을 정상화할 가능성이 없을 것
해산 외에는 소수주주의 투자이익을 보호할 현실적인 방법이 없을 것
따라서 형식적으로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 해산청구를 배척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본래의 합작사업을 수행할 수 없고 다수주주에 의해 소수주주가 사실상 축출된 상태라면, 실질적인 교착상태와 해산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