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업권과 채무를 인수해도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결론 사업권과 수분양자에 대한 채무를 인수해도 분양계약의 당사자 지위까지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계약인수가 인정되지 않으면, 인수회사가 공사를 계속했다는 사정만으로 지체상금 등이 회생절차에서 공익채권이 되지는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91736, 2009다88303, 2012다4794, 2005다35851

해당 판례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91736 판결 [지체상금등]
  • 원고들: 아파트 수분양자들
  • 피고: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AS의 관리인의 소송수계인인 회생채무자 주식회사 AU의 관리인
  • 결과: 원고들의 상고 모두 기각
사업권 양수회사가 시행회사들의 수분양자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개별 분양계약의 당사자 지위까지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이다.
이번에 제공된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원심은 서울고등법원 2011나101379 판결이다. 앞서 언급된 서울고등법원 2012나38591 판결과는 구별하여 정리해야 한다.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0. 14. 선고 2009가합130131 판결
기존 시행회사인 AV·AW에 대한 청구는 원고들 전부 승소로 판단되었고, 해당 회사들이 항소하지 않아 그 부분은 확정되었다.
회생회사 관리인에 대한 청구에서는 원고들과 피고에게 각각 패소 부분이 있어 양측이 항소하였다.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9. 5. 선고 2011나101379 판결
항소심 심판 대상인 회생회사 관리인에 대한 부분에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지체상금 및 중도금 이자 청구: 회생채권에 해당하며 신고되지 않아 면책되었으므로 소 각하.
  • 원고 P·AH의 미할인연체료 반환청구: 회생회사가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할 수 없어 청구 기각.
대법원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91736 판결
계약인수와 계약가입을 부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여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회생회사 관리인에 대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수분양자들의 청구가 모든 상대방에 대하여 배척된 사건이 아니다. 기존 시행회사들에 대한 승소판결은 별도로 확정되었고, 사업권과 채무를 인수한 회생회사에 대한 청구가 배척된 사건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7. 9. 8. 선고 85다카733, 734 판결 계약인수는 통상 양도인·양수인·잔류당사자의 3면 합의로 이루어진다. 두 당사자의 합의가 먼저 이루어진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의 동의 또는 승낙이 필요하다.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계약인수는 채권·채무뿐 아니라 해제권 등 계약관계에서 발생하는 포괄적인 권리·의무의 이전을 포함한다.
  •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다4794 판결 사업권 양수와 분양계약상 채무의 병존적 인수만으로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와 관련하여 원심이 인용하였다. 이 사건 자체의 환송판결은 아니다.
  •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 기존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병존적 채무인수는 채권자가 인수인에 대한 새로운 권리를 취득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볼 수 있다.
  •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60559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다35851 판결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은 양쪽 채무가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고, 법률적·경제적으로 관련되어 서로 담보로 기능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관련 법령

아래는 제공된 판결문에 나타난 조문이다. 판결문은 특정 개정일을 붙여 구법으로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확인되지 않은 개정 전 문구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기존 분양자와 사업권 양수회사는 서로 다른 회사였다
AV와 AW는 아파트 사업의 시행회사이자 원고들과 체결한 분양계약의 분양자였다.
AS는 이후 시행회사들로부터 사업시행권을 양수하고, 수분양자들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회사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 관계를 구분해야 한다.
주체지위
원고들분양계약에 따라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분양자
AV·AW원고들과 분양계약을 체결한 기존 분양자
AS사업시행권을 양수하고 수분양자들에 대한 채무를 인수한 회사
대한주택보증보증사고 발생 후 분양이행을 선택한 분양보증회사
AS는 사업 관련 권한과 수분양자들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였다
AS는 2008년 10월 28일 및 같은 달 30일 AV·AW와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AS는 자금 집행, 준공검사, 미분양 물건 처리, 소유권이전등기 업무 등 사업에 관한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받았다.
AV·AW는 대한주택보증에 사업시행권과 사업부지·건축물에 대한 권리 등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시행권 양수인에게 양도한다는 각서를 제출하였다.
AS는 사업과 관련하여 시행회사들이 수분양자들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금 등 모든 채무를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처리하기로 하였다. AW에 대해서는 합의의 대가로 8억 원과 운영비 등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아파트의 사업승인·분양승인·임시사용승인은 기존 시행회사인 AV·AW 명의로 이루어졌고, 건축주 명의도 변경되지 않았다.
입주가 지연되고 AS에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당초 입주예정일은 2009년 1월이었다. 하지만 입주가 지연되었고, AS는 2009년 2월 19일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이후 2010년 1월 28일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내려졌다.
대한주택보증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보증사고로 인정하였다. 수분양자들의 요구에 따라 분양대금을 환급하는 대신 분양이행을 선택하고, 입주예정일을 2009년 9월 30일로 다시 정하였다.
원고들은 지체상금 등이 공익채권이라고 주장하였다
원고들은 AS가 분양사업과 관련 채무를 인수했으므로, 분양계약의 당사자 지위도 취득했다고 주장하였다.
그 전제에서 관리인이 미이행 분양계약의 이행을 선택하였으므로 다음 채권이 회생절차에서 신고해야 하는 회생채권이 아니라 공익채권이라고 주장하였다.
  • 2009년 2월 1일부터 2009년 9월 30일까지의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 2009년 1월 1일부터 2009년 11월 10일까지 원고들이 대신 납부한 중도금 대출이자.
  • 일부 원고들이 납부한 면제 대상 연체료의 반환채권.
원고들은 지체상금과 중도금 이자 채권을 회생채권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았다.

법리

사업권 양수, 채무인수, 계약인수는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AS가 사업시행권을 양수하고 수분양자들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 사실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AS가 기존 분양자들의 계약상 지위까지 포괄적으로 취득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구분의미이 사건의 판단
사업권 양수사업을 수행하는 권한을 넘겨받음인정
병존적 채무인수기존 채무자와 함께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부담함인정
계약인수채권·채무와 해제권 등을 포함한 계약당사자의 지위 전체를 이전받음부정
계약가입기존 당사자를 그대로 두면서 새로운 계약당사자로 참여함부정
즉, AS가 수분양자들에게 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하는지와, AS가 분양계약의 당사자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계약인수에는 계약상 지위 전체를 이전하려는 합의가 필요하다
계약인수는 채무만 넘겨받는 것이 아니다. 분양계약을 예로 들면 아파트 공급의무나 지체상금 지급의무뿐 아니라, 분양대금 청구권과 계약 해제권 등 당사자의 포괄적인 지위가 이전된다.
통상 기존 분양자, 인수회사, 수분양자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기존 분양자와 인수회사 사이에 먼저 합의했다면 수분양자의 동의 또는 승낙이 있어야 한다.
계약인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기존 분양자는 원칙적으로 계약관계에서 탈퇴한다. 다만 기존 분양자의 면책을 유보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책임이 남을 수 있다.
이 사건 합의는 사업권 양수와 채무인수로 해석되었을 뿐, 분양계약상 지위 전체를 이전하거나 AS를 새로운 분양자로 추가하는 합의로 해석되지 않았다.
제공된 판결문에 비추어 보면, 이를 단순히 “수분양자의 동의가 없어서 계약인수가 부정되었다”고만 정리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AS와 시행회사들 사이의 합의 자체가 분양계약상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내용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채무를 인수했다고 분양계약상 반대급부 청구권까지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의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은 회생회사와 상대방이 서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AS는 수분양자들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했을 뿐, 분양계약의 당사자 지위는 취득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과 AS 사이의 법률관계에 분양계약을 전제로 한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 법리를 적용할 수 없었다. 사업권을 넘겨받고 채무를 부담한다는 이유만으로 관리인이 분양계약의 이행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도 없었다.
지체상금과 중도금 이자는 회생채권으로 판단되었다
원심은 지체상금 및 중도금 이자 대납으로 인한 구상채권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 회생절차개시 당시까지 발생한 부분: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의 회생채권.
  • 회생절차개시 후 발생한 부분: 같은 조 제3호의 회생채권.
돈을 지급해야 할 시기나 손해가 발생한 시기가 회생절차개시 이후라는 사정만으로 공익채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원고들은 이를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었다. 원심은 회생회사가 해당 채권에 관하여 면책되어 원고들이 소로써 이행을 구할 권리보호의 이익을 상실하였다고 보아 소를 각하하였다.
따라서 청구가 배척된 이유는 “AS가 아무런 채무도 인수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병존적으로 인수한 채무는 있었지만, 회생채권으로 취급되어 회생절차에서의 미신고와 인가에 따른 면책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면제된 연체료의 반환청구는 이익을 얻은 주체가 문제였다
대한주택보증은 보증사고일부터 2009년 6월 30일까지 일정한 입주금 연체료를 면제하기로 하였다.
원고 P·AH는 면제 대상 연체료를 납부했다며 회생회사에 반환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대한주택보증이 아닌 회생회사가 그 돈으로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분은 회생채권 미신고를 이유로 소를 각하한 것이 아니라, 회생회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하였다.
법인격 부인 주장은 실체적으로 판단되지 않았다
원고들은 상고심에서 시행회사들이 AS의 완전한 지배를 받고 재산도 혼용되었다며 법인격 부인을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상고심에서 처음 제기한 주장으로 보아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법인격 부인의 실체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례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실무상 유의점

  • 사업양수도계약의 “모든 채무를 처리한다”는 문구와 “개별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포괄적으로 인수한다”는 문구를 구별해야 한다. 전자만으로는 대금청구권·해제권까지 이전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계약인수를 주장하려면 양도인·양수인 사이의 포괄적 지위 이전 합의와 잔류당사자의 동의·승낙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 채무인수인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면 계약인수와 공익채권성을 주장하는 것만으로 회생채권 신고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 기존 계약당사자와 인수회사에 대한 책임은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기존 시행회사들에 대한 승소판결은 확정되었지만, 회생회사에 대한 청구는 별도로 배척되었다.
  • 법인격 부인처럼 별도의 사실인정이 필요한 주장은 사실심에서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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