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주권발행 전 주식의 실제 주주가 타인에게 주주명의를 신탁한 경우, 실제 주주의 채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실제 주주를 대위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주주권이 실제 주주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할 수 있다.
명의신탁이 해지되면 주권이 아직 발행되지 않은 주식에 관한 주주권은 해지의 의사표시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한다.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사실이나 실제 주주의 주주권을 다투고 있다면 주주권 확인청구의 이익도 인정된다.
관련판례
1. 주식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주주권의 복귀
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은 주권발행 전 주식의 명의신탁계약이 해지되면 주주권은 별도의 주권 교부나 명의개서 없이 해지의 의사표시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한다고 판시하였다.
명의수탁자가 자신이 실질적인 주주라고 주장하면서 신탁자의 주주권을 다투는 경우에는 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2. 다른 이행청구가 가능한 경우의 확인의 이익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101803 판결은 주식의 귀속을 둘러싼 분쟁이 있고 확인판결이 당사자 사이의 법적 불안을 제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라면, 명의개서청구 등 다른 구제수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주권 확인의 이익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3. 주주명부상 주주와 실질적 주주의 구별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사람을 주주로 인정하면 되고,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사람은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2011다109708 판결에 따른 주주권 확인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실체적 주식 귀속을 확정하는 것이고, 실제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명의개서 등 주주명부상 지위를 갖추어야 한다.
관련법령
민법 제404조는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채권자대위권을 규정한다.
상법 제335조 제3항는 주권발행 전에 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개월이 지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상법 제336조 제1항은 주식의 양도에 주권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상법 제337조 제1항은 주식의 이전은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50조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소의 근거가 되는 규정이다.
사실관계
원고들은 소외인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특정 회사의 주식이 피고 1과 피고 2의 명의로 주주명부에 등재되어 있었다.
원고들은 해당 주식의 실제 소유자는 채무자인 소외인이고, 소외인이 피고들에게 주주명의만을 신탁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외인을 대위하여 피고들에 대한 주식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주식의 주주권이 소외인에게 있다는 확인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 1 명의의 주식에 대해서는 소외인이 실제 주주이고 피고 1에게 명의만 신탁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반면 피고 2 명의의 주식에 대해서는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 1은 명의신탁 사실과 확인의 이익을 다투었고, 원고들은 피고 2 명의 주식에 관한 청구를 배척한 판단을 다투면서 각각 상고하였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제 주주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주식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둘째, 주권발행 전 주식의 명의신탁이 해지된 경우 주주권이 별도의 주식 이전절차 없이 실제 주주에게 복귀하는지 여부이다.
셋째, 실제 주주의 채권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실제 주주에게 주주권이 있다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 여부이다.
넷째, 여러 명의수탁자 명의로 된 주식의 경우 각 명의수탁자에 대한 명의신탁 사실이 개별적으로 증명되어야 하는지 여부이다.
대법원 판단
1. 채권자대위에 의한 명의신탁 해지
대법원은 실제 주주의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실제 주주를 대위하여 주식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주주권을 회복하는 권리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는 데 필요한 재산적 권리이므로, 민법 제404조의 요건을 갖춘 채권자는 이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2. 해지 의사표시에 의한 주주권 복귀
주권발행 전 주식의 명의신탁계약이 해지되면 그 주주권은 해지의 의사표시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한다.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주권을 교부하거나 회사가 먼저 주주명부의 명의를 변경해야만 명의신탁자에게 실체적 주주권이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
3. 주주권 확인의 이익
피고 1은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하면서 자신이 실질적인 주주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1과 실제 주주 사이에는 주식의 귀속에 관한 현실적인 분쟁이 존재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 주주권이 실제 주주에게 있다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주식 귀속에 관한 법적 불안을 제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므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실제 주주나 그 채권자가 회사를 상대로 명의개서 등 별도의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의 이익이 부정되지 않는다.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소송 외에서 직접 분쟁하고 있지 않더라도, 채권자가 대위권을 행사한 소송에서 명의수탁자가 주주권의 귀속을 다투고 있다면 확인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4. 명의신탁 사실의 개별적인 증명
채권자대위에 의한 주주권 확인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주식이 실제로 채무자의 소유이고 피고에게 명의신탁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피고 1 명의의 주식에 대해서는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되었으므로 원고들의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피고 2 명의의 주식에 대해서는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였으므로 청구가 배척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과 피고 1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결론
주권발행 전 주식이 채무자 소유임에도 제3자 명의로 신탁되어 있다면, 채권자는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주주권이 채무자에게 있다는 확인을 청구할 수 있다.
명의신탁 해지의 의사표시가 명의수탁자에게 도달하면 실체적 주주권은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한다. 명의수탁자가 주식의 실질적 귀속을 다투는 경우에는 주주권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다만 채권자는 채무자가 실제 주주라는 사실과 각 피고에 대한 명의신탁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실체적 주주권의 복귀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구별되므로, 회사에 주주권을 행사하려면 원칙적으로 명의개서 등 주주명부상의 요건도 갖추어야 한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명의신탁된 주식도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할 수 있고,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이용하여 그 책임재산을 채무자 앞으로 회복시킬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채권자가 단순히 명의신탁 해지의 의사표시를 대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주주권의 귀속에 관한 확인판결까지 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실무상으로는 먼저 채무자의 실질적인 주식 소유와 명의신탁 사실을 입증한 다음, 채권자대위에 의한 명의신탁 해지 및 주주권 확인청구를 하고, 이후 필요에 따라 명의개서청구나 주식에 대한 집행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