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채널 편성권을 가진 방송사업자의 광고시간 판매가 구입강제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핵심 결론 채널 편성권을 가진 방송사업자가 광고 구매를 요청하고 상대방이 불이익을 우려했더라도 곧바로 구입강제가 되지는 않는다. 구매 거절에 따른 불이익, 실제 광고 수요·효과·가격, 진술의 신빙성 등을 종합하여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두10772, 2000두9359, 2009두24108, 2010다28185

해당 판례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두10772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부과취소청구의소]
  • 원고: 주식회사 씨앤앰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피고의 상고 기각. 시정명령·보고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 원심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2. 4. 26. 선고 2011누11862 판결
원심은 씨앤앰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또한 일부 채널 편성 협상 과정에서 광고 판매가 함께 논의되었고, 상당수 담당자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불이익을 우려하여 광고 구매를 거절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사실도 인정하였다.
그러나 일부 진술이 법정에서 번복되었고, 광고의 실제 필요성과 효과, 저렴한 가격, 구매 거절에 따른 불이익의 증거 부족 등을 종합하면 구입강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2011년 2월 23일 의결 제2011-013호로 내려진 처분을 모두 취소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의 금지.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2항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과 기준에 관한 대통령령 위임.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4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5. 14. 대통령령 제221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가)목 거래상대방이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행위.
원심의 별지 ‘관계 법령’까지 확인하였으나, 법률에는 개정일·법률번호를 특정하는 괄호가 없었다. 시행령은 위와 같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그 표기를 그대로 반영하였다.

사실관계

가. 씨앤앰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거래구조

씨앤앰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영위하였다. 여러 방송구역에서 영업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서, 계열 종합유선방송회사들을 흡수합병하여 직접 사업을 운영하였다.
이 사건의 거래상대방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PP사업자들이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PP사업자로부터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채널별로 편성·송출하고, 시청자로부터 수신료를 받았다.
PP사업자는 자신의 프로그램이 방송될 유통경로를 확보해야 했고, 주요 수입원인 광고수입도 시청률의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어느 방송망에서 어떤 채널번호로 송출되는지가 사업상 중요하였다.

나. PP사업자가 씨앤앰과의 거래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던 이유

원심은 다음과 같은 당시 시장구조를 확인하였다.
  •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전체는 2008년 말 유료방송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약 82%, 가입 가구 수 기준 약 85%를 차지하였다. 이는 씨앤앰 단독 점유율이 아니다.
  • 의무편성 채널 등을 고려하면 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편성할 수 있는 채널은 아날로그 약 50개, 디지털 약 110개였지만, 2009년 PP사업자들이 사용하려는 채널은 약 223개였다.
  • 채널번호에 따라 광고수입에 차이가 있었는데, 편성권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게 있었다.
  •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협상창구를 단일화하므로 협상이 결렬되면 PP사업자는 여러 방송구역의 송출기회를 함께 잃을 수 있었다.
  • 씨앤앰은 영업지역에서 독점 또는 복점 지위에 있었고, PP사업자가 같은 지역의 대체 거래처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위성방송과 IPTV가 성장하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종합유선방송을 충분히 대체하기 어려웠다. 원심은 유력한 대형 PP사업자라도 씨앤앰의 거래상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다. 13개 PP사업자에게 283억 원 상당의 광고시간 판매

씨앤앰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거래관계에 있는 13개 PP사업자에게 광고방송시간을 합계 283억 1,900만 원에 판매하였다.
PP사업자들은 구매한 광고시간을 자신들의 채널이나 개별 방송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데 사용하였다. 이 광고 판매는 일반적인 광고영업과 달리 채널송출계약을 담당하는 씨앤앰의 채널전략팀이 실질적으로 담당하였다.

라. 일부 채널 편성 협상에서 광고 판매도 함께 논의되었다

원심은 다음 거래에서 채널 유지 또는 신규·추가 편성 협상과 광고시간 판매가 함께 협의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 2007년: 온미디어, 부동산TV
  • 2008년: 씨제이미디어, KBSN, MTV네트웍스코리아
따라서 채널 편성과 광고 판매가 전혀 관련 없이 이루어진 사건은 아니었다. 다만 법원은 이러한 일부 협의 사실만으로 문제 된 광고 판매 전부가 강제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별도로 판단하였다.

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나온 불이익 우려 진술

부동산TV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상대방의 담당직원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씨앤앰의 요구를 거절하면 채널 편성에서 제외되는 등의 불이익이 예상되어 거부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과 채널전략팀의 광고 판매 관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강제성을 의심할 근거가 되었다.

바. 일부 담당자는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였다

KBSN과 엔씨에스미디어의 Real TV 담당자는 법정에서 앞선 진술을 번복하였다. 씨앤앰의 광고시간을 구매하여 채널광고에 사용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 효과도 높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원심은 조사 단계의 불이익 우려 진술뿐 아니라, 법정에서 확인된 구매 필요성과 광고 효과도 함께 고려하였다.

사. 광고 수요·가격과 실제 불이익에 관한 사정

원심은 PP사업자들이 신규·추가 채널이나 방송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려면 해당 방송망에서 광고할 필요가 있고, 다른 광고수단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광고 판매가격은 지상파방송사업자나 PP사업자의 방송광고 판매가격보다 월등히 저렴하였다. 씨앤앰이 일반 기업고객과 이 사건 PP사업자를 차별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한편 광고 구매를 거절하면 채널 편성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언동이나, 구매에 응하지 않아 실제 불이익을 받은 PP사업자가 있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2월 23일 의결 제2011-013호로 다음 처분을 하였다.
  • 거래상 지위를 이용하여 PP사업자에게 광고시간 구매를 강요하는 행위의 금지
  • 시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1년 후 30일 이내에 PP사업자와의 협찬금·광고비 거래내역을 서면으로 1회 보고할 의무
  • 과징금 1억 100만 원 납부
씨앤앰은 이를 모두 다투었고, 원심은 세 처분을 전부 취소하였다.

법리

가. 거래상 지위가 있다는 것과 이를 남용하였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다

씨앤앰은 PP사업자들의 채널 확보와 광고수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대체 거래처 확보가 어렵고 채널 수급도 불균형하였으므로 거래상 지위는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 지위의 존재만으로 광고 구매 요청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구매 선택을 부당하게 제한하였는지 추가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은 거래상 지위가 부정된 사건이 아니라, 지위는 인정되지만 구입강제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나. 직접적인 강요 없이도 객관적인 구매 강제상황이 있으면 구입강제가 성립한다

구입강제에는 명시적인 협박이나 구매 명령뿐 아니라, 상대방이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드는 행위가 포함된다.
따라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직접적인 발언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 유지·갱신·배정 등에 관한 실제 운영과 구매 거절 이후의 대응도 살펴야 한다.

다. 불이익을 우려했다는 진술과 객관적 강제상황을 구분한다

이 사건에서는 상당수 담당자가 조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우려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일부 채널 편성 협상에서 광고 구매가 함께 논의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다음 사정을 함께 고려하였다.
  • 일부 진술이 법정에서 번복되었다.
  • 실제 광고 필요성과 효과가 있었다.
  • 구매를 거절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언동이나 실제 불이익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
  • 모든 광고 판매가 채널 편성과 연계되었다고 볼 자료는 부족하였다.
  • 광고가격이 저렴하고 다른 기업고객과 차별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상대방의 우려만으로 구매하지 않을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이 증명되었다고 보지는 않았다.

라. 대형 PP사업자의 협상력은 거래상 지위와 강제성 판단에서 각각 고려되었다

씨제이미디어, 온미디어 계열사, KBSN, MBC플러스미디어, SBS플러스는 당시 방송채널사용사업시장에서 합계 46.7%의 점유율을 가진 유력한 사업자들이었다. 일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도 함께 영위하였고, 지상파 계열 프로그램은 시청자 확보에 중요한 콘텐츠였다.
원심은 이러한 대형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씨앤앰의 거래상 지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다만 이들의 사업능력이 씨앤앰과 현저히 차이 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광고 구매가 강제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로 고려하였다.

마. 실제 구매 의사와 거래조건도 중요한 판단 요소이다

구입강제는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용역을 강제로 구매하게 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독립적인 구매 필요가 있었는지, 실제로 무엇에 사용하였는지, 가격은 어떠하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광고시간은 채널과 프로그램 홍보에 실제 사용되었고, 시청률과 광고수입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의미가 있었다. 원심은 이러한 사정 때문에 PP사업자들에게 구매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광고가 필요하거나 저렴하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구매 강제가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의 결론은 위 여러 사정을 종합한 증거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 대법원은 원심의 종합적 판단을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거래상 지위의 부당한 이용 여부를 시장·거래상황, 사업능력의 격차, 상품·용역의 특성, 행위의 목적·효과·방식, 상대방의 불이익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기준에 따라 씨앤앰의 구입강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2두10772 판결

결론

채널 편성권을 가진 부서가 광고 판매에 관여하고, 일부 협상에서 채널 편성과 광고 구매를 함께 논의하였으며, 담당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하였다는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실제 광고 수요·효과·가격, 일부 진술의 번복, 불이익과 편성 연계에 관한 증거 부족 등을 종합하면 객관적인 구매 강제상황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시정명령·보고명령과 과징금 1억 100만 원의 납부명령은 모두 취소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 거래상 영향력의 존재와 그 영향력을 이용한 구매 강제는 구분하여 입증해야 한다.
  • 조사 진술은 법정 진술과 대조하고, 불이익 우려의 구체적인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 계약 협상과 부수상품 판매가 함께 이루어진 경우 실제 조건부 연계인지, 독립적인 구매 필요에 따른 협의인지 확인해야 한다.
  • 광고 수요·효과·가격 자료와 구매 거절 전후의 채널 편성·거래조건 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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