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변호사 위임계약서의 문서제출의무와 직무상 비밀의 보호 범위

핵심 결론 위임사무의 범위와 보수액 등을 정한 통상적인 소송위임계약서는 변호사의 직무상 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문서제출명령에 앞서 상대방에게 의견진술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마725, 2007마672

핵심정리

해당판례

서울고등법원 2014. 6. 20.자 2014라482 결정
사건명: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즉시항고.
법원은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제1심 결정을 취소하면서, 직접 문서제출 요건을 심리하여 법무법인과 담당변호사에게 소송위임 관련 계약서 일체의 제출을 다시 명하였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4. 3.자 2013가합72331 결정
제1심은 보험회사가 신청한 문서제출명령을 받아들여 피고 법무법인과 변호사에게 대상 문서를 제출하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2014년 3월 27일 문서제출신청을 하였는데도, 제1심은 신청서를 피고들에게 송달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같은 해 4월 3일 제출명령을 내렸다.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피고들의 의견이 포함된 준비서면은 결정 이후인 같은 해 4월 7일 접수되었다.
고등법원은 이러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제1심 결정을 취소하였다. 다만 대상 문서의 존재·소지, 제출거부사유 및 증거로서의 필요성을 직접 심리한 결과,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동일한 문서의 제출을 다시 명하였다.
따라서 제1심 결정이 취소되었다는 주문만으로 피고들의 문서제출 거부가 인정되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고등법원 결정에 따라 피고들은 여전히 대상 문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9. 4. 28.자 2009무12 결정 문서제출신청을 심리할 때에는 상대방에게 신청 사실을 알리고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한 다음, 문서의 존재·소지, 증거로서의 필요성 및 제출의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결정이 제1심의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면서 직접 인용한 선례이다.
  • 대법원 2008. 4. 14.자 2007마725 결정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의 법정 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문서 소지인은 원칙적으로 제출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결정은 소송위임계약서가 제344조 제1항의 문서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제2항에 따른 일반적 제출의무가 발생한다는 근거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8. 9. 26.자 2007마672 결정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법이므로, 법원은 대상 문서가 증거로 필요하지 않으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상결정은 위임계약서가 입금된 돈의 성격과 보수의 적정성을 심리하는 데 필요한지를 판단하면서 인용하였다.

관련법령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및 제1항 제3호 다목 일반적인 문서제출의무와 직무상 비밀 등이 기재된 문서의 제출거부사유를 규정한다. 대상결정은 제2항에 따른 제출의무를 인정하고, 피고들이 주장한 직무상 비밀에 의한 제출거부사유는 인정하지 않았다.
  • 민사소송법 제315조 제1항 제1호 및 제2항 변호사 등이 직무상 비밀에 관하여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되, 비밀유지의무가 면제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제344조를 통하여 문서제출거부사유와 연결된다.
  •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문서 소지인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한다.
  • 민사소송규칙 제110조 제2항 문서제출신청의 상대방이 신청에 관한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한다. 대상결정은 이를 의견진술 기회 보장의 근거로 들었다.
  • 민사소송법 제349조 소송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 등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이 문서의 기재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다.
  • 민사소송법 제351조 제3자가 문서제출명령 등에 따르지 않는 경우의 제재를 규정한다. 대상결정은 문서제출명령의 불이익을 설명하면서 제349조와 함께 언급하였다.

사실관계

당사자의 지위와 선행 보험금소송
원고 A회사는 보험회사이고, 피고 B는 법무법인, 피고 C는 그 법무법인의 대표자 중 한 명인 변호사였다. 피고들은 보험금청구자 D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소송을 대리하였다.
D는 보험금소송 제1심에서 보험회사로부터 752,952,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받도록 하는 가집행선고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에 보험회사는 2011년 6월 1일 D에게 합계 785,339,250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D의 승소 부분이 원금 25,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 축소되었다. D의 상고도 기각되었다.
보험회사의 반환채권과 변호사보수 반환청구
보험회사는 가집행선고에 따라 지급한 돈 중 항소심에서 취소된 부분에 대응하는 금액의 반환을 구하였다. 그 결과 D가 보험회사에 756,438,223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한편 가집행금 지급 직후인 2011년 6월 14일, D의 딸 두 사람 명의로 담당변호사 C의 계좌에 합계 420,000,000원이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보험회사는 D가 피고들에게 변호사보수로 지급한 금액이 합계 475,000,000원이고, 그 보수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일부는 D에게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D에게 그 반환채권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3년 9월 30일 D를 대위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하였다.
여기서 계좌 입금이 확인된 420,000,000원과 보험회사가 전체 변호사보수라고 주장한 475,000,000원은 구별해야 한다. 대상결정은 전체 주장금액이 실제 보수였는지, 그중 얼마가 과다한지를 확정한 재판은 아니다.
제출을 요구한 문서와 피고들의 반대
보험회사는 담당변호사 계좌로 입금된 돈의 성격과 보수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다.
별지에 기재된 제출 대상은 D가 보험금소송을 위임할 당시 D와 피고들 사이에 작성된 소송위임 관련 계약서 일체였다.
피고들은 해당 계약서에 변호사의 직무상 비밀이 기재되어 있고 비밀유지의무도 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였다. 또한 수임료 외에도 D와 금전거래가 있었고 현재 D가 피고들에게 아무런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D의 인감증명서와 함께 제출하였다.

법리

문서제출명령에 앞선 의견진술 기회
일반적인 판단 기준
문서제출명령은 불응 시 증거법상 불이익이나 제재가 발생할 수 있는 재판이다. 따라서 신청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은 상대방에게 신청 사실을 알리고 의견진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후 문서의 존재와 소지, 증거로서의 필요성, 법정 제출의무 및 제출거부사유를 심리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제1심은 피고들에게 문서제출신청서를 송달하거나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출명령을 내렸다. 고등법원은 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제1심 결정을 취소하였다.
다만 고등법원은 직접 제출 요건을 심리하였다. 대상 문서는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서 통상 작성·보관되는 위임 관련 계약서였고, 피고들도 존재와 소지 자체를 다투지 않았으므로 그 요건을 인정하였다.
변호사의 직무상 비밀과 위임계약서
일반적인 판단 기준
문서제출거부사유가 되는 직무상 비밀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객관적으로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보호의 취지는 변호사 자신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이 비밀유지를 신뢰하여 알려 준 내용이 부당하게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따라서 변호사가 보관하거나 업무 중 작성한 문서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문서가 제출거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서에 담긴 정보의 내용과 보호할 이익을 살펴야 한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법원은 통상적인 소송위임 관련 계약의 주된 내용이 위임사무의 범위, 보수액 또는 보수산정방법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가 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는 변호사의 직무상 비밀을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에 따른 제출의무를 인정하였다.
이는 개별 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살펴 판단한 것이므로, 의뢰인의 비밀이 포함된 모든 위임계약서에 대하여 예외 없이 제출의무를 인정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보수의 성격과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증거의 필요성
일반적인 판단 기준
법정 제출거부사유가 없더라도 대상 문서가 본안의 쟁점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지는 별도로 심사한다. 다른 증거가 제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서 자체의 조사 필요성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위임계약서는 담당변호사 계좌로 입금된 돈이 보수인지, 보수라면 신의성실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적정한 금액인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였다.
피고들이 D의 확인서와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 위임계약서의 내용을 심리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었다.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문서제출을 명한 것 자체가 과다보수의 존재, 반환채권의 성립 또는 구체적인 반환금액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사항은 본안소송에서 별도로 판단할 문제이다.

실무적 유의점

  • 위임계약서 제출을 요구할 때에는 입증하려는 쟁점을 구체화해야 한다. 보수의 종류, 약정액, 성공보수 산정기준, 지급조건 및 실제 입금액과의 관계를 특정하면 증거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쉽다.
  • 직무상 비밀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려면 어떤 기재가 의뢰인의 비밀이고 객관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변호사 작성 문서라는 점이나 포괄적인 비밀유지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 계약서에 보수약정과 의뢰인의 비밀이 함께 기재되어 있다면, 제출 대상 부분을 구분하거나 법원만 문서를 확인하는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2항·제4항이 그 근거가 된다.
  • 의견진술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상 하자는 독립적인 불복 사유가 된다. 다만 그 하자로 종전 결정이 취소되더라도, 항고심이 요건을 심리하여 다시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실체적인 제출거부사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의뢰인이 반환채권의 존재를 부인하는 확인서를 작성하였더라도, 위임계약서와 실제 지급자료의 증거조사가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확인서, 약정서, 입금자료 사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채권자대위 방식으로 과다보수 반환을 구할 때에는 보전할 채권과 대위할 반환채권을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보험회사의 D에 대한 반환채권과 D의 변호사들에 대한 보수 반환채권이 서로 다른 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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