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7. 20. 선고 2012나21623 판결 [구상금]
대법원의 파기환송 후 보험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판결로서 확정된 사건이다.
약정금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는 환송 후 항소심에서 선택적으로 추가되었다. 같은 보험금의 회수를 서로 다른 법적 근거로 청구한 것으로, 세 금액을 합산하여 청구한 사건은 아니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가. 보험회사가 제기한 이 사건 구상금 소송
대법원은 구상금 청구에 관한 법리를 판단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은 그 판단에 따라 구상금 청구를 기각하면서, 보험회사가 새로 추가한 약정금·손해배상 청구도 별도로 심리하여 기각하였다.
나. 보험금 지급의 기초가 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
분양회사는 가압류를 신청한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80140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공시송달로 진행된 제1심에서 5억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일단 확정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그러나 보험계약자가 추완항소를 제기하였고, 서울고등법원 2009. 7. 16. 선고 2008나71188 판결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분양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판결은 분양회사의 상고가 각하되어 확정되었다.
이 손해배상 소송과 보험회사가 제기한 구상금 소송은 구별해야 한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62144 판결 이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이다. 보증보험에는 민법상 보증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며, 담보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 보험금 지급만으로 보험계약자에 대한 구상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다20265 판결 보증인이 변제할 당시에는 주채무가 존재하였더라도 이후 주계약의 해제로 소급하여 소멸하면, 지급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참조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다25432 판결 보증보험의 실질이 보증이라는 법리를 전제로, 다른 공동수급인의 부담부분까지 하자보수를 한 업체가 발주자의 보증보험금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주채무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 이 사건과, 유효한 채무를 다른 사람이 이행한 경우를 구별할 때 참고할 수 있다.
관련 해설로 ChatByun의 「컨소시엄 방식의 공동수급인의 하자보수 연대책임과 보증보험금청구권 대위행사」를 함께 참고할 수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428조 제1항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않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 민법 제441조 제1항 주채무자의 부탁으로 보증인이 된 사람이 과실 없이 변제 등의 출재로 주채무를 소멸시킨 경우 주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한다.
- 민법 제390조, 민법 제393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배상 범위를 정한다. 이 사건에서 통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는 관련 규정이다.
- 민법 제741조, 민법 제742조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의 반환과,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 변제한 경우의 반환 제한을 정한다.
- 상법 제665조 손해보험자는 보험사고로 발생한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을 허용한다.
-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환송받은 법원은 다시 변론을 거쳐 재판하되, 대법원이 파기 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
사실관계
가. 가압류를 위한 공탁보증보험계약 체결
보험계약자 A는 분양회사인 하버드건설이 분양대금을 받고도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으로 처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분양대금 반환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부동산가압류를 신청하였다.
법원이 담보제공을 명하자 A는 2005. 3. 8. 서울보증보험과 보험가입금액 145,000,000원의 공탁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보험자는 하버드건설이고, 보증 대상은 부당한 가압류로 A가 부담하게 될 손해배상채무였다.
A는 보험증권을 제출하여 2005. 3. 9.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나. 본안 패소 후 별도의 손해배상판결이 선고됨
A가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소송은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 4. 7. 선고 2005가합2790 판결에서 기각되었다. 이 판결은 2007. 2. 27. A의 항소취하로 확정되었다.
이후 하버드건설은 부당한 가압류로 손해를 입었다며 A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 소송은 공시송달로 진행되었고, 하버드건설이 승소한 제1심판결은 2008. 7. 4. 확정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다. 보험회사가 판결상 권리의 양수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함
하버드건설로부터 판결에 기한 권리를 양수한 미성드림시티는 그 판결을 근거로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서울보증보험은 2008. 7. 24. 미성드림시티에 14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라. 추완항소로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됨
A는 보험금 지급 후 손해배상판결에 대하여 추완항소를 제기하였다.
항소심은 A가 해당 가압류로 하버드건설에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판단은 확정되었다.
마. 보험회사가 통지의무 위반도 주장함
서울보증보험은 A에게 지급보험금의 구상을 청구하였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이후에는 A가 주소 변경과 분양대금 반환 소송의 패소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정금과 손해배상도 선택적으로 청구하였다.
약정서에는 주소 변경이나 보험사고의 발생·발생 우려를 알릴 의무와, 이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불이익을 보험계약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법리
가. 보증보험의 구상권은 담보한 주채무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의 형식을 취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험계약자의 채무 이행을 담보한다. 따라서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민법상 보증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보험회사가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구상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 지급으로 보험계약자가 실제 부담하는 채무가 소멸하였는지가 중요하다.
이 사건에서 담보한 채무는 A의 부당한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였다. 추완항소에서 그 책임이 부정되고 청구기각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대법원은 담보한 손해배상채권이 소급하여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가 존재하지 않는 채무를 대신 지급하였더라도 A에 대한 구상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나. 지급 당시 확정판결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구상권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보험회사는 당시 확정된 것으로 처리된 판결이 있었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보험금 지급 당시 집행권원이 있었다는 사정과, 그 지급액을 보험계약자에게 최종적으로 부담시킬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는 추완항소가 받아들여졌을 뿐 아니라, 본안 심리 결과 손해배상책임 자체가 부정되어 확정되었다. 보험회사는 취소된 종전 판결과 보험금 지급 사실만으로 구상권을 주장할 수 없었다.
다. 통지의무 위반 약정의 책임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
A는 2008. 1. 9. 변경된 주소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하버드건설은 종전 주소로 송달되지 않자 주민등록등본을 다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시송달을 신청하였고, 법원은 이에 따라 공시송달명령을 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은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손해배상 소송이 공시송달로 진행된 데 A의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통지의무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불이익을 부담한다는 약정만으로, A의 잘못 없이 진행된 공시송달판결에 따라 지급된 보험금까지 A가 부담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이는 해당 약정의 책임 범위를 판단한 것으로, 통지의무 조항 자체를 무효라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
라. 통지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았다
환송 후 항소심은 A가 주소 변경과 본안 패소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통지 여부와 손해배상 소송이 공시송달로 진행될 것인지는 무관하다고 보았다.
보험회사의 지급은 공시송달로 진행되어 일단 확정된 것으로 처리된 판결에 따른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주장된 통지의무 불이행과 보험금 지급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통지의무 위반 사실만으로 지급보험금 전액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 위반 때문에 어떤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마. 보험금 수령자에 대한 반환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담보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실제 받은 사람과 보험회사 사이에 부당이득반환 문제가 생긴다.
환송 후 항소심도 보험회사가 미성드림시티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다만 이 사건의 주문은 A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미성드림시티에 보험금 반환을 명한 판결이거나, 보험회사가 실제 반환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 담보한 채무를 특정해야 한다. 공탁보증보험이 어떤 가압류 사건의 어떤 손해배상채무를 보장하는지 보험증권·약정서·약관을 대조해야 한다. 가압류의 본안에서 패소한 사실과 부당가압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은 구별하여 검토한다.
- 보험금 지급 이후의 판결도 확인해야 한다. 지급 당시 판결과 확정증명만 볼 것이 아니라, 추완항소·재심 등으로 판결이 취소되었는지, 최종적으로 어떤 채무가 인정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구상금·약정금·손해배상의 요건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구상권이 부정되더라도 별도의 약정책임이나 손해배상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각 청구에 필요한 약정 내용, 의무 위반, 손해 및 인과관계를 따로 살펴야 한다.
- 주소 변경과 송달 경위를 날짜별로 정리해야 한다. 전입신고일, 상대방의 주소 확인 여부, 송달불능 내역, 공시송달 신청일과 명령일, 보험회사에 대한 통지 내역이 중요한 자료가 된다.
- 보험금 수령자와 반환청구의 상대방을 구분해야 한다. 보험계약자에 대한 구상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실제 수령자를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요건과 반환 범위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