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상시험 단계의 줄기세포 치료와 설명의무 위반 ― 의사·공급업체·대표이사의 공동불법행위책임

핵심 결론 임상시험 단계의 줄기세포 치료에서는 의사와 공급업체가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대법원은 잘못된 정보로 시술을 선택하게 한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여 구입비·치료비와 위자료의 일부 배상을 확정하였다. 다만 무승인 임상시험이라는 사정만으로 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실무적유의점

가. 규제 위반과 설명의무 위반을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품목허가나 임상시험계획승인 여부만으로 손해배상청구를 구성해서는 부족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정보를 제공하였는지, 어느 정도의 치료효과가 검증되어 있었는지, 표준적 치료와 비교한 설명이 이루어졌는지, 잘못된 설명 때문에 어떤 선택과 비용 지출이 발생하였는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나. 동의서뿐 아니라 홍보와 상담의 전체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수술동의서, 상담기록, 홈페이지 게시물, 보도자료, 기자회견 영상 및 판매자료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홍보에서는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설명하면서 동의서에는 추상적으로 불확실성만 기재하였다면, 환자가 실제로 어떤 정보를 받아들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정보가 제공된 시점도 중요하다. 줄기세포 구입계약과 대금 지급이 의사의 상담보다 먼저 이루어졌다면, 판매 단계에서 제공된 정보와 공급업체의 책임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 회사와 개인의 행위를 각각 특정해야 한다

의료기관과 공급회사의 계약관계뿐 아니라 의사와 대표이사가 직접 한 발표, 상담, 소개 및 판매 관여 행위를 확인해야 한다.
공급계약과 진료계약이 분리되어 있더라도 공동 홍보와 환자 유치, 판매·시술이 객관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공동불법행위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직함 자체보다 그가 직접 관여한 위법행위와 업무집행의 내용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 재산상 손해와 신체상 손해의 인과관계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줄기세포 구입비와 치료비를 청구하려면 올바른 설명이 있었다면 해당 지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를 밝혀야 한다.
사망이나 장해에 따른 일실수입 등 별도의 신체상 손해를 청구하려면 그 손해와 의무 위반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확정된 구입비·치료비와 위자료 배상을, 이식술이 환자의 사망을 직접 초래하였다는 판단으로 확대하여 소개해서는 안 된다.

마. 책임비율과 위자료를 구분하여 계산해야 한다

항소심은 재산상 손해에 70% 또는 60%의 책임비율을 적용하고, 위자료는 별도로 정하였다.
따라서 판결문에 기재된 위자료에 책임비율을 다시 곱하거나, 제1심의 책임비율과 위자료를 최종 확정금액으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항소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금액은 제1심 인용금액과 지연손해금의 고율 적용 시작일도 다르므로 구분하여야 한다.

바. 당시의 의학적 사실과 현재의 규제체계를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에서 치료효과와 검증 수준에 관하여 인정된 사실은 2003~2004년 당시 이 사건 시술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를 현재 시행되는 모든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나 적법성에 관한 판단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현재의 사건에서는 사용되는 세포와 제조·처리 과정, 치료 목적, 승인 또는 심의의 종류와 범위를 확인하고, 그와 별도로 실제 홍보와 설명이 객관적인 근거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다3162, 2001다27449, 2005다5812, 2002다35850

해당판결

가. 청구별 판단 결과

청구 또는 쟁점최종 판단인정 범위
줄기세포 구입비 및 치료비 배상청구일부 인용 확정간경화증 환자들에 대해서는 재산상 손해의 70%, 원고 6에 대해서는 60% 인정
자기결정권 침해 등에 따른 위자료 청구일부 인용 확정원고 1·2·3·4·5·7 각 500만 원, 원고 6은 400만 원, 망 소외 1은 800만 원
상담을 위한 내원 과정의 교통비·식비 청구기각 확정올바른 설명을 듣고 시술을 받지 않기로 하더라도 지출할 수 있는 비용으로 보아 상당인과관계 부정
의료법인·의사·공급회사·대표이사의 책임공동불법행위책임 인정공동 홍보, 상담, 줄기세포 판매 및 시술 과정의 객관적 관련공동성 인정
공급회사 대표이사의 개인책임인정회사 업무로 한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대표이사 자신의 불법행위책임이 면제되지 않음
무승인 임상시험만을 근거로 한 배상책임그 사정만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구체적인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 또는 설명·고지의무 위반 등을 별도로 판단
확정 여부확정원고 6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항소심의 일부 인용 결과 확정
위 책임비율은 재산상 손해에 적용되며, 위자료는 별도로 정한 금액이다.

나. 대상판결과 사건의 경과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7다3162 판결〔손해배상(의)〕
제1심은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은 환자들과 사망한 환자의 상속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항소심은 일부 환자에 대한 책임비율과 위자료를 높여 원고들의 청구를 추가로 인용하였다.
대법원은 원고 6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인정한 손해배상책임과 배상 범위가 확정되었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의 이유 중 무승인 임상시험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본 부분은 잘못이라고 지적하였다.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되므로 그 잘못이 판결의 결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판결문과 확정 여부의 확인 범위

제1심,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문을 확인하였다. 대법원 주문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한 사실이 확인되므로 확정사례로 정리한다.
항소심 판결문에는 별지 금액표가 생략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 전원의 개별 최종 합계액이나 전체 배상총액을 임의로 재구성하지 않고, 판결문 본문에서 확인되는 책임비율·위자료·상속금액을 표시한다.
판결문 근거: 대법원 2007다3162 판결문 PDF 3~7쪽, 서울고등법원 2006나15474 판결문 PDF 1쪽·11~13쪽.
하급심

가. 제1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05. 12. 1. 선고 2004가합8263 판결〔손해배상(의)〕
제1심은 환자들에게 사용된 줄기세포가 의약품에 해당하고, 그 이식술은 임상시험계획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술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의사와 공급업체 측이 치료효과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환자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고, 그 행위들 사이에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재산상 손해로는 줄기세포 구입비와 입원비 등 치료비를 인정하였다. 책임비율은 간경화증 환자들에 대하여 3분의 2, 원고 6에 대하여 5분의 3으로 제한하였다.
위자료는 간경화증 환자들에게 각 100만 원, 원고 6에게 70만 원을 인정하였다. 상담을 위한 내원 과정에서 지출한 교통비와 식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 근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4가합8263 판결문 PDF 12~15쪽.

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06. 12. 14. 선고 2006나15474 판결〔손해배상(의)〕
항소심은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배상액을 증액하고,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재산상 손해의 책임비율을 간경화증 환자들에 대하여 70%로 정하였고, 원고 6에 대해서는 60%를 유지하였다.
위자료는 원고 1·2·3·4·5·7에게 각 500만 원, 원고 6에게 400만 원, 망 소외 1에게 800만 원으로 증액하였다.
망 소외 1의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 합계는 32,443,602원으로 산정하였다. 판결문에 기재된 상속금액은 배우자인 원고 8이 13,904,400원, 자녀인 원고 9와 원고 10이 각 9,269,600원이다.
다만 원고들이 주장한 적극적인 기망행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치료효과에 관한 설명·고지의무 위반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다.

다. 지연손해금

항소심은 제1심에서 이미 인용된 금액과 항소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금액을 나누어 지연손해금을 정하였다.
① 제1심 인용금액: 2004. 5. 1.부터 2005. 12. 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② 항소심 추가 인용금액: 2004. 5. 1.부터 2006. 12. 14.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위 이율은 당시 적용 법령에 따른 판결 내용이다.
판결문 근거: 서울고등법원 2006나15474 판결문 PDF 10~13쪽.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다27449 판결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사정만으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 등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이다.
대상판결은 이를 참조하여 무승인 임상시험과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구별하였다.

나.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의사는 환자가 의료행위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비교하여 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질병의 상태, 치료방법, 예상되는 위험 등을 설명해야 한다.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의 위자료와 사망·장해 등 결과로 인한 손해 전체의 배상은 인과관계에 관한 검토를 달리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판례이다.

다.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

거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정에 관한 신의칙상 고지의무를 다룬 판례이다.
대상판결은 임상시험 단계의 의약품을 공급하는 자에게도 안전성과 치료효과 등에 관한 중요 정보를 알릴 의무가 있다는 근거로 이를 참조하였다.
관련 공개 해설인 chatbyun의 (분양광고의 계약 편입과 공동묘지 고지의무, 신수탁자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는 부동산 거래를 다루지만,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사정에 관한 고지의무라는 점에서 연결된다.

라.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5850 판결

공동불법행위는 행위자 사이의 공모나 공동의 인식이 반드시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각 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있고, 그 관련된 행위들로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의사와 공급업체 대표이사의 공동 기자회견, 홈페이지 홍보, 환자 상담과 판매·시술의 연결관계를 판단하면서 이 법리를 적용하였다.

관련법령

가. 의약품의 정의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2호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기구·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을 의약품으로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사람의 신체에서 분리된 세포가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인체조직이 아닌 세포단위로 사용되는 경우 이 규정에 따른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제조허가와 임상시험계획승인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의약품의 제조업 및 품목허가 등에 관한 규정이다.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1항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자는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였다.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4항
임상시험의 내용과 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 피해의 보상내용·절차 등을 피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정한 규정으로, 하급심 판결에서 인용되었다.

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제조·품목허가 제외

구 약사법 시행규칙(2004. 7. 28. 보건복지부령 제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2 제1호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 등을 제조·품목허가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승인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관한 예외이다. 임상시험계획승인 없이 의약품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은 아니다.
위 구 약사법과 구 약사법 시행규칙의 개정 시점은 대법원 판결문에 표시된 것과 동일하게 특정하였다.

라. 설명·고지의무 위반과 공동불법행위

민법 제2조 제1항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규정으로, 의약품 공급자의 중요 정보 고지의무와 관련된다.
민법 제750조 및 제751조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의 배상에 관한 규정이다.

민법 제760조 제1항

공동불법행위자의 연대책임에 관한 규정이다.
민법 제763조, 제393조 및 제396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와 과실상계 등에 관한 규정이다.

마. 회사와 대표이사의 책임

상법 제389조 제3항 및 제210조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회사와 대표이사가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근거가 된다.
대상판결은 회사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이유로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였다.

바. 지연손해금에 관한 당시 규정

민법 제379조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제2항
민사 법정이율과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에서 적용하는 지연손해금에 관한 규정이다.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5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본문
당시 법정이율을 연 20%로 정한 규정이다. 이 구법 표시는 하급심 주문의 이율에 대응하는 법령을 특정하기 위해 보충한 것이다.

사. 현행법과의 구별

약사법 제34조는 현행 의약품 임상시험계획의 승인 등을 규정한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와 제12조의2는 각각 첨단재생의료 연구계획에 대한 심의·승인과 치료계획에 대한 심의를 규정한다.
이 사건은 2003~2004년의 시술에 관한 구법 적용 사례이다. 현재의 세포치료를 검토할 때에는 의약품 임상시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및 첨단재생의료 치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적용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
현행법 검토 기준일: 2026. 11. 3.

사실관계

가. 환자들과 의료기관·공급업체의 관계

간경화증 환자 7명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 1명은 공급회사가 판매한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병원에서 이식술을 받았다.
피고들은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이식술을 시행한 병원장인 의사, 줄기세포 공급회사 및 그 대표이사이다.
간경화증 환자 중 1명이 사망하였고, 그 배우자와 자녀들은 상속인으로 소송에 참여하였다.

나. 치료에 성공하였다는 공동 발표와 홍보

의사와 공급회사 대표이사는 2003. 11. 4.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간경화증 환자 2명에게 줄기세포를 이식한 결과 간 기능이 현저하게 호전되었다고 발표하였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말기 환자가 한라산을 등반할 정도로 회복되었고 줄기세포의 효능이 입증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게시되었다. 공급회사도 치료에 성공하였다는 내용과 병원과의 협력관계를 홍보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일부 검사수치의 변화가 있었을 뿐, 치료효과가 확인된 의미 있는 임상사례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라산을 등반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였다는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다. 환자들의 상담과 비용 지출

환자들은 보도와 홈페이지 내용을 접하고 치료효과에 관심을 갖고 상담하였다.
의사 측은 출혈·염증 등의 위험과 치료효과에 관한 통계를 제시할 수 없다는 정도의 설명을 하고 동의서를 받았다. 그러나 홍보된 회복 사례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나 치료효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공급업체 측도 환자들과 직접 접촉하여 줄기세포를 판매하면서 치료효과에 관한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였다.
간경화증 환자들은 줄기세포 구입비로 각 3,000만~3,300만 원을, 원고 6은 2,000만 원을 지출하였다. 이와 별도로 입원비 등 치료비도 부담하였다.

라. 시술 결과와 손해배상청구

환자들은 2003. 12.경부터 2004. 3.경 사이에 이식술을 받았다.
시술로 기존 질병이 호전되거나 진행속도가 완화되었다고 볼 만한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이식술 자체로 기존 질병이 악화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환자들과 상속인들은 허위·과장된 홍보, 무승인 임상시험 및 설명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구입비·치료비와 위자료 등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판결문 근거: 대법원 2007다3162 판결문 PDF 5~6쪽, 서울동부지방법원 2004가합8263 판결문 PDF 2~5쪽.

법리

가. 세포의 의약품 해당 여부는 법률의 정의 규정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의약품의 구체적인 범위를 하위 법령에 정하도록 위임한 규정이 없으므로, 의약품 해당 여부는 법률 자체의 정의 규정을 해석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 줄기세포는 제대혈에서 선별한 세포를 성장인자 등을 첨가하여 체외에서 증식·배양한 다음, 질병 치료를 위하여 세포단위로 환자에게 투여한 것이었다.
따라서 사람의 신체에서 유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 줄기세포는 의약품에 해당하였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위임입법에 관한 이유 설명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의약품에 해당한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임상시험 여부와 승인 필요성

대법원은 임상시험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로서, 당시까지의 지식과 경험에 의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설명하였다.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은 그 안전성과 치료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므로 임상시험에 해당하였다.
유사한 조혈모세포 이식에 건강보험수가 산정기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성질이 다른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의 승인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판결문 근거: 대법원 2007다3162 판결문 PDF 3~4쪽.

다. 승인 위반과 민사상 배상책임은 별도로 판단한다

감독관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임상시험을 시행하였다면 관계 법령 위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승인 없이 시행하였다는 사실 자체를 곧바로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구체적인 의무 위반과 손해, 인과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치료효과에 관한 설명·고지의무 위반이 별도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배상책임이 유지되었다.
대법원의 상고기각을 이유로 무승인 임상시험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원심의 이유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라.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표준적 치료와 비교한 설명이 필요하다

의사의 설명의무는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과 위험성을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임상시험 단계의 의료행위라면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당시 임상에서 시행되는 일반적·표준적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설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이미 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치료효과를 확인할 만한 임상사례가 부족하다는 사정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 문제 되었다.
따라서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거나 “치료효과에 관한 통계가 없다”고 설명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었다. 환자들이 믿고 있던 잘못된 치료정보를 바로잡는 설명도 필요하였다.

마. 공급업체도 독립적인 고지의무를 부담한다

임상시험 단계의 의약품 공급자는 구입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성과 치료효과 등의 중요한 사정을 수요자에게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공급업체 측은 단순히 병원에 물품을 납품한 것이 아니었다. 의사와 함께 치료성과를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홍보하였으며, 환자들과 직접 상담하여 고가의 줄기세포를 판매하였다.
그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치료효과를 알리고 잘못된 기대를 형성하였다면, 시술을 직접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바. 객관적으로 연결된 홍보·판매·시술은 공동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공동 기자회견의 경위, 홈페이지 내용의 관련성, 환자들의 구입 및 시술 경위 등을 종합하였다.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과 공급회사 대표이사의 고지의무 위반은 서로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환자들의 의사결정과 비용 지출에 영향을 주었으므로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대표이사가 회사 업무로 기자회견과 판매에 관여하였다는 사정도 개인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자신의 위법행위에 따른 책임과 그 업무집행으로 인한 회사의 책임이 함께 인정될 수 있다.
판결문 근거: 대법원 2007다3162 판결문 PDF 5~7쪽.

사. 치료효과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상책임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은 시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아니다.
책임의 근거는 안전성과 치료효과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술 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침해한 데 있다.
또한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입증되어야만 설명·고지의무 위반 책임이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은 적극적인 기망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별도의 설명·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였다.

아. 재산상 손해와 설명의무 위반 사이의 인과관계

대법원은 그릇된 치료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면 환자들이 고액을 지급하면서 임상시험 단계의 줄기세포를 구입하고 이식술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구입비와 치료비의 지출은 공동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재산상 손해로 인정되었다.
이는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배상이 언제나 위자료에 한정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만으로 모든 지출과 신체상 손해가 자동으로 배상되는 것은 아니며, 손해 항목별 인과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상담을 위한 교통비와 식비는 올바른 설명을 듣기 위해서도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자. 책임 제한은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한 판단이다

법원은 시술 자체로 기존 질병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부작용과 치료효과에 관하여 일부 설명이 있었던 점, 환자들도 치료효과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감수한 점 등을 고려하였다.
원고 6에게는 해당 질환에 관한 임상결과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도 시술을 강하게 요청하였고, 과거 다른 줄기세포 이식술에서 효과를 얻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사정도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책임 제한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았다.
따라서 70%와 60%라는 비율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른 결과이며, 임상시험 관련 분쟁의 일반적인 배상기준은 아니다.
판결문 근거: 대법원 2007다3162 판결문 PDF 7쪽, 서울고등법원 2006나15474 판결문 PDF 1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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