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사건명: 금원지급청구등
판결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대법원은 원고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행사하던 계약금반환채권 자체를 양수하여 직접 청구하였더라도, 기존 대위소송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은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여 국가가 원고에게 계약금 중 2억 원을 반환하도록 판결하였다. 환송심판결은 후속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하급심
환송심에서 확정된 지급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원금: 200,000,000원
- 23.부터 2010. 12. 3.까지: 연 5%
-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위 연 20%는 당시 적용된 구 법정이율에 따른 판결 주문이다.
관련판례
가. 자신의 권리로 청구하다가 타인의 채권을 양수하여 청구한 경우와의 구별
원고가 자신의 권리에 기하여 청구하다가 실제 권리자로부터 채권을 양수하여 청구하는 경우에는, 처음 주장한 권리와 양수한 권리가 동일한지 구별해야 한다. 처음 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양수한 다른 사람의 채권까지 그때부터 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대위행사하던 바로 그 계약금반환채권을 나중에 양수한 경우라는 점에서 위 판결과 구별된다.
나. 직접 청구와 대위청구의 소송물
자신의 권리에 기한 청구와 다른 사람의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청구는, 청구취지가 유사하더라도 소송물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사건 대법원은 위 판결 역시 자신의 권원에 따른 청구에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행사하는 청구로 바뀐 사안으로서, 동일한 피대위채권 자체를 양수한 이 사건과는 다르다고 보았다.
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계약한 경우 계약당사자의 확정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계약한 경우에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일치된 의사에 따라 계약당사자를 확정한다. 의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계약의 성질·내용·목적과 체결 경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환송심은 이 법리에 따라 계약금을 실제로 조달한 개발업자가 아니라, 국가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명의인들을 매수인으로 인정하였다.
라. 서로 다른 채권자가 같은 권리를 순차적으로 대위행사한 경우
선행 대위소송이 각하되거나 조정으로 끝난 뒤에도 다른 채권자가 같은 채무자의 같은 권리를 법정 기간 내에 다시 대위행사하였다면, 민법 제170조 제2항에 따라 최초 재판상 청구의 시효중단 효과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관해서는 ChatByun의 「앞선 채권자대위소송이 각하·조정으로 끝나도, 다른 채권자의 후속 소송으로 최초 제소일의 시효중단을 인정한 사례」를 함께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위 판결은 선행 절차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이어진 후속 소송의 문제이고, 이 사건은 계속 중인 소송에서 동일한 피대위채권을 양수하여 청구를 변경한 문제라는 차이가 있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국가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람과 실제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이 달랐다
국가는 징발재산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에 따라 취득하였던 토지의 군사상 필요가 없어지자, 종전 소유자와 그 상속인에게 토지를 수의매각하기로 하였다. 이하 국가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들을 ‘원매수인들’이라 한다.
개발업자는 원매수인들이 국가로부터 토지를 취득하면 이를 다시 넘겨받기로 약정하였다. 국가와의 계약 체결과 매매대금 지급은 개발업자가 원매수인들의 명의로 책임지고 진행하기로 하였다.
개발업자는 2002. 11. 23. 원매수인들을 대리하여 국가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자기 자금으로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잔금지급기일인 2003. 1. 23.까지 잔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국가는 여러 차례 이행을 최고한 뒤, 정해진 기한까지 잔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계약이 해제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결국 매매계약은 2003. 4. 28. 해제되었다.
나. 원고는 개발업자로부터 원매수인들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고 국가에 반환을 최고하였다
개발업자는 2007. 7. 27. 자신이 원매수인들에 대하여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매차익 및 계약금 반환 관련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
이때 양도 대상은 개발업자의 원매수인들에 대한 채권이었다. 원매수인들이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 계약금반환채권 자체를 직접 양도한 것은 아니었다.
원고는 원매수인들의 채권자라는 지위에서 국가에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였다. 이 내용증명우편은 2007. 11. 22. 국가에 도달하였다.
이후 소송의 청구원인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다. 별도 조정으로 피대위채권 자체를 양수하였다
원고가 원매수인들 등을 상대로 제기한 별도 소송에서는, 항소심 계속 중인 2009. 1. 20. 조정이 성립하였다.
조정 내용은 원매수인들이 국가에 대하여 가지는 계약금반환채권 등 일체의 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하고 국가에 그 사실을 통지하며, 원고는 원매수인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기존에 대위행사하던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 자체를 취득하였다.
원매수인들의 국가에 대한 양도통지는 각각 2010. 3. 22. 및 2010. 8. 4. 발송되어 그 무렵 도달하였다.
법리
가. 계약금을 실제로 지급한 사람이 곧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발업자가 계약금을 조달하고 계약 체결을 진행하였더라도, 국가와의 매매계약 당사자는 원매수인들이었다.
개발업자는 원매수인들의 위임장 등을 제출하고 그들을 대리하여 계약하였다. 국가 역시 종전 소유자 또는 그 상속인에게 토지를 수의매각하려는 의사였다.
따라서 계약해제에 따른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은 원매수인들에게 귀속되었다. 개발업자가 직접 지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개발업자 자신의 국가에 대한 반환채권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 묵시적 약정에 따른 채권도 대위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은 개발업자와 원매수인들 사이의 약정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묵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다.
개발업자의 책임으로 국가와의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해제되면, 개발업자는 원매수인들에게 지급한 전매차익을 문제 삼지 않는 대신, 원매수인들은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을 취득할 경우 이를 개발업자에게 양도하고, 실제로 반환금을 받으면 그 돈을 개발업자에게 돌려주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원고가 개발업자로부터 양수한 채권에는 이러한 약정상의 권리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에게 원매수인들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없다고 단정하여 대위청구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었다.
또한 민법 제404조 제2항에 따라 채권자는 피보전채권의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도 보존행위를 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계약금반환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최고와 재판상 청구가 이러한 보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이루어진 대위청구가 시효중단의 연결점이었다
법원은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에 국가재정법 제96조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계약이 해제된 2003. 4. 28.부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원고가 양수금청구로 변경한 2009. 1. 28.만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5년이 지난 상태였다.
그러나 원고는 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07. 11. 22. 국가에 반환을 최고하였고, 그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08. 5. 15. 원매수인들의 계약금반환채권을 대위행사하는 재판상 청구를 하였다.
따라서 민법 제174조에 따른 최고와 후속 재판상 청구가 연결되어 시효중단이 인정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최초 소장 제출일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권리를 대상으로 최고하였고, 그 권리에 관한 재판상 청구가 언제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라. 청구원인이 교환적으로 변경되어도 동일한 피대위채권의 시효중단 효력은 유지된다
원고는 2009. 1. 28.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청구를 채권양수에 기한 직접 청구로 변경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청구원인의 교환적 변경으로 보아 종전 대위청구는 취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시효중단의 효력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변경 전 대위청구의 소송물은 원매수인들의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이었다.
- 변경 후 양수금청구 역시 원고가 바로 그 계약금반환채권 자체를 양수하여 행사하는 것이었다.
- 동일한 권리에 관한 특정승계가 있었을 뿐, 행사하는 권리 자체가 달라지지 않았다.
- 민법 제169조에 따라 시효중단의 효력은 특정승계인에게도 미친다.
- 소송승계에 따른 시효중단 효력의 소급이라는 민사소송법의 취지와도 부합한다.
- 원고는 해당 채권을 대위행사하다가 양수 후 직접 행사한 것으로, 권리를 계속 행사하고 있었다.
따라서 청구를 변경하면서 종전 청구가 취하된 것으로 취급된다는 절차적 사정만으로 기존의 시효중단 효과를 부정할 수 없었다.
다만 이 판단은 대위행사하던 바로 그 채권을 양수한 경우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다가 나중에 다른 사람의 별개 권리를 양수한 경우까지 언제나 최초 제소의 시효중단 효과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마. 계약금액란이 비어 있어도 계약금 몰취 약정이 인정될 수 있다
환송심에서는 계약금반환채권의 실제 존부와 반환 범위를 심리하였다.
원고는 한 매매계약서의 계약금액란이 공란이라는 이유로 해당 계약에는 위약금 약정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환송심은 국가가 미리 매매대금의 10% 이상을 계약금으로 준비하도록 통지하였고, 실제 지급액도 그에 상응하며, 국가가 발급한 영수증에도 계약금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계약서에는 매수인의 의무 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보증금을 포기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이에 따라 계약금액란이 비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금 몰취 약정 자체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바. 국고 귀속 대상인 계약보증금도 손해배상예정액으로서 감액될 수 있다
환송심은 계약금 포기 약정을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약정으로 보았다.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그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할 수 있다.
당시 국가계약 관련 법령이 계약보증금의 국고 귀속과 계약금액의 10% 이상 납부를 정하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가능성이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환송심이 감액에 참작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 해당 토지는 이후 부산도시공사에 수용되었고, 전체 보상금이 약 110억 원으로 당초 매매대금을 초과하였다.
- 잔금 전액을 계약 체결일부터 불과 2개월 뒤에 지급하도록 정하였다.
- 종전 소유자들의 토지를 국가가 취득하였다가 군사상 필요가 없어져 다시 종전 소유자나 상속인에게 매각한 거래였다.
- 계약 체결 경위와 당사자들의 지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필요가 있었다.
환송심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을 2억 원 감액하고, 그 금액을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원고에게 반환하도록 명하였다.
이는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이 언제나 과다하다는 판단은 아니다. 해당 거래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른 감액이다.
실무상 유의점
가. 피보전채권과 피대위채권을 따로 특정해야 한다
이 사건에는 두 차례의 채권양도가 있었다.
처음에는 개발업자의 원매수인들에 대한 약정상 채권을 원고가 양수하였다. 이는 대위청구를 가능하게 하는 피보전채권과 관련된다.
그다음에는 원매수인들의 국가에 대한 계약금반환채권 자체를 양수하였다. 이는 기존 피대위채권을 원고가 직접 행사하게 된 근거이다.
양도계약서와 준비서면에서는 양도인·채무자·발생 원인·채권 내용을 구분하여, 어떤 채권이 언제 이전되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나. 청구 변경 전후에 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위청구를 양수금청구로 변경할 때에는 단순히 청구금액이나 상대방이 같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다.
변경 전 대위행사한 채권과 변경 후 양수한 채권이 동일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그 동일성이 기존 시효중단 효과를 유지하는 핵심 근거가 되었다.
다. 최고 도달일과 후속 재판상 청구일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시효중단 효과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최고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과 그 후 재판상 청구 등 법정 조치를 한 날을 확인하여 민법 제174조의 6개월 요건을 검토해야 한다. 소송을 이미 제기한 경우에도, 소장에서 실제로 행사한 권리가 최고 대상 채권과 같은지 살펴야 한다.
라. 채권양도와 대항요건의 구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채권양도계약이나 조정이 성립한 날과 채무자에게 양도통지가 도달한 날은 다를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채권양도는 2009. 1. 20. 이루어졌지만 국가에 대한 통지는 2010년에 이루어졌다. 양수금청구를 할 때에는 양도 사실뿐 아니라 민법 제450조에 따른 대항요건도 주장·입증해야 한다.
마. 시효중단이 인정되어도 반환액은 별도로 심리된다
소멸시효 항변이 배척되었다고 하여 청구한 금액 전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803,837,000원을 청구하였지만, 환송심은 계약금 몰취 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다음 손해배상예정액을 감액하여 2억 원의 반환만을 명하였다.
계약금 반환 사건에서는 계약당사자의 확정, 해제의 효력, 몰취 약정의 존재,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 사유를 각각 검토해야 한다. 반환금의 이자 역시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이자와 이행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구분하여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