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다38597 판결〔임금〕
- 결론: 원심판결 파기환송.
- 확정 여부: 미확인. 파기환송심 판결 및 이후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핵심 쟁점: 계열회사로 전적한 근로자의 퇴직금을 산정할 때 종전 회사의 근속기간을 합산해야 하는지 여부.
하급심
가. 제1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03. 2. 11. 선고 2002가단4479 판결
원심판결에 따르면 원고의 추가 퇴직금 청구를 인정하였다. 제1심 판결문은 제공되지 않아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나. 원심
광주고등법원 2003. 6. 27. 선고 2003나2283 판결
원고의 전적이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룹의 경영방침에 따라 형식적으로 퇴직·입사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종전 회사의 근속기간을 합산하여 추가 퇴직금 65,230,264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전적에 대한 동의와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2270 판결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지면 근로관계 승계 특약이나 근속기간 통산 규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종전 근무기간을 반영하여 직급·호봉을 산정하거나 근속상을 수여한 사실만으로 근로관계 승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나.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5다29970 판결
같은 기업그룹에 속하고 종전 경력을 반영하여 인사상 처우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유효한 전적에 따른 근로관계 단절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21806 판결
이 사건 대법원이 전적에 대한 동의와 종전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를 판단하면서 인용한 판례이다. 종전 회사에서 퇴직금을 받고 계열회사에서 근무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통하여 자발적인 전적 여부를 판단하는 데 관련된다.
라.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6322 판결
연차휴가 산정에서 종전 근무기간을 인정하는 문제와 퇴직금 산정에서 근속기간을 통산하는 문제는 구별된다. 연차휴가를 위하여 근속을 인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퇴직금까지 통산하기로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가. 전적에 대한 근로자의 동의
민법 제657조 제1항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는 규정으로, 사용자 변경을 수반하는 전적에 근로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나. 퇴직금 산정과 계속근로기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현재 퇴직금제도에서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은 현재 제도를 설명하기 위한 참고 규정이다. 이 사건 당시의 적용 조문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제공된 대법원 판결문에는 퇴직금 관련 법률의 구체적인 조문 및 구법 표시가 없으므로, 판결에 없는 개정 연혁을 임의로 붙이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원고는 종전 회사의 차축생산 업무를 담당하다가 계열회사에 파견되었다
원고 A는 1975. 3. 1. D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차축생산 부문의 기능직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F그룹은 1986년 초 E 주식회사를 인수한 뒤, D회사의 차축생산 부문을 E회사로 이관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1986. 4. 26. 원고를 포함한 기능직원 61명을 E회사에 파견하여 생산시설의 관리·운영 기술을 전수하도록 하였다.
이 단계에서 원고는 D회사 소속으로 E회사에 파견된 상태였다.
나. 파견직원 대부분은 복귀하였고, 원고 등 일부만 E회사로 전적하였다
E회사는 파견직원 중 55명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고, 6명을 남겨 채용할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는 원고를 포함한 4명이 E회사에 남아 1987. 1. 1. 전적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가 전적에 동의하였는지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였다.
- 원고의 주장: 그룹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이동하였을 뿐, 자유롭게 퇴직과 입사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 피고의 주장: 채용 예정자 6명 중 2명은 입사를 거부하였고, 원고 등 4명은 동의하여 입사하였다.
원심은 피고 주장에 부합하는 담당자의 증언을 배척하였지만, 대법원은 다른 사정들과 함께 살펴볼 때 그 증언을 믿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전적 당시 퇴직금을 받았지만, 일부 처우에서는 종전 근속을 인정받았다
원고는 전적 당시 D회사로부터 퇴직금 18,000,000원을 받았다.
한편 E회사는 상여금 수준 등이 D회사보다 낮았기 때문에 원고 등의 경제적 불이익을 줄이기 위하여 일급을 상향 조정하고, 종전 입사일을 기준으로 일부 수당을 인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처리가 이루어졌다.
- 급여지급대장에 입사일을 **1975. 3. 1.**로 기재하였다.
- 연월차수당과 근속수당에 종전 근무기간을 반영하였다.
- 종전 회사의 사원번호를 유지하였다.
- 1995년에는 종전 입사일부터 계산한 20년 근속장을 수여하였다.
이러한 사정이 퇴직금 산정에서도 전체 근속기간을 통산하기로 한 의미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라. 최종 퇴직 시 회사는 전적 이후의 근속기간만 반영하였다
E회사는 1990년경 B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E회사와 B회사는 별개의 전적 대상이 아니라 동일한 회사이다.
B회사에 대해서는 1998. 6. 1.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었고, 이 사건 피고는 정리회사 B 주식회사의 관리인 C이다. 관리인 개인의 채무를 묻는 소송이 아니다.
원고는 2001. 12. 31. 정년퇴직하면서 1987. 1. 1. 이후의 근속기간만 반영한 퇴직금 73,217,611원을 받았다.
마. 원고는 종전 근속기간을 합산한 추가 퇴직금을 청구하였다
두 회사는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지급률이 높아지는 퇴직금 누진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따라서 근속기간을 나누어 계산하는지, 전체를 합산하는지에 따라 퇴직금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였다.
원심은 이 차액을 인정하였다.
제공된 원심판결 이유 말미에는 차액이 ‘65,220,264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주문의 금액과 실제 산식에 따른 금액은 65,230,264원이다.
법리
가. 유효한 전적은 원칙적으로 종전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
대법원은 전적을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새로운 기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전적은 업무지휘권을 행사하는 사용자를 변경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한 동의에 따라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졌다면,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 당사자 사이에 종전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
- 새로운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정한 경우.
- 그 밖에 근로관계 승계나 근속기간 통산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따라서 전적에 동의하였는지와, 전적 후에도 종전 근속을 통산하기로 하였는지는 구별하여 판단해야 한다.
나. 전적 동의는 퇴직금 수령과 근무 경위 등 전체 사정을 통하여 판단한다
대법원은 원고가 전적 당시 퇴직금을 받고, 새로운 회사에서 정년까지 근무한 행위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으로 보았다.
특히 다음 사정을 함께 고려하였다.
- 원고는 전적 후 근무하면서 전적 자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 채용 예정자 중 2명은 입사를 거부하고 원고 등 4명만 입사하였다는 담당자의 증언이 있었다.
- 새로운 회사는 임금조건의 차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일급과 수당을 조정하였다.
- 원고는 종전 회사에서 차축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조장이어서, 복귀 후 다른 부서로 편입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사정도 있었다.
대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원고의 자발적인 동의 아래 전적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전적에 대한 동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는 아니다.
다. 수당·근속장에 종전 경력을 반영한 것과 퇴직금 통산은 별개의 문제이다
원심은 종전 입사일을 기준으로 한 수당 지급, 사원번호 유지, 근속장 수여 등을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는 근거로 보았다.
반면 대법원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에 비추어 이러한 조치를 전적에 따른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처우상의 배려로 평가하였다.
종전 경력을 반영하는 목적과 범위는 항목별로 다를 수 있다. 연차수당이나 근속수당을 위하여 과거 근무기간을 인정하였다고 하여, 누진퇴직금 산정에서도 그 기간 전부를 합산하기로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종전 근로관계의 승계 특약이나 퇴직금 근속기간 통산 규정 등 특별한 사정이 기록상 나타나지 않았다.
라. 퇴직금 수령과 근속 통산 중 선택할 기회를 반드시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원고에게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어야 한다고 보았다.
- 종전 회사의 퇴직금을 직접 받는 방법.
- 그 퇴직금을 새로운 회사로 이체·적립하여 근속기간을 통산받는 방법.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이체·적립 제도나 관행 자체가 존재하였다는 자료가 없다고 지적하였다.
존재하지도 않는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퇴직금 수령과 퇴직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 사직서 미제출 여부 역시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원심은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의 주장 외에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기록상 없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확정되었음에도 전적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사례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바. 원심과 대법원은 동일한 사정의 의미를 다르게 평가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가. 전적 합의와 근속기간 인정 범위를 각각 명확히 정해야 한다
전적에 동의한다는 문구만으로 종전 근속기간의 처리까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적 합의서에는 종전 근로관계의 종료 여부와 함께, 종전 근속기간을 연차휴가·수당·승진·장기근속 포상·퇴직금 중 어느 항목에 반영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나. ‘입사일 유지’나 ‘근속 인정’이라는 포괄적 문구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급여대장에 최초 입사일이 기재되어 있거나 장기근속 포상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그 사실만으로 퇴직금 통산 합의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전적 합의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퇴직금규정 및 실제 운영 관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 퇴직금 수령을 근로자가 어떻게 이해했는지와 실제 합의 내용을 구별해야 한다
원고는 전적 당시 받은 돈을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이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러한 주관적인 이해만으로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급 당시 당사자가 어떤 설명을 하고 합의하였는지, 실제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로 체결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라. 사업부문 이관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판결을 모든 영업양도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는 차축생산 부문의 이관이라는 배경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원고 개인의 전적 동의와 근로관계 승계 특약의 유무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다른 사건에서는 영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인지, 당사자의 합의에 따른 개별 전적인지를 먼저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을 근거로 사업부문 이전에 수반된 모든 근로관계가 단절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