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2622 판결〔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제2매수인인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와 실제 제1매수인인 원고 2에 대한 건물 인도를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다만 대법원은 타인 소유 지분에 관한 매매계약의 효력을 다른 상속인들의 추인에 의존시킨 원심의 법리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하급심
가.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12. 8. 16. 선고 2011가단13254 판결
계약서에 매수인으로 기재된 원고 1을 제1매매계약의 당사자로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 1의 청구를 받아들여 제2매수인에게 등기 말소를, 매도인에게 원고 1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고, 원고 2의 청구는 기각하였다.
나. 항소심
실제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한 원고 2를 매수인으로 판단하였다. 제2매수인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여 원고 1의 청구는 기각하고, 원고 2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항소심이 명한 이행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제2매수인은 매도인에게 토지에 관한 자신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한다.
- 제2매수인은 원고 2에게 미등기 건물을 인도한다.
제2매수인만 항소하였으므로, 항소심은 그에 대한 청구를 심판하였다. 항소심이 매도인에게 원고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한 것으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관련판례
가. 타인 명의 계약에서 계약당사자의 확정
행위자와 상대방의 일치하는 의사를 우선하고, 의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상대방이 누구를 당사자로 이해하였을지를 판단한다는 법리이다.
나. 부동산 이중매매의 반사회성
제2매수인의 적극 가담 여부와 거래 경위·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이중매매의 반사회성을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다. 원심이 인용하였으나 이 사건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된 판례
권한 없는 처분행위를 권리자가 사후 추인하는 법리에 관한 판례이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다른 상속인들이 매매를 추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것은 타인의 권리를 목적으로 한 매매계약의 채권적 효력이고, 제1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위 판례의 인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는 종전 판례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 그 판례를 이 사건에 적용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라.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제3채무자의 소멸시효 원용
원심이 제2매수인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면서 인용한 판례이다.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가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지와 관련된다.
관련법령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
- 민법 제105조: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법률행위 해석
- 민법 제186조: 법률행위에 따른 부동산물권변동의 등기 요건
-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
- 민법 제569조: 타인의 권리를 목적으로 하는 매매
- 민사소송법 제70조: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에 대한 특별규정
위 조항에는 이 사건 판결의 표기에 따른 별도의 구법 표시가 없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
설명의 편의를 위해 제1심 피고 D를 ‘매도인’, 제1심 피고 E이자 항소심·대법원의 피고를 ‘제2매수인’으로 구분한다.
나. 공동상속 부동산 전부에 관한 제1매매
부동산 소유자가 1997. 12. 20. 사망하여 자녀 4명이 각 4분의 1 지분을 상속하였으나, 상속등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인 매도인은 1998. 1. 13. 원고 2에게 토지와 미등기 건물을 700만 원에 매도하였다.
원고 2는 신용불량 상태였기 때문에 지인인 원고 1 행세를 하며 원고 1 명의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매도인은 실제 원고 1을 만난 적이 없었고, 자신과 대면한 원고 2가 부동산을 사서 거주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원고 2는 계약금 100만 원과 1998. 2. 9. 잔금 600만 원을 모두 지급하였지만,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지 못하였다.
다. 제2매수인의 매입 추진과 등기 취득
제2매수인은 해당 지역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부동산을 발견하고 주민들에게 소유자를 물었다. 주민들로부터 원고 2의 다른 이름을 듣고 연락처를 수소문하였으며, 매도 의향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경찰 전산망으로 주민조회까지 하였다.
그런데 등기부상 명의가 여전히 사망한 종전 소유자로 되어 있음을 확인한 후에는 상속인들을 통하여 매도인에게 접근하였다.
매도인은 2010. 9. 16.경 제2매수인에게 같은 부동산을 1,450만 원에 다시 매도하였다. 2010. 10. 6.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자신의 명의로 토지 등기를 마친 다음, 같은 날 제2매수인에게 이전등기를 해 주었다.
라. 보상 가능성과 건물 점유
해당 토지는 수용·보상 대상이었고, 법원이 인정한 보상예정액은 약 2,852만 원으로 제2매매대금의 약 두 배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도 거래 경위와 함께 고려하였다.
제2매수인은 2010년 10월경 건물을 인도받아 마당과 주변을 청소하는 등 관리하며 점유하였다.
마. 명의자와 실제 행위자가 예비적으로 제기한 소송
원고들은 누가 매수인으로 인정되는지에 대비하여 원고 1을 주위적 원고, 원고 2를 예비적 원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원고 1을 매수인으로 보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은 원고 2가 매수인이라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사용하였다는 사실과 그 사람이 계약당사자라는 판단은 구별된다
계약서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실제 행위자와 상대방이 그 행위자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하였다면 계약의 효과는 행위자에게 귀속된다.
이 사건에서 매도인은 실제 원고 1과 거래하려던 것이 아니라, 자신 앞에서 계약하고 대금을 지급한 원고 2에게 부동산을 팔려고 하였다.
매도인이 원고 2의 이름을 원고 1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과, 실제 원고 1을 매수인으로 선택하였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항소심은 이 점에서 제1심과 판단을 달리하였고,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실제 당사자가 누구인지 먼저 확정한 후 대리나 명의신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나. 제1매매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제2매매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도인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매도한 부동산을 다시 매도하였더라도, 제2매매가 언제나 민법 제103조에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제2매수인에게도 그 권리취득을 부정할 만한 책임 사유가 있어야 한다. 판례가 말하는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대한 적극 가담은 제2매수인이 계약의 성립과 내용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였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도록 하였다.
- 제2매수인의 계약 성립 및 내용에 대한 관여 방식
- 계약 체결 경위와 대가 등 거래조건
- 매도인과 제2매수인의 관계
- 부동산의 종류·용도와 제1매수인의 이용현황
- 관련 법규정의 취지와 내용
다. 이 사건에서는 제1매수인을 찾다가 미등기 상태를 확인하고 매도인에게 접근한 경위가 중요하였다
제2매수인은 처음부터 원고 2를 부동산의 주인으로 인식하고 그에게서 매수하려고 하였다. 연락처를 찾지 못하자 등기부를 확인하고, 이전등기가 되지 않은 상태를 이용하여 종전 매도인에게 접근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행동과 지역 사정에 대한 인식, 보상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제2매수인이 매도인을 설득하거나 교사하여 이중매매에 나아가도록 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선행 매매를 단순히 알고 매수한 경우를 넘어, 그 매매가 이행되지 않도록 적극 관여한 것으로 인정된 사례이다. 여기서 배임행위에 대한 판단은 제2매매의 민사상 효력을 판단한 것이며, 형사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타인의 권리를 매도하는 계약은 그 자체로 유효하다
이 사건의 중요한 법리적 보완 부분이다.
매도인은 제1매매 당시 공동상속인 중 한 명으로서 자신의 지분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상속인의 지분까지 포함하여 부동산 전부를 매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매매계약이 그 지분 부분에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민법 제569조에 따라 타인의 권리도 매매의 목적물이 될 수 있다.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 2는 계약상 매도인에 대하여 부동산 전부의 소유권이전등기와 인도를 청구할 채권적 권리를 가진다.
마. 원심의 ‘추인’ 설명은 계약과 처분행위를 혼동한 것이었다
원심은 다른 상속인들의 영수증·각서 작성과 등기서류 교부 등을 근거로 제1매매를 추인하였으므로 다른 상속지분에 대해서도 계약이 유효하다고 설명하였다.
대법원은 다음 두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타인의 권리에 대한 매매계약은 원래 유효하므로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위하여 다른 상속인들의 추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둘째, 제1매매에 따라 원고 2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그 매매에 따른 물권적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권한 없는 처분행위의 추인 문제로 설명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대법원은 이처럼 이유를 바로잡았지만, 제1매매계약의 유효성을 전제로 원고 2의 청구를 인용한 결론은 유지하였다.
바. 제1매수인은 매도인을 대위하여 제2매수인의 등기 말소와 건물 인도를 청구하였다
원고 2는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지 않았으므로, 자신이 이미 소유자라는 전제에서 청구한 것이 아니다.
토지에 관해서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이 제2매수인에게 가지는 등기말소청구권을 대위 행사하였다.
미등기 건물에 관해서도 매도인에 대한 계약상 인도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의 반환청구권을 대위 행사하였다. 이에 법원은 제2매수인에게 원고 2 앞으로 직접 건물을 인도하도록 명하였다.
사. 제2매수인의 소멸시효 항변은 원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제2매수인은 원고 2의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인 제2매수인이 그 채권의 시효이익을 직접 받는 자가 아니므로 이를 원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가 실제로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항변을 제기한 제2매수인의 법적 지위가 배척 이유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계약서 명의와 실제 계약당사자를 구분하여 입증해야 한다
대면 협상자, 대금 지급자, 사용 목적, 상대방의 인식 등을 확인해야 한다. 실제 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당사자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서의 이름만으로 당사자를 확정하는 것도 부정확하다.
나. 이중매매에서는 제2매수인의 구체적인 행동을 입증해야 한다
선행 매매를 알았다는 증거에 더하여, 누구에게 먼저 접근하였는지, 미등기 사실을 확인한 후 어떻게 행동하였는지, 매도인을 설득하거나 거래를 주도하였는지 등을 시간순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 공동소유자 일부가 전부를 매도한 경우 계약의 유효성과 이행 가능성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매도인의 권리 취득·이전 의무와 실제 이행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라. 상고기각이 원심의 모든 법리 설명을 승인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원심의 결론이 확정되었지만 추인에 관한 설명은 대법원에서 명시적으로 수정되었다. 홈페이지나 준비서면에서 인용할 때에는 대법원이 바로잡은 타인 권리 매매의 법리를 기준으로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