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19864 판결
〔손해배상(기)〕
피고 서울기독교청년회, 즉 서울YMCA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여성회원 38명에 대한 각 1,000만 원, 합계 3억 8,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서울고등법원 2009. 2. 10. 선고 2007나72665 판결
제1심판결을 일부 취소하고 여성회원들의 서울YMCA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였다. 다만, 이사 개인들에 대한 청구와 남성회원 1명의 청구는 배척하였다.
대법원 사건의 당사자는 여성회원 38명과 서울YMCA이다. 따라서 이사 개인의 책임 및 남성회원의 청구에 관한 내용은 원심의 판단으로 구분하여 이해해야 한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6. 28. 선고 2005가합82852 판결
제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에서 여성회원들의 서울YMCA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상 기본권은 사인 사이에서도 민법의 일반조항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효력을 미친다는 법리이다.
이 사건 대법원은 위 판결을 인용하여, 평등권 침해도 민법상 인격적 법익 침해로 구체화하여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나.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47014, 47021, 47038 판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는 판례이다. 대법원은 이를 인용하여 원심이 정한 1인당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수긍하였다.
관련법령
가. 대한민국헌법 제10조·제11조 제1항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및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에 관한 헌법적 근거이다.
나. 민법 제2조·제103조
신의성실·권리남용 금지 및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관한 규정이다. 헌법상 기본권의 가치가 사법관계에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일반조항으로 제시되었다.
다. 민법 제750조·민법 제751조 제1항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의 직접적인 근거이다.
라. 민법 제73조 제1항·제3항
각 사원의 결의권은 평등하지만, 정관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일부 회원만 총회에 참여하는 대의제적 구조 자체가 곧바로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마.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 제1조·제2조
원심이 여성차별의 의미와 국가기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설명하면서 참조한 협약이다.
※ 판결은 위 법령에 별도의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다. 판결에 등장하는 ‘구 헌장’은 서울YMCA의 종전 내부규정을 뜻하며, 구법과는 구별된다.
사실관계
가. 서울YMCA는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였지만 총회에는 참여시키지 않았다
서울YMCA는 선교·사회교육·사회개발·사회복지·국제협력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법인사단이다.
당초 남성단체로 출발하였으나 1967년 헌장 개정으로 여성에게도 회원 자격을 개방하였다. 이후 여성회원이 증가하여, 2004년에는 여성 일반회원이 남성 일반회원보다 많았다.
서울YMCA의 회원 중 일부는 별도 심사를 거쳐 ‘총회원’으로 선정되었다.
따라서 총회원 여부는 단순한 명칭의 차이가 아니라 단체의 의사결정과 임원 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지의 차이였다.
나. 여성 배제는 명시적인 규정보다 실제 선정 관행에서 이루어졌다
헌장과 회원규정에는 총회원이 되기 위한 연령·신앙·회비 납부·계속 활동기간 등의 요건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여성을 총회원에서 배제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었다.
실제 선정 과정은 회원부의 명단 작성, 회원위원회의 추천, 이사회의 심의·의결 순서로 진행되었다.
남성회원은 일반적 요건을 충족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총회원으로 선정되었다. 반면 여성회원은 최초 명단 작성 단계에서 모두 제외되었다.
즉, 여성들은 개별 자격을 심사받은 뒤 탈락한 것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심사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것이다.
다. 평등한 참여를 약속한 뒤에도 배제가 계속되었다
서울YMCA는 2003년 2월 22일 제100차 정기총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선거권·피선거권을 동등하게 갖도록 하며, 성차별적 요인을 해소한다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남성단체로서의 역사와 관행, 헌장 개정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여성의 총회 참여가 실현되지 않았다. 관련 개정안이나 참여 방안도 총회에서 부결되는 등 개선이 지연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YMCA 전국연맹 등도 시정을 권고하였다. 당시 다른 지역 YMCA들은 여성에게 총회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었다.
라. 여성회원들은 참여를 요청하다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 여성회원들은 총회원의 일반적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었고, 2003년·2004년·2006년에 걸쳐 총회원 권한이나 자격심사 절차의 이행을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배제가 계속되자, 여성회원 38명과 남성회원 1명은 서울YMCA 및 이사 개인 24명을 상대로 각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일부 여성회원은 소송 계속 중인 2007년 이후 회비 납부를 중단하여 회원 지위를 상실하거나 계속회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었다. 피고는 이를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사유로 주장하였다.
법리
가. 사적 단체의 차별도 민법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헌법상 기본권은 원칙적으로 국가권력에 대한 권리이지만, 그 가치가 사인 사이의 법률관계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책임 구조는 다음과 같다.
별도의 사인 간 차별금지 입법이 있어야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민법의 불법행위 규정으로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판시이다.
나. 사적 자치와 결사의 자유를 고려하되,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심사한다
대법원은 사적 단체가 성별에 따라 구성원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언제나 금지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단체에는 목적·조직·운영을 자율적으로 정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차별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면 위법하다.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사적 단체이므로 자유’ 또는 ‘성별 구별이므로 곧바로 위법’이라는 방식이 아니라, 단체와 침해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대법원-2009다19864
다. 서울YMCA의 여성 배제는 단체의 정체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시하였다.
- 서울YMCA는 시민운동·사회교육 등을 수행하고 공적 지원이나 시설 위탁을 받는 등 공공적 기능도 수행하였다.
- 이미 1967년 여성의 가입을 허용하여, 규범과 실제 구성 모두에서 순수한 남성단체의 성격을 벗어났다.
- 여성회원들은 회비를 부담하고 활동하면서도 단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했다.
- 서울YMCA의 활동과 정체성에는 독자성이 있어, 단순히 다른 단체에 가입하면 된다고 보기 어려웠다.
- 2003년 스스로 평등한 참여라는 개선 방향을 천명하고도 실질적이고 진지한 개선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적어도 2003년 제100차 정기총회 이후에도 계속된 자격심사 배제는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이는 1967년 이후의 모든 배제행위에 대하여 동일한 시점부터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의미와는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2009다19864
라. 총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반회원도 사단의 구성원일 수 있다
피고는 일반회원이 단순한 시설이용자나 프로그램 참여자일 뿐, 사단의 구성원인 사원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헌장·회원규정, 여성회원의 참여 경위 등을 근거로 일반회원도 단체를 구성하는 사원이라고 판단하였다. 일부 회원에게만 총회 참여 권한을 부여한 것은 단체의 의사결정 구조에 관한 문제이지, 나머지 회원의 구성원 지위를 당연히 부정하는 근거가 아니었다.
다만 민법 제73조 제3항에 따라 정관으로 결의권을 달리 정할 수 있으므로, 일부 회원만 총회에 참여하도록 한 구조 자체는 위법하다고 보지 않았다.
문제가 된 것은 그 구조를 운영하면서 여성 전체를 성별만으로 배제한 방식이었다. 서울고등법원-2007나72665
마. 소송 중 회원 자격을 상실해도 이미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부정되지 않는다
여성회원들은 자격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여러 차례 참여를 요청하였지만 배제되었고, 그 과정에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그 후 회비 납부 중단으로 회원 지위를 잃거나 계속회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여 이미 발생한 차별 피해와 손해배상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차별을 받은 당시의 지위와 피해 발생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대법원-2009다19864
바. 단체의 책임과 이사 개인의 책임은 별도로 판단한다
원심은 서울YMCA가 총회·이사회·회원위원회 등의 의사결정과 운영을 통하여 차별을 지속한 데 대하여, 단체 자신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반면 이사 개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보았다.
- 차별을 계속하기 위한 의사 형성을 주도한 사정.
- 차별 해소 노력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사정.
- 그 밖에 개인의 위법한 가담을 인정할 구체적인 사정.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의 증명이 부족하였다. 내부 논란에 대하여 추가 검토나 총회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사 개개인을 불법행위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단체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여 당시 재임한 모든 이사가 자동으로 공동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사. 차별에 대한 불쾌감과 직접적인 법익 침해도 구별한다
남성회원은 주변에서 서울YMCA를 성차별 단체라고 비판할 때마다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그가 여성 배제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고, 주장한 손해와 차별행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배척하였다.
따라서 같은 단체의 회원으로서 차별에 반대하거나 불쾌감을 느낀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와 동일한 위자료청구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아. 이 판결이 명한 구제는 위자료 지급이다
이 사건은 여성회원들의 총회원 지위를 직접 확인하거나 총회 참여를 명한 판결이 아니라, 차별적 배제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명한 판결이다.
원심은 차별의 내용과 지속성, 시정에 소극적인 태도, 여성회원들의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하여 청구한 금액인 각 1,000만 원 전액을 위자료로 인정하였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하였다.
총회원 지위확인이나 참여 방해금지 등 다른 구제수단의 허용 여부는 청구의 근거와 요건에 따라 별도로 검토할 문제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정관 문구뿐 아니라 실제 심사·선정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는 여성 배제를 명시한 규정이 없었다. 그럼에도 명단 작성 단계에서 여성들을 제외하는 관행 때문에 책임이 인정되었다.
회원명부, 심사대상자 명단, 추천 내역, 이사회 의사록 등을 통해 누가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배제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 총회 의결이나 장기간의 관행이 차별을 당연히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다수결 절차를 거쳤거나 오랫동안 유지된 운영 방식이라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단체의 목적과 차별의 필요성, 침해 정도를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특히 스스로 개선을 약속하고도 형식적인 검토만 반복한 사정은 책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 이사 개인에게 청구하려면 개인별 행위를 특정해야 한다
단체의 책임과 개인의 책임을 함께 묻는 경우에는 재임 사실 외에 차별적 의사결정의 주도, 구체적 지시, 개선 방해 등 개인별 가담행위를 제시해야 한다.
이 사건 원심은 단체의 구조적·지속적 차별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개인별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사들의 책임을 부정하였다.
라. 회원 지위에 관한 청구와 과거 피해에 대한 청구를 구분해야 한다
현재 총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를 다투는 청구와, 과거의 부당한 배제로 발생한 위자료청구는 판단 대상이 다르다.
회원 탈퇴나 자격 상실이 있더라도 그 이전에 발생한 차별 피해의 시점·내용·기간을 정리하면 손해배상청구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