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대차보증금 횡령과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의 책임

핵심 결론 임대차 중개와 함께 예정된 보증금 수령도 중개행위에 포함된다. 무자격 운영자가 보증금을 횡령하면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는 실제 지휘·감독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고, 공제사업자도 공제계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1다68609, 2005다55008, 2001다3658, 2005다5008

해당 판례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1다68609 판결 [손해배상(기)및공제금]
공제사업자인 협회의 상고를 기각하여, 협회가 임대인에게 공제금 1,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대법원과 원심의 구체적인 판단은 제공된 판결문을 확인하여 정리하였다. 해당 대법원 판결의 법제처 원문 링크는 확인되지 않아 별도로 연결하지 않았다.
하급심
인천지방법원 2011. 1. 13. 선고 2009가단102932 판결
임대인이 청구한 총 3,600만 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실제 횡령행위자: 3,600만 원 전액의 배상책임 인정
  •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와 공제사업자: 1,000만 원 범위의 책임 인정
인천지방법원 2011. 7. 15. 선고 2011나2968 판결
공제사업자인 협회만 항소하고, 임대인이 협회를 상대로 부대항소하였다. 따라서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협회의 공제금 지급책임이었다.
항소심은 협회의 항소와 임대인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대법원도 협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2. 8. 선고 2005다55008 판결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사람이 계약 체결 후에도 보증금 지급, 목적물 인도 등 계약상 의무의 이행에 관여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면, 그러한 행위도 중개행위에 포함된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3658 판결 사업에 자기 명의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사람은 실제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 사용관계는 실제 지휘·감독 여부뿐 아니라 객관적·규범적으로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7261 판결 중개행위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객관적인 행위의 성격에 따라 판단하며, 거래당사자 일방의 의뢰를 받아 거래를 알선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원심이 인용한 판례이다.
※ 첨부 대법원 판결문에는 첫 번째 판례의 사건번호가 ‘2005다5008’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심과 법제처에서 확인되는 해당 판례는 2005다55008이다.

관련 법령

대상 판결은 당시 법률명인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을 사용하였다. 현재의 법률과 구분하기 위해 아래에서는 법률명 변경 전 구법임을 명시하였다. 이는 대상 판결문에 개정일 괄호가 기재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행법에서는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 제30조 제1항이 각각 중개의 정의와 개업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무자격자가 공인중개사의 명의를 빌려 중개사무소를 운영하였다
실제 운영자는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다른 사람과 함께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였다. 자격이 있는 공인중개사에게 명의를 빌려 사무실에 자격증과 인감을 비치하고, 계약서 등에 공인중개사의 서명·날인이 필요한 경우 이를 사용하였다.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는 내부적으로 실제 운영자의 지시를 받기도 하고 매출액에 따른 급여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외부에는 자신이 중개사무소의 대표자인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실제 운영자는 같은 사무실 안에서 별도의 건물관리업무도 수행하였다.
건물주는 임대와 관리를 맡겼다
원고는 원룸 20세대가 있는 건물을 매수한 후, 2007년 4월 2일 실제 운영자와 건물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위탁업무에는 임대 대행, 임대료 수납, 청소 등 건물관리에 필요한 업무가 포함되었다. 이후 서로 다른 경위의 보증금 횡령 두 건이 발생하였다.
구분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할 보증금새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
금액1,600만 원2,000만 원
경위건물주가 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하라고 운영자에게 송금운영자가 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차인에게 수령
횡령 방법임차인에게 전달하지 않고 횡령건물주에게 보증금 없는 월세로 임대했다고 속이고 횡령
원심의 판단별도의 건물관리업무에 해당임대차 중개에 수반된 행위에 해당
협회의 공제책임부정인정하되 책임 50% 제한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라고 맡긴 1,600만 원을 횡령하였다
기존 임대차계약은 원고가 건물을 매수하기 전에 종전 소유자가 체결한 것이었다. 원고는 건물을 매수하면서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였다.
운영자는 기존 임차인이 이사하므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말하였고, 원고는 2007년 4월 4일 운영자의 계좌로 1,600만 원을 송금하였다. 운영자는 이를 임차인에게 반환하지 않고 횡령하였다.
새 임대차를 중개하면서 받은 2,000만 원도 횡령하였다
운영자는 2009년 7월 13일 원고를 대리하여 다른 세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새 임차인에게 보증금 2,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원고에게는 보증금 없이 월세로 임대했다고 말하여 보증금 수령 사실을 숨기고 그 돈을 횡령하였다. 해당 임대차계약서에는 중개사무소와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가 표시되어 있었다.
임대인은 횡령행위자·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청구하였다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는 협회와 중개행위 중 발생한 손해를 보장하는 공제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원고는 총 3,6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협회는 운영자가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조인이 아니고, 보증금 횡령도 중개행위가 아닌 관리업무 중 발생한 일이므로 공제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중개행위는 계약서 작성으로 반드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중개행위인지는 행위자가 실제로 거래를 알선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아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인지에 따라 판단한다.
따라서 계약 체결 이후라도 보증금 수령·지급, 목적물 인도 등 계약 이행을 주선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중개행위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사건의 새 임대차에서는 운영자가 임대차계약을 알선·체결하고 보증금까지 수령하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그 보증금 수령은 중개와 연결된 행위이므로, 관리대행을 함께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중개행위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실제 고용주가 아니어도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
명의대여자는 외부에 자신의 사업인 것처럼 표시하고 다른 사람이 그 명의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허용하였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는 무자격 운영자가 사업주이고 공인중개사가 급여를 받는 관계였더라도, 대외적인 사용자책임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은 실제로 지휘·감독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규범적으로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는 자신의 명의로 이루어지는 중개업무를 감독할 지위에 있으므로, 운영자의 업무상 횡령으로 발생한 손해에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
모든 건물관리상 횡령이 공제대상인 것은 아니다
원심은 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할 1,600만 원과 새 임대차에서 받은 2,000만 원을 구분하였다.
1,600만 원은 이미 존재하던 임대차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건물위탁관리계약에 따라 맡긴 돈이었다. 원심은 그 관리업무에 관하여 공인중개사가 명의 사용을 허용하거나 운영자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은 공제책임을 부정하였다. 보증금 반환행위는 언제나 중개행위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이 사건의 해당 반환업무가 중개업무와 연결되었다고 인정되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협회의 책임은 공인중개사의 배상책임과 공제계약을 기초로 한다
명의대여 공인중개사에게 중개업무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므로, 그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협회도 공제가입금액의 한도에서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원심은 임대인이 장기간 업무를 확인하지 않고, 임차인들에게 실제 계약 내용과 보증금 액수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사정도 손해의 발생·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보았다.
이에 협회의 책임을 50%로 제한하였다.
중개행위와 관련된 손해 2,000만 원 × 책임비율 50%
= 공제금 1,000만 원
전체 횡령액 3,600만 원을 절반으로 줄인 것이 아니다. 1,600만 원은 공제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2,000만 원에 대해서만 책임을 절반으로 제한한 것이다.
대법원은 협회가 다툰 중개행위 해당성과 명의대여자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중개업무와 관리업무의 연결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임대차 체결부터 보증금 수령까지 누가 어떤 권한으로 관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실제 고용관계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명의대여자의 책임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계약서의 중개업자 표시, 자격증·인감 사용 허용, 사무실 운영 형태가 중요하다.
  • 횡령금마다 공제대상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동일인이 같은 건물을 관리하면서 횡령했더라도 중개와의 관련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 피해자의 확인 소홀은 공제금 감액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의 50%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른 판단이며, 모든 보증금 횡령사건에 적용되는 비율은 아니다.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