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15년 6월 24일 선고 2013다13849 판결〔손해배상(기)〕
유료 인터넷 증권방송에서 근거 없는 정보를 확실한 정보처럼 제공한 방송 진행자의 불법행위책임과 운영회사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하급심·환송·확정
환송심은 제1심의 책임 인정 결론을 회복하면서, 손해액을 다시 산정하고 피고들의 책임비율을 15%에서 20%로 높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4년 5월 16일 선고 2012다46644 판결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투자조언을 하는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 당시 자본시장법상 적합성원칙·설명의무 규정을 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할 수 없고, 동일한 내용의 신의칙상 의무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은 그 법리를 유지하면서 허위·무근거 정보 제공에 따른 민법상 책임은 별도로 성립한다고 구별하였다.
- 대법원 2001년 8월 21일 선고 2001다3658 판결 사용자책임에서 사용관계는 실제 지휘·감독 여부뿐 아니라, 객관적·규범적으로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환송심이 운영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원용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방송 진행자의 불법행위책임
- 민법 제756조: 증권방송 운영회사의 사용자책임
- 민법 제396조, 제763조: 투자자 과실의 참작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금융투자업자의 범위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01조: 유사투자자문업
자본시장법에 관한 판결의 판단은 사건 당시의 법령과 조문 체계를 전제로 한다. 판결문은 개정 전 법률을 특정하는 괄호 없이 법령명을 표시하고 있다.
사실관계
원고는 월 77만 원을 내고 특정 전문가의 투자정보를 제공받았다.
피고 회사는 인터넷 증권방송을 통해 주식 종목 분석·추천 정보를 제공하고 회원비를 받는 유사투자자문업자였다.
피고 진행자는 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회사의 인터넷 방송 시스템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매출액에 따른 정산금을 받았다. 회사 사이트에서는 소속 주식투자 전문가로 활동하였다.
원고는 2011년 1월 18일 회원으로 가입해 월 77만 원을 지급하고, 방송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투자정보를 받았다.
진행자는 대형계약·인수합병·대규모 매집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정 주식의 매수와 보유를 권유하였다.
진행자는 2011년 2월부터 3월까지 코스닥 상장회사인 알티전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하였다.
- 삼성전자와 1,000억 원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설명
- 인수합병 협상이 최종 조율 중이고, 양해각서가 체결되어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설명
- 거액의 자금을 가진 투자세력이 800만∼1,000만 주를 매집하고 있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설명
-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자, 관련 세력에 확인했고 제출에 문제가 없다며 주식을 팔지 말라는 권유
그러나 대형계약·인수합병·대규모 매집에 관한 정보는 모두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었다. 진행자는 주식 관련 일을 한다는 사람에게서 들었다고 진술했을 뿐,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않았다.
알티전자는 2011년 3월 23일 회생을 신청하여 거래가 정지되었고, 감사보고서도 기한 내 제출되지 않아 상장폐지와 정리매매로 이어졌다.
원고는 추천을 믿고 주식을 매수하다 큰 손실을 입었다.
환송심이 인정한 거래내역에 따르면 원고는 2011년 2월 11일부터 3월 23일까지 총 233,535주를 569,145,565원에 매수하였다. 그중 65,535주를 매도해 177,768,150원을 회수했고, 거래정지 당시에는 168,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진행자와 운영회사를 상대로 투자손실, 회원비 및 위자료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법리
가. 자본시장법상 특정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민법상 책임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당시 금융투자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본시장법상 신의성실의무·적합성원칙·설명의무·부당권유금지 규정이 이 사건 유사투자자문업자와 진행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그러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파기사유는 자본시장법상 의무를 확대 적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다. 별도로 성립하는 민법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나. 투자 전망이 틀린 것과, 근거 없는 중요 사실을 확실한 정보처럼 제공한 것은 구별된다.
대법원이 책임을 인정한 핵심은 단순히 주가 상승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이 아니다.
진행자는 투자판단에 중요한 대형계약, 인수합병 양해각서, 감사보고서 제출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설명하면서 매수와 계속 보유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
그 정보에 합리적·객관적 근거가 없었고, 원고가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투자하여 손해를 입었으므로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었다.
다. 고의로 속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도 과실에 따른 배상책임은 성립할 수 있다.
환송심은 진행자가 정보의 허위성을 알면서 고의로 원고를 기망하였다는 점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근거 없이 전해 들은 정보를 확실한 사실처럼 제공한 행위에 대해서는 민법상 책임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고의적인 투자사기가 인정된 사례가 아니라, 무근거 정보 제공으로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인정한 사례로 정리해야 한다.
라. 진행자가 용역계약자로 활동하였더라도 운영회사는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
회사는 방송 시스템 등 물적 설비만 제공하고, 투자정보는 진행자가 독자적으로 제공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회사가 자신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정보서비스를 진행자에게 위탁했고, 진행자가 회사 사이트에서 소속 전문가로 활동한 점을 중시하였다.
회사가 진행자를 자신의 사업조직 일부로 활용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지휘·감독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계약이라는 형식만으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마. ‘투자손실은 회원 책임’이라는 약관도 무근거 정보 제공까지 면책하지는 않는다.
제1심은 투자에 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이 회원에게 있다는 약관을 검토하였다.
법원은 이를 합리적·객관적 근거가 있는 정보가 제공되었음을 전제로 투자자 자신의 판단책임을 정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근거 없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여 위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방해한 행위까지 면책하는 조항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는 약관법 위반으로 해당 조항을 무효라고 선언한 판단과는 구별된다. 제1심은 면책조항의 적용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였다.
바. 환송심은 순손실을 산정한 뒤 피고들의 책임을 20%로 제한하였다.
환송심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잔존주식은 마지막 정리매매일의 종가인 주당 75원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책임을 제한한 주요 사정은 원고가 약 14억 원을 20여 종목에 투자할 정도로 경험이 있었던 점, 정보의 객관성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단기간에 한 종목에 거액을 투자한 점, 정리매매 기간에도 추가 매수하여 위험을 감수한 점이었다.
따라서 20%는 이 사건의 투자경험과 거래행태 등을 반영한 비율이며,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책임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회원비 1,770,996원은 정보서비스 이용대가로서 이 불법행위로 지출한 비용이 아니라고 보아 배척하였다. 위자료 1,000만 원도 재산상 손해배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별도의 정신적 손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실무적 유의점
- 추천이 틀렸다는 결과보다 제공한 정보의 내용과 근거를 특정해야 한다. 계약 체결, 공시 예정일, 투자자금 유입 등 확인 가능한 사실을 어떻게 단정했는지가 중요하다.
- 정보 제공과 실제 매매의 연결을 입증해야 한다. 방송 녹화, 문자메시지, 매수·매도 시점과 수량, 보유 권유 내역을 대응시킬 필요가 있다.
- 진행자와 운영회사의 책임 근거를 나누어 구성해야 한다. 진행자에 대해서는 정보 제공의 위법성을, 회사에 대해서는 회원계약·수익배분·소속 전문가 표시 등 사업 운영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 매매내역과 잔존가치를 반영해 손해를 산정해야 한다. 환송심은 제1심의 평균단가 중심 계산을 실제 총매수대금과 회수금액에 따른 계산으로 수정하였다.
- 책임 인정과 전액 배상은 별개이다. 이 사건에서도 민법상 책임은 인정되었지만, 투자자의 경험과 손실 확대에 대한 기여 때문에 배상범위가 크게 제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