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당 판례
- 사건: 대법원 2016. 7. 1.자 2014마2239 결정 [문서제출명령결정에대한재항고]
- 주문: 원심결정 중 별지 각 목록 기재 문서에 대한 신청인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신청인의 나머지 재항고와 피신청인들의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 재판부: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이기택
- 당사자: 신청인(상대방 겸 재항고인) 신한국민연금제일호 사모투자전문회사 / 피신청인(재항고인 겸 상대방) 씨제이이앤엠 주식회사 외 1인
- 결론: 내부 의사결정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점만으로 자기이용문서라고 단정하여 문서제출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으로 파기하고, 나머지 쌍방 재항고는 기각
2. 원심결정
-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4. 12. 5.자 2014라875 결정
- 원심은 별지 목록 기재 상당수 문서에 대하여, 피신청인들 내부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결재권자의 결재를 거쳐 작성되어 내부 이용에 쓸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반면 일부 문서에 대하여는 서증으로 조사할 필요성이 있고 문서제출거부사유가 없다고 보아 제출을 명하였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임직원 동의가 필요하다는 피신청인들 주장은 배척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자기이용문서로 본 부분을 파기하고, 제출을 명한 부분에 대한 피신청인들의 재항고는 기각하였습니다.
3. 관련 판례
참조판례
- 대법원 2015. 12. 21.자 2015마4174 결정(공2016상, 267) — 자기이용문서의 요건(오로지 소지자가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 개시가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과 '직업의 비밀'의 의미 및 보호가치 있는 비밀의 판단 방법을 제시한 선례
- 대법원 2008. 9. 26.자 2007마672 결정 —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서증 신청 방식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대상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할 때에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본 선례
-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25444 판결(공1992, 1672) — 문서제출명령의 대상 문서로 증명하려는 사항이 해당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으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본 선례
4. 관련 법령
결정이 든 참조조문
- 민사소송법 제290조
- 민사소송법 제315조 제1항 제2호
- 민사소송법 제343조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호 (다)목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제1호
-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
결정 이유에서 원용된 조문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인용문서)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제2호(자기이용문서)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같은 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사유로 제1호에서 기술 또는 직업의 비밀에 속하는 사항이 적혀 있고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를, 제2호에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를 들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는 개인정보처리자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5. 사실관계
(1) 분쟁의 배경
이 사건은 씨제이미디어 주식회사를 소멸회사로 하는 흡수합병과 관련하여, 신청인이 피신청인들을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의 증거조사 절차에서 이루어진 문서제출명령 신청 사건입니다. 신청인은 피신청인들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도 함께 구하고 있습니다.
(2) 제출이 신청된 문서
- 씨제이미디어의 급여대장, 급여규정 및 상여금 규정, 임직원에 대한 급여명세서·상여금명세서
- 씨제이미디어 내지 피신청인 씨제이이앤엠 주식회사의 판매비와 관리비의 구체적 항목 명세, 각종 경비 및 고정비의 분류기준과 해당 항목 명세
- 임직원에 대한 성과금 지급 규모, 급여 및 인건비 근거자료
- 채널별 광고단가, 각종 매출액, 플랫폼별 시장매출규모, 매년 판권 구매·상각 내역 등에 관한 문서
- 소멸회사인 씨제이미디어의 이사들이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판단하여 흡수합병에 동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근거로 삼은 회계법인의 검토보고서, 제안서 등과 그 검토를 위하여 회계법인에 제공한 서류
- 합병 추진 및 실행과 관련하여 씨제이미디어가 다른 합병회사와 교신한 공문
- 업무수행의 지침이 되는 내부회계기준, 위 각 정보와 관련한 결의서
- 합병과 관련하여 피신청인 씨제이와 씨제이미디어를 비롯한 합병회사들이 삼일회계법인과 체결한 계약서 일체
(3) 피신청인들의 거부 주장
피신청인들은 ①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는 점, ② 본안소송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제출 필요성이 없다는 점, ③ 임직원의 급여·상여금 내역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개인신용정보이거나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여서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④ 직업의 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제출을 거부하였습니다.
6. 법리
(1) 자기이용문서의 요건과 판단 방법
어느 문서가 ①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②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③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제2호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15. 12. 21.자 2015마4174 결정).
자기이용문서 해당 여부는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되고,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해당 유형·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2) 내부결재 문서라도 자기이용문서로 단정할 수 없는 경우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다음의 경우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그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문서 단위가 아니라 정보 단위로 외부 개시 예정 여부를 따진다는 점이 이 결정의 핵심입니다.
(3) 이 사건 문서들에 대한 구체적 판단
- 급여·판매관리비·매출액·광고단가 등 자료: 각종 회계자료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가 되는 정보를 포함
- 회계법인의 검토보고서·제안서 및 제공서류: 합병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자료로서 주주들에게도 공개가 예정되어 있는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가 되는 정보를 포함할 여지
- 다른 합병회사와 교신한 공문: 오로지 내부자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된 내부문서라고 단정할 수 없음
- 내부회계기준·결의서: 이미 의사결정이 내려진 상태에서 작성되는 문서이므로 문서의 성질상 개시로 인하여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움
따라서 원심은 각 문서의 표제나 명칭에 불구하고 작성 목적·기재 내용·소지 경위에 비추어 외부 공개가 예정된 정보나 그에 관련된 정보를 포함하는지, 개시로 문서소지자에게 발생할 불이익의 정도를 심리하여 자기이용문서 해당 여부를 먼저 판단했어야 합니다.
(4) 거부사유가 없어도 필요성·정당한 이유는 별도로 심사한다
자기이용문서 등 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대상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할 때에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제출을 명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 그 밖에 소송에 나타난 여러 사정
(5) 서증으로서의 필요성과 청구와의 관련성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 중 하나이므로, 법원은 대상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할 때에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대법원 2008. 9. 26.자 2007마672 결정), 대상 문서로 증명하려는 사항이 해당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25444 판결). 대법원은 이 기준에 따라 일부 문서에 대한 신청을 기각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6) 개인정보라는 이유로는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각 호의 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제출을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이 개인정보 보호법이 말하는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으로 기능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수령 내역 등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말하는 신용정보주체의 신용도와 신용거래능력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개인신용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법원이 제출을 명하는 경우 피신청인들을 신용정보제공·이용자로 볼 수도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하였습니다.
(7) '직업의 비밀'과 보호가치 있는 비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제1호, 같은 조 제1항 제3호 (다)목, 제315조 제1항 제2호가 정한 '직업의 비밀'은 그 사항이 공개되면 해당 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후 그 직업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가리킵니다.
다만 어느 정보가 직업의 비밀에 해당하더라도, 문서 소지자는 그 비밀이 보호가치 있는 비밀일 경우에만 제출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는 정보의 내용과 성격, 공개로 문서 소지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민사사건의 내용과 성격, 증거로 해당 문서를 필요로 하는 정도 또는 대체 증거의 존부 등을 종합하여, 비밀 공개로 발생하는 불이익과 그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 발견 및 재판의 공정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15. 12. 21.자 2015마4174 결정).
(8) 인용문서의 제출의무
본안소송에서 피신청인들이 스스로 인용한 문서는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제출의무가 있습니다.
7. 실무상 시사점
- '내부 결재를 거친 내부문서'라는 방어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판단 기준이 문서의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의 성격으로 옮겨졌으므로, 제출을 거부하려면 해당 정보가 외부 개시가 전혀 예정되지 않았고 개시 시 심각한 불이익이 생긴다는 점을 개별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 회계자료의 기초가 되는 자료는 사실상 제출 대상입니다. 급여대장, 판매비와 관리비 명세, 매출 관련 자료는 손익계산서 등 공시 서류의 기초 정보이므로 자기이용문서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M&A 분쟁에서 회계법인 검토보고서의 제출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합병비율의 적정성 판단자료는 주주에게 공개가 예정된 정보를 포함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으므로, 합병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핵심 증거 확보 수단이 됩니다.
- '이미 결정이 내려진 뒤 작성된 문서'는 개시 불이익이 낮게 평가됩니다. 내부회계기준이나 결의서처럼 의사결정 이후 작성된 문서는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적다고 본 논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신용정보를 이유로 한 거부는 근거가 약합니다. 다만 실무상 제출 시 비실명화 범위나 열람 제한을 협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거부사유가 없어도 필요성 심사에서 걸러질 수 있습니다. 신청인 측은 각 문서가 어느 쟁점의 증명에 필요한지, 대체 증거가 없는지를 문서별로 특정해야 하고, 피신청인 측은 청구와의 직접 관련성 부재를 다투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 문서제출신청은 항목별로 승패가 갈립니다. 이 사건에서도 같은 신청 안에서 인용·기각이 세밀하게 나뉘었으므로, 신청서 단계에서 문서를 세분하여 목록화하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