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이 사건의 원고는 선행 사해행위취소 사건에서 가액배상을 명받은 수익자이면서, 채무자에 대한 별도의 대여금채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확정된 대여금채권이 있다는 사실과 가액배상금을 받은 취소채권자에게 직접 분배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판단되었습니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이 사건은 배당금 지급청구가 기각되어 확정된 사건입니다. 아래 사실관계에 나오는 화해권고결정은 원고와 채무자 사이의 별도 대여금 사건에서 내려진 것입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1. 2. 27. 선고 2000다44348 판결 수익자가 채무자의 채권자이더라도, 자신의 채권에 해당하는 안분액을 분배해 달라고 하거나 그 안분액을 상계한다는 이유로 가액배상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5907 판결 사해행위의 수익자도 본래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경우에는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회복된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는 요건을 갖추어 배당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90708 판결 사해행위취소와 함께 배당이의소송을 제기한 채권자가 정당한 배당액보다 많이 수령했다면, 초과액을 적법하게 배당요구한 다른 채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경매절차 밖에서 받은 가액배상금의 직접 분배를 청구한 이 사건과 구별됩니다.
ChatByun의 「채무초과 회사의 주식 대물변제와 사해행위취소의 범위·주권의 직접 인도」에서도 회복재산을 취소채권자가 직접 받는 문제와 그 이후의 채권 만족·배당 문제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직접 수령한 가액배상금에 대한 다른 채권자의 분배청구가 가능한지를 다룹니다.
관련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407조 채권자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 규정만으로 다른 채권자의 직접적인 안분액 지급청구권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합니다. 경매절차에서 정당한 배당액을 초과하여 수령한 경우를 구별할 때 관련되는 규정입니다.
사실관계
가. 같은 채무자에 대한 두 채권자
피고 중소기업중앙회는 한 회사에 대출을 했고, 회사 대표이사의 배우자인 A는 그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한편 원고 B도 A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는 채권자였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중앙회와 B는 모두 A에 대하여 채권을 가진 관계였습니다. 이후 B가 A의 부동산에 담보권을 취득하고 소유권까지 이전받으면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나. B의 근저당권과 소유권 취득
B는 2003. 4. 21. A 소유 아파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날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2003. 6. 18. 같은 아파트에 관한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쳤습니다. 2003. 11. 22.에는 그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다. 선행 사해행위취소소송과 가액배상
중소기업중앙회는 2004. 1. 3. A 등에 대한 대출금 청구와 함께, B를 상대로 근저당권설정계약 등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04. 11. 5. 선고 2004가합64 판결에서 근저당권설정계약과 매매예약·매매계약을 138,748,209원의 한도에서 취소하고, B에게 같은 금액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B의 항소는 서울고등법원 2005. 9. 8. 선고 2005나1782 판결로 기각되었고, 상고도 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다59376 판결로 기각되어 가액배상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B는 2006. 2. 15. 가액배상금과 이자 등을 합한 139,394,434원을 중소기업중앙회를 피공탁자로 하여 변제공탁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06. 2. 21. 그 공탁금을 출급했습니다.
라. B의 별도 대여금채권과 분배청구
B는 별도로 A를 상대로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B는 2002. 3. 15.경부터 2003. 10. 2.경까지 11회에 걸쳐 합계 303,880,000원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송에서는 A가 B에게 298,88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한다는 의정부지방법원 2005가합7204 사건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졌고, 2006. 2. 15. 확정되었습니다.
B는 이 확정된 대여금채권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은 모든 채권자에게 미치고, 나도 A의 채권자이므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받은 가액배상금 중 내 채권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B가 자신의 안분액이라고 주장하며 청구한 금액이 80,482,655원이었습니다.
법리
가. 모든 채권자를 위한 효력과 직접 분배청구권은 구별됩니다
민법 제407조는 사해행위취소와 원상회복이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규정을 취소채권자에게 다른 채권자들의 몫을 계산하여 나누어 줄 의무를 부과한 규정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채권자도 회복된 책임재산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민사집행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취소채권자에게 자기 몫을 직접 지급하라고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B에게 A에 대한 확정채권이 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한 분배청구권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나. 수익자도 채권자가 될 수 있지만, 원상회복의무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사해행위의 상대방인 수익자가 원래 채무자의 채권자였다는 이유만으로 채권자로서의 지위까지 모두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담보 제공이 취소되어도 기존 채권이 남아 있거나, 대물변제 취소에 따라 본래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경우에는 회복재산에 관한 집행절차에서 배당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 두 가지는 구별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B가 이미 가액배상금을 지급한 뒤 별도 소송으로 일부 금액의 반환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지급을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분배청구권이 새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 사실상 우선변제의 결과와 법률상 우선변제권은 다릅니다
대법원은 취소채권자에게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하는 법률상 변제권이 생긴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액배상금을 받은 취소채권자에게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분배의무를 인정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그 채권자가 먼저 채권 만족을 얻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불공평을 이유로 현행 채권자취소 규정에 없는 분배의무를 해석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도산절차를 통한 조정이나 별도의 분배절차에 관한 입법은 다른 문제로 남겼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이기면 법률상 우선변제권을 취득한다”는 의미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라. 경매 배당금을 초과 수령한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경매절차에서 작성된 배당표에 따라 지급받은 돈의 과다배당을 다툰 사건이 아닙니다. 취소채권자가 수익자로부터 가액배상금을 받은 뒤, 다른 채권자가 직접 분배를 요구한 사건입니다.
반면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90708 판결은 이미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배당받을 채권자의 범위가 정해진 사안을 다루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사해행위취소와 배당이의소송을 통해 배당표를 경정받은 채권자가 자신의 정당한 배당액을 초과하여 돈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초과액을 적법하게 배당요구한 다른 채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후속 판결은 이 사건 판례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배당받을 채권자의 범위가 한정된 사안에는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구별한 것입니다.
실무상 유의점
- 가액배상금과 경매 배당금을 먼저 구별해야 합니다. 돈의 명칭보다 지급 경위가 중요합니다. 확정판결에 따른 가액배상인지, 배당표에 따른 지급인지에 따라 청구의 근거와 상대방이 달라집니다.
- 채무자에 대한 집행권원과 취소채권자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채무자에게 승소하거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다른 채권자가 수령한 돈에 대한 직접 청구권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 수익자의 채권 존속·회복 여부와 배당참가 요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의 발생시기, 사해행위 전후의 채권액, 집행권원 및 집행절차의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 자기 채권액을 임의로 공제하여 가액배상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도 채권자라는 이유만으로 예상 안분액을 빼거나 그 금액을 상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경매절차가 있다면 배당요구와 실제 수령액을 대조해야 합니다. 배당요구의 적법성, 배당표 경정 내용, 정당한 배당액 및 실제 수령액을 확인해야 초과배당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세 사건의 결과를 구분해야 합니다. 선행 사해행위취소 사건에서는 가액배상 의무가 확정되었고, 별도 대여금 사건에서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글의 대상인 후속 분배청구 사건은 원고의 청구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