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판매목표강제·비용 전가의 손해배상책임과 소멸시효의 기산점

핵심 결론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목표 달성을 위한 대납이나 판촉비 부담을 강제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단기소멸시효는 비용을 지출한 때가 아니라 위법한 행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안 때부터 진행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다67061, 2009두24108, 2008두13811, 2003두7859, 2006다30440, 2010다71592

해당 판례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다67061 판결 [손해배상]
  • 원고: 주식회사 선테크놀로지 외 1인
  • 피고: 에스케이브로드밴드 주식회사
  • 대법원 결과: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배척한 일부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하였다.
  • 파기환송심 결과: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환송된 손해액의 70%를 추가로 배상하도록 명하였다.
이하 파기환송심의 익명 표기에 따라 선테크놀로지를 ‘원고 A’, 다른 원고를 ‘원고 B’로 표시한다.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가.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8. 26. 선고 2009가합144246 판결

나. 환송 전 원심

서울고법 2012. 6. 21. 선고 2011나80472 판결
원심은 피고의 판매목표강제와 불이익제공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2006년 12월 22일 이전에 발생한 해당 청구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후 발생한 손해 등에 대해서는 원고 A에게 65,653,373원, 원고 B에게 51,083,257원 및 각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이 부분은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분리확정되었다.

다. 대법원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다67061 판결
대법원은 비용 지출 당시 원고들이 그 행위의 위법성과 손해배상청구 가능성까지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12월 22일 이전에 발생한 다음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 원고 A의 직권해약방어를 위한 대납비용
  • 원고들의 해피콜 실시비용
  • 원고들의 전화기 대금 부담액
  • 원고들의 타유통망 비용 부담액

라.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4. 10. 24. 선고 2014나15592 판결
파기환송심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환송된 청구에 관하여 다음 금액의 지급을 명하였다.
  • 원고 A: 11,375,998원
  • 원고 B: 105,954,835원
  •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 2010년 1월 6일부터 2014년 10월 24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위 금액은 환송된 부분에 대한 추가 인용액이다. 앞서 분리확정된 원금과 합하면 원고 A는 77,029,371원, 원고 B는 157,038,092원이다. 각 부분의 지연손해금은 해당 주문에 따라 구분된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거래상 지위의 부당한 이용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법 위반으로 피해를 입은 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이다.
위 법률은 대법원과 첨부 파기환송심에서 개정일·법률번호를 특정하는 괄호를 붙이지 않았다. 다른 사건에서 사용한 개정 전 법률번호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당시 조문으로 구분한다.
시행령은 대법원 판결문에 표시된 그대로 다음과 같이 특정된다.

사실관계

가. 원고들은 피고의 지역대리점이었다

원고들은 피고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정해진 지역에서 고객 유치와 가입자 유지관리 등 위탁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대규모 통신사업자였지만, 원고들은 위탁지역에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는 지역대리점이었다. 계약상 권한과 의무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 원고들은 피고의 사전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자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 피고는 같은 위탁지역에 고객센터를 복수로 운영할 수 있었다.
  • 피고의 계약해지권은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규정되어 있었지만, 원고들의 해지권에는 별도 규정이 없었다.
  • 원고들의 대표자·센터장·주요주주 변경에도 피고의 사전승인이 필요하였다.
  • 계약이 종료되면 원고들은 기존 가입자에 대한 유지관리 수수료를 잃고, 자신들이 유치한 가입자 정보도 이용할 수 없었다.
파기환송심은 이러한 구조 때문에 원고들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피고와의 계속적인 거래가 필요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 목표 달성을 위한 비용 대납과 판촉비 부담

피고는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미달 시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어, 원고 A가 목표 달성을 위해 직권해약방어 비용을 대신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원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피콜 제도의 실시를 결정하고 그 비용을 부담시켰으며, 고객사은품인 전화기 대금 일부와 타유통망에 지급할 추가비용도 원고들에게 부담시켰다.

다. 환송심에서 심리한 손해액

원고 A가 2006년 12월 22일 이전에 지출한 것으로 인정된 비용은 다음과 같다.
  • 직권해약방어 대납비용: 7,721,917원
  • 해피콜 실시비용: 3,837,510원
  • 사은품 전화기 대금: 2,142,000원
  • 타유통망 비용: 2,550,000원
  • 합계: 16,251,427원
원고 B의 해당 비용은 다음과 같다.
  • 해피콜 실시비용: 12,230,400원
  • 사은품 전화기 대금: 57,153,650원
  • 타유통망 비용: 81,980,000원
  • 합계: 151,364,050원
원고 B의 직권해약방어 대납비용 청구는 이미 기각되어 분리확정되었으므로 환송심 심판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라. 공정거래위원회 결정과 소송 제기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1월 5일 피고의 행위가 판매목표강제와 불이익제공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들은 2009년 12월 22일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결이 확정된 후에야 피고의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마. 환송심에서 피고가 다시 제기한 소멸시효 항변

피고는 원고들이 관련 협회의 임시총회가 열린 2005년 8월 19일에 이미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따라 그날 이전에 발생한 손해는 총회일부터, 이후 발생한 손해는 각 지출일부터 3년이 지나 소 제기 전에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이었다.
파기환송심은 그 총회일이나 비용 지출 당시 원고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리

가. 거래상 지위는 개별 거래관계의 의존성과 영향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사업자일 필요는 없다. 상대방보다 우월하거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인정될 수 있다.
파기환송심은 규모의 차이뿐 아니라 전속성, 계약해지권, 조직에 대한 승인권, 계약 종료 시 수익 상실과 고객정보 이용 제한 등을 종합하였다.
피고는 계약이 종료되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원고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거래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나. 계약 형식의 목표 설정도 판매목표강제가 될 수 있다

목표가 계약으로 정해졌거나 상대방이 형식적으로 동의하였더라도, 미달 시 불이익 때문에 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판매목표강제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A가 목표 달성을 위해 비용을 대납하도록 내몰린 점에서 부당한 강제성이 인정되었다.

다. 단순히 불리한 조건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제공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파기환송심은 거래조건이 다소 불리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명시하였다.
행위의 목적·효과, 거래상황, 우월적 지위와 불이익의 정도를 종합하여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났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해피콜·전화기·타유통망 비용 부담은 피고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사실상 강제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라. 비용 지출과 위법성의 현실적 인식은 구분한다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는 손해 발생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가해행위가 불법행위이고 이를 이유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까지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판매목표강제와 불이익제공의 위법성은 여러 거래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므로, 법률전문가가 아닌 원고들이 지출 당시 이를 알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피고가 상고심까지도 자신의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관행이라고 주장한 사정 역시 함께 고려되었다.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다67061 판결

마. 환송심은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일을 일률적인 기산점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파기환송심은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2009년 1월 5일 내려졌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그러나 그날을 반드시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판단의 직접적인 내용은 피고가 주장한 2005년 8월 19일 또는 개별 지출일에 원고들이 배상청구 가능성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판결은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있어야만 시효가 진행한다는 일반론으로 확대할 수 없다.

바. 책임을 70%로 제한한 구체적인 이유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각 손해액의 70%로 제한하였다.
  • 고객 증가를 통한 이익 증대라는 점에서 원고들과 피고에게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었다.
  • 고객유치 활동으로 원고들의 수수료 수입도 증가하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 원고들도 수년 동안 적극적인 이의제기나 시정 요구를 하지 않았고, 이것이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
이의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은 사정을 책임제한에 참작한 것과, 법적 위법성을 실제로 알고 있었는지를 소멸시효에서 판단하는 것은 구분된다.

사. 환송심의 추가 배상액 계산

원고 A:
16,251,427원 × 70% = 11,375,998원
원 미만은 버렸다.
원고 B:
151,364,050원 × 70% = 105,954,835원
이렇게 산정된 금액에 대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0년 1월 6일부터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다. 연 20%는 해당 환송심 주문에 적용된 당시 이율이다.

결론

대법원은 비용을 지출한 사실만으로 위법한 비용 전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가능성까지 알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은 협회 총회일이나 개별 지출일을 기준으로 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환송된 비용 상당 손해의 70%인 원고 A 11,375,998원, 원고 B 105,954,835원 및 지연손해금의 추가 지급을 명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거래상 지위는 기업 규모뿐 아니라 전속의무, 해지권, 고객정보와 수익의 귀속, 거래처 변경 가능성으로 입증해야 한다.
  • 손해는 원고별·비용항목별·발생시기별로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 B의 대납비용은 배척되어 다른 비용과 결론이 달랐다.
  • 소멸시효에서는 비용 지출일과 위법성·배상청구 가능성을 실제로 인식한 날을 구분해야 한다.
  • 환송심 인용액은 이미 분리확정된 금액에 추가되는 금액인지 확인해야 하며, 원금과 지연손해금도 구분하여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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