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사건명: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등기추정력과 중간생략등기에 관한 설명에 잘못이 있고, 피고의 일부 주장에 대한 판단도 누락되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이 판결의 결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확정된 내용은 피고가 원고 및 원심판결 별지 목록에 기재된 상속인들에게 각자의 해당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03. 6. 26. 선고 2002나50394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피고에게 부산 소재 임야 9,676㎡ 중 원고와 별지 목록 기재 상속인들의 각 해당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였다.
주위적 청구가 인용되었으므로, 예비적으로 제기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2002. 7. 25. 선고 2001가합5423 판결
항소심에서 취소된 제1심판결이다.
관련판례
원인무효의 등기가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만 존재하고 자신의 지분은 침해되지 않은 경우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를 이유로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등기회복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처럼 원고 자신의 지분도 함께 침해된 경우와 구별해야 한다. 공유자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다른 공유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하였더라도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없어 매도인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본등기까지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유효한 등기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이미 마쳐진 중간생략등기를 인정하는 법리도 이를 뒷받침하는 적법·유효한 실체관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의 무효.
- 민법 제186조: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변동과 등기.
- 민법 제214조: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
- 민법 제265조: 공유물의 보존행위는 공유자 각자가 할 수 있다는 원칙.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명의신탁약정과 이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력 및 제3자 보호.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 기존 명의신탁에 대한 실명등기 유예기간과 그 기간이 지난 후의 효력.
사실관계
가. 아버지 소유 임야의 명의신탁과 상속
원고와 피고의 아버지는 임야를 매수하여 1949년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1974년 다른 사람에게 등기명의를 신탁하였다가, 1979년에는 고종사촌 동생으로 명의수탁자를 변경하였다.
아버지는 1982년 사망하였고, 배우자와 자녀들이 재산을 공동상속하였다. 명의수탁자도 1985년 사망하여 그 배우자 앞으로 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나. 상속인 한 사람 앞으로 이루어진 단독 등기
피고는 아버지가 생전에 임야 전부를 자신에게 증여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명의수탁자의 배우자는 이를 이유로 1996년 피고 앞으로 임야 전체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등기원인은 명의신탁해지로 기재되었다.
원고는 단독 증여 사실을 부인하였다. 임야는 공동상속재산이므로 피고의 상속지분을 초과하는 등기는 무효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원고는 혼자 소송을 제기하여, 자신과 다른 상속인들의 해당 지분에 관한 진정명의회복을 청구하였다.
다. 단독 증여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사정
법원은 등기원인의 기재뿐 아니라 임야의 실제 관리와 이용, 당사자들의 행동 등을 함께 살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임야는 원고가 경영하던 회사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제공되었고, 원고가 등기필증을 계속 보관하였다. 원고는 1995년경부터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임야에 관한 권리도 주장해 왔다.
반면 피고가 1994년 10월 이전부터 재산세 등을 납부해 왔다고 볼 자료는 부족하였다. 피고의 설명도 유증을 받았다는 주장, 1979년에 증여받았다는 주장, 1978년에 증여받고 1979년에 재확인하였다는 주장으로 달라졌다.
피고는 다른 형제들과 달리 회사를 물려받지 못하여 대신 임야를 증여받았다고 주장하였으나, 아버지 사망 당시에는 피고도 회사를 물려받기로 되어 있었다. 증여세 때문에 즉시 등기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당시 임야의 과세표준과 가족의 경제사정에 비추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임야 또는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단독으로 증여받았다는 주장은 배척되었다.
법리
가. 취득 경위를 다르게 설명한다는 이유만으로 등기추정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부동산등기는 현재의 진실한 권리관계와 일치하면, 그에 이른 과정이나 등기원인이 실제 경위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았더라도 유효할 수 있다.
따라서 등기명의자가 등기부에 적힌 원인과 다른 경위로 적법하게 취득하였다고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등기추정력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등기원인이 명의신탁해지로 기재되어 있는데 실제 명의신탁관계는 당사자들의 아버지 사이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들어 추정력이 번복되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 설명을 잘못이라고 지적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담보 제공 경위, 등기필증 보관, 재산세 납부 자료, 증여 주장에 나타난 모순 등 구체적인 사정이 입증되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증거에 의하여 등기추정력이 번복되었다는 결론을 유지하였다.
나. 이미 마쳐진 중간생략등기와 앞으로 등기를 청구하는 경우는 구별된다
최종 양수인이 중간생략등기의 합의를 근거로 최초 양도인에게 직접 등기를 청구하려면 관계 당사자 전원의 의사합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적법한 원인행위가 있고 이미 중간생략등기까지 마쳐졌다면, 중간생략등기에 관한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등기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원심은 피고가 실제로 증여받았더라도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 없이 중간등기를 생략하였으므로 무효라고 설명하였다. 대법원은 이 부분 역시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그 전제가 되는 증여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중간생략등기 법리를 바로잡더라도 피고의 단독 소유권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다. 명의수탁자로부터 등기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증여받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대외적 소유권을 가진 명의수탁자로부터 임야를 취득한 제3자로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피고가 단독으로 증여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다른 공동상속인들을 배제하고 임야 전체를 이전받았다면, 자신의 상속지분을 초과하여 취득한 부분은 명의수탁자의 배신적 처분에 적극 가담한 반사회질서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이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것은 잘못이지만, 어차피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므로 판결의 결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라. 이 사건 상속인들은 명의수탁자를 대위하지 않고 직접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아버지가 이미 자신의 명의로 소유하던 임야의 등기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경우였다.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상 유예기간이 지난 1996년 7월 1일 이후에는 명의신탁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력이 상실되어 상속인들이 등기와 무관하게 소유권을 회복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상속인들은 법률상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 피고를 상대로, 명의수탁자를 대위하지 않고 직접 소유권에 기한 등기회복을 청구할 수 있었다.
이 판단은 명의신탁의 구조와 피고의 취득 경위를 전제로 한다. 모든 유형의 명의신탁에서 신탁자가 곧바로 소유권을 회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 공유자 한 사람이 각 공유자의 지분별 등기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원인무효 등기의 말소청구와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모두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다. 두 청구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라는 점에서 법적 근거와 성질이 같다.
이에 따라 공유자 한 사람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 각 공유자에게 해당 지분별로 진정명의회복등기를 하도록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자신의 지분과 다른 상속인들의 해당 지분을 각 권리자 명의로 회복하는 청구를 할 수 있었다. 다른 상속인들의 지분까지 원고 자신의 명의로 이전받는 청구가 인정된 것은 아니다.
바. 종전 주장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금반언 위반이 되지는 않는다
원고는 앞서 원·피고가 임야를 절반씩 증여받았다는 주장이나 세 사람이 나누기로 하였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다.
대법원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실제로는 원고와 피고 모두 증여받은 사실이 없다는 후속 주장이 금반언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이 사건의 주장 변경에 관한 판단이며, 소송상 자백의 구속력이나 철회 요건까지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첫째, 단독 등기를 다투려면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등기원인과 상대방의 설명이 다르다는 지적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산의 취득 경위, 담보 제공, 등기필증 보관, 세금 납부, 가족 간 문서와 실제 권리행사 등을 종합하여 등기추정력을 뒤집을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둘째, 청구취지에는 등기를 회복받을 사람과 지분을 정확히 특정해야 한다.
공동상속인 한 사람이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회복되는 등기는 각 상속인의 권리에 맞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인정된 범위도 원고와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상속인들의 각 해당 지분이었다.
셋째, 자신의 지분도 침해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지분이 이미 회복되었거나 처음부터 침해되지 않았다면,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관한 등기회복을 보존행위로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다른 공유자의 직접 청구나 요건을 갖춘 채권자대위청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넷째, 상고기각과 원심 이유 전부의 승인은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승소라는 결론이 확정되었지만, 등기추정력과 중간생략등기에 관한 원심의 설명 일부는 대법원이 수정하였다. 실무에서 인용할 때에는 대법원이 바로잡은 법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