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계열사를 옮기며 퇴직금을 받았더라도 형식적인 소속 변경이라면 근속기간은 단절되지 않는다

핵심 결론 근로자의 선택 없이 계열사 간 퇴직·재입사 형식만 거쳤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계속하였다면, 퇴직금을 받고 이의 없이 근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근속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전적의 형식보다 실제 근로관계와 선택권을 살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4다21237, 2003다38597

핵심정리

해당판결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1237 판결〔퇴직금〕
원심판결 파기환송. 확정 여부 미확인.
대법원은 두 차례의 계열사 이동과 퇴직금 수령만으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파기환송심 판결 및 이후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판결은 원고의 청구금액 전부를 지급하라고 확정한 판결이 아니다. 계속근로관계 판단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실제 적용되는 퇴직금규정과 지급률 등을 다시 심리하도록 한 판결이다.
하급심

가. 제1심

서울지방법원 2003. 7. 18. 선고 2002가단111400 판결
원심판결의 주문과 이유에 따르면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제공된 자료에는 제1심의 구체적인 인정금액과 상세한 판단 이유가 나타나 있지 않다.

나. 원심

서울고등법원 2004. 4. 1. 선고 2003나52151 판결
제1심의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심은 다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 원고가 전적 때마다 퇴직금을 받고 이후 장기간 근무하였으므로 자발적으로 전적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원고는 비조합원이므로 조합원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상 퇴직금 30% 가산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
대법원은 이 중 전적에 따른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7. 3. 28. 선고 95다51397 판결

기업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른 계열사 간 전출·입으로서 업무와 근무장소 등이 계속 유지되었다면, 입·퇴사 서류를 작성하고 퇴직금을 받았더라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나.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49674 판결

사업부문의 인적 조직과 물적 시설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계열회사에 이관되고 회사 방침에 따라 중간퇴직·재입사 절차를 거친 경우,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21806 판결 및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다38597 판결
원심이 근로관계 단절을 인정하는 근거로 인용한 판례들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판례들이 근무장소 변경 등 실질적인 전적이 이루어진 사안인 반면, 이 사건은 형식적인 전적에 불과한 사안이므로 구별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위 선행판례를 변경한 판결이 아니라, 사실관계가 다른 판례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라. 대법원 1987. 4. 28. 선고 86다카2507 판결

원심이 비조합원에게 단체협약상 퇴직금 가산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근거로 인용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은 그 가산금 쟁점을 별도로 명시하여 판단하지 않았다.

관련법령

가. 전적과 근로자의 동의

민법 제657조 제1항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는 규정으로, 사용자 변경을 수반하는 전적에 근로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이 사건 이해를 위한 참고 조문이다.

나. 퇴직금 및 차등제도 금지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제2항 — 원심판결 당시 조문
당시 퇴직금제도와 차등 있는 퇴직금제도의 설정 금지에 관한 규정이다. 원심은 제34조 제2항을 인용하였다.
제공된 판결문에는 이 조문에 관하여 ‘○○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구법 한정 문구가 없으므로 이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다. 현재의 근로기준법 제34조 내용과 혼동하지 않도록 당시 법령으로 연결하였다.

다.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의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을 적용받게 된 경우, 다른 동종 근로자에게도 그 단체협약을 적용하는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비조합원인 원고에게 단체협약상 퇴직금 30% 가산 규정이 적용되는지가 문제 되었다.

사실관계

가. 원고는 28년 동안 같은 회장 주택의 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 A는 1974. 2. 25. 최초 소속회사에 경비직으로 입사한 후, 2002. 2. 28. 최종 소속회사 B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약 28년 동안 같은 그룹 회장의 주택경비업무를 담당하였다.
그 사이 소속회사는 두 차례 바뀌었지만, 실제로 담당한 업무와 근무장소는 변하지 않았다.
피고는 최종 소속회사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B의 관리인 C이다. 관리인 개인에게 퇴직금 채무를 부담시키려는 사건은 아니다.

나. 소속회사가 바뀔 때마다 퇴직금이 지급되었다

두 판결의 익명 표기가 일부 달라, 중간 소속회사는 아래에서 ‘중간 계열사’로 통일한다.
근무기간소속 및 처리지급받은 퇴직금
1974. 2. 25.∼1981. 3. 31.최초 소속회사에서 근무 후 퇴직 처리1,607,084원
1981. 4. 1.∼1983. 12. 31.중간 계열사에 입사 후 퇴직 처리822,768원
1984. 1. 1.∼2002. 2. 28.B회사에 입사하여 정년퇴직55,879,649원
각 이동은 퇴직 다음 날 곧바로 다른 계열사에 입사하는 방식으로 처리되었다. 그 전후로 원고는 계속 같은 주택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전체 근속기간 통산과 퇴직금 가산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계열사 이동이 자신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그룹의 경영방침에 따른 서류상 처리였으므로, 최종 소속회사가 최초 입사일부터의 전체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B회사의 단체협약에 있는 퇴직금 30% 가산 규정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52,476,340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다.
위 금액은 원고의 청구금액이며 대법원이 확정한 지급액은 아니다.

라. 회사는 실제 퇴직금 계산에서도 종전 근속을 일부 반영하였다

대법원은 B회사의 퇴직금 계산방식에도 주목하였다.
B회사는 최종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단순히 B회사에서 근무한 기간만으로 누진율을 정하지 않았다. 계열사 전체 근속기간의 누진율에서 종전 계열사 근속기간의 누진율을 공제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또한 원고가 최초 입사한 1974년의 사원번호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회사 스스로도 종전 계열사 근속을 일부 인정하고 근로관계가 계속된 것으로 취급한 사정으로 보았다. 다만, 그 계산방식 자체가 최종적으로 적법한 퇴직금 산정방식이라고 승인한 것은 아니다.

법리

가. 퇴직금 수령과 장기간의 근무만으로 자발적인 근속 단절을 인정할 수는 없다

원심은 원고가 전적 때마다 퇴직금을 받고 최종 회사에서 약 18년간 근무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전적 동의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퇴직금을 받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과,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선택한 것은 다르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전적에 관한 원고의 자발적인 요구나 선택 등 적극적인 사정이 없었고, 선택권 없이 회사 방침에 따라 소속만 변경된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퇴직금 수령만으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판단할 수 없었다.

나. 형식적인 전적 여부는 업무의 계속성·선택권·이동 목적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대법원이 중시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 원고에게 소속회사 이동에 관한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 그룹이나 계열회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퇴직·재입사 형식을 거쳤다.
  • 업무 내용과 근무장소가 계속 동일하였다.
  • 회장 주택경비업무를 계열사 사이에 이관하는 등 두 차례 전적을 해야 할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않았다.
  • 최초 입사 당시의 사원번호가 유지되었다.
  • 최종 회사의 퇴직금 계산에도 종전 근속기간의 누진율이 일부 반영되었다.
이 사정들을 종합하면 실질은 동일 기업 내 배치전환과 유사하거나 계열회사 간 소속 변경에 불과하여,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그룹이라는 사실이나 업무가 같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

다. 누진제 회피 가능성도 형식적인 전적을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

관련 회사의 단체협약상 퇴직금 규정에는 일정 근속기간에 대하여 누진제가 마련되어 있었다.
근속기간이 중간에 끊기면 누진제 적용에 차이가 생길 수 있는데, 원고를 두 차례 이동시킬 업무상 사정은 뚜렷하지 않았다. 이에 대법원은 근속기간 단절을 통한 누진제 적용 회피 등 부당한 목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원고에게 실제로 적용되는 퇴직금규정은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확정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진제 회피 목적이나 구체적인 지급률이 모두 최종 확정되었다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라. 근로관계 승계 특약을 찾기 전에 실질적인 퇴직이 있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원심은 근로관계 승계 특약이나 근속기간 통산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통산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우선 근로자의 자발적 동의에 따른 실질적인 전적과 종전 근로관계 종료가 인정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
이 사건처럼 퇴직·재입사가 형식적인 처리에 불과하다면, 승계 특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 단절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먼저 그 과정에 실질적인 근로관계 종료가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마. 원심이 인용한 2003다38597 판결을 변경한 것은 아니다

앞서 정리한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다38597 판결에서는 자발적인 전적 동의가 인정되었고, 종전 근로관계를 승계할 특별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 대법원은 그 판례와 99다21806 판결을 직접 언급하면서, 실질적인 전적이 이루어진 사안이므로 이 사건과 다르다고 판단하였다.
구분2003다38597 판결이 사건 2004다21237 판결
전적의 실질자발적 동의에 따른 실질적인 전적선택권 없이 이루어진 형식적 소속 변경
퇴직금 수령의 의미다른 사정과 함께 전적 동의를 뒷받침단순 수령·무이의만으로 근속 단절 동의를 인정하기 어려움
업무·장소 등대법원이 이 사건과 구별한 실질적 이동 사안같은 장소에서 같은 주택경비업무 계속
판단의 출발점유효한 전적 후 승계 특약 등이 있는지실제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는지
대법원 판단종전 근로관계 단절단절을 인정한 원심 판단을 파기

바. 계속근로 인정과 퇴직금 30% 가산은 별개의 쟁점이다

원심은 원고가 비조합원이고, 단체협약의 적용범위 및 일반적 구속력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30% 가산 청구를 배척하였다. 당시 전체 근로자 222명 중 조합원은 73명이었으며, 비조합원에게 적용되는 급여규정에는 가산 규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계속근로관계 판단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지만, 30% 가산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다음 두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속기간을 합산할 것인지.
  • 합산된 기간에 어떠한 지급률과 가산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사. 규정에 없는 장기근속 구간의 지급률을 임의로 확장할 수 없다

대법원은 퇴직금규정이 일정 근속연수까지만 지급률을 정하였다면, 그 연수를 초과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규정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전체 근속이 약 28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누진율을 그 이후 기간에도 자동 연장하거나, 반대로 규정에 정한 마지막 연수에서 퇴직금 증가가 끝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적용되는 규정의 내용과 초과기간의 산정 근거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전적 동의와 계속근로 단절 동의를 구별하여 검토해야 한다

인사발령을 따르고 퇴직금을 받았다는 외형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근로자가 이동을 요청하였는지, 거절할 수 있었는지, 퇴직·재입사와 근속기간 처리에 관하여 어떤 설명과 선택 기회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나. 근무 실태와 회사의 인사·급여 처리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전적 전후의 업무·장소·지휘체계뿐 아니라 사원번호, 인사기록, 근속수당, 연차휴가 및 퇴직금 계산자료도 중요하다.
다만 일부 인사상 경력을 인정한 사실만으로 항상 근속 통산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자료를 전적의 실질과 연결하여 설명해야 한다.

다. 지급받은 퇴직금과 누진율의 처리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중간에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이 곧 근속기간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계속근로가 인정된다고 하여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퇴직금을 중복 지급받는다고 볼 수도 없다. 전체 근속기간, 적용 지급률, 기지급액의 처리 및 추가 청구액을 각각 검토해야 한다.

라. 파기환송의 범위를 청구금액 전부의 인정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지적한 핵심은 원심이 형식적 전적을 실질적 전적으로 보아 근로관계를 단절시킨 오류이다.
추가 퇴직금의 최종 액수, 30% 가산 적용 여부 및 초과 근속기간의 지급률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며, 환송심 이후의 결과는 미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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