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7두7505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특수관계인에게 토지를 저가로 사용하게 한 경우, 비교 가능한 임대사례가 없을 때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4항 제1호의 방식으로 사용대가를 산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저가 제공에 대한 과세조정과 시가 산정방식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지료의 소득 구분과 일부 부가가치세의 부과제척기간에 관한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아 일부 파기환송하였다.
하급심
- 서울행정법원 2006. 8. 30. 선고 2005구합28652 판결 비교 가능한 임대사례가 없는 경우 언제나 감정으로 적정임대료를 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공시지가의 50%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한 평가방식과 과세처분을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 서울고등법원 2007. 3. 15. 선고 2006누22936 판결 제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매년 지급받은 지료를 부동산임대소득으로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시가 산정에 관한 판단은 유지했으나, 지료를 부동산임대소득으로 분류한 판단은 파기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7. 9. 9. 선고 97누1570 판결 부동산임대용역의 시가는 정상적인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거래사례가 없다면 위치·주변 환경·이용상황 등을 고려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액도 시가가 될 수 있으며,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액도 이에 포함된다.
-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24874 판결 지료 지급은 지상권의 필수 요소가 아니다. 지료에 관한 약정을 토지나 지상권의 양수인 등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등기가 필요하다.
-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두3140 판결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이 지난 후 이루어진 과세처분은 무효이다.
관련 법령
제89조 제4항 제1호의 산식은 2003년 이전의 법인세법 시행령에도 존재하였다. 이 사건에서 소급적용 문제가 된 것은 2003년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의 준용 규정을 근거로, 그 이전 과세기간의 사용대가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한 부분이다.
사실관계
토지 소유자가 특수관계인인 회사에 지상권을 설정하였다
원고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토지의 소유자였다. 원고는 회사의 이사였고, 원고의 아들이 그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원고는 1994년 6월 1일 회사와 지상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 22일 등기를 마쳤다. 회사는 토지에 4층 상가건물을 신축하여 소유하면서 임대사업을 하였다.
원고와 회사는 1996년 12월 31일 지료를 연 5,000만 원으로 증액했지만, 그 변경등기는 하지 않았다. 원고는 실제 받은 금액을 신고하여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였다.
과세관청은 실제 지료가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하였다
문제가 된 과세기간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였다.
연간 지료 5,000만 원은 토지 공시지가 대비 연 0.57%∼0.81%에 불과하였다. 같은 기간의 정기예금이자율인 7.50% 또는 4.20%와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았다.
과세관청은 특수관계인에게 저가로 토지를 제공하여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줄였다고 보고, 토지 공시지가의 50%에 해당 연도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하여 사용대가를 다시 산정하였다. 이를 토대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부과하였다.
원고가 제시한 주변 토지는 적절한 비교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원고는 인근 역삼동 토지 두 곳의 임대사례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토지에는 4층 상가건물이 있었고, 비교대상에는 소규모 단층 건물이나 주유소 건물이 있었다.
법원은 공시지가나 법정 건폐율·용적률이 유사하더라도, 위치와 실제 이용현황에 차이가 커서 임대료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산식의 적정성과 소급적용을 다투었다
원고는 주변 거래사례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고 법정 산식으로 평가한 것이 부당하며, 2003년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의 평가방식을 1999년부터 2002년까지의 거래에 사용하는 것도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지상권 설정대가는 기타소득이므로 그에 따른 필요경비 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정상 거래가격을 우선하되, 실제 거래사례만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저가로 제공한 경우, 사용대가의 시가는 특수관계가 없는 당사자 사이의 정상적인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다만 모든 토지에 비교 가능한 임대사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사례가 없다면 위치, 주변 환경, 이용상황, 인접·유사지역의 적정 거래가능가격 등을 고려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액도 시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거래사례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시가 산정이나 과세조정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제89조 제4항 제1호는 제1항·제2항을 적용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보충적 기준이다
제89조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인근 임대사례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제4항을 적용한다는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제1항·제2항에 따라 사용대가의 시가를 정할 수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적용 순서가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새로 감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당시 제2항은 감정한 가액이 있는 경우 그 가액을 사용하는 구조였고, 이 사건 제1심도 유사 임대사례가 없다고 언제나 감정으로 적정임대료를 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조문의 일반 산식과 이 사건에서 사용한 산식은 구별해야 한다
조문의 일반적인 계산 구조는 다음과 같다.
사용대가의 시가 = [자산 시가 × 50% − 전세금 또는 보증금] × 정기예금이자율
앞선 정리의 ‘공시지가 × 50% × 정기예금이자율’은 이 사건에서 실제 사용한 계산식이다. 조문의 일반 산식에는 전세금·보증금의 차감이 포함되고, 계산의 출발점도 원칙적으로 ‘자산 시가’이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평가가 들어 있다.
- 자산 자체의 시가: 토지 그 자체의 가치
- 사용대가의 시가: 그 토지를 일정 기간 사용하게 하는 대가
이 사건에서는 토지 자체의 가액을 공시지가로 평가한 뒤, 그 50%에 정기예금이자율을 곱하여 사용대가를 산정하였다. 따라서 법문이 모든 사건에서 토지가액을 반드시 공시지가로 정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산식의 합리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이 시가 산정방식을 받아들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비교 가능한 실제 임대사례가 없었다. 원고가 제시한 주변 토지들은 위치와 이용현황이 달라 비교대상으로 부적절하였다.
- 공시지가는 통상 실지거래가액보다 낮았다. 법원은 이를 이 사건 평가액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보았다.
- 공시지가 전액에 정기예금이자율을 적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 50%만을 기초로 계산하여 계약조건 등에 따른 임료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 이 사건에서 더 낮은 임료를 정당화할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다양한 계약조건으로 임료가 감액되더라도, 일반적인 자본수익률의 기준인 정기예금이자율의 절반보다 낮은 수준까지 감액되는 경우를 상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사건 산정액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사용대가의 시가로 인정하였다.
이는 모든 토지의 적정임대료에 획일적인 최저수익률을 설정한 판단이 아니다. 비교사례의 부재와 해당 토지의 사정을 전제로, 사용된 평가방법의 합리성을 인정한 것이다.
개정 전 과세기간에도 같은 산식을 합리적인 평가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2003년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의 준용 규정을 원용하여, 1999년 제1기부터 2002년 제2기까지의 사용대가를 산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조세법령 불소급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지 않았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개정 전 법령에서도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낮은 대가로 용역을 제공하면 시가를 과세표준으로 삼을 수 있었다. 또한 그 시가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액이 포함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산식으로 계산한 금액이 그러한 평가액에 해당한다면, 개정 전 과세기간의 시가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과세요건을 과거 거래에 적용한 것이 아니라, 종전 법령 아래에서도 인정되는 시가를 합리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감정평가를 반드시 요구한 사건도, 감정가액의 사용을 배제한 사건도 아니다
이 사건 제1심은 적정임대료를 산정하기 위해 언제나 별도의 감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였다. 대법원도 감정을 거치지 않고 산식으로 평가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한편 선행판례인 97누1570 판결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두 판결은 다음과 같이 함께 이해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감정가액은 시가가 될 수 있지만, 비교 가능한 임대사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매번 새로운 감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적정한 임료 감정가액이 존재하는 경우에 이를 배제하고 제4항의 산식을 선택할 수 있는지는 조문의 적용 순서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이 그 선택을 일반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료의 소득 구분과 저가 제공에 대한 과세조정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지상권을 설정하고 약정에 따라 받는 지료는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받더라도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증액한 지료의 변경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이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기타소득이라는 이유로 저가 제공에 대한 과세조정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에서도 지료의 소득 구분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정상가격에 따른 과세조정과 평가방식은 인정하였다.
부과제척기간이 지난 처분은 시가 산정이 적정하더라도 무효이다
원고는 1999년 제1기 부가가치세를 기한 내에 신고하였고,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포탈했다고 볼 사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부과제척기간을 5년으로 보았다.
판결이 인정한 기산일은 1999년 7월 26일이고, 과세처분일은 2004년 8월 31일이었다. 따라서 이 부분 처분은 부과제척기간이 지나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실무상 유의점
- ‘유사사례가 없다’는 결론의 근거를 남겨야 한다. 조사 범위와 비교대상의 위치·용도·규모·이용상황이 왜 다른지 정리해야 보충적 평가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 산식의 적용요건과 계산요소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제1항·제2항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자산가액·전세금 또는 보증금·적용 이자율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 공시지가가 언제나 자산 시가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토지 자체의 가액 평가와 토지 사용대가의 평가를 구분해야 한다.
- 새 감정이 필수라는 전제에서 접근할 필요는 없다. 기존 자료와 법정 산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먼저 검토하되, 적정한 감정가액이 이미 존재한다면 그 법적 의미도 함께 판단해야 한다.
- 세법상 평가액이 계약상 지료를 자동으로 변경하지는 않는다. 이 판결은 과세표준 산정에 관한 판단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지료 증액청구에는 별도의 계약상·민법상 근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